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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할 수 없는 제안 21장. 그녀, 그리고 그녀 24화

무료소설 거부할 수 없는 제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62회 작성일

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21장. 그녀, 그리고 그녀 24화

“사람들이라뇨? 사람을 어떻게.”

 

말을 하는 유연의 표정 속에 두려움이 깃들었다.

 

“중학교 땐 친구들이었어요. 나랑 친한 친구들에게 다가가 저 몰래 친해지고 나서 저를 고립 시켰어요. 내가 어디를 가든 마찬가지였죠. 내가 친구가 없는 건, 그런 이유도 있었죠.”

 

내가 아는 유정이가 한 행동이라고 믿을 수 없는 악랄한 짓이었다.

 

“집요했어요. 지치지도 않았고 내 옆에 아무도 남는 사람이 없을 때까지 계속했어요. 그건 남자 친구를 사귈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영원히 끝나지 않을 이야기처럼 계속 반복됐죠.”

 

“어떻게…… 그런…….”

 

“이해하려고 애쓰기도 했어요. 하지만 매번 내가 망가지는 걸 봐야 끝이 났어요. 그때가…… 유일하게 언니의 웃는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어요.”

 

유연은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나는 온몸에 털이 모두 곤두서는 기분이었다.

 

“못 믿겠죠?”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사실, 믿기 힘들지만…… 나도 유연 씨 믿어요.”

 

“고마워요.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해도 그나마 남아 있던 친구들은 믿어 주지 않았어요.”

 

“…….”

 

“뭘 잘못했는지 몰랐어요. 그래서 더 힘들었어요.”

 

쉽게 위로를 건네기도 힘들 만큼 깊은 상처가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부드럽고 가느다란 손가락이었다.

 

“이해하려고 애쓰지도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아요. 유연 씨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리고 그럴 리는 없겠지만 한 번 더 그런 상황이 된다면 그땐 싸워요. 나랑 같이.”

 

손을 꽉 잡으며 그녀를 향해 웃어 주었다. 그녀도 조금 편안해 보였다.

 

“이젠 결혼도 했으니까 그럴 일이야 있겠어요? 근데 아까 지훈 씨랑 나타났을 때는 솔직히 좀 무서웠어요…… 트라우마 때문인가……?”

 

“나도, 뺏길까 봐요?”

 

“네.”

 

“요즘은 대답에 망설임이 없어요. 무조건 돌직구야, 하핫. 근데 우리 둘이 이런 사이라는 건 아무도 모르니까 굳이 뺏을 필요도 없겠네요. 안 그래요?”

 

“싸우라면서요? 이제 나도 싸울 거예요.”

 

유연이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그렇지 그렇게…… 하핫.”

 

“혹시 언니랑 썸씽 있었던 거 아니죠?”

 

속으로 뜨끔했다.

 

“그럴 리가요, 하하핫. 이제 그만 나갈까요? 차 지상주차장에 있는데 우산이 없어요.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요.”

 

카페에 이야기하니 조그마한 우산을 그냥 하나 내줬다.

 

유연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을 땐 빗줄기가 더 거세져 있었다.

 

“비 많이 온다. 가까이 붙어요.”

 

유연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그녀가 팔이 내 허리를 감쌌다.

우산 중에서도 유난히 작은 편이라 둘 다 가려 주기엔 무리가 있을 것 같았다. 같은 우산을 쓰고 비가 내리는 길을 함께 걸었다. 빗줄기가 우산 위로 떨어지는 소리마저 정겨웠다.

빗속을 걸을 때 완전히 나에게 의지하는 유연의 모습이 좋았다. 조금 더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훈 씨…… 팔. 비에 다 젖어요.”

 

“괜찮아요.”

 

“그래도.”

 

“생각 같아선 다 젖어도 이렇게 계속 걸었으면 좋겠어요. 생각해 보면 우린, 처음 해 보는 게 너무 많아요. 그래서 난 요새 이런 작은 것들이 소중한 것 같아요. 유연 씨와 함께하는.”

 

“우와~ 생각해 보니까 진짜 그러네요.”

