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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륜의 오르가즘 - 제9화 헉! 혀, 형수님!! (3) 37화

무료소설 패윤의 오르가즘: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4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패륜의 오르가즘 - 제9화 헉! 혀, 형수님!! (3) 37화

어쨌든 그런저런 연유로 나는 박미정 대리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녀도 호프집 화장실 사건 이후 무슨 영문에서인지 나한테 살갑게 대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본디 지방 출신이었던 나는 간만에 시골에 내려갔다가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현호야, 주변에 어디 참한 아가씨 없냐?”

 

“아가씨요? 왜요?”

 

어머니가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왜기는, 너희 형 때문에 그러지. 장남인데 아직도 저러고 있으니…”

 

그랬다. 우리는 두 형제뿐이었다. 나보다 6살이나 위인 현수 형, 서른넷의 형은 이미 노총각 소리를 듣고 있었다.

 

“너희 형이 뭐가 부족하냐. 돈 잘 벌지, 허우대 멀쩡하지… 그저 지방에 있는 게 죄지, 죄야.”

 

어머니의 말은 사실이었다. 공부를 잘했던 형은 건축과에 들어가 각종 기사 자격증을 따내고 졸업했다. 그리고 지금은 대기업 건설사에 스카우트되어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현장근무 탓에 지방을 전전하고 있는 게 문제였다.

 

부모님은 서울 출신 며느리를 바라고 계셨다. 글쎄다. 순간 나는 박미정 대리를 떠올렸다. 4년제 대학 출신에 진급도 빨라 이미 대리를 달고 있었고, 게다가 미인이었으니 형과 어울릴 성싶은 탓이었다.

 

* * *

 

“시간 내 주셔서 고맙습니다.”

 

며칠 뒤 나는 회사 앞 커피숍에서 박미정 대리를 만났다. 그녀가 특유의 색기 있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뭘요. 근데 무슨 일이세요, 현호 씨?”

 

“저… 대리님, 혹시 애인 있으세요?”

 

그녀가 짐짓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어쩌구저쩌구, 나는 재빨리 형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래서 얘긴데, 저희 형을 만나 보시면 어떨까 해서…”

 

나는 멋쩍게 뒤통수를 긁어댔다. 얼핏 실망스런 표정이 스쳐가는 듯했지만, 미정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정 그러시다면… 좋아요.”

 

그리하여 그녀는 그 주 주말에 서울로 올라온 현수 형과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형과 미정의 관계는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지방에 있던 형으로서는 그녀의 화려한 외모에 반한 듯했고, 그녀도 형의 번듯한 직업과 연봉에 꽤 만족한 모양이었다.

 

두 사람은 몇 달 지나자 결혼까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골의 부모님에게 인사까지 드린 뒤 날짜를 잡았다. 나는 사적인 자리에서는 미정을 형수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녀도 나를 도련님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내가 뭔가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게 된 것은 바로 그 즈음이었다. 어느 날 옆자리의 선배가 슬그머니 묻고 있었다.

 

“현호 씨, 요새 박미정 대리하고 자주 만나던데… 혹시 사귀는 거야?”

 

“박 대리님이요? 후후, 아닙니다.”

 

나는 선배에게 형을 소개시켜 준 것과, 미정이 예비 형수님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한데 순간 선배는 은근히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왜 그러시죠?”

 

“어… 아, 아무것도 아냐.”

 

그가 재빨리 안색을 바꾸며 손을 내저었다. 분명 뭔가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그저 넌지시 알쏭달쏭한 말을 던질 뿐이었다.

 

“하기야 자네는 신입사원이라… 아직 잘 모르겠지.”

 

나는 그 표현을 형수님에 대한 질투쯤으로 넘겨 버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퇴근 무렵 휴게실에 들렀던 나는 우연히 이상한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언니, 그거 알아?”

 

모퉁이 너머로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여직원들끼리 수다를 떨고 있었다.

 

“경리과 박 대리가 어제 또 그런 짓을 했대. 회식 끝나고 나이 어린 직원하고 사라졌는데, 둘이 여관으로 들어가는 걸 누가 봤다지 뭐야?”

 

박 대리? 묘했다. 경리과의 박 대리라면 형수님을 제외하고는 한 사람밖에 없었지만 그는 남자였고, 더구나 결혼한 유부남이었다. 또 둘이서 같이 잤다… 정체 모를 그 박 대리는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닌 모양이었다.

 

나도 모르게 귀가 쫑긋해졌다. 하지만 복도에 부장님이 나타난 탓에 더 이상 엿들을 수는 없었다.

 

* * *

 

당시만 해도 나는 음탕하다는 박 대리가 형수님은 절대 아닐 거라고 믿었다. 왜냐면 언젠가 시골집에서 형과 술을 마시다가 이런 말까지 들었던 때문이었다.

