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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학교 (살이 타는 냄새) 24화

무료소설 노예 학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8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노예 학교 (살이 타는 냄새) 24화


장 교관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물론 이 학교에 온 뒤에 상쾌한 아침이라는 생각 같은 걸 한 적은 없었지만, 오늘은 유독 그랬다.

11기에 남은 죄수는 혜영과 상미, 윤주. 그리고 선하.

혜영은 원래 창녀였다. 여기 끌려오자마자 혜영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켜줄 남자를 찾았다.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전에 혜영은 손님을 잡는데 성공했고, 곧 멍청하고 돈 많은 남자가 혜영을 데려갈 터였다. 장 교관은 그런 여자가 참 싫었지만 혜영이 현명하다고는 생각했다. 사형까지 받을 정도로 밑바닥 인생인 여자가 이 학교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곤 그것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머지 세 명은 하나같이 골치가 아팠다.

믿기 힘들었지만 처녀였다는 선하는 늦게 합류한 데다 한동안 교육에 열외까지 받아서 그런지 전혀 정신을 못 차렸다. 매번 숨넘어가게 울면서 비는 걸 보다 보면 안쓰럽기보다는 소름이 끼쳤다. 머리가 나빠서 그렇든, 사실 꿍꿍이가 있든 이선하의 행태는 짜증이 치밀 정도였다. 하필 순진한 진태가 거기 넘어간 것도 난처했고.

하지만 이제 됐다. 두 교관이 선하의 앞뒤를 정신없이 쑤셔 대고 있었다. 진태는 선하를 쳐다보는 걸 멈추고 유정과 정사를 나누고 있었고……. 그냥 두 번 다시 못 만나게 하면 된다. 진태는 여기로 좌천되어 온 게 아니니까, 어딘가 다른 근무지로 옮길 수 있게 추천하면 저런 계집애는 금방 잊을 것이다.

…차윤주도 골치 아프긴 마찬가지였다. 에이스 소리를 들을 정도로 윤주는 딱히 문제가 없었다. 뭘 시켜도 잘 해냈고, 어떤 요구라도 훌륭히 수행했다. 윤주를 데려가겠다는 사람은 많았다. 그러나 선하에 대한 집착과 그 눈…….

장 교관은 유정이 웃어대는 것도 불쾌했지만, 윤주의 끝도 모르게 가라앉아 있는 눈도 싫었다. 죽고 싶었으면 진작 죽었어야지, 왜 여기까지 와서 자학해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차피 저 어둠에서 꺼내줄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 상대가 이선하가 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고.

그리고 상미…….

급하게 진태와 선하에게 달려오기 전에, 먼저 문제를 일으킨 건 상미였다.

‘…죽었나.’

상미는 밖에서도 SM을 하던 여자였다. 상미가 처음 이 학교에 와서 벗었을 때… 이 학교에 들락거리던 남자 중 몇의 눈빛이 바뀌었다. 물론 며칠만 있어도 금방 새겨지는 자국들이긴 하지만, 상미의 몸에는 이미 그쪽 여자라는 티가 선연했다. 밧줄에 묶였던 흔적과 군데군데 든 피멍…….

그래서 상미도 혜영 못지않게 빠르게 손님을 잡았다. 아니, 그쪽에서 상미를 잡은 건지도 모른다. 그 남자는 지독한 남자였다. 여자가 버티지 못할 정도로 목줄을 걸고, 그 줄을 흔들고, 온갖 도구를 사용하고… 단순히 때린다기보다는 폭행을 해대고… 양초뿐 아니라 인두까지 휘둘렀다.

과격한 짓에 익숙하다는 건 무서운 일이었다. 상미는 죽음의 공포에 중독된 것처럼 ‘조금 더, 더 세게, 너무 좋아요, 죽여주세요, 더 해주세요.’ 를 반복했다. 그것이 남자를 잡기 위한 일인 건지, 진심이었는지 장 교관은 궁금하지 않았지만.

일어나자마자 상미 쪽에도, 선하 쪽에도 문제가 생겼다는 걸 들은 장 교관은 상미를 놔두고 선하에게 달려갔다.

여자가 죽는 건 뒤처리가 귀찮을 뿐, 문제가 될 일은 아니다. …앞날이 창창한 교관이 죽는 게 더 큰 문제인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오늘 아침으로 돌아가도 장 교관은 선하 쪽으로 올 것이었다.

