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학교 (잊지 마, 우린 사형수야.)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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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31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노예 학교 (잊지 마, 우린 사형수야.) 28화
“일어났어?”
희미한 시야에 유정이 들어왔다. 선하는 잠시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내가 마지막으로 보는 애가 네가 될 줄은 몰랐네. 11기는 이제 너밖에 없어. 이제 여기 있으면 돼.”
선하의 방이었다. 그럴듯한 침대가 놓여 있고, 비치된 가구는 꽤 고급이고… 벽장에는 각종 음란한 짓을 할 수 있는 성인용 장난감들이 가득 들어 있는 창녀의 방.
윤주가 나가면서 11기 공용 감옥은 정리됐다. 선하는 영문도 모른 채 바로 지하 무대로 끌려가야 했다. 윤주를 데려간 ‘정우 씨’는 혜영이 나갈 때도 윤주가 대신 대가를 치르지 않았느냐며, 무대에서 윤주를 인사시키는 것조차 거부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또 선하가 대신해야 했다. 덕분에 선하는 윤주가 어떤 얼굴로 여기에서 사라졌는지… 그것마저 알 수 없었다.
그저 갑자기 무대로 끌려가서, 또 수많은 남자들의 손에 잡혀서 성기를 입에 물고, 가슴을 쥐어 뜯기듯 주물러지고, 음부와 항문으로 욕망을 받아냈다. 언제 정신을 잃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교관님…….”
유정은 선하가 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선하는 울지 않았다.
“혜영이랑 윤주는 잘 지내고 있어. 뭐… 여기 있나, 밖에 나가나… 죽는 것보다 못한 성 노예인 건 변함 없지만.”
“…….”
“누가 들어오면 안녕하세요, 주인님 하면 돼. 눈치 봐서 무슨 짓을 하든 잘 맞춰주고. 그래도 밖에 나가고 싶으면 데리고 나가달라고 꼬리 치고. 박혜영처럼…….”
“…네.”
“후훗… 어차피 남자한테 꼬리 치는 것밖에 답이 없어. 그래도 암컷이라 다행이잖아? 그대로 죽는 남자 사형수들이 훨씬 많으니까……. 그쪽도 일부는 남색가나 사모님들한테 팔려가는 모양이지만.”
선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멍한 눈을 보니, 선하가 망가지는 것도 시간문제인 듯했다.
“잊지 마, 우린 사형수야. 지금 당장 죽어도 억울하다고 할 자격 따위는 없어.”
유정은 선하의 대답을 기대하지 않았지만, 선하의 입에서는 가냘픈 ‘네…….’ 소리가 들려 왔다.
도저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서 유정은 선하를 내버려두고 일어나서 방을 나왔다.
그 방에는 일반적인 섹스만이 아니라, 보다 난잡하고 더러운 짓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각종 도구가 구비되어 있었다. 그중에는 목매기에 딱 좋은 밧줄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둔기로 쓸 수 있는 망치와… 날붙이가 될 수 있는 칼까지.
여자의 몸을 망가뜨리기 위한 도구들이지만… 그런 걸 사용해서 자살 시도를 하는 사람은 많았다. 끌려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야 공용 감옥에 두면서 감시했지만… 이쯤 되면 선하가 저 방에서 혼자 목을 맨다 해도 누구도 구출하지 않을 것이다.
감시 카메라로 지켜보면서, 그녀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서 시체를 치우고 방을 소독할 뿐.
최근에 12기가 들어왔다.
이 여자들의 태반이 죽은 다음에는, 13기가 들어올 것이다. 그때까지 유정이 살아 있다면 13기도 유정에게 맡겨질 것이다. 모든 건 상부의 지시대로 행해질 뿐이니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
상부, 상부. 상부……. 유정은 알지도 못하는 윗사람들이 대개 장 교관을 통해 유정에게 지시를 전달했다. 그 장 교관조차 누가 이 학교의 책임자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선하가 11기라는 건… 여기서 죽은 여자가 최소한 100명은 된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와중에 선하가 오래 버틸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마 유정이 11기 담당 교관으로서 마지막으로 해야 하는 일은 선하의 시체를 치우는 것일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감이 들었다.
한 달이 지났다.
12기의 반 이상이 사형장으로 돌아가거나 화장터로 이동했다. 하지만 선하는 아직 살아 있었다.
유정은 모니터로 선하를 보고 있었다.
선하는 그 사이에 몇 명의 남자를 유혹하는 데 성공했다. 어쩌면 곧 선하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선하의 방을 찾은 남자는 그동안 몇 번이나 선하를 찾아왔던 사람이었다.
선하는 괜히 깜짝 놀라며 머리도 안 빗었다며 눈웃음을 쳤고, 그 남자는 만족한 얼굴로 선하의 눈을 가리고 청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을 뒤로 돌려 묶었다.
“씨발년, 이런 거 존나 좋아한다니까. 너 강간당하는 생각만 하면 좋아 죽겠지? 응?”
“흐으읍… 으읍, 흐으… 으으응……!”
남자는 선하의 젖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꼬집고, 선하를 엎드려 놓은 채로 마구 범했다. 깨끗하게 제모된 선하의 음부에서 질퍽대는 소리가 났다. 어느새 선하의 그곳은 이런 상황에서도 명실공히 젖어 버리게 된 것이다.
