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할 수 없는 제안 6장. 새로운 시작 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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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61회 작성일소설 읽기 : 거부할 수 없는 제안 6장. 새로운 시작 9화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녀는 그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딱히 나에게 화를 내지도,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화……났어요?”
“아니요.”
“미안해요…… 멋대로 그런 거…….”
“그냥 계획된 일을 한 것뿐이잖아요.”
그녀의 말이 맞았지만 일이란 말이 거슬렸다. 그녀가 남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서두르는 모습이 불쾌했다. 유치하지만 뭔가를 빼앗긴다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미친놈! 내가 뭐라고 그런 기분을 느끼는 건지…….
“남편은 어떤 사람이에요?”
“별로 대답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하고 그 사람 이야기를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요.”
“사랑해요?”
“…….”
그냥 뜬금없이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나온 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생각해 봤어요. 그래 봤자 쓸데없는 생각이겠지만. 어떤 여자가 남편 몰래 이런 일을 할 수 있으려면 그 남자를 정말 사랑하거나.”
“…….”
“그게 아니라면 그저 자기 인생을 놓아 버린 거구나라고…….”
“…….”
그녀는 그저 창밖을 바라만 보았다. 곧 그녀가 눈가를 훔쳐 냈다.
“아니길 바라요. 후자 쪽이…….”
처음에 만났던 장소로 그녀를 태워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태어나서 이런 복잡한 기분은 처음이었다.
***
드디어 첫 출근이었다. 그동안 질러 놨던 쇼핑백들을 어제야 다 풀었다.
말끔한 양복과 구두까지 갖추니 사람이 좀 달라 보였다.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다.
회사강당에 모여 오전 일정을 소화했고 오후에는 각자 일할 곳으로 배정됐다.
“오랜만이야~ 그래 봐야 일주일인데 너무 많이 달라진 거 아니야?”
“그랬나?”
“누가 보면 네가 재벌인 줄 알겠다. 로또라도 맞은 거야?”
단정하게 차려입은 유정이가 나에게 다가와 내 차림새를 이리저리 훑으며 웃었다. 약간 파진 블라우스가 내 시선을 어지럽혔다.
“그건 아닌데 좀 비슷해. 근데 유정이 넌 어디로 배정 받았어?”
“미래전략실. 넌?”
“나도.”
“우와~ 앞으로 같이 일하겠네. 잘 좀 부탁해.”
“내가 할 소리지.”
점심식사가 끝나고 각 부서 선임들이 내려와 해당 부서의 신입사원을 인솔해 가기 시작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래전략실에 배정된 신입사원은 나와 유정이 단둘뿐이었다. 그룹의 최고 핵심 부서인 만큼 가장 높은 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초고층이라 사방이 탁 트인 사무실이었고 10여 명 내외의 직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
인솔한 선임이 우릴 소개시키고 자리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우릴 데리고 미래전략실장이란 팻말이 붙어 있는 문 앞으로 데려갔다.
오현태. 신유연 남편인 남자의 방이었다.
“실장님, 이번에 들어온 신입사원들 입니다.”
“아~ 어서 와요. 앉아요.”
그가 사무실 안 기다란 소파를 가리키며 책상에서 일어나 우리에게로 걸어왔다. 그리고 나와 유정이에게 차례로 악수를 청했다.
꽤 날카로운 눈매인데 유정일 향해 씽긋 웃어 준다. 인솔자가 나간 후에 그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신입사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실력이 출중하다고 들었는데 외모를 보고 뽑은 게 아닌가 의심이 드네요. 하하. 반갑습니다.”
의외로 그렇게 차가운 성격은 아닌 것 같다.
“지훈 씨라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아주 기대가 큽니다. 우리 회사를 많이 도와주시길 바랍니다.”
“네.”
“그리고 유정 씨?”
“네.”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아, 네.”
그는 기본적인 인사말을 얼마간 하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유정 씨는 그만 나가 보고 지훈 씨는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하죠.”
“저요?”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유정이도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고개를 갸웃했지만 군소리 없이 방을 나갔다.
“흠, 해마다 수석들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거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아요.”
“네.”
“혹시 꿈 있어요?”
“네.”
“물어봐도 될까요?”
“실장님을 보필해서 태양그룹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하하하~ 포부가 아주 맘에 들어요. 남자답고.”
“감사합니다.”
“혹시 말이에요.”
“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원칙을 중시하는 타입인가? 아니면 그것과 상관없이 시키는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인가?”
