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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천박한 비밀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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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749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천박한 비밀29

[무료소설] 천박한 비밀29

날이 지날수록 서준이 퇴근한 뒤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늦어졌고, 최근의 그는 새벽에 집으로 돌아오기에 이르렀다.


그럴 때마다, 언젠가 분명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지혜의 속은 타들어갔지만, 아이들의 앞에서 울 수는 없었기에, 아들과 딸이 자고 난 뒤, 안방에서 혼자 침대에 누워 눈물을 삼켰었다.


아이들에게 눈물을 직접 보이지 않았다고는 해도, 집안의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아이들도 알고 있었다.


차가웠던 평일이 지나고 주말이 다가오자, 안방의 침대 위에서 아직도 누워있는 아버지를 향해, 그의 아들인 성진이 다가갔다.


“아빠, 엄마랑 화해 안 해?”


“화해?”


“싸우고 만날, 어, 그대로 있으니까 나도 힘들고, 어, 엄마도 힘들잖아.”


“...”


“엄마 매일 운단 말이야.”


“...”


분명 늦은 밤, 안방에서 혼자서 울었던 지혜였지만, 성진은 그녀의 울음소리를 들었었고, 그 사실을 서준에게 알려주었다.


서준은 몸을 일으켜 아들을 빤히 쳐다보았고, 그의 아들인 성진은 아버지에게 당당하게 말했다.


“둘이 화해하고 ‘미안해’ 하면서 포옹하고 뽀뽀해.”


“...”


아이다운 발상이었다.


언젠가, 서준과 지혜가 두 아이끼리 싸우고 서로 토라져 있었을 때 사용했었던 방법이었다.


“성진아...”


“응?”


서준과 지혜를 화해시키려는 아들에게, 서준은 조용하게 말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


성진은 자신의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둘 다.”


그리고 아들의 말에 서준은 또다시 조용하게 말했다.


“한 명만 골라야 해.”


“...”


그의 아들은 곤란하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묵묵히 생각하다 대답했다.


“지금은 아빠가 엄마 괴롭히고 있으니까 아빠가 미워.”


“... 그래?”


서준은 아이들의 눈에, 그가 아내를 괴롭히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는 것이 조금은 충격이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은 듯 입을 움찔거렸지만, 이내 아이들의 앞에서 지혜의 흉을 보지는 않았다.


단지 그는 성진의 앞에서 한숨을 쉴 뿐이었다.


“이건 어른들 일이라서 조금 복잡해.”


“화해하면 되잖아?”


“아니, 엄마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해서, 아빠가 화나 있는 거야.”


“엄마가? 아냐, 엄마 엄청 착한데...”


“...”


서준은 아들과 이야기하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낼 것 같아 대화를 빨리 끝내려 하였다.


“그런데 무슨 일이야? 아빠 깨우러 온 거야?”


“엄마가 아빠한테 밥 먹으라고 전해주래.”


“...”


서준은 성진의 말을 듣고 시간을 확인하였다.


최근 그가 새벽 늦게 들어오는 때가 많아져서 그런지 주말에는 늦잠을 많이 잤었고, 시간은 이미 점심때를 조금 지나 있었다.


평소대로라면 이미 밥을 다 먹고 정리하고 있어야 할 시간이었지만, 늦게 일어나는 서준을 위해, 지혜가 일부러 조금 늦게 점심을 준비했던 것이다.


“...”


서준은 조용히 입을 열어 말했다.


“먼저 가 있어. 좀 있다가 나갈게.”


“응!”


성진은 아버지의 말을 듣고는 우다다 뛰어 안방을 나갔다.


식탁에는 보란 듯이, 서준의 자리에 따뜻한 밥이 차려져 있었다.


네 명이서 둘러앉아 먹는 식탁에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었고, 서준만 그곳으로 들어가 함께 식사하면,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 완성될 것처럼 보였다.


“...”


하지만 그는 집 밖으로 나가 점심을 해결하려 하였고, 자리에 앉아 서준의 눈치만 보고 있는 지혜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주변으로 앉아있는 아이들을 보고 생각했다.


