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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학교 (학대당하다가 죽을 거야) 31화

무료소설 노예 학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1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노예 학교 (학대당하다가 죽을 거야) 31화


유정이 정해준 시간. 선하는 카메라를 흘끔흘끔 보면서 베개 밑에 손을 넣었다. 윤주의 유서는 아주 두툼하고 길었다.

[선하야, 네가 이걸 읽을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읽고 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거야.]

가슴이 먹먹했다. 윤주의 인생에서는 유서를 남길 사람조차 선하 밖에 없었던 걸까. 윤주는 담담하게 어릴 때 가족을 잃었던 이야기와 사랑하던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그를 죽이고 사형을 선고받은 이야기를 적어 놓았다. 윤주는 자기 이야기를 꺼리는 편이었지만… 여기까지는 대강 알던 이야기였다.

[미안해, 나는 그 학교에 갈 때도 살고 싶은지 확신이 없었어. 나는 너를 좋아했지만… 네 무죄를 믿지는 않았어.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은 네 옆에 있으면 더 심하게, 더 빨리 죽을 수 있을 것 같았어.]

“…언니…….”

[나는 말이야… 안 되겠어. 점점 학대에 중독되는 것 같아. 맞고, 차이고, 식사나 물까지 제한당하고… 칼에 찔리고 불로 지져지고 하는 게 좋아.]

나가기 직전에 윤주는 엄청나게 흔들리는 상태였다. 유서를 쥐고 있던 선하의 손이 덜덜 떨렸다. 선하 입장에서는 윤주의 심정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하고, 전혀 안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너무 고통이 심하면 기절하거나… 아니면 저절로 비명이 터지는데… 그게 끝나면 더 큰 고통을 찾게 돼. 머리가 텅 빌 정도로 아프고 또 아픈 그 상태가 제일 행복해. 어차피 그 외에는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니까, 사형수일 뿐이니까…….]

눈물이 왈칵 치밀었다. 선하도 사실 어느 정도는… 그렇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 학교에 오래 있었던 여자는 다들 그렇게 변해 갔다. 반복된 학대는 사람을 쉽게 고장 나게 하는 법이니까.

[마음에 의지할 곳이 있으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너라면… 그렇게 변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네가 나가고 싶다거나 살고 싶다고 할 때마다 나는… 네가 점점 더 좋아졌어. 네 희망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꼭 보고 싶었는데…….]

선하는 고개를 저었다. 선하는 도저히 윤주의 기대에 보답할 수 없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이제 그만 선하도 포기하고 싶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나는 지금 미친 거라고 자책도 하고… 정우 씨도 많이 도와주려고 했지만… 그 사람도 지쳤을 거야. 그렇겠지? 호적도 없는 여자랑 결혼하려고 데리고 온 건 아니잖아. 적당히 부담 없는 연애 놀이를 하려면 조금 더 일찍 나왔어야 했어. 그런 상태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충성을 다 해야 가치가 있을 텐데… 나는 이미 그럴 기력이 없었으니까…….]

윤주가 완전히 망가진 게 자기 탓인 것 같아서, 선하는 오랜만에 숨이 넘어가게 통곡했다. 유서는 눈물로 젖었지만… 윤주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사람이었다.

[네 탓이라고 생각하지는 마. 나는 네가 참 좋았어… 그래도 네가 있어서 이런 내 상태를 자각할 수 있는 거지, 몰랐으면… 자각 못 하고 그냥 죽었을 테니까.]

“언, 언니… 흑… 으흑, 으흐흐흑……!”

[나름 괜찮아 보이는 손님이라도… 이 학교에 오는 이상 여자를 망가뜨려 보고 싶다는 욕망이 없는 사람은 없어. 적어도 정우 씨는… 내가 죽여달라는 걸 받아들여 줬어. 나는… 내가 원하는 만큼 학대당하다가 죽을 거야.]

선하는 그제야 이해가 갔다. 손님이 여자를 데리고 가는 건, 그저 독점해서 혼자 망가뜨리고 싶어서일 뿐이었다. 새삼스럽게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웠다. 어차피 죽었어야 할 사형수……. 무슨 짓을 당해도 항의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유정의 말대로, 허락되는 자유라고는 오직 죽음뿐이었다.

[선하야. 이용만 해서 미안해… 정우 씨도 내 멋대로 이용한 셈이니까 미안하고……. 그렇지만 그 안에서 죽든, 밖에 나오든… 결국 다 이렇게 되는 건가 봐. 너무 울지 마. 그래도 내가 죽을 때 울어줄 사람이 너 하나는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너는 죽지 마. 가능한 한 오래…….]

윤주는 죽지 말라는 말로 유서를 맺었지만, 선하는 순순히 거기에 수긍할 수 없었다. 이젠 싫었다. 견딜 수 없었다. 희망 같은 건 아무 데도 없었다.

“으흑, 흑! 으흐흑! 으앙! 으아앙!!”

선하는 더 참지 못하고 윤주의 유서를 끌어안은 채 엉엉 울었고, 그 울음이 끝나기도 전에 선하의 방문이 벌컥 열렸다.

“잡아! 당장 회수하고, 이런 미친년이……!”

