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52장. 멍 (2) / 53장. 당신의 여자 (1) 56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26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52장. 멍 (2) / 53장. 당신의 여자 (1) 56화
회사를 빠져나오자마자 유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지만 짬 내서 볼 수 있다는 나의 말에 그녀가 사무실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시 회사까지 돌아오려면 길어야 3시간이었다.
[여보세요?]
“유연 씨 사무실이에요? 나 지금 회사에서 나왔어요…… 지금 그리로…….”
[나 회사 길 건너편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되는 사거리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왜 여기까지 왔어요?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떻게 하려고…….”
[지훈 씨가 빨리 가 봐야 한다고 했잖아요.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려면 내가 와야죠.]
“알았어요. 거기 있어요.”
[알겠어요. 그런데 우리 어디 갈 데 있어요? 어디로든 이동하면 시간만 더 걸리고 근처에 같이 있을 곳이 없을까요?]
회사 근처에 있는 호텔도 없었고 있다 해도 갈 수도 없었다. 보는 눈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커피숍에 앉아서 같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남들 이목이 차단된 곳으로 가야 하는데 그럴 만한 공간이 지금 당장 떠오르는 곳은 딱 한 곳뿐이었다.
“유연 씨…… 얼굴 가릴 만한 거 있어요?”
[그럼요~ 선글라스, 모자, 스카프, 제 차에는 항상 구비되어 있는 것들이잖아요. 우리가 얼굴 드러내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그 앞으로 갈 테니까, 완전무장하고 내 차에 뛰어들어요.”
[헤헤, 알겠어요. 무슨 007 영화 찍는 거 같다~]
“악당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단단히 준비해요.”
[알았으니까 얼른 오기나 해요. 보고 싶어요.]
기껏해야 3~4분 거리인데 마음이 급했다. 재빨리 차를 몰아 유연이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차를 세우자 나무 뒤에서 그녀가 나타나 재빨리 내 차로 옮겨 탔다.
“짜잔……!”
스카프를 살짝 내리고 그녀가 나에게 키스했다. 그녀의 향기가 났다.
“우리 어디로 가요? 계속 차에 있어요?”
“이 근처에는 차 안에서 있을 만한 곳도 없어요. 생각해 둔 곳이 있으니까 거기로 가요.”
“거기가 어딘데요?”
“일단 가 보면 알아요. 거기 가면 둘만 있을 수 있는 건 확실해요.”
나는 차를 몰아 사이 골목 쪽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빌딩 뒤편으로는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퇴근 시간이 막 지난 시간이라 그렇게 붐비지는 않았다.
가끔 회사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러 오는 곳이기에 나에게는 익숙한 곳이기도 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다시 한 번 유연을 살폈다.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에 스카프까지 두르니 얼굴을 도저히 알아볼 수 없었다.
“얼굴은 완전히 가렸는데…… 몸매가 너무 좋아서 눈에 띌 것 같은데…….”
“뭐예요~ 괜히 기분 좋은 말 하고 그러지 말아요, 설레게…….”
“내리면 유연 씨는 고개 푹 숙이고 나만 따라와요.”
“어디로 갈 건데요?”
“가 보면 알아요…… 지금부터 조용한 곳에 갈 때까지 말하는 것도 금지예요.”
나는 유연을 데리고 재빨리 근처 상가 건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자 바로 앞에 문이 있어 열고 들어왔다.
“어서 오세요…….”
세상살이에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은 여자 알바생이 하품을 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방 하나 주세요…….”
“기본 이용시간 2시간이구요. 이만오천 원입니다. 결제 어떻게 해 드릴까요?”
나는 대답 대신 카드를 내밀었다.
“여기요…… 8번 방으로 가시면 됩니다.”
“고맙습니다.”
내가 결제할 동안 유연은 내내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알바생은 관심도 없는 듯 다시 자기 할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유연의 손을 잡고 재빨리 8번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서야 유연은 들어오자마자 얼굴을 감싸고 있던 스카프부터 벗어 버렸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그런 걸로 얼굴을 감싸기에는 더운 날씨였다.
“아, 더워. 우와~ 근데, 여기는 뭐하는 곳이에요? 노래방이에요?”
유연이 신기한 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말했다.
“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 아직 이런 데는 한 번도 안 와 봤죠?”