 

“아까는 자리가 없어서 차를 멀리 주차 했는데 오히려 다행이에요.”

 

“지훈 씨, 은근히 감성적인 거 알아요?”

 

“알아요~ 비 오는 날은 좀 그래도 되잖아요? 다 왔다. 타요.”

 

나는 먼저 그녀를 태워 주고 차에 올라탔다.

 

“유연 씬 집으로 바로 가야 해요?”

 

“그런 건 아닌데, 혹시라도 연락이 올까 봐…….”

 

“그럼 잠깐만 드라이브 해요~”

 

유연이 살짝 망설이는 것 같았다. 이럴 땐 그냥 저질러야 한다. 나는 차를 몰아 사람들이 없을 것 같은 장소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사람들이 많이 없고 조용한 곳이요.”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내가 유연을 데려간 곳은 야외에 자리한 농구코트였다. 당연히 비가 오는 날이라 사람들도 없었고 주차장에도 우리 이외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농구가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장 구석자리에 있는 위치로 가서 차를 주차했다.

 

“왜, 여기로 온 거예요?”

 

“당신 머릿속에서 첫 번째로 떠오른 그거 때문예요.”

 

“그게 뭔…… 흐읍…… 음.”

 

달콤하고 촉촉한 그녀의 입술. 자연스레 벌어진 유연의 입술 사이로 내 혀를 그녀가 맞아 줬다. 난 그녀의 혀를 맛보며 손을 그녀의 치맛자락 안으로 들이밀었다.

 

“하…… 음…….”

 

키스는 더욱 끈적해져 갔고 차 안은 금세 습기로 가득 차 버렸다.

 

“하아, 지훈 씨…… 여긴…….”

 

“괜찮아요, 아무도 없잖아요…….”

 

내 팔을 잡고 있던 그녀의 손에 힘이 풀렸다. 더는 아무런 말이 필요 없었다.

시트를 젖히자 유연의 좌석이 뒤로 넘어갔다. 나도 조수석으로 넘어가 그녀를 타고 올랐다.

차를 사고 나서 터보 엔진이나 최고급 시트 따위에 감동을 느낀 적은 없지만 이 넓은 좌석 공간은 실로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블라우스 자락을 헤치고 브래지어 위로 유연의 가슴을 꺼내 입으로 베어 물었다. 까칠한 혀로 유두를 자극해 단단하게 발기시켜 치아로 살짝살짝 물어 줬다.

 

“하아…… 깨물지, 마요, 하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녀의 손은 내 뒷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항상 시간의 쫓겨야 하는 우리였다. 나는 서둘러 바지를 내리고 그녀의 치마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팬티를 끌어내렸다.

 

“여기서 해도…… 될까요, 하아.”

 

“돼요.”

 

미끌거리는 그녀의 꽃잎 사이로 부드럽게 페니스를 밀어 넣으며 완전히 그녀와 하나가 됐다. 이제 차 안은 수증기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아하…… 아아…… 아아…….”

 

그때였다.

윙~~윙~~윙~~

유연의 핸드폰에서 나는 진동소리였다.

 

“잠시만 남편이에요.”

22장. 싸움의 시작

 

 

“어떡해요? 남편이에요.”

 

하필이면 이럴 때 전화가 오는지…….

 

“받아요.”

 

“쉿.”

 

유연이 고개를 끄덕이고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며 조용히 하라는 사인을 주었다.

지금 우리 몸은 하나가 돼 있었다. 당연히 얼굴과 얼굴이 가까이 있다 보니 전화기에서 흘러나오는 오 실장의 음성이 내 귀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어디야?]

 

“아직 집에 도착 못했어요.”

 

[왜?]

 

“그게…….

 

내가 재빨리 유연에게 귓속말로 타이어라고 아주 작게 속삭였다.

 

“오다가 타이어에 펑크가 났는데 보험회사 직원 분이 오셔서 수리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비가 많이 와서 시간이 좀 걸리는 것 같아요. 그분은 어때요?”

 

[쇼크가 온 건대 다행히 괜찮다네. 처형이랑 저녁 먹고 들어갈게. 나 때문에 수고해 준 건데 저녁이라도 사 줘야지.]

