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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소녀의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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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55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소녀의 도발

[무료소설] 소녀의 도발

소녀를 재워줘


13. 소녀의 도발


그러나 태선의 혼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태선은 차에서 자위를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연구실에 먼저 출근했다. 그리고 수업자료를 챙겨 오전 첫 수업을 들어간 그는 늘 그랬듯, 출석부 먼저 펼쳤다.


“오늘은 첫 날이니까 일단 출석부터 확인 하고 오티 진행하겠습니다. 강원주.”


- 네!


“고희원.”


- 네.


“구종철.”


- 네에.


“구지환.”


“…….”


“구지환 학생 결석인가요?”


출석부에 적힌 이름대로 천천히 학생들을 확인하던 그가 고개를 들어 학생들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에게 눈을 똑바로 맞춰오는 한 남학생이 있었다.


“……아니요, 저 여기 있습니다.”


“아…… 네.”


그는 다름 아닌 오늘 아침 나미네 집에서 마주쳤던 바로 그 남자애였다. 그리고 지환의 옆에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나미도 함께 앉아 있었다.


셋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뭐라 형용하기 힘든 공기의 미묘한 흐름에, 결국 태선이 먼저 눈을 피했다.


나미까지 자신의 수업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잠시 흠칫했던 태선은 이내 다음 학생의 이름으로 넘어갔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 다음 시간까지 교재 잊지 말고 챙겨오세요. 우린 다음에 봅시다.”


“수고하셨습니다!”


학생들의 인사를 들으며 태선은 급히 강의실을 빠져나왔다. 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방금 전까지 자신이 무슨 말을 학생들에게 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정신이 없었다.


그 시간 내내 신경이 온통 나미와 지환에게 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선은 절대 그쪽으로 두지 않았지만, 눈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감각들이 그들에게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이래서는 앞으로도 문제였다.


“…하….”


수업을 끝낸 후 곧장 화장실로 도망치듯 들어온 태선은 찬물에 얼굴을 적셨다. 거울 속에 비친 남자의 얼굴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우면서도 공허했다.


아침부터 나미에게 온 정신을 빼앗긴 나머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까지 되다니. 태선은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어 황당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이렇게 흔들리는 대로 자신을 내버려 둘 수는 없는 일이었다. 특히 예민하고 예리한 박 학장이라면 자신의 이런 상태를 금세 알아차릴 지도 몰랐다. 그렇게 되면 곤란한 일이 생길 것이고, 그의 생활도 흔들리게 될 것이었다.


“정신 차리자, 홍태선.”


그래, 정신 차려. 태선은 스스로를 다잡으며 화장실을 나섰지만, 그의 그런 다짐이 무색하게도 화장실 앞엔 나미가 서 있었다.


“아저, 아니, 이제 교수님이라고 불러야 되죠?”


“……나미야.”


“저 교수님 연구실 구경하고 싶은데, 가도 돼요?”


“…….”


“차 한 잔만 주세요. 네?”


나미는 생긋 웃으며 태선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그는 그녀의 눈웃음에 심장이 덜컹거리는 듯했다. 소녀를 뿌리칠 핑계를 찾지 못한 태선은 끝내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


태선이 직접 차를 내리는 동안 나미는 그의 연구실을 쭉 돌아보았다. 예전에 그의 집처럼, 연구실 역시 어려운 말로 가득한 고서들과 그림, 화분들이 하나의 무리들처럼 어우러져 있었다.


“여기가 누구 방인지 모르고 들어왔다고 해도, 난 딱 들어오는 순간 알아차렸을 거예요. 아저씨 방이라는 걸.”


“……그래?”


“예전에 아저씨 집에서 지낼 때 받았던 느낌이랑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그냥 내가 아는 아저씨 모습 그대로인 것 같아요.”


나미의 말에 태선은 그저 말없이 웃고 말았다. 스스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미는 여전히 전과 똑같다고 말해줘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리 와, 차 마셔.”


“네.”


태선의 부름에 그녀는 쪼르르 달려와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나미는 그가 내어준 차를 마시며 태선을 흘긋거렸다. 그녀의 눈길을 느낀 태선이 고개를 들었다.


“뭐, 할 말 있니?”


“……아저씬 왜 나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안 물어봐요?”


“…….”


