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부 10장 제발 우리 딸은 안돼 (3) 7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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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91회 작성일소설 읽기 : 타부 10장 제발 우리 딸은 안돼 (3) 78화
막상 대답은 했지만 은숙은 불안감을 떨칠 길이 없었다. 그간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연수가 술과 안주를 들고 불쑥 자신의 노래방을 찾아온 것도 이상했지만 더욱이 알 수 없는 것은 지금 연수의 말투와 얼굴 표정, 그리고 어색한 행동은 더 이상했다.
은숙은 혹시나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노래방에 도우미로 일을 나왔던 윤정이가 아들 연수에게 대놓고 무슨 말을 했던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은숙은 곧바로 머리를 흔들어 의구심을 밀어냈다.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한다는 게 무슨 대단한 자랑거리라고 윤정이 아들에게 그걸 떠벌렸겠냐는 말이다.
그러나 윤정이 잠시나마 이 노래방의 일을 했다는 것을 연수가 우연히 알아차릴 수도 있었다. 윤정을 생각하면 은숙은 찝찝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까지는 아니었어도 확실히 윤정이가 이곳에서 일을 했을 때에 단골손님이 늘었던 것은 분명 속일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단골 손님하니까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서 사장이었다. 은숙은 몹시 속이 쓰라렸다. 윤정도 놓치고 이 장사하면서 가장 매상을 올려주었던 서 사장마저 요즘 들어 완전히 발길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한꺼번에 두 사람을 잃어버린 까닭이었다.
자신의 욕심이 너무 지나쳤다. 서 사장에게 윤정을 어떻게 해보라고 부추겼던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은숙이 자신이었다. 그런데 그 등신 같은 새끼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참으로 융통성 없게, 흥분과 제 욕정을 못 이겨 남들이 마음만 먹으면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버젓한 노래방 안에서 윤정을 강간하다시피 덮치는 바람에 은숙는 한동안 난감했었다.
상처받은 윤정이 일을 그만 둔 것도 그만둔 거니와 하필이면 재수 없게도 이곳을 들렸던 남편에게 그 현장을 정면으로 발각되어 그래서 무진장 두드려 맞은 서 사장이 이곳을 두 번 다시 찾지 않은 거였다. 이제와 후회를 한 들 별 수가 없었다. 은숙이 깊은 한숨을 쉬는데, 연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줌마는 우리 엄마 어떻게 생각하세요?”
얘가 오늘 따라 진짜 왜 이럴까? 마신 술도 알딸딸한데다가 난데없는 계속 된 연수의 질문공세에 은숙은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들었다. 손님도 없으니 이대로 문을 닫고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싶었다.
“뭘 어떻게 생각해? 얼굴 예쁘겠다, 그 나이에 이렇게 살이 퍼진 아줌마와는 달리 몸매 날씬하겠다…… ”
“어휴! 그런 겉모습 말고요. 그냥 엄마 자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고요?”
“으…… 음. 글쎄다. 같은 여자가 보아도…… 뭐, 한 마디로 괜찮은 여자지. 여태 그 나이되도록 때 묻지 않고, 순수하고, 또 바보 같이 착하고…… 내가 남자라면 네 엄마한테 사귀어보자고 덤볐을 걸? 호호호. 다 좋은데, 네 엄마는 너무 착해서 탈이야. 어쩔 때, 네 엄마 보면 정말 숙맥 같아. 머저리도 그런 머저리가 다 있을까 싶다. 그러니까 손해를 보고 사는 거야.”
“그렇지요? 우리 엄마, 정말 착하지요. 제가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보면 정말 엄마 같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왜 사람들이 그런 말 잘 하잖아요? 꼴값한다고. 엄마처럼 예쁜 사람이 천사처럼 착하기까지 하니…… 아줌마, 저는 말이에요. 그런 엄마가 세상에서 피해를 보거나 상처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건 정말 불공평한 일이에요. 그렇지 않나요?”
“그렇지 뭐.”
연수가 허공을 응시하면서 마치 연극배우처럼 독백하듯이 중얼거리자 은숙은 마지못해 성의 없이 대꾸했다.
