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부 5장 너도 우리 엄마 따먹어 (3) 43화
무료소설 타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47회 작성일소설 읽기 : 타부 5장 너도 우리 엄마 따먹어 (3) 43화
“우선 윤정 씨가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먼저야. 밑밥은 내가 다 깔아놨으니까 당신은 그저 굿이나 보고 주는 떡이나 처먹어.”
김종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은숙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당신, 어제 윤정이네 집에 가서 무슨 일 없었던 것은 분명하지?”
“그렇다니까! 뭘 자꾸 물어?”
생각해보면 어젯밤 그녀의 집에서 허탈하게 돌아와야만 했던 기억이 떠올라 김종두는 여태까지 속이 쓰라린 참이었다.
“아이, 그런데 걔가 왜 그러지?”
속상한 듯한 얼굴로 인상을 찌푸린 마누라의 얼굴을 보자 김종두는 살짝 긴장했다. 비록 원하던 섹스를 치르지는 못했지만 하루 간격으로 윤정에게 몹쓸 짓을 시도했던 것을 그녀가 마누라에게 까발린 게 아닌가 싶어 두려웠다.
윤정의 성격으로 보아 혹시라도 그럴 리는 없겠지만 술에 취해 잠들었던 그녀의 잠든 얼굴에 정액을 뿌렸던 것을 마누라가 알고 있지나 않을까 김종두는 겁이 덜컥 났다.
“왜 유, 윤정 씨가 뭐라고 그래?”
“휴우~ 좋다가 말았어.”
마누라가 한숨을 푹푹 내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내일부터 가게에는 나오겠대. 그런데 당신이 운영하는 ‘파노라마’ 말고 내 가게로 나오겠다는 거야.”
“뭐?”
김종두는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혼자서 알바랑 같이 해도 충분한 내 가게에 걔가 왜 필요해?”
“그, 그렇지.”
여편네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나서 김종두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아무래도 어젯밤, 윤정의 집에서 막무가내로 덮치려고 했던 짓에 대해 그녀가 부담을 가진 게 틀림없었다. 이로서 자신의 옆에 묶어놓고 조만간 윤정과 벌일 섹스에 마냥 부풀었던 김종두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음을 알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김종두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일단 이렇게 해. 우선 당신 가게로 나오라고 해.”
“그,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윤정 씨가 그런 분위기에 적응하는 게 먼저야. 아무리 늦어도 한, 두어 달이면 충분 할 거야. 그러고 나면 나머지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거라고. 걱정 안 해도 돼.”
“난 윤정이 걔, 필요 없어. 우리가 아무리 부부 사이라도 계산만큼은 확실하게 하자고. 걔, 월급은 당신이 줘.”
“알았어. 이 여편네야! 내가 준다. 내가 줘. 당신이 줄 거라는 것은 생각도 안 했다고!”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여편네의 지독스러움에 김종두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자신의 가게로 나올 것을 기대했던 당초의 계획은 어긋났지만 마누라의 가게로 나오겠다는 것만 해도 소기의 목적을 절반 쯤 달성한 것과 다름없었다.
김종두의 마음은 기대 반, 나머지는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다음 날 저녁. 윤정은 약속대로 은숙의 노래방으로 출근해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딱히 일이랄 것도 없었다. 은숙보다 먼저 나가 가게 문을 열고 전체적으로 내부 청소를 한 후, 가게가 본격적으로 영업개시를 하면 드문드문 오는 손님들이 빠져나간 내실을 다음 손님이 들어가기 전에 말끔히 청소를 하는 것이 일의 전부였다.
힘들고 고되었던 식당 일에 비하면 거저먹는 거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은숙은 윤정에게 일을 전부 맡기지 않았다.
청소를 하러 빈 룸에 들어가면 자신이 먼저 직접 들어와 청소를 하거나 아니면 알바를 시켜 일을 맡기다시피 했다. 그렇게 되자 윤정은 난감했지만 은숙은 환하게 웃으며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그녀를 토닥거렸다.