“네, 게임방인가? 컴퓨터도 있고, 게임기도 있고, 노래방 기계도 있고 되게 신기한 곳이네요?”
“뭐, 룸카페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멀티방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부르기 나름이죠…….”
“아, 나도 들어는 본 거 같아요, 게임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고~ 여기가 거기구나…… 되게 신기하다…… 먹을 것도 있고…….”
“시간 때울 곳 없는 청춘들을 위해 마련된 것이죠. 우리처럼…….”
내가 유연의 허리를 감싸며 키스했다.
“아…….”
“왜요? 어디가 아파요?”
“아니요 입안이 조금 헐어서, 괜찮아요.”
그녀가 다시 나에게 키스를 해 줬다. 달콤한 그녀의 혀가 내 혀와 섞이면서 우리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여기는 아무도…… 안 와요? 혹시 누가 문을 갑자기 열거나 그러진 않을까요?”
유연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걱정 말아요. 그럴 일은 없을 테니까, 거기다가 여기는 방음까지 잘 되어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혹시…… 사람들이 여기 그거, 하려고 오기도 하고…… 그래요?”
“그거?”
“그……거…….”
“아…… 원래 그러려고 만들어 놓은 건 아닌데…… 그렇게 활용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죠? 물론 나는 아니었지만…….”
“그러고 보니 침대 같은 것도 있네요. 침대인지 정체가 모호하긴 하지만…….”
나는 유연이 들고 있던 스카프를 건네받아 활짝 폈다. 엄청 얇은 소재이긴 했지만 활짝 폈을 때 커다란 수건 정도의 크기는 되어 보였다.
“이정 도면 충분 하겠다…….”
“뭐가요?”
“여기로 와서 앉아요.”
나는 침대인지 이불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쿠션 위에 유연의 스카프를 펴서 깔았다.
“이런 곳에 데리고 와서 미안해요…… 어디 갈 데가 없으니까…….”
“뭐가 미안해요? 우리 상황이 지금 그런 건데…… 그리고 내가 한 번도 안 와 봤던 곳을 데리고 와 주니까 나는 좋기만 한데요? 나중에 누구한테라도 나도 멀티방 그런데 가 봤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잖아요. 남들은 다 해 본 건데, 나는 안 해 본 게 아직 너무 많단 말이에요. 지훈 씨 덕분에 이런데도 와 보는 거죠. 난 좋아요~ 아무 방해 안 받고 우리 둘이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으니까…….”
“고마워요…….”
“그동안 연락도 좀 뜸하고 지훈 씨 목소리도 안 좋고 힘도 빠져 보였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일은요…… 아무 일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유연 씨도…… 별일 없었죠?”
“네…… 저도…….”
자리에 앉은 유연이 나를 끌어안았다.
유연이 나와 함께 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는 또다시 서로의 입술을 찾았다. 유연의 손이 내 바지 안쪽으로 거침없이 들어왔다.
“하아…… 이젠 손길이 꽤 자연스러운데요…….”
“손이…… 저절로 가 버렸어요. 이게 다 지훈 씨 때문이에요…….”
“바람직한 현상이에요 나도 질 수 없죠?”
나는 한 손으로 유연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었다. 그녀의 뽀얀 젖무덤이 블라우스 사이로 드러났다. 내가 블라우스를 완전히 벗겨 내려 하자 그녀가 내 손을 잡았다.
“오늘은…… 그냥 입고하면 안 될까요……? 위에만…….”
유연이 난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뭘 하든 자기 여자니까 물어보지 말라고 했던 그녀였다. 그런데 오늘따라 윗옷을 벗지 않겠다고 하는 유연이었다. 뭔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게 나였다.
유연의 브래지어를 살짝 끌어내리며 유두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남은 블라우스 단추들을 모두 풀어 버렸다.
“유연 씨…… 이게…….”
“별거 아니에요…….”
유연이 다시 단추를 채우려 했다. 나는 그녀가 그러지 못하게 손을 잡아챘다.
53장. 당신의 여자
“나 놀리는 거죠?”
“아~니에요.”
“정말 너무 너무 고마워요. 죽을 때까지 안 잊을 거예요.”
유연이 다시 내 입술에 키스를 했다. 눈물 탓이었는지 짭짜름한 맛이 났지만 우리에겐 문제 될 게 없었다.
“지훈 씨가 핥아 줘서 그런지, 입술 터진 자리도 다 나은 것 같아요…… 이젠 하나도 안 아파…….”
