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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제의 일기장 (아내의 부재) 26화

무료소설 처제의 일기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011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처제의 일기장 (아내의 부재) 26화

26화)


 처제의 침대에서 지연을 품에 안은 상중의 얼굴은 꼭 20대 청년처럼 상기되어 있었다.

 “하아…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 형부… 지금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요?”

 지연이 품속에서 웅얼거리듯 말했다.

 “글쎄… 무슨 생각하는데?”
 “오늘 언니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 헤헤…”

 상중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러나 자기도 그렇다는 말을 차마 입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근데 형부?”

 얼굴을 묻고 있던 지연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녀의 얼굴도 상중처럼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살짝 젖은 앞머리가 이마에 붙어있었다.

 “응?”
 “언니랑 속궁합은 어때요?”
 “음….”

 실없는 질문이지만, 상중은 고민에 빠졌다.

 딱히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연애시기와 신혼 초까진 당연히 좋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례적인 행위에 불과해졌고, 그러다 최근 들어 다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상중이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되어있는 지연을 의식하며 적당한 대답을 찾고 있는데, 지연이 눈빛을 거두고 다시 팔 위로 고개를 떨구었다.

 “하긴…. 좋으니까 10년이 지났는데도 그렇게 열심히 한 거겠지…”
 “그런가…”
 “요새 진짜 열심히 하던데?”
 “처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다 들려요 소리.”
 “그래?”
 “응, 내가 귀를 잔뜩 기울이고 있기도 했지만, 도연언니 소리가 좀 커야지.”

 지연은 도연의 신음소리를 흉내냈다. 신음소리를 흉내내는 그 얼굴까지도 비슷하게 지어져서 상중은 놀란 눈이 되었다. 그녀는 이내 악동처럼 킥킥 웃었다.

 “하아… 하여튼, 언니는 좋겠다…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형부랑 언니랑 뜨거울 때 나는 청승맞게 혼자서…”
 “남자친구 사귀면 되잖아.”
 “싫어요 연애는. 나 연애 많이 해봤어요. 다 별루였어. 혼자 살 거예요. 형부랑 결혼할 순 없을 테니까… 이렇게 형부랑 같이 살면서… 그냥 그럴라구요. 이미 그렇게 결론 냈어요.”

 지연이 대담한 말들을 쏟아대며 참새처럼 재잘거리고 있던 그 때,

 상중은 지연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어느새 자연스러워진 손길로 말랑한 가슴을 주무르고 있었다. 도연은 상중이 가슴을 만지면 아프다고 하거나 귀찮다고 했다. 그러나 지연은 그걸 전혀 의식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 맞다 근데 언니랑 가끔 차에서도 하고 그래요?”
 “차?”
 “응, 전에 골목에 차 세워두고 했었잖아.”
 “아… 역시 그거 처제였구나?”

 상중은 별로 놀라지 않고 반문했다. 지연도 놀라지 않는 상중이 당연하다는 듯이 웃으며 대답했다.

 “크크, 응. 나 형부가 나 본 줄 알았어. 눈 마주쳤죠? 그 날이 처음이었어요. 소리만 듣다가 직접 본 건. 그렇게 열정적이고 거칠게 하는구나… 언니가 그렇게 신음소리가 컸던 이유가 있었어. 그 이후로 그 때 본 거 생각하면서 많이 했어요 혼자.”

 상중의 손은 이제 지연의 배를 천천히 지나고 아래로 향하고 있었다.

 “아… 그랬구나. 그때가 처음이었어. 밖에서 한 건.”

 그렇게 말하니 지연은 놀라는 눈치였다.

 “진짜요? 진짜 처음? 어떻게 그래?”
 “그러게…”
 “좀 의외다. 워낙 열정적으로 하시길래 난 당연히 밖에서도 많이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러곤 지연은 다시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상중은 할 수 없이 손을 등뒤로 돌렸고, 이번엔 엉덩이를 붙잡았다. 엉덩이는 가슴과 달리 한손에 다 들어오지 않았다.

 “처제 때문이야.”
 “뭐가요?”
 “식었던 우리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게 된 게 다 처제 때문이라고.”
 “응? 제가 왜요?”

 지연은 다시 고개를 내밀었다. 그녀가 고개를 내밀 때마다 가슴이 뭉개지는 느낌이 그대로 상중에게 전해지고 있었다.

 “의식하기 시작했거든. 언젠가부터…”
 “크큭… 역시 형부도 내가 듣고 있는 거 알았구나?”
 “그런 셈이지. 그렇게 다 들리는 줄은 전혀 몰랐지만.”

 지연은 상중을 물끄러미 올려다 보았고 상중은 그런 지연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 그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뭔데?”
 “우리 내일부터 야외에서 할래요?”
 “응?”
 “오늘같이 언니 없는 날이 많을 리 없구… 우리 내일부턴 한동안 같이 퇴근할 거잖아요.”
 “봐서…”
 “피… 겁쟁이.”