그러나 막상 상미가 죽은 걸 보자 역시 기분이 더러웠다. 살이 타는 냄새가 났다. 불에 달군 인두를 음부에 쑤셔 넣은 채 쓰러진 상미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눈에는 여전히 흥분이 담겨 있어서, 선뜩한 기분이 들었다.

“비켜, 이…….”

“사장님, 이제 화장해야겠습니다. 지하 화장터 아시죠? 그쪽으로…….”

장 교관은 입을 다물었다. 지금의 생활이나 안정 같은 건 관심 없지만, 귀찮은 일을 더 늘리고 싶지는 않았다. 장 교관이 성질을 부리기 전에 옆에서 끼어들어 준 다른 교관이 손님을 달래 상미에게서 떼어놨다.

인두를 빼냈지만 당연히 상미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 얼굴이 묘하게 밝아서 장 교관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이 교실은 전체 소독을 하고, 상미의 방은 정리하고, 이 살점이 붙어 있는 인두는 폐기하고…….

…이 여자를 화장해야 한다.

골치가 지끈지끈 아팠다. 이것저것 지시를 내리고 상미의 시체를 지하 화장터로 끌고 왔다.

무대가 있는 지하 공연장 뒤에, 작은 건물이 있었다. 소각로와 연결되어 있는 속칭 화장터다. 사람이 죽으면 여기서 태워서 흘려보냈다.

이 학교에는 상상 이상의 변태들이 많았다. 상미에게 인두를 휘두르던 남자는 화장터까지 따라와서 상미의 시체를 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그동안 지속 된 학대로 상미의 시체는 엉망이었다. 목이 졸리고, 담배에 눌린 시커먼 자국들이 가득했고, 살이 패일 정도로 채찍질을 한 탓인지 성한 데가 없었다. 가장 끔찍한 건 인두로 지져진 음부…….

그 남자는 발기해 있었다.

상미의 시체는 흰 천 위에 올려져 있었다. 대충 천으로라도 싸서 태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남자가 킬킬대는 걸 봐서는 이 엉망이 된 나신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기 위해, 관에 넣기는커녕 이대로 화장할 생각인 것 같았다.

‘시체가 타는 걸 보면서도 발기할 수 있는 건가? 아주 포르말린에 담가서 가져가지 그래…….’

실제 소각을 담당하는 직원이 묵묵히 기다리는 가운데, 그 남자는 상미의 엉망이 된 음부를 들여다보며 실실 웃었다. 남자가 자위를 하기 시작했다.

장 교관은 문득 뒤를 돌아봤다.

오늘 상미가 죽을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경고의 의미로 선하를 비롯한 혜영과 윤주를 지하로 불렀다.

이 소각로가 보이는 창고 같은 구석 방이 있었다. 매직미러다 보니 이쪽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계집애들은 이걸 보고 있을 것이다. 죽은 상태로 능욕당하다 아무렇게나 태워지고, 없어져 버릴 상미를…….

남자의 자위는 더럽고 지루했다.


장 교관의 생각대로 선하와 윤주, 혜영은 작은 방에 몰아넣어진 채 창백한 얼굴로 상미를 보고 있었다.

선하는 온몸이 아팠다. 두 교관은 제 욕망대로 선하의 앞뒤를 마구 범했고, 제대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선하를 짐짝처럼 질질 끌고 지하로, 여기까지 끌고 왔다. 벗겨진 피부가 쓰라렸고, 척추가 아플 정도로 난폭하게 당하다 보니 아래에는 감각이 없었다.

진태는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필사적으로 뱉었던 변명이 거짓말이라고 진태에게 해명할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라는 걸 선하는 직감했다. 덩달아 끌려온 혜영과 윤주는 선하의 만신창이가 된 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괜찮아?”

윤주가 선하에게 작게 속삭이자, 선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혜영은 여기를 알고 있었다. 선하가 없을 때 이미 끌려온 적이 있었다. 여기서 화장당하는 시체를 보여주는 건, 언제든지 이렇게 죽어서 태워질 신세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의미의 경고였다. 그 속셈이 빤히 들여다보여서 짜증만 났지만… 저기서 화장당하는 게 상미가 될 줄은 몰랐다.

“…망할 년…….”

“…어떻게 된 거예요? 누가… 누가 죽었다는 거야 짐작했지만…….”

윤주까지 죽는다면 선하가 죽었으리라 짐작했던 모양이었다. 혜영은 호흡조차 힘든지 색색거리는 선하와, 그런 선하를 꼭 끌어안은 윤주를 흘끔 돌아봤다.