 

그 순간 내가 자세를 살짝 고치는 와중에 약간의 움직임이 있었다. 그게 유연에게는 자극이 됐나 보다.

 

“읍, 흠!”

 

그녀의 눈이 순간적으로 왕방울만 해졌다.

 

“흠! 콜록, 미안해요. 알겠어요.”

 

[당신도 지훈이 고생했는데 차라도 한잔 사 주고 들어가.]

 

“알겠어요.”

 

유연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아프지 않게 내가 가슴팍을 살짝 주먹으로 쳤다.

 

“갑자기 그러면 어떻게 해요? 깜짝 놀랐잖아요.”

 

“미안해요 나도 그럴 줄 몰랐어요? 그렇게 좋았어요?”

 

“아뇨!”

 

“우리는 커피 이미 마셨으니까, 그 시간 나 줘요.”

 

말을 마치고 나는 다시 그녀의 몸속 깊숙한 곳으로 페니스를 찔러 넣었다.

 

“아아…… 아…… 지훈 씨…… 살살…….”

 

“하, 언제쯤에, 이렇게 다른 사람 눈치 안 보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우리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녀가 내 양 쪽 뺨을 잡고 나를 바라봤다.

 

“지금은 내 생각만 해요…… 아항…….”

 

“알았어요…… 헉, 근데 유연 씨…….”

 

“아…… 네?”

 

“사실 나도 자동차 안에서 하는 건 처음이에요…… 흐아…… 움직이기에는 불편한데, 스릴 있어서 좋아요.”

 

“몰라요, 아아…… 변태…… 나도, 아…… 처음이에요.”

 

“아…… 하…… 유연 씨…… 조이지 마요.”

 

“아학, 그런 말 하지 마요.”

 

“또 조인다.”

 

“하지 마, 요…… 아하…… 아아…….”

 

그녀의 목 언저리까지 붉은빛이 감돌았다. 수줍음 때문인지 흥분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절정에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내 몸놀림은 더욱더 격정적으로 변했다. 이제는 차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아아…… 지훈 씨…….”

 

달큰한 교성을 내지르며 유연의 긴 다리가 내 허리를 휘어 감고 나를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급격하게 수축하기 시작했다.

 

“아, 유연 씨…….”

 

“아아, 나…… 갈 것 같아요…….

 

“나두요…… 아, 같이 해요.”

 

“아항~ 빨리, 아아…… 아앗.”

 

“아하, 으악…… 으읏.”

 

“아하…… 지훈 씨! 아악! 아핫! 아아아!”

 

그녀가 황급히 내 등을 끌어안았다. 나도 그녀의 몸속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했다.

 

***

 

퇴근시간 전 잠시 용무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로 갔다. 주머니 속에서 지갑을 꺼내 명함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전화를 해도 될지 말지 조금 망설여지는 순간이었다. 화려하게 금장식 된 화려한 이 명함은 이름이나 상호도 없이 전화번호만 있는 특이한 명함이었다.

연락하라고 명함을 준 것일 텐데 해도 되겠지?

전화를 걸자 곧 신호음이 가고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네. 서혜진입니다.]

 

서 마담 이라고만 알고 있었지 이름이 혜진이라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왠지 안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또 어울리는 것 같기도 했다.

 

“안녕하세요?”

 

[누구시죠?]

 

“저번에 인사드렸던 유지훈이라고 합니다.”

 

[아~ 지훈 씨~ 정말 전화했네요. 하하핫, 나 순간적으로 설렜다, 어떡하지……? 헤헤헷…… 내가 뭐 도와줄 일 있어요?]

 

역시나 눈치가 백단인 여자였다.

 

“네, 죄송하지만 부탁 하나 드려도 될까요?”

 

[뭔데요?]

 

“친구랑 술 한잔하러 갈까 하는데…….”

 

[아~ 알았다. 와요. 내가 특별히 이야기해 놓을 테니까~ 부담 없이 와요.]

 

“고맙……습니다, 혜진 씨…….”

 

[…….]