 토라져서 입술을 삐죽 내민 얼굴이 다시 떨어졌다.

 상중은 오늘 퇴근길에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와야 했던 게 떠올랐다. 상중이라고 해서 자신이 그런 겁쟁이인 게 좋을리 없었다. 반복적으로 ‘겁쟁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썩 기분이 좋진 않았다.

 그때 마침 그의 손가락은 처제의 움찔거리는 항문을 지나고 있었는데, 거기 잠시 멈춰 항문을 간질였다.

 “아잉… 간지러워요.”

 지연이가 콧소리를 내며 꿈틀거렸다. 처제가 이렇게 귀여웠던가…

 그런데 그 때, 저쪽 책장에 꽂혀있는 처제의 일기장이 눈에 들어왔다.

 요 며칠동안 전혀 보지 못했지만, 처음 처제의 마음과… 감추어진 비밀들을 알게 해줬던 그 일기장. 그 일기장 속 내용.

 그 때 문득 상중의 머릿속에 스치는 게 있었다.

 “근데 처제. 혹시 타로점 본 적 있어?”

 지연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일기장에 고정되어 있던 상중의 시선을 가로막았다.

 “응? 갑자기 웬 타로점? 형부도 그런 거에 관심 있어요?”
 “아니…  그냥 회사 근처에 타로 카페인가 하는 곳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길래 처제도 그런 걸 보나 궁금해서.”

 말을 꺼내 놓고 아차 싶었던 상중은 이런 저런 말들을 횡설수설했다.

 “아아… 옛날에 몇 번 본 적은 있죠. 최근엔 안 봤어요. 어차피 그런 거 다 미신이잖아. 그냥 재미로 보는 거지. 저는 별로 재미 없더라구요.”

 지연은 애써 태연하게 말 했지만, 눈동자에는 뭔가 슬픈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았다. 기분 탓인진 모르겠지만… 그건 분명 방금 전까지 빛나던 그 눈동자가 아니었다.

 그는 지연의 엉덩이를 어루만지던 손을 꽉 쥐었고, 팔을 베고 있는 작은 머리를 끌어 안았다. 지연은 강아지처럼 그의 품에 안겨들었다.

 “하응… 좋당… 언니 안 왔으면 좋겠다…”

 상중은 하마터면 그대로 지연의 방에서 잠이 들 뻔했다. 깜빡 졸았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벌떡 일어난 그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방을 나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지연의 흔적을 지웠다.

 지연은 씻지 않는다고 했다. 상중의 체취를 밤새 간직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그녀는 심지어 밖으로 흐른 정액만 손으로만 슥 닦았을 뿐이었다. 저러다… 임신이라도 되면… 어쩌려고… 저러지? 라는 생각이 스치긴 했으나 지연이 이미 괜찮다고 했으므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상중이 씻고 나온 뒤 시간을 보았다. 아내가 나간지 벌써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도연에겐 연락도 없었다. 원래 업무 중엔 딱히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게 곧 무사함을 의미하지만, 밤 중엔 달랐다. 일찍 돌아올 일은 아니라는 걸 예상은 했지만… 뒤늦게 괜한 걱정이 밀려왔다.

 ‘언니가 오늘 안 들어왔으면 좋겠어요…’

 말이 씨가 된다더니 혹시…

 아내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 이렇게 한밤중에 운전을 하고 나간 적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상중은 걱정스런 마음에 전화를 했다.

 -고객이 통화 중이어서 소리샘으로…

 “안 받아요? 바쁜가부네. 그럼… 한 번 더 해요 우리.”

 결국 안방까지 따라 들어온 지연은 전화기를 붙들고 선 상중의 바지에 손을 넣고 작아진 물건을 만지작거려 기어이 세워 놓았다. 그녀는 여전히 알몸이었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언제 다시 들어올 지 모르는 일이고.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 처제.”

 상중은 차분한 목소리로 지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어린아이처럼 매달리는 지연을 달래는 그 모습은 아이를 달래는 아빠 같기도 했다.

 “네…”

 지연은 풀이 죽어 방으로 돌아갔고, 상중은 침대에 누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역시 고객이 통화중이라는 음성만 들려올 뿐이었다.

 “음… 별 일 없겠지.”

 벌써 새벽이 깊어가고 있었다. 혼자 침대에 누워 있으니 또다시 지연의 살냄새와 손길이 그리웠지만, 참아야만 했다. 그는 머리로는 아내를 걱정하면서도… 몸으로는 처제를 품고싶어하는 자신의 이중성을 깨닫지 못한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햇살이 그의 눈을 따갑게 찔러서일까?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닫힌 창문으로 음소거된 새소리가 상중의 귀를 톡톡 건드렸다.

 서서히 정신을 차리고 나니 옆에 아내의 뒷통수가 보였다.

 “음… 여보, 언제 왔어? 일은?”

 상중이 아내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몸을 휘감았다. 그런데… 알몸??

 헉.

 “우웅…. 일어났어요?”

 지… 지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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