하루하루 갈수록 시간이 지나자 윤정은 그곳 분위기에 완전히 적응했으며, 술에 취해 지나치다 만나 시비를 거는 손님들을 자연스럽게 대응하는 나름대로의 요령도 생겼고, 그곳에 나오는 몇몇 도우미들과도 안면을 터 스스럼없는 사이가 되었다.
결국 이곳도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윤정은 전혀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았던 이곳의 생활에 어느 틈엔가 적응하는 자신이 놀라웠고 스스로 대견스러워했다. 은숙으로부터 첫 달치의 월급을 받았을 때, 윤정은 하는 일에 비해 보수가 너무 많아 그녀에게 미안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어휴, 내가 하는 일도 없는데, 너무 많이 받는 것 같아 미안하다, 얘.”
“호호호. 친구한테 주는 월급이라고 적은 것 같아 오히려 내가 더 미안한데?”
만면에는 웃음을 머금었지만 속으로는 마음이 몹시 쓰라린 은숙이었다. 돈이라면 자신보다 더 환장하는 남편 김종두가 윤정에게 주라고 준 봉투에는 애초 주기로 했던 돈보다 훨씬 더 많았다. 남편이 무슨 생각이 있는 거겠지 하고 좋게 생각하기로 한 은숙은 불편한 심기를 훌훌 털어버렸다. 그리고 윤정이 첫 월급을 받고 며칠이 지났을 때였다.
“아이 참! 이걸 어쩌면 좋아!”
중후한 인상의 남자 두 사람을 룸에 들여보내고 나서 이곳저곳 통화를 하던 은숙이 발을 동동 굴렀다. 카운터에 같이 있던 윤정은 그런 친구의 모습을 보고 물었다.
“왜 그러니? 은숙아.”
“으응. 큰일 났네. 지금 방에 언니들을 들여보내야 하는데, 손님이 찾는 언니가 오늘 몸이 아파 출근을 안 했다네. 왜 너도 알지? 지영이라고.”
예명인지 본명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윤정도 그 여자를 잘 알고 있었다. 사근사근 붙임성도 있고 미모도 뛰어나 그녀를 찾는 단골손님이 꽤 많았다. 윤정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은숙이 다급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이걸 어쩐다? 정말 큰일이네. 서 사장님은 지영이 아니면 차라리 혼자 놀지언정 다른 도우미들은 일체 들여보내지 말라고……우리 가게 매출을 가장 많이 올려주는 귀한 손님인데, 정말 야단났네. 이걸 어째?”
친구의 안타까운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자 윤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해줄 말이 달리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은숙이가 윤정의 손목을 잡았다.
“유, 윤정아……도저히 안 되겠다. 너, 나랑 같이 잠시 룸에 들어갔다 나오자.”
윤정은 간절한 시선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친구의 시선을 회피하고 말았다. 말하자면 지금 은숙은 윤정에게 도우미 대행을 간곡하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유, 윤정아…….”
애타는 친구의 목소리에 윤정은 하는 수 없이 고개를 들었다. 은숙의 얼굴에는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어 하는 사람의 절박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었다.
“너는 들어가서 그냥 가만히 앉아있기만 하면 돼.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다 할 테니까. 응? 제발 나 좀 살려주라. 윤정아.”
윤정은 갈등했다. 그러나 결정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자신이 어려웠을 때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서 도와준 고마운 친구였다. 윤정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번 한 번만 눈 딱 감고 은숙을 도와주자고 마음을 먹었다. 윤정이 고개를 끄덕거리자 다 죽어가는 표정을 짓고 있던 은숙의 얼굴이 화사하게 피었다.
“정말 고맙다. 가만 있어봐라……윤정이 넌, 여기 잠깐 있어봐. 내가 잠시 방에 먼저 들어갔다 나올게.”