“아까부터 아줌마가 궁금해 하시니까 이안에 있는 담겨있는 내용을 지금 들려드릴게요. 듣다가 놀라지 마시고 끝까지 한 번 들어보세요.”
오늘 따라 이상하기 그지없는 연수를 상대하느라 따분했던 은숙은 그때부터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고 말았다. 연수의 손가락이 녹음기의 작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귀에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윤정의 목소리였는데, 그 목소리에 하도 낯간지러운 애교 소리가 뒤섞여 있어 처음에는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가 의심을 했다.
은숙은 숨을 크게 들이키며 녹음기에 귀를 바짝 기울였다. 군데군데 무슨 물소리 비슷하게 들리는 잡음이 섞여 있어 녹음 상태가 썩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아주 못 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녹음기의 내용을 언뜻 들어보니 섹스 중의 상황을 그대로 녹음한 것 같았다. 윤정의 섹스가 담긴 녹음을 흥미롭게 귀를 기울이며 듣다가 불쑥 튀어나온 남자의 목소리를 듣던 은숙은 그만 경악하고 말았다.
“…… ?”
남자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니 아무래도 윤정의 상대자는 바로 김 종두인 듯 했다. 아니, 바로 자신의 남편이었다.
[욕조 위에 다리 올려요.]
은숙은 떠벌이는 목소리만 듣고도 두 사람이 벌이고 있는 그때의 행동을 대략 유추할 수 있었다.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 부풀어 올라 숨을 쉬기가 버거울 정도였지만 은숙은 인내심을 가지고 경청했다.
[헉헉! 여보…… 좋아…… 당신…… 거기가 얼마나 좁은지…… 꽉꽉 조이는 것 같아…… 어우…… 헉헉! 이러다 금방…… 쌀 것 같아…… 어으으으!…… 헉헉!]
“휴우~~”
은숙은 소리가 큰 소리가 들릴 정도로 긴 한숨을 내쉬며 거칠어지는 호흡을 진정 시키려 애를 썼다.
[아, 안 돼요! 벌써 싸면 안 돼요! 아윽!]
[여, 여보…… 사, 사정 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나한테 말해요…… 흐윽…… 알았죠?]
[헉헉! 왜?]
[처음으로…… 당신의 정액을 맛보고 싶어서 그래요. 자궁 안에다 모조리 쏟아 부으면 안 돼 요…… 아흑! 다, 당신…… 정액 먹고 싶어요…… 아, 알았어요? 아!]
세상에 둘도 없는 요부 같은 목소리로 남편에게 온갖 아양을 떨어대는 윤정의 음탕한 목소리에 은숙은 결국 거기에서 폭발하고 말았다.
“그거 당장 꺼!”
빌어먹을 년 같으니라고! 뭐, 남편의 정액을 먹고 싶다고! 은숙의 머릿속에 그 장면이 그려지고 있었다.
남편 김종두의 다리 아래 웅크리고 앉아 성기에서 품어 나오는 정액을 요염한 얼굴로 입을 벌리고 받아먹는 그 장면이 생생하게 묘사가 되자 은숙은 미칠 것만 같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 친구 윤정의 머리끄덩이를 붙잡고 귀싸대기를 마구 올려붙이고 싶은 충동에 은숙은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왔다.
“개 같은 년…… ”
바로 옆에서 윤정의 아들 연수가 듣고 있는 것도 까마득하게 잊은 것일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질투심에 은숙은 친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전부터 잊을 만하면 남편 김종두에게 각자의 사생활을 모른 척 존중해주고 자주 얘기했던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
그러나 막상 남편과 친구의 섹스 장면이 담긴 음성 녹음기로 그들의 적나라한 말들과 신음소리를 들은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그거 당장 끄지 못해! 끄라니까! 연수 너, 지금 아줌마 말이 우습게 들려?”
당장이라도 눈앞에 있다면 죽여 버리고 싶은 친구, 윤정의 아들이 옆에 나란히 앉아있자 괜히 연수까지 밉살스럽게 느껴져 은숙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짜증을 부렸다. 은숙의 눈치를 살피던 연수가 녹음기의 재생을 중지시켰다. 방안에 잠시 어색한 적막이 흘렀다.