‘어쩌면...’


화목해 보이는, 지혜와 아이들...


아이들이 자신이 아닌, 그녀를 선택했다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었던지, 그는 이내 돌이킬 수 없는 상상을 하고 말았다.


‘저 애들... 다른 남자의 애 아냐?’


그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서준은 그녀가, 대학 시절의 소문대로 아무에게나 다리를 벌리는 걸레였다 생각했고, 만약 그와 사귀고 있는 동안에도 그리고 결혼한 후에도, 요가 강사 때처럼 아무 남성과 섹스를 즐겼었다고 한다면 지금까지 키워왔던 아이들은 서준의 아이가 아닐 가능성도 있었다.


“...”


지혜는 가만히 선 채, 아이들과 자신을 지켜보는 서준의 따가운 눈길을 받았고, 이내 그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아, 혹시 먹기 싫으면... 다른 거 먹어도 돼... 당신, 힘들게 일하고 왔으니까 더 맛있는 거 먹고 싶으면 그래도 돼...”


“...”


그녀는 그와 대화할 때마다 목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듯 울컥거리는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고, 이번에도 역시 울먹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괜찮아. 이건 나중에 데워서 먹을 수도 있고... 걱정 안 해도 돼...”


“...”


애초에 서준은 그런 걱정은 하고 있지도 않았기에, 그녀의 제안은 별 의미가 없었다.


혹시 눈앞의 그가, 그녀의 말을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조마조마해하던 지혜의 앞으로, 서준은 아이들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말했다.


“이 애들, 내 애는 맞냐?”


“... 어?”


“내 애 맞냐고.”


“...”


아이들이 모든 대화를 들을 수 있는 곳에서 그는 당당하게 입을 열었고, 지혜는 도톰하고 귀여운 자신의 입술을 한껏 찡그리며 못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맞다고 하면, 믿어줄 거야?”


“...”


서준은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자 끝없이 터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가? 아냐, 이건 과대망상이 아니라 사실이잖아.’


서준이 지혜를 의심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스스로 다시 정신 상담을 받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인호와 마지막 대화를 나누었을 때에도 그에게서 다시 정신 상담을 받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얌전했었던 중학생의 어린 서준은 자주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었다.


처음 한 아이의 타깃이 되자, 점차 주변의 아이들 모두가 그를 괴롭히기 시작했었다.


돈을 갈취하거나 그의 물건을 부수는 것은 물론, 쉬는 시간에는 그를 일으켜 세워, 다리를 걷어차 넘어뜨리며 누가 더 세게 차냐고 물었으며, 서준에게 강하다고 선택받지 못한 아이는 서준에게 화풀이하며 때리기 일쑤였다.


이내 그의 몸에 든 멍으로 사건이 밝혀지고 서준은 한동안 집에서 숨어 지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아무도 그와 연락을 하지 않았음에도 서준은 자신의 친구들이 그를 죽이러 온다며 혼자서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망상은 심해졌다.


그는 결국 정신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를 받았으며,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 치료는 계속되었다.


고등학교로 올라가고도 치료를 계속하고 있었고, 서준의 소문은 고등학교에 빠르게 퍼졌었다.


다행히 그곳에는 그를 괴롭히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학교 동창인 인호처럼 그에게 살갑게 다가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그렇게 고등학교를 다니며 치료를 무사히 마쳤었지만, 성격은 평소보다 더욱 소심해지고 말았다.


이러한 과거 때문에, 서준이 지혜와 만나 성관계를 나누었을 때 조심스럽고 자신 없어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지혜의 따뜻한 배려로 금세 나아졌고, 둘은 사랑이 가득한 섹스를 즐겼었다.


서준은 지혜 아픔을 보듬어주었고, 지혜는 서준의 아픔을 보듬어 주었다.


둘은 천생연분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며 사랑을 나누었고, 언제까지나 함께 행복하게 살 것으로 생각하며 결혼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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