질문의 의도가 뭐지?
짧은 순간에 이 사람이 원하는 대답을 해야 했다.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어떤 업무를 맡길지 선택을 해야 하니까 묻는 거예요.”
그가 소파에 몸을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시키는 일은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는 게 제 원칙입니다.”
“패기가 넘치다 못해 꼬장꼬장한 스타일의 친구들보단 좋네요. 알겠어요. 과장이 업무분장 해 줄 거예요. 앞으로 자주 보겠어요. 잘 지내요.”
“네. 그럼 이만 나가 보겠습니다.”
“그래요.”
사무실 밖으로 나왔는데 손바닥에 땀이 흥건했다. 오 실장은 경계하면서도 잘 지켜봐야 할 인물이었다.
첫째 날이라 그런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다른 팀들은 상황에 맞게 회식을 한다든가 환영회를 한다고 했는데 우리는 웬일인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미래전략실은 오늘 따로 회식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실장님께서 주말에 집으로 저희를 초대하셨습니다.”
퇴근 시간이 다 돼서야 과장이 이야기를 꺼냈다.
“그럴 리 없겠지만 따로 약속이 있던 사람들도 꼭 참석하기 바랍니다.”
퇴근 후 나오려는데 유정이가 내 자리로 왔다.
“술 한잔 안 할래?”
“또 너 술주정 듣고 바래다줘야 하는 거 아니야?”
“아니거든? 갈 거야 말 거야?”
“콜!”
“가자.”
“어디로? 또 닭발?”
“아니. 오늘은 의미 있는 날이니까 좀 고급진 데로 가자.”
“그러자. 계산은 내가 할게.”
“엄청 비싼데~ 진짜 로또라도 된 거야?”
“몰라.”
6장. 새로운 시작
유정이가 날 데려간 곳은 회사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었다. 고급스런 실내장식에 눈이 돌아갈 지경이었다. 이런 곳을 드나들 정도면 유정이네 집도 어지간히 잘사는 집인 듯했다.
“건배~!”
잔을 부딪치고 술잔을 주고받았더니 금세 시간이 흘러갔다.
“넌 도대체 뭐 하는 집 딸이니?”
“이제 좀 나한테 궁금한 게 생겼냐?”
“조금? 내가 원래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좀 많거든. 그래서 지금은 아주 피곤하다.”
“나 때문에?”
발그레한 볼을 한 채 유정이 웃었다.
“미안하지만 아니거든?”
“여자 친구 있어? 아니면 썸녀?”
“여자 친구, 썸녀? 그 테두리 안에 넣어서 정의하기가 좀 곤란하네.”
“뭐가 그렇게 복잡하고 애매해? 여자 친구도 아니고 썸녀도 아니면 남은 건 하나밖에 없네.”
“뭔데?”
“섹스파트너.”
“푸흡! 켁!”
술을 들이켜다 사례에 걸려 버렸다.
“야~ 말 좀!”
“뭐? 놀라는 거 보니까 맞나 보네. 요즘 세상에 딱히 흉 될 것도 없잖아. 그러고 보니 딱 맞아 떨어지네. 갑자기 없던 돈과 차가 생긴 거 보니까 누구 하나 물었네. 나이 든 여우 같은 스폰서~?”
“아주 대단한 상상력이다.”
“헤헷. 진짜 그게 아니면 뭔데?”
“비밀.”
“칫.”
“가만 보니 너도 남자 없구나.”
“글쎄.”
“대답이 애매하면 셋 중 하나라면서? 남자 친구, 썸남, 섹파, 어느 쪽이야?”
“그것도 글쎄…….”
“뭐야?”
“다 해당될 수도 있고, 하나도 해당 안 될 수도 있고 그래. 나도 비밀!”
“쳇~!”
“너도 비밀이라며?”
“알았다.”
“나 나가고 실장님이랑 무슨 이야기 했어?”
“그것도 비밀이야.”
“다 비밀이래~!”
“후훗, 근데 너 같은 애가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서 일 하는 거야?”
“있는 집 애들은 그냥 집에 있는 돈만 축내야 되는 거야?”
“그런 건 아닌데 너는 뭔가 목표가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은근히 사람 볼 줄은 아네.”
“내가 좀 그렇지? 하핫.”
“태양그룹에서 내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 보여 줄 사람이 있거든. 뺏고 싶은 사람도 있고.”