“꿀꺽 꿀꺽!”
부리나케 테이블 위에 손을 뻗어 술잔을 집어 들어 술을 삼키는 소리가 요란했다. 그것도 모자라 몇 잔을 연거푸 술을 들이키던 은숙이 꽝 소리가 나도록 빈 잔을 내려놓았다.
분을 삭이지 못한 그녀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옆에서 지켜본 연수는 속으로 웃었다. 속에서 열불이 일어 견딜 수가 없는 모양이었다.
“연수 너, 그거…… 어디서 구한 거야? 아니, 어떻게 그, 그것을 녹음한 거야?”
“제가 한 게 아니에요.”
“그, 그럼?”
“남주 누나가 주던데요? 이 물건을 받느라 며칠 전에 누나를 만났던 거고요.”
사랑하는 딸내미가 주었다니 은숙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면 남주는 제 애비와 연수, 이놈의 엄마인 윤정과 벌인 섹스를 진즉부터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남감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남주는 이것을 어떻게 손에 넣을 수가 있었을까.
“남주가 이걸 어떻게…… ”
“그거야 뻔한 노릇 아니겠어요?”
“뻐, 뻔하다니?”
되물어보던 은숙의 머릿속에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자신이 깜빡했다. 그래, 정우 그 빌어먹을 새끼가 끼어있지 않다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자 그 동안 아주 오래 전부터 집에 놀러오던 윤정을 훔쳐보던 아들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는 것이 새삼스레 떠올랐다.
“연수야. 혹시 말이다. 이거 녹음한 게 정우, 그 놈 짓이지?”
“…… ”
연수는 물어보는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속이 타는지 조금 떨어져 앉아있던 은숙이 바짝 다가와 앉으며 재차 되물었다.
“그렇지?”
연수는 머리를 돌려 은숙을 응시하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며 가까스로 대답했다. 지금쯤 놈에게 희롱당하고 있을 엄마를 떠올리자 울분이 치솟아 올랐다.
“맞아요. 아줌마, 아들이…… 그 개 같은 새끼가 저지른 짓이에요.”
갑자기 튀어나온 연수의 욕지거리에 은숙이 흠칫거렸다. 연수는 그런 아줌마를 쳐다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빨리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방에서 둘이 술 마시는 동안, 분명 밖에 출입문 쪽에 몇 번씩이나 사람들이 찾아왔을 게 틀림없었다. 이렇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이러다가 은숙의 남편인 김종두라도 찾아온다면 자신의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런 난감한 상황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연수는 입을 열었다.
“아줌마. 아줌마는 제가 오늘 여기 왜 온 줄 아세요?”
갑자기 진지함을 담은 연수의 심각한 목소리가 마음에 걸린 은숙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잠시 그렇게 말없이 침묵을 지키던 은숙은 연수를 쳐다보았다.
“그래. 이걸 나한테 가지고 온 저의는 뭐니? 그리고…… 이 녹음기의 내용을 네 엄마도 알고 있니?”
“그래요. 하지만 제가 직접 들려준 적은 없어요. 짐작하셨겠지만 이것을 엄마에게 들려준 놈은 따로 있어요. 아줌마는 지금 이 늦은 시간에 우리 엄마가 누구를 만나 무슨 짓을 당하고 있을 것 같아요?”
연수의 목소리가 자꾸만 귀에 거슬려 은숙은 빨리 애를 이곳에서 내보내고 싶었다. 자신도 모르게 감쪽같이 남편과 바람을 피운 친구의 아들이 그녀의 눈에 좋게 비칠 리가 없었다.
“흥! 난들 아니? 왜 남주 아빠를 만나 재미라도 보려고 집에서 나가기라도 했니?”
“그럴 리가요? 후후. 제가 이것을 몇 번 씩이나 되돌려서 들었는지 아줌마는 잘 모르실 거예요. 제가 내린 결론은 이래요. 아줌마는 이걸 듣다가 뭐 느끼신 게 없나요? 여기서 흘러나오는 아저씨를 유혹하는 목소리며 말투가 평소의 엄마 같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엄마라서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