남자의 성기가 선하의 안을 마구 드나들고, 입이 막힌 선하는 끙끙대며 허리를 마주 흔들었다. 남자는 선하의 엉덩이를 마치 말에게 채찍질을 하듯 철썩철썩 두드렸고, 선하는 흐느끼면서도 난폭한 남자의 손길에 달라붙어 아양을 떨었다.
마침내 선하의 음부에 정액이 쏟아지자 남자는 선하의 입에 붙은 청테이프부터 뗐다.
“좋아, 개년아? 자, 이게 방금 네 보지에 들어간 물건이다.”
“하아… 흐… 흐읏… …아, 주인님…….”
“뭐해, 어서 빨아.”
“흐… 예, 네… 주인님… 감사합니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었다.
선하는 정성껏 남자의 성기를 핥았고, 남자는 기분 좋게 그런 선하를 내려다봤다.
“너 데리고 나가는 거 생각해 볼게.”
“하아… 흣… 아니요, 주인님… 자주 와주시기만 하면 저는…….”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대신 얻은 비참한 유예의 시간… 기껏해야 100일도 되지 않은 그사이에 선하의 눈에 교태가 어리기 시작했다.
유정은 착잡한 심정으로 모니터를 보다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선하는 손님 운은 별로 좋지 않았다. 처녀였을 때 빠르게 데려갈 사람을 잡았어야 했다. 13기까지 들어오면 선하는 더 갈 곳이 없어진다. 여기를 찾는 남자들은 교육이 안 된 노예를 원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걸레가 되어버린 창녀를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곧 죽을 애라고 생각해서… 처음에 제대로 된 손님을 붙여주지 않은 탓도 있었다. 물론 진태와 윤주가 선하를 감싸지 않았다면 진작 죽었을 건 자명하지만… 유정의 예상을 몇 차례나 뒤엎고 선하는 아직도, 여전히 살아 있었다.
선하가 씻고 나왔을 때, 유정은 선하의 방을 다시 찾았다. 화들짝 놀라서 무릎을 꿇고 인사하려던 선하가 상대가 유정인 걸 확인하더니 나른하게 웃었다.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라고 생각하면서… 유정은 새삼 씁쓸했다. 윤주, 아니면 유정 자신. 그것도 아니면 혜영인가? 본인이나 그 애들의 얼굴에 걸려 있을 때도 처참했던 그 미소가 선하의 얼굴에 걸리니 흡사 맞지 않는 가면 같았다.
“교관님, 오셨어요?”
“혜영이랑 윤주 비디오가 왔어. 볼래?”
“…비디오요?”
“외부로 나가면 한 달에 한 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영상으로 촬영해서 보내게 되어 있어.”
“…….”
선하의 얼굴에 금세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잠시 망설이던 선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유정은 핸드폰에서 혜영의 영상부터 재생시켰다.
혜영은 지금도 목걸이를 걸고 있었고, 옷도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그 방에는 입지 않은 옷가지들이 몇 개 널려 있었다. 고급 모피 코트도 있는 걸 보니 확실히 대우가 나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혜영은 남자에게 펠라치오를 하고, 후배위로 섹스하고, 다시 펠라치오를 했다. 실수인지 고의인지 소리가 녹음되어 있지 않았지만 혜영의 표정은 안에 있을 때와 다를 바 없이 행복해 보이지는 않지만 당장 죽고 싶다는 얼굴도 아니었다.
선하가 조금 안심한 얼굴로 유정을 올려다봤다.
유정은 망설이다가 이번에는 윤주의 영상을 재생했다.
[잘못했어요, 주인님… 악, 콜록……!]
윤주는 목줄이 심하게 잡아 당겨지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목이 부러질 것 같은 모습이었다.
선하의 안색이 삽시간에 창백해졌다.
정우 씨는 나오지 않았다.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게 정우 씨인 것 같았지만… 확실하진 않았다. 윤주는 개처럼 목줄에 끌려다니며 엎드려 펠라치오를 하고 있고… 앞뒤에 거대한 기구가 꽂혀 있었다.
윤주는 많이 야윈 상태였다.
영상 속의 윤주는 한참이나 남자에게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억지로 입에 성기를 쑤셔 넣어지고, 뺨을 맞거나 걷어차이고 짓밟히다가 내팽개쳐졌다. 곧이어 윤주의 얼굴에 정액이 주르륵 흐르며 영상이 끝났다.
“…어떻게… 이게 어떻게 된 거죠, 교관님…….”
선하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유정은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보고용이기 때문에 일부러 더 가혹하게 찍는 경우도 있어. …사실 사형수잖아? 오히려 혜영이한테 조사관이 한 번 방문할 거야. 험하게 다루고 있어야 위에서 터치가 없으니까…….”
“…….”
“…어쨌든 관여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호의로 이렇게 찍었든… 정작 데리고 나갔는데 질려서 막 대하고 있든. 솔직히 여기 있든, 나가든… 위에서는 너네를 살려둘 생각은 없어. 아무리 길어도 10년 내로는 전부 사형이라는 생각이야. 나도 마찬가지고.”
“…네……?”
“……이선하. 너 교관 될 생각 있니? 네 손님들은 여태 간만 보고 있잖아. 교관이 되면 다신 이 학교에서 나갈 수는 없지만… 아주 재수 없지 않다면 10년 정도는 확실히 더 살 수 있어. …살고 싶니,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