 

이름을 부르지 말 걸 그랬나? 순간적으로 실수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훈 씨, 은근히 여자마음 감동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혹시라도 무례했을까 봐 걱정했어요.”

 

[아니에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 보네요 내 이름인데…… 잠시 센치해진다. 그럼 언제 올 거예요?]

 

“그게 약속이 오늘 저녁이라서요. 미리 연락을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요. 때마침 오늘 캔슬된 게 하나 있어서. 또 그런 게 없더라도 내가 한 자리 만들어 줘야지~ 몇 명?]

 

“저 포함 둘이요.”

 

[알았어요 그럼 이따 봐요.]

 

“네.”

 

생각보다 느낌이 나쁘지 않은 사람이다. 이런 일을 한다고 하면 누구나 선입견을 가지는 게 정상이겠지만 서 마담에겐 그런 게 잘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엊그제 친구 동현이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미리 전화를 해뒀다. 동현이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 친구였고 군대도 함께 다녀온 놈이었다. 어머님들끼리 고등학교 동창이어서 태어날 때부터 같이 큰 불알친구이기도 했다.

동현의 어머님이 고등학교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동현이 아버님이 일 때문에 지방으로 내려가 계셨을 때, 우리 집에서 6개월 이상 같이 살기도 했었다. 몇 안 되는 친구 중에 믿을 수 있는 친구였다.

내가 녀석 회사로 픽업하러 가기로 했기 때문에 회사 앞에 도착에서 전화를 걸었다. 회사 건물에서 녀석이 걸어 나오는 게 보였다. 미리 창문을 열고 있었고 내 얼굴을 확인한 녀석이 나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다가왔기 때문이다.

 

“야, 이 미친 새끼!”

 

역시나 보자마자 욕지거리다.

 

“왜 전화를 안 받아?”

 

“100미터 전방에서도 넌 거 뻔히 보이는데 뭐 하러 받냐?

 

녀석이 차에 오르고 재빨리 내 전신을 스캔한다.

 

“너 취직이 아니라 로또 맞은 거 아니냐?”

 

“아냐. 일단 출발한다. 가서 이야기하자. 벨트 해.”

 

“뭐 어디로 데려가려고 이렇게 거창해? 취업턱 쏘는 거냐?”

 

“그래 내가 쏘는 거니까 기대해라.”

 

“내가 너보다 취직 2년이나 먼저 했거든. 여기저기 안 굴러 다닌 데가 없다? 이제 더 이상 기대 같은 거 없어 인마~ 어머니는 잘 계시지?”

 

“그럼 인마~ 아들 취직해서 입이 찢어지셨지.”

 

“그래, 좋아하시겠다. 얼마나 좋으시겠냐?”

 

“표정이 왜 그래? 엄마 생각 나냐?”

 

이럴 때 오히려 더 소금을 뿌려 주는 게 진짜 친구 사이다. 오글거리는 위로는 그냥 아는 사람에게 해 줄 때 쓰는 거다.

 

“쩝, 아냐, 내가 애냐?

 

“얘지, 모솔은 탈출했냐?”

 

“옛날 옛날에 탈출했지 병신아! 지도 여자한테 차인 주제에 말이 많아?!”

 

“소문이 벌써 거기까지 갔냐?”

 

“이래 봬도 내가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가장 빨리 접하는 사람 중 하나 아니겠니? 근데 너 은지 누구랑 결혼한지 알아? 들으면 너 완전 깜짝 놀랄 거야!”

 

“됐어. 거기까지! 절대 이야기하지 마. 궁금하지도 않고 이제 관심도 없어. 나랑은 끝났다고 이제.”

 

“새끼~ 구질구질하게 끝난 건 아닌가 보네?”

 

“네네~ 아주 쿨하게 끝냈으니까 너도 더 이상 은지 얘기 내 앞에서 꺼내지 마.”

 

“알았어, 인마~ 근데 그 집이 대한민국 돈을.”

 

“쫌!!”

 

“크흐흐, 알았어. 알았어.”

 

녀석의 어깨를 사정없이 가격하기 시작하자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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