“워워~ 위험해 지금. 복수심에 불타는 여자 같은 컨셉이야.”
“복수라고 할 것까지는 없고 나를 증명하는 일이 될 거야. 그리고 내가 가지고 싶은 건 꼭 가질 거고.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이제 보니 아주 욕망녀네. 욕망녀. 조심해야겠어.”
“맞아 욕망녀. 아주 욕망에 충실하지~ 조심해.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그녀가 장난스레 실눈을 뜨고 입술을 할짝였다.
“못 말려 하여튼.”
***
“야…… 유정아, 일어나 봐…… 야…….”
“다 왔습니다.”
“네, 여기…….”
대리기사에게 돈을 주고 비틀거리는 유정일 부축해 집으로 끌다시피 하며 데려갔다. 거실에 불을 켤 새도 없이 전처럼 거실 소파에 그녀를 눕혀 버렸다.
등이 온통 땀으로 흥건했다.
나도 취기가 올라 잠시 쉬려고 바닥에 등을 붙이고 누웠다. 졸음이 쏟아졌다. 집에 가야 하는데…….
“윙~ 윙~ 윙~”
어슴푸레 눈이 떠졌다. 아직 사방이 어두웠다.
‘아직 새벽인가?’
“여보세요?”
전화를 받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내가 유정이의 집에서 잠들었단 사실이 떠올랐다.
아~! 미친놈! 여기서 자면 어떡하냐?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유정이가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 같아 일어날 수가 없었다. 뭔가 방해할 수 없는 그런 분위기였던 것이다.
“집이에요…… 친구랑 같이 있어요. 여자……예요.”
어둠 속에서 유정이가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같아 눈을 감아 버렸다. 유정이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사라졌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니 새벽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일어나서 몰래 갈 수도 없고 일어나 앉아 있기도 좀 그랬다. 하지만 10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 때도 유정인 나오지 않았다.
살짝 방문으로 다가가 귀를 대어 봤지만 아무런 인기척이 나지 않았다. 살며시 문을 열었는데도 빛이 보이지 않았다. 대신 화장실 쪽에서 옅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물소리와 유정이의 울음소리 같은 흐느낌까지.
뭐야? 우는 거야? 남자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싸운 건가?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괜스레 걱정스러운 마음에 화장실 쪽으로 한 발자국을 뗐다.
화장실은 방에서도 움푹 들어간 형태여서 가까이 다가가야 문이 보이는 구조였다. 그런데 다가가니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흐읏…… 아하…… 넣었어, 더 깊게?”
이건 뭐지?
흐느껴 우는 게 아니라 좀 더 끈적한 소리였다. 살짝 열린 틈으로 조용히 다가가 안쪽을 살펴보았다.
욕조에 물을 살짝 틀어 놓은 채 다리를 활짝 벌리고 그 사이로 손을 바삐 움직이는 유정이가 보였다.
유정이는 나와 등지고 있어 나를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두워서 더욱 그럴 것 같았다. 반면 나는 거울을 통해 더욱더 자세하게 그녀의 몸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화장실 조명 아래 물에 흠뻑 젖은 농익은 여체가 누워 있었다.
“어떡해요, 이제. 하윽…… 밖에…… 친구가 있어요……. 아읏, 그래도…… 제발…….”
유정이는 한 손은 다리 사이에, 한 손은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대체 누구와…… 이 시간에……?’
7장. 훔쳐보기
이건 유정이의 사생활이었다. 하지만 한번 타오른 호기심이라는 불꽃은 금세 타올라 나를 삼켜 버렸다.
뽀얀 그녀의 피부는 티끌 하나 없는 것처럼 매끈하고 반질반질했다. 가늘고 기다란 그녀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몸속으로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하아, 못 참겠어요…… 아흑, 한 개 더? 하아…… 아윽, 넣었어요…… 아흣…….”
철벅철벅…… 철벅철벅.
물과 함께 마찰되는 소리가 화장실 안을 가득 채웠고, 유정이의 남은 손가락 중 하나가 마저 몸속으로 사라졌다.
“갈 것 같아요……. 아아~ 그만 괴롭혀요…… 하앗, 소리 지를 것 같아…… 아항~ 아.”
찌걱찌걱, 찔걱.
“하아…… 가게 해 줘요, 제발. 아앗! 아흑…… 미치겠어…….”
유정이는 누군가에게 애원하고 있었다. 활짝 열린 그녀의 다리가 파르르 떨렸다.
