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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의 일기장 (오늘은 꼭 하고 싶은데...) 39화

무료소설 처제의 일기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3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제의 일기장 (오늘은 꼭 하고 싶은데...) 39화

정오도 되지 않은 시간 아담한 카페의 분위기가 사람의 기분을 나른하게 만들고 있었다. 격렬한 섹스 직후라서 그런 걸 수도 있을 것이다.

30분이 지나도록 카페에는 손님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카페 주인 향미는 벌써 30분 째 테이블에 합석해 지연과 수다를 떨고 있었다. 향미는 지연에게 패션에 대해 서 이야길 하고 있었고, 지연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데 펜과 노트가 있다면 모두 받아적을 것 같은 자세로 경청하고 있는 중이었다.

상중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 수다를 떠는 두 여자 사이에서 상중은 네팔의 수도사 같은 표정을 짓고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커피를 홀짝이고 있었다.

“아, 맞다. 그거 알아? 어제 우리 뒷집에서 또 강간 사건 났잖아. 아, 진짜 무서워서 살겠냐구.”
“또요?”

한껏 옷 얘기를 하다 말고 느닷없이 심각한 표정을 지은 향미가 말했다. 지연의 표정도 덩달아 어두워졌고, 그 표정의 어두운 빛은 당연히 상중에게도 옮겨왔다.

“하긴… 그러고보면… 나도 거미줄 친 지가 하도 오래 돼서… 아무 남자라도 덮치고 싶긴 해.”

어두워졌던 향미가 표정을 묘하게 바꾸더니 상중을 곁눈질로 쳐다봤다. 그러자 지연이 그런 향미를 보면서 소리를 빽 질렀다.

“어… 언니! 안 바빠요?”
“응, 보면 알잖아. 매우 한가한 거. 어머, 우리 형부 커피 벌써 다 드셨네? 더 드릴까요?”

향미는 뭐가 재밌는지 호호 웃으면서 상중의 빈 머그잔을 들고 자리로 가버렸다.

“하이튼 못 말린다니까 저 언니두. 형부 저 언니 조심하셔야 돼요 알겠죠?”

향미가 자리를 뜨자 지연이 상중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다. 커피가 시끄럽게 갈리는 소리가 그녀의 목소리를 향미에게까지 닿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저 언니 참 좋은 사람이긴 한데, 남자를 디게 좋아해요. 음… 암튼 조심해요.”
“처제, 혹시.... 저 사람이 우리 관계를 아는 거야?”

상중이 잠깐 뜸을 들이다가 질문을 뱉은 그 순간 커피가 갈리는 소리가 멎어 조용한 노랫소리만 깔린 카페 안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 같았다.

“무슨 얘기를 그렇게 속닥거리실까…?”

향미가 다시 커피 잔을 들고 왔다.

“여기요, 커피 맛있죠 형부? 부족하면 또 말씀하세요.”

커피를 상중에게 내려놓은 향미가 자리에 앉으려고 의자를 빼려는데, 딸랑, 하고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오는 바람에 뺐던 의자를 넣고 손님을 맞이했다.

“어서오세요!”

향미가 손님을 맞으러 돌아가자 지연과 상중은 다시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상중은 아까 지연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원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연은 주문을 받고 있는 향미의 눈치를 한 번 살피더니 이내 상중에게 귓속말을 했다.

“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진짜. 형부랑 처음 여기 오기 전에 친해져서 지나가는 말로 형부 얘기 몇번 한 적이 있는데, 같이 왔을 때 단번에 눈치 채더라구요. 그게 다예요. 이번 주에도 퇴근할 때 들렀는데 제 표정이 안 좋다면서 바로 알아맞추고. 그러고 보면 저 언니 무슨 신기 있는 것 같기도 하다니까?”

상중은 지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계산대 뒤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는 향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렇군… 그래도… 남이 알아서 좋은 이야긴 아니니까... “

비밀로 머물러야 하는 처제와 형부의 은밀한 관계… 누군가 알게 된다면 그건 더이상 비밀이 아니었다. 언제든 드러날 수 있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상중은 오랜 회사생활을 하면서 그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때 테이블 위에 있던 지연의 휴대폰이 울렸다.

“어? 언니다. 여보세요?”

지연이 도연의 전화를 받았을 때, 상중은 방금 전 들어와 커피숍에 앉아 있는 남자에게 눈길이 갔다. 30대 초반 정도로 되어보이는 남자는 청바지에 야구 점퍼를 입은 평범하게 생긴 남자였는데, 아까부터 커피를 만들고 있는 향미를 힐끗거리고 있었다.