“내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아저씨에 대해 모든 걸 꿰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 나는 무슨 일을 하는지, 심지어 무슨 과를 전공하는지. 그런 게 하나도 궁금하지 않아요?”


궁금했다.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태선은 그런 제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다. 나미를 향한 빗장을 하나라도 풀면 그는 걷잡을 수 없이 그녀에게 제 모든 마음을 빼앗길 것 같았다. 외로웠던 삶에 다시 나타난 소울 메이트를 두 번 다시 놓치고 싶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런 욕심을 부리기에 나미는 너무 어렸고, 너무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다. 그 사실은 태선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글쎄. 그냥 우리가 이렇게 다시 좋은 친구로 만났다는 게 중요한 거 아닐까?”


태선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을 얼버무렸다. 달그락. 그러자 나미가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았다.


“친구라니, 누구 맘대로요.”


“나미야.”


“아저씨 눈에 아직도 내가 어린애로 보여요?”


어쩐지 그를 향한 도발적인 눈빛이 태선의 심장을 더욱 두근거리게 했다. 나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문가로 걸어갔다. 태선은 그대로 그녀가 떠나나 싶어 물끄러미 바라보았지만, 이어진 행동은 문을 여는 것이 아니었다.


덜컥. 나미는 문을 완전히 잠가버렸다.


“나미야? 너 지금 무슨…….”


“확실히 보여주고 싶어서 그래요. 내가 아직도 소녀인지, 어린애 같은지.”


또각, 또각, 또각.


앉아있는 태선의 곁으로 다가온 나미는 순간 입고 있던 스커트의 지퍼를 내렸다. 툭. 막을 새도 없이 그녀의 둔부를 가리고 있던 스커트가 바닥으로 떨어졌고- 태선의 눈앞엔 커피색 스타킹과 그 안에 까만 면과 망사가 뒤얽힌 팬티만 걸친 여성의 아래가 고스란히 보였다.


“너, 이게 지금, 무슨…….”


태선의 숨이 점자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의 그런 상태를 아주 잘 안다는 듯, 나미가 매혹적으로 웃으며 블라우스의 단추를 하나, 둘, 풀어 내렸다. 오늘 아침 그가 차 안에서 자신의 성기를 주무르며 상상으로 몇 번이고 핥아댔던 그녀의 가슴골이 리얼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아저씨 얼굴 빨개졌어요. 괜찮아요?”


“…아….”


“아저씨가 원하면, 내 전부를 다 줄 수 있어요. 진심이야.”


툭. 이번엔 블라우스가 떨어져 나갔다. 이제 그녀의 손가락은 브래지어 끝을 천천히 내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 태선이 꿀꺽, 침을 삼켰고 양쪽 끈을 다 내린 나미가 손을 뒤로 돌려 후크를 풀려고 했다.


“그만.”


태선이 벌떡 일어나 나미를 품에 끌어안았다. 맞닿은 심장 두 개가 정신없이 요동치고 있었다. 둘 다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얼마나 떨고 있는지를 동시에 깨닫고 말았다.


“……아저씨, 심장- 너무 빨리 뛰는 것 같은데.”


“……내 것만 그러는 거 맞아? 네 것도 마찬가지인 거 같은데.”


태선을 손을 뻗어 나미의 블라우스를 집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어깨위에 걸쳐 주었다. 나미가 흔들리는 눈동자를 들어 태선을 바라보았다.


“……나, 매력 없어요?”


“아니. 차고 흘러 넘쳐. 네가 너무 여자라서 문제야. 봐, 내 심장. 너도 느꼈잖아.”


“근데 왜…….”


“……난 예전에 네가 알던 내가 아니야. 그리고 넌 이제 내 제자가 되었고, 난 교수가 됐지.”


나미의 눈빛이 탁하게 물들었다. 반짝반짝 빛나던 생기를 잃어버린 눈빛은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데가 있었다.


“……고작 그런 것들 따위로 아저씨를 포기해야 하는 거였다면 시작도 안했을 거야.”


“나미야.”


“난 결심했거든요, 아저씨 여자 되기로.”


“…….”


“그러니까 아저씨가 양보해요. 아저씬 나 못 이기니까.”


“그런 게 무슨……읍.”


태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미의 입술이 그의 입술을 덮쳤다. 밀어내야 하는데도, 그의 팔은 본능적으로 그녀의 허리를 끌어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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