“아흣, 아항~ 나…… 그만, 아앗! 들릴지도 몰라요…… 아흣, 그래도…….”
전화기 너머의 남자가 무언가를 그녀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아…… 할게요. 아아~ 당신이…… 아흑, 넣어 줬으면 좋겠어……. 아아, 아핫…… 박아 줘요, 당신 걸로…… 아핫…….”
선정적인 단어들이 어울리지 않게 유정이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내 바지 속도 어쩔 수 없이 빳빳하게 팽창해 있었다. 이런 광경은 본 적도 들어 본 적도 없었다.
“하아…… 나, 갈 것 같아. 하아…… 아흑, 아아~ 아앗! 아아아! 아하…….”
신음을 토해내며 절정을 느끼는 듯했으나 그녀의 손놀림은 오히려 느려지고 있었다.
유정이는 누군가를 위해…… 연기를 하고 있었다.
“아하~ 아아…… 갔어요. 언제 올 거예요?”
상황이 끝난 듯해 나는 재빨리 자리로 돌아왔다. 기억력을 최대한 짜내 아까 전에 내가 누워 있던 자세를 흉내 냈다.
옆으로 몸을 틀고 소파 쪽을 향해 누웠다. 흥분했던 탓인지 숨소리가 잠잠해지지 않았다. 더불어 아랫도리도 아직 단단한 상태 그대로였다.
잠시 후 조용히 문이 열렸다. 유정이가 나온 것 같았다.
눈을 감고 계속 자는 척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껏 부풀어 오른 바지 앞섶이 신경 쓰였다. 그나마 옆으로 누워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왜 나온 거지? 굳이 다시 소파에서 잘 이유는 없을 텐데…….
이런저런 생각에 머리가 아파 오는데, 유정이가 조용히 나와 소파 사이로 파고들며 누웠다. 그리고 서서히 내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뜨겁게 꿈틀거리는 내 물건을 차가운 그녀의 손이 휘어잡았다.
그녀의 얼굴이 가까이로 오는 게, 숨결로 느껴졌다.
“흥분……했구나…….”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존재를 눈치챘었나 보다. 더 이상 자는 척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눈을 떴다.
“미안……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난 이만 갈게.”
내가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녀가 내 어깨를 붙잡았다. 물론 페니스를 잡고 있던 손도 놓지 않았다.
“이렇게 뜨거운데……?”
“저기, 유정아…….”
“지난번엔 멋있게 갔는데…… 오늘은 그렇게 안 될 거야.”
“유정아, 우린 친구잖아……?”
“친구……? 친구지…… 그럼 친구로서 허용하는 선까지는 괜찮은 거야? 이를 테면…… 이렇게 서로를 어루만져 주는 건 어때? 서로…… 위로해 주는 거지.”
유정이는 동의 없이 내 손을 끌어다 그녀의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그녀는 헐렁한 티셔츠 아래로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약간의 음모가 느껴지고, 그 아래로 그녀의 꽃잎이 손끝에 느껴졌다.
나의 페니스를 훑어 내리는 그녀의 손길도 거세졌다. 이미 본능 앞에 이성은 한 발짝 뒷걸음질 친 상태였다.
나는 유정이의 음부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가운데 손가락을 질 안으로 진입시켰다. 아까 전의 일 탓인지 그녀의 몸속은 이미 꽤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어둠 속에서 그녀가 눈을 감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내 페니스를 쓸어 주는 감각 역시.
바지 안에서 움직이기가 불편했는지 유정이가 성기를 밖으로 꺼내려고 시도했다. 나는 살짝 몸을 들어 바지를 내려 주었다. 내 물건이 완전히 그녀의 손 안에 장악당해 버렸다. 하지만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다.
“아아, 큰 것 같아……. 단단하고, 꿈틀거려. 아아…….”
내 손가락이 그녀의 몸속을 휘젓기 시작하자 그녀의 다리가 배배 꼬였다.
“아학, 거긴! 아아…… 아흣…….”
질벽을 살짝 긁어 주자 그녀의 입에서 애처로운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나…… 금방, 앗! 아아~ 갈 것 같아…….”
“지금도 연기하는 거야?”
유정이가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그녀의 눈동자가 고양이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내가 모르던 유정이의 또 다른 얼굴.
유정이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내 손가락이 하나 더 들어가자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
“아흣! 지금은 아냐. 좋아…… 아핫, 더 해 줘.”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