“그럼, 당연하지. 아침에 나 장까지 봐왔어. 지금? 형부랑 데이트.”

지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테이블 아래로 발을 뻗어 상중의 종아리를 쓰다듬었다.

“알았어 언니. 형부 밥 잘 챙길 테니까, 언니는 일이나 잘 하세요. 오늘은 일찍 와? 아, 그래? 저녁 먹을 것까지 장 봐왔으니까 준비해놓을게. 어? 형부? 아앙 잠만.”

지연이 상중에게 전화기를 건넸다.

“여보세요.”
-지연이가 밥 잘 챙겨줬어요?
“응, 뭐 그렇지. 집에만 있기 답답해서 카페 왔어.”
-아, 맨날 집에만 있더니 지연이 덕분에 카페도 가네? 암튼 나 오늘 5시면 끝날 것 같으니까 그럼 지연이랑 데이트 잘 해요. 나도 당신이랑 데이트 하고 싶으니까 내일은 나한테 시간 내요.
“그래, 그러자.”
- 고마워요 여보.
“자꾸 뭐가 고맙대. 그럼 오늘도 고생하고. 이따 봐.”

전화를 끊은 상중은 도연의 ‘고맙다’는 말이 가슴을 찢는 기분이 들었다.

-

“이제 와?”

도연은 해가 아직 남아있는 오후 6시가 지나서 집에 들어왔다.

“와, 맛있는 냄새 나네?”
“언니 이제 와? 내가 아주 그냥 기가 막히게 저녁을 준비했어. 주말에도 일하는 우리 언니를 위해서.”

부엌에 있던 지연은 손에 물이 묻은 채로 도연에게 다가가 와락 껴안았다.

“얘가 왜이래 갑자기? 물 묻어 이것아.”
“그냥 울 언니 좋아서 그러지.”

지연은 자신을 밀어내려는 도연의 손길엔 아랑곳 않고 얼굴을 비벼댔다. 그 모습이 꼭 주인의 품에 안긴 강아지 같았다.

-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 모여 주말 드라마를 모두 챙겨봤다.

“아, 간만에 요리했더니 피곤하네. 나 먼저 들어갈게 그럼.”

드라마가 모두 끝나자 소파에 앉아 있던 지연은 벌떡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티셔츠가 손을 따라 올라가 밥을 먹었는데도 쏙 들어가있는 배꼽이 훤히 드러났다.

“그래, 고생했다. 일찌감치 쉬어.”

지연의 꽁무니에 대고 그렇게 말한 도연은 지연이 방으로 들어가자 몸을 돌려 소파에 앉은 상중의 무릎에 턱을 괴며 속삭이듯 말했다. 그녀의 손은 상중의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고 있었다.

“여보, 나 오늘은 꼭 하고 싶은데…”

낮에 이미 지연과 관계를 맺었던 상중은 피곤함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와 일주일 넘게 관계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딱히 거절할 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상중이 마땅히 할 말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데, 지연의 방문이 살짝 열리는 게 느껴졌다. 상중은 그걸 느꼈지만 고개를 돌리지는 않고, 제 허벅지를 쓰다듬는데 정신이 팔린 도연만을 내려다보았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전처럼 뭔가 특이한 걸 하면 자극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애. 그래서… 우리 지연이 잠들면 여기 소파에서 할래?”

도연의 과감한 제안 때문인지, 아니면 살짝 열린 지연의 방문 때문인진 모르나 그의 물건이 반응을 보이며 슬금슬금 커지기 시작했다. 그의 물건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던 도연도 그걸 알아차리고 손을 움직여 그의 물건을 덮었다.

“여보, 그래도 그건…”
“괜찮아 여보. 내가 아무 소리도 안 낼게. 응? 한 번 해보자. 해보고 싶어.”

상중은 예전 같으면 전혀 상상도 못했을 도연의 이 제안이 믿기지 않을 지경이었다.

‘형부는 아직도 우리 언니 알려면 멀었어.’

지연의 그 말이 갑자기 뇌리를 스쳤다.

10년을 살면서도 아내의 이런 면을 왜 전혀 모르고 있었을까? 아니… 아니었다. 도연은 오래전부터 이랬었다. 아이가 생기지 않는 상황에서 그게 다 아이를 가지려는 노력에 불과하다 치부해버린 것일 뿐…

상중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잔뜩 성이 난 상중의 물건이 도연의 손바닥 아래에서 그의 대답을 대신 해주고 있었다. 도연도 그 대답을 들었는지 상중을 올려다보는 얼굴에 음란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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