“…상미 여기 왜 왔는지 기억나?”

“사, 살인이랑 살인교사…….”

선하는 입을 열 상태가 아니었고, 윤주가 머뭇거리며 답하자 혜영은 쓴웃음만 났다. 어쨌든 혜영보다는 한참 어린 애들이다. 어제까지 깔깔 웃어대던 상미가 난데없이 시체가 됐으니 몹시 당황했을 것이다.

혜영은… 사실 상미가 이 학교를 나가지 못하고 죽을 거라고 짐작하긴 했다. 네가 죽었어야 한다느니, 우린 어차피 다 죽을 거라고 태연하게 말하던 상미가 정작 오래 살 수 없을 거라고 내심 생각하긴 했다. 어쩌다 보니 옆에 붙어 있게 됐고, 태도가 싹싹하고 꽤 험한 짓에도 익숙하게 반응하기에 나름 친했지만… 그래도 상미는.

상미는 친부에게 10살도 되기 전부터 성학대를 당했다. 그건 상미가 집을 나오기 전까지 계속됐고, 상미는 좀 돌아버렸다. 너무 어릴 때 성에 눈을 뜬 상미는 치를 떨면서도 과격한 짓에 빠졌고… 그러다 SM을 알게 됐고, 깊은 관계를 맺게 된 남자가 있었다. 주인이라고 하기도, 연인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남자.

상미는 그에게 친부의 이야기를 털어놨고, 그는 돌아버린 상미를 위해 친부를 살해했다. 그러나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 후 상미가 그 남자와 관계를 맺다가 그를 죽여버렸기 때문이었다.

<글쎄, 언니. 그 새끼가 내 목을 조르고 얼굴을 패면서 강간 플레이를 하는데… 반항해보라고 하다가 입조심 좀 할 것이지 너네 아빠처럼 죽고 싶냐고 킬킬대잖아요? 진짜 열 받아서 확 밀쳤는데 침대에서 굴러떨어지면서 목이 부러져서… 내 참. 사람 목숨이 그렇게 어이없이 없어지기도 하더라고요…….>

매스컴은 상미를 남자친구를 유혹해 아버지를 죽이고 재산을 가로챈 악녀로 만들었다. 그 뒤에 남자친구까지 죽여버린 천하의 나쁜 년…….

상미는 항상… 변함없이, 아버지처럼 사랑해줄… 짓밟히고 지배당해도 상관없으니 강력하고 절대적인 남자를 원했을 뿐인데.

“…그래, 남친 꼬셔서 아버지 죽이게 하고 재산 다 가로채고… 남친까지 죽인 여자였지. 근데 말이야… 그 아버지란 새끼가 친딸을 강간하는 새끼였어…….”

“…….”

“멍청한 년… 저년은 안 아프면 섹스하는 느낌이 안 난다더라, 하긴. 성인 좆대가리를 애한테 밀어 넣으면 아주 죽을 만큼 아프겠지. 저 썅년은 그러지 않으면 떡을 못 쳐. 저 남자 보여? 저 남자가 이 학교에서 제일 돌아버린 새낀데… 하… 지금도 시체에 대고 딸이나 치네.”

혜영은 눈물이 났다. 닳아버린 자신이 울어봤자 눈물까지 싸구려란 생각도 들었지만, 사람이 하나 죽었는데 우는 게 뭐 어떠냐 싶어서 숨기지 않고 그냥 울었다. 여태 순진하기 짝이 없는 윤주와 선하도 상미랑 몇 번이나 얘기해봤다고 두꺼운 유리판에 매달려 상미가 소각로에 처넣어질 때까지 질질 짰다.

“씨발, 정신 좀 차려… 이선하, 너 또 사고 쳤다며. 손님한테 다리 쳐벌리라고. 차라리 장 교관을 꼬시던가, 허진태 같은 놈한테……. 하긴, 손님도 잘 골라야겠지만. 저런 새끼 고르면 이번엔 네가 타겠지. 차윤주, 너도! 넌 골라 나갈 수 있잖아.”

상미가 죽었다. 뼛가루까지 입에 털어 넣겠다는 양 히죽대며 그걸 지켜보던 상미의 손님도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혜영은 일어났다.

“…이선하까지 같이 사준단 그 새끼한테 넘어가지 마, 차윤주. 이 멍청한년아. 씨발, 지 한 몸 건사도 못하는 주제에. 다음엔 여기서 우는 게 아니라… 저기서 울지도 못하게 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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