유연은 언제 울었냐는 듯 다시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돌아왔다.
“그럼 여기도…… 핥아 줄게요…….”
유연을 눕히고 드러난 유연의 어깨와 팔도 핥기 시작했다.
“아흑…… 간지러워요…….”
“안 아프죠……?”
내가 그녀를 바라봤다.
그냥 그 자리에 있지 않았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평소의 오 실장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연히…… 날 빤히 바라봤다. 갈색의 까만 그녀의 눈동자 속에서 내가 비쳐 보였다.
유연이 남아 있던 블라우스와 브래지어를 모두 풀어 버렸다. 그리고 나머지 옷들도 모두 벗어 던졌다.
“여기에다…… 지훈 씨 기억만…… 심어 줘요…… 내가 가지고 있던…… 나쁜 기억들을 잊어버리도록, 지훈 씨가 모두, 새로 만들어 줘요. 지금…… 당장.”
53장. 당신의 여자
“별거 아니긴 뭐가 별거 아니에요? 여기 이렇게 시퍼런 멍 자국이 있는데.”
유연의 팔과 어깨 쪽, 그리고 젖가슴과 겨드랑 사이가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누군가가 때리고 찍어 누른 흔적이 분명했다.
그걸 보는 순간 정말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았다.
온몸이 파르르 떨리는 나를 보고 오히려 유연이 겁을 먹은 것 같았다. 그녀가 내 팔을 붙잡았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아까 전에 입안이 헐었다는 그녀의 말도 거짓말일 가능성이 컸다. 자세히 얼굴을 보니 입술 끝 부분에 살짝 상처가 있는 게 보였다.
한 이사에게 뺨을 맞고, 입술이 터졌던 은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혹시…… 맞았어요?”
유연이 내 시선을 피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입술도 맞아서…… 터졌죠?”
“아, 아니에요…….”
고개를 젓고 있었지만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가득 차 올랐다.
“그…… 개새끼가…… 유연 씨한테 손찌검한 거 맞죠?!!”
“진정해요…… 지훈 씨…….”
“죽여 버릴 거야…… 이 개새끼를 당장!!”
정신줄을 놓는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그놈을 죽여야겠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지훈 씨!”
유연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의 허리를 붙들고 늘어졌다.
“지훈 씨! 정신 차려요. 난 진짜…… 괜찮아요. 흑…… 진짜 괜찮으니까…… 제발 그러지 말아요. 약속했잖아요. 흐흑흑…… 나 데려가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그럼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지훈 씨…… 진정해요…….”
유연이 나를 붙잡고 흐느껴 울고 있었다.
“으……아!!”
“지훈 씨…… 나 봐요…….”
유연이 울고 있는데…… 왜 자꾸 내 눈앞이 뿌옇게 흐려지는지 모르겠다. 코끝이 시큰하면서 목이 메어 와서 이를 꽉 깨물었지만 끝내 못난 꼴을 보이고 말았다.
“지훈 씨, 울지 마요…… 울지 마…….”
유연이 나를 품에 안고 다시 내 얼굴을 쓰다듬었다.
“왜…… 나 때문에 울어요…… 남자가…… 흐흑, 흐엉…….”
유연이 날 끌어안고 서럽게 울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진정은 됐지만 분이 가시진 않았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드러난 유연의 몸 구석구석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아프지 않았어요? 어디 또 다치거나 멍든 데 없어요?
자신의 몸을 뒤지던 내 손을, 유연이 붙잡아 자신의 뺨으로 가져갔다.
“나 봐요. 나 괜찮아요. 잠깐, 아주 잠깐…… 힘들긴 했지만…… 지훈 씨 생각하면서 버틸 수 있었어요…….”
정말 바보 같게도 가장 힘들었을 그녀가 오히려 나를 안심시키고 위로해 주고 있었다.
“미안해요…… 못난 모습 보여서…….”
그런 나를 보고 유연이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다.
“내가 얼마나 감동했는지…… 지훈 씨는 아마 평생 가도 모를 거예요…….”
“뭘, 감동했는데요?”
“거봐요~ 평생가도 모를 거라고 했잖아요.”
그녀가 날 보고 웃어 주었다.
“누가…… 세상에 어떤 남자가…… 나대신 그렇게 화내고 눈물 흘려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