 

“너희 형수, 굉장히 보수적이더라.”

 

“보수적? 에이, 설마 아직 둘이 외박도 안 해봤다는 건 아니겠지?”

 

“아니야. 솔직히 우리는 아직 키스밖에 못해 봤다.”

 

순진한 형으로서는 당연했다. 그럼 그렇지, 술김에 나온 얘기기는 해도 나는 은근히 마음을 놓았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런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얼마 뒤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자취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던 어느 휴일에 시골에서 소포가 배달되었다. 포장을 뜯자마자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소포 도착했냐?”

 

“네, 방금 받았어요.”

 

“그래? 그거 밑반찬인데 너희 형수한테 갖다 줘라. 상할지 모르니까 얼른 갖다 줘.”

 

그래서 그날 오후 나는 형수님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 기실 그녀도 나처럼 자취를 했기에 종종 있는 심부름이었고, 그러느라 그녀의 집에도 몇 번 가본 적이 있었다. 음식이 상할까 봐 발길을 서두른 나는 그녀에게 굳이 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어차피 휴일 대낮인 까닭이었다.

 

형수님은 다세대 주택의 꼭대기 층에 살고 있었다. 맨 위층은 원룸인 그녀의 자취방과 주인집뿐이었다.

 

그런데 나는 무심코 계단을 오르다가 하마터면 누군가와 부딪칠 뻔했다. 30대쯤의 거만하게 생긴 남자가 양복을 빼입고 꼭대기 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누구지? 주인집 아저씨는 아니었다. 나는 별다른 의심없이 현관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딩동, 하지만 이상하게도 인기척이 없었다. 재차 벨을 울리고도 한참 후에야 형수님의 대꾸가 돌아왔다.

 

“누, 누구세요?”

 

내가 대답할 새도 없이 벌컥 문이 열렸다. 순간 우리 두 사람은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져야 했다.

 

“어, 어머멋!”

 

형수님이 들고 있던 수건으로 허둥지둥 몸을 가려댔다. 민망하게도 그녀는 방금 입은 듯 분홍색 망사 팬티 한 장만을 걸친 알몸이었다.

 

그녀의 커다란 젖가슴이 코 앞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형수님의 사타구니를 가린 투명한 천조각 속에서는 거뭇한 터럭의 윤곽까지 선명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형수님…!”

 

나는 허둥지둥 고개를 돌렸다.

 

“아, 아니에요. 제가 샤워를 하고 있다가 그만…”

 

“부모님이… 부모님이 물건을 보내셔서 들렸어요.”

 

“그러세요? 그, 그럼 들어와서 잠깐만 기다려 주실래요?”

 

그녀는 내가 들어서자마자 도로 욕실로 사라졌다. 원룸이기에 다른 곳에 갈 수도 없는 나는 떨떠름히 방바닥에 앉아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묘하게도 침대 위가 마구 헝클어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한바탕 뒹군 흔적처럼 침대보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늦잠이라도 잔 걸까? 오후 두어 시가 넘었으니 그럴 리는 없었다. 그러자 빼꼼이 열려진 옷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는 척 보기에도 의아한 물건이 가득차 있었다.

 

백 만원은 넘을 L사의 가방, 50만원을 호가하는 C사의 선글래스, 얼핏 들여다보니 한 벌에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A사의 양장까지 줄줄이 걸려 있었다. 패션업계에 종사하므로 짝퉁 정도는 얼마든 감별해낼 수 있었지만 모두가 진품이었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형수님의 월급 정도는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물건들은 그녀의 몇 년치 연봉을 훌쩍 넘을 수준이었다.

 

“형수님, 여기 주인집이 바뀌었나요?”

 

조금 전 마주친 사내를 떠올린 나는 욕실 쪽을 향해 물었다.

 

“주인집이요? 아니요. 며칠 전에 가족끼리 해외여행 가서 지금은 비어 있어요.”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렇다면 그 사내는 형수님의 집에서 나왔다는 뜻이 아닌가? 이윽고 말끔하게 실내복을 차려 입은 그녀가 밖으로 나왔다.

 

“어, 어머… 그러고 보니 청소도 못했네?”

 

형수님은 그제야 잔뜩 헝클어진 침대를 알아차리고는 허둥지둥 이불보를 털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등을 돌리고 있느라 그녀가 보지 못한 사이에 조그만 비닐조각 하나가 방바닥에 떨어졌다.

 

“어… 이건?”

 

멋모르고 그 물건을 주워든 나는 기겁을 해댔다. 한쪽이 뜯어진 얄팍한 은박 비닐, 다름 아닌 콘돔 포장지였다. 그것도 먼지 하나 안 묻은 것으로 보아 방금 쓴 물건이 틀림없었다. 형수님이 뒤를 돌아보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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