눈물로 시야가 엉망이었다. 교관들이 우르르 들어온 게 보였다. 소리 지르는 건 장 교관이었다. 장 교관의 무시무시한 고함이 들리는데도 선하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덜컥 겁이 나면서도… 터진 울음을 참아낼 수가 없었다.

“안 닥쳐, 이선하?! 이런 개년이 진짜!”

장 교관은 선하의 울음소리가 좀처럼 작아지지 않자 목소리를 더 크게 높였다. 장 교관은 분기탱천한 기세로 씩씩대더니, 머리채를 잡아 질질 끌고 온 유정을 냅다 선하의 발치로 거칠게 내던졌다.

“헉……!”

놀란 나머지 선하의 울음이 덜컥 멈췄다. 장 교관이 이미 몇 대나 후려갈겼는지, 유정은 머리가 산발이 된 채 힘없이 선하의 침대 밑으로 쓰러졌다. 피가 주르륵 흘렀다. 유정의 코에서 흐르는 건지, 입에서 흐르는 건지 구분조차 되지 않았다. 유정은 그렇게 맞고 쓰러지면서도 신음 한 번 내지 않아서… 이 와중에도 유정이 죽어 버리지나 않았나 싶은 걱정이 들어 몸이 덜덜 떨렸다.

“씨발, 이선하 이 썅년아… 너는 손님은 하나 못 꼬시면서 허진태 나가자마자 이 미친년까지 꼬셨어? 기가 막혀서… 알 만큼 아는 김유정이 이딴 짓이나 하게 만들고, 아주 대단한 년이다. 너…….”

선하는 하도 바들바들 떠느라 뭐라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너무 겁에 질리니 숨소리도 제대로 내기 힘들었다. 장 교관은 새파랗게 질린 선하를 보며 으르렁거렸고, 교관들이 나서서 선하를 침대 밑으로 끌어내렸다.

“이건 또 뭐야? 죄수는 보안상 글 같은 거 못 쓰게 되어 있는 거 몰라? 눈을 멀게 해야 되겠어, 손가락을 잘라 버려야겠어? 기본 중의 기본도 못 지키고……. 태워!”

장 교관이 고함치자, 침대 위에 흩어져 있던 윤주의 유서와 선하 손에 들린 마지막 종이까지 빼앗아 정리했던 교관이 라이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안 된다고 하고 싶었다. 윤주가 얼마나 눈물로 한 자 한 자 써내려간 유서인데… 그걸 가져다준다고 진태가 그렇게 고생했는데… 유정도 선하가 이걸 읽게 하기 위해서…….

통곡은 멈췄지만,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선하의 뺨을 타고 눈물방울이 끊임없이 흘렀다.

“그년 묶고 보지 헐 때까지 처박아.”

선하는 반항할 수 없었다. 저항할 기력도 생기지 않았다. 싫다거나 안 된다는 소리가 나오긴커녕… 교관들이 선하의 가느다란 팔과 다리를 피부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꽉 묶어 대는 손길에 얌전히 협조까지 했다.

젖가슴이 도드라지게 밧줄을 당겨 묶으니 여린 살이 눌려서 쓰리고 아팠다. 교관들은 기계적으로 선하의 알몸을 마구 더듬더니, 무자비하게 유두를 비틀었다.

“…으흑……!”

장 교관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얼굴로 유정의 머리를 툭툭 걷어찼다. 앞뒤 가리지 않고 유정의 뺨을 여러 번 후려쳤다 보니 유정의 머리는 온통 산발이었고, 뺨은 붓고 피가 줄줄 났다. 카메라를 확인할 수 있는 꼭대기 층에서 여기까지 유정의 머리채를 잡고 질질 끌고 오느라 옷도 엉망이었다. 유정의 몸매를 잘 감싸고 있던 제복은 단추가 뜯기고 여기저기 늘어지고 흐트러져서 부분부분 맨살이 드러나 있었다.

“무슨 바람이 들었어, 이 썅년아……. 이제 와서 뒈지고 싶어서 환장했어?”

운이 없었다. 선하는 이미 감시하는 교관들에게서 별 관심 없는 대상이었으니까… 1시간 정도는 충분히 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하필이면 장 교관한테 걸릴 줄은 유정도 상상하지 못했다.

“죽고 싶냐고, 씨발년아!!”

장 교관이 호되게 유정의 옆구리를 걷어차서, 유정은 피리 소리 같은 헛숨을 삼키며 재차 바닥에 널브러질 수밖에 없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너무 세게 맞은 듯했다. 입안이 부어서 제대로 웃을 수가 없었다. 반쯤 혼절해 있던 유정이 발길질 한 번에 간신히 눈을 뜨고 우물우물 대답하자, 장 교관은 차갑게 유정을 내려다봤다. 웃기도 힘들 정도로 얼굴이 부어 있는 상태에서도… 유정은 눈웃음을 치고 있었다.

“…이 썅… 빌어먹을 년……!”

장 교관이 시체처럼 늘어진 유정의 위로 덮쳐들었다. 유정의 제복이 마구 벗겨졌다. 그 옆에서는 선하가 교관들의 손에 잡힌 채 벌벌 떨고 있었다. 남자의 성기가 불쑥불쑥 드러났다. 선하의 주변을 둘러싼 교관들에게서, 그리고 유정의 위에 올라탄 장 교관에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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