카운터에 윤정을 놔두고 은숙은 부리나케 서 사장이라는 사람과 그의 일행이 있는 룸으로 달려갔다. 윤정은 갑자기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가슴이 심하게 뜀박질을 쳐댔다. 지금이라도 도망갈 수만 있다면 얼른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렇게 안절부절 갈등을 못하며 서성거리는 사이, 룸에 들어갔던 은숙이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얘, 얼굴이 왜 그렇게 시무룩하니? 괜찮아. 안 그래도 방에 들어갔더니 서 사장님이 아까 잠깐 봤던 너를 마음에 들어 한 눈치였어. 지영이가 오늘 못 나온다고 하니까 난감해 하더니 너라도 괜찮다고 들여보내래. 아무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 봐. 건실한 사업체를 운영하는데다가 매너도 좋은 사람이야.”
윤정은 은숙을 따라 룸으로 들어갔다. 윤정은 방에 들어서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수그렸다. 방안의 어색한 공기에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할지 마냥 난감하기만 했다.
“얘, 인사 드려. 우리 집 매상을 가장 많이 올려주시는 서 사장님이셔.”
은숙이 윤정의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윤정은 얼떨결에 고개를 들었다. 대각선너머 한눈에도 깔끔하고 호감이가는 미남형의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 한 마디를 던졌을 뿐인데도 쿵쾅거리는 가슴이 팽팽한 긴장감으로 인해 폭발할 것만 같았다. 윤정의 인사에 서 사장이라는 사람의 맞은편에 앉은 일행이 호들갑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야! 아까는 몰랐는데 이제 보니 진짜 미인이시네. 형님은 좋겠수. 아, 그렇게 멀뚱멀뚱 서 있지 말고 우리 형님 옆에 앉아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그냥 머뭇거리며 서 있는데, 은숙이 윤정을 떠밀었다. 그렇게 해서 윤정은 서 사장의 자리 옆에 앉았다.
“항상 드시던 것으로 할까요? 서 사장님.”
“그럽시다.”
은숙이 룸을 빠져나갔다. 혼자서 낯선 남자 둘과 방안에 같이 남은 윤정은 어쩔 줄을 몰랐다. 윤정의 마음을 헤아린 것일까. 서 사장 일행은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 대하듯 그녀를 가만히 놔둔 채, 그들만의 유흥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이어 은숙이 값비싼 양주와 안주를 챙겨 방으로 들어왔다.
은숙의 가세로 윤정을 제외한 방안의 사람들은 서서히 음주가무의 흥겨운 분위기로 달아올랐다. 분위기를 주도한 사람은 주로 서 사장과 같이 온 동생이라는 사람과 은숙이었고, 윤정은 서 사장과 나란히 앉아 말없이 그가 따라주는 술잔만 조용히 들이켰다.
몇 잔, 술이 조금씩 윤정의 긴장을 이완시켜주었고, 은숙이 드문드문 오는 손님 때문에 몇 번 방을 나갔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손님들이 있는 방에 처음으로 들어간 윤정은 서 사장이 일행이 돌아가고 나서도 한참 형언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멍해 있었다.
“얘, 이거 받아.”
“그, 그게 뭐니?”
윤정의 팔을 잡고 그녀의 손바닥 위에 무언가를 올려놓은 은숙이 배시시 웃었다.
“네가 정말 마음에 든다고 직접 주면 혹시라도 자존심 상해 할까봐 너 주라고 서 사장님이 준 팁이다. 팁.”
얼떨결에 펼쳐보니 빳빳한 수표 두 장이었다. 팁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액수에 윤정은 깜짝 놀랐다.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며 은숙이 말했다.
“서 사장님이 너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더라. 어때? 사람, 생각보다 괜찮지? 매너도 좋고.”
“으응.”
윤정은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서 사장은 혼자 은숙의 가게에 놀러와 윤정을 찾았다.
서 사장이 혼자 있는 룸에 들어가도 윤정은 낯가림을 하지 않았다. 그만큼 편한 사람이었고 술기가 올랐어도 윤정에게는 여전히 예의가 바른 사람이었다.
가게에 올 때마다 그가 윤정에게 주고 간 팁은 그녀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윤정은 차츰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갔다. 그런 서 사장이 자신의 본색을 드러낸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윤정아. 서 사장님이 아까부터 너를 찾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