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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학교 (정육점에 걸린 고기) 17화

무료소설 노예 학교: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3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노예 학교 (정육점에 걸린 고기) 17화


이건 오락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러나 선하는 TV쇼라도 출연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유정은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고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상태에서도, 하얗게 질린 얼굴로 웃었다. 마치 쇼 프로그램 사회자처럼…….

“자, 여러분. 파릇파릇한 11기입니다. 기본적인 교육은 되어 있어요. 그럼 자기소개부터.”

선하는 멍했다. 정육점에 걸린 고기처럼 붉은 조명 아래에서 알몸으로 나란히 선 채, 호기심 어린 더러운 시선을 받으며 자기소개 따위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끝에서부터 시작된 자기소개는 정말 저급한 오락 프로그램 같았다. 죄수가 이름을 말하면 특정 신체 부위를 보여달라거나, 어떤 자세를 취해달라는 요청이 관객석에서 들어오고, 유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죄수를 닦달해서 그걸 시켰다. 몸이 조금씩 떨렸다.

‘전부 미쳤어…….’

일부러 선하의 옆에 서 있던 윤주가 파르르 떨리는 선하의 손을 살며시 잡아주지 않았다면… 선하는 거기서 포기했을지도 몰랐다.

“…싫어……!!”

갑자기 줄 서 있던 여자들 중 한 명이 주저앉아서 비명을 질렀다. 윤주의 다른 쪽 옆에 서 있던, 처음에 선하에게 시비를 걸었던 무리 중 하나였다.

그 목소리는 선하의 마음속에도 울리고 있던 말이었기 때문에 선하는 본인의 마음이 들킨 듯해서 덩달아 새파랗게 질렸다.

관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안 돼, 더는… 더, 더는… 나는… 나는 못 해. 싫어…….”

이미 자기소개를 마치고 서 있던 죄수들과 차례를 기다리는 죄수들 사이에 울음이 번지기 직전에, 유정이 다가왔다.

“어머나… 기가 세서 버틸 줄 알았더니, 포기? 정말로? …사형인데?”

선하는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러나 지목을 받은 여자는 텅 빈 눈으로 유정을 올려다봤다. 아직도 꽂히고 있는 시선들에 몸부림치며, 그녀는 유정의 뒤로 숨었다.

관객석에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가 오갔다.

“이게… 이게 무슨 짓이야, 나는… 전 못 해요. 사형받겠어… 으흑……!!”

“…후훗. 그래. 그게 더 편할지도 모르지…….”

유정은 선하의 생각과 다르게 그녀를 별로 말리지도 않고 빠르게 수긍했다. 유정이 손짓하자, 교관 둘이 다가와서 웅크리고 있는 여자 위로 담요를 덮었다. 허겁지겁 몸을 가리며 자리를 뜨는 여자에게 옆에 있던 여자가 울음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소, 소영아!!”

“어머, 조용히 해. 시험은 아직 끝나지도 않았… 어머나, 얘 안 되겠네…….”

“…….”

목걸이를 제거하고, 몸을 가리는 걸 다시 허락받고, 사형장으로 이동하는 시간 밖에 살아 있는 시간이 남지 않은 소영이라는 여자는 그녀를 부르는 ‘친구’를 멍하니 돌아보더니 공허하게 웃었다.

선하는 소름이 끼쳤다. 사람의 얼굴이 그렇게 텅 비어 있는 것은 처음 봤다. 억지로 그 웃음에 보답하려던 여자는 마주 웃다가…

애써, 웃다가 소영이 무대 뒤로 사라지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연속으로 큰일이네.”

유정이 다가가 그녀를 일으켰지만 그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정말로 난감한데? 후훗……. 그래, 11기도 탈락자가 더 많을 때가 됐지……. 하필 시험 도중에… 라고 해도, 다들 그랬지… 참.”

유정은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리더니,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뺨을 쳐도 반응이 없는 여자를 질질 끌었다. 장 교관이 뛰어 올라오더니 히죽히죽 웃으면서 여자를 들었다. 유정의 손이 잠깐 움찔했지만, 그건 선하 외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내가 데려가 주지.”

“어머나, 관대한 배려에 대단히 감사합니다. 장 교관님.”

무대 위에서 두 명이 사라졌다. 어제의 후유증이 남은 유정도 갑작스러운 사태에 피곤했지만, 서 있던 여자들의 동요는 더욱 심했다.

“여러분, 대단히 죄송합니다. 자, 그럼 계속.”

울음이 전염되어 분위기가 개판이 되면, 11기는 여기서 끝장이었다. 장 교관은 분명히 연대책임을 운운할 테니까…….

그러나 유정은 몸 바쳐 분위기를 바꾸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소영의 다음 차례가 윤주였으니까.

“…안녕하세요, 차윤주입니다.”

“진행이 쓸데없이 중단되어서 죄송합니다. 자, 우리 에이스예요. 예쁘죠?”

윤주는 유난히 하얀 피부를 가진 미인이었다. 나이도 어린 편이었고, 심지도 강했다. 괜히 에이스를 운운하는 게 아니었다. 윤주는 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한 발 앞으로 나서서, 일부러 색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살짝 웃었다.

웅성대던 관객들의 시선이 윤주에게 몰렸다. 깨끗한 피부와 예쁜 가슴, 윤주가 노골적으로 직접 쓰다듬고 있는 골반과 그 다리 사이의 은밀한 곳으로 시선이 흘끔흘끔 오갔다.

“자, 그럼… 윤주야? 뒤로 돌아봐. 관장 자세. 그리고 보지 검사.”

“네.”

윤주는 천천히 뒤로 돌았다. 그리고 바닥에 엎드려서 음부를 강조한 상태로 벌리고, 미끄러지듯 바닥에서 자세를 바꿔 다리를 벌리고 앉았다.

선하는 멍하니 그걸 봤다. 확실히 쇼라면 천박한 쇼였지만, 윤주는 아름다웠다. 그녀는 어떤 자세가 가장 남자들의 음심에 불을 붙이는지 잘 알고 있었고… 매끄러운 동작으로 가장 은밀한 곳을 강조하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바닥에 앉은 채로 스스로 가슴을 살짝 쓰다듬던 윤주의 입술이 살그머니 벌어졌다. 그리고 모으고 있었던 무릎을 천천히 열고 허벅지 안쪽을 직접 매만지고, 붉은 꽃잎을 헤쳐 열었다. 윤주의 균열 사이로 투명한 애액이 반짝였다.

관객들은 다시 히죽대며 환호하기 시작했고, 무대에 서 있던 죄수들도 간신히 웃기 시작했다.

한시름 놓은 유정은 나머지 자기소개를 계속 시켰다. 선하는 윤주처럼 할 수는 없었다. 파랗게 질린 채 어색한 웃는 얼굴로 가슴과 음부를 힐끔대는 시선에 얼굴을 붉히고, 더 벌리라는 강요에 이를 악물고 다리를 벌렸다. 관객들은 이미 처녀도 아닌 선하에 대한 환호보다, 윤주에 대한 기대가 더 큰지 선하가 그러고 있어도 윤주를 흘끔거리곤 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자위해.”

자기소개가 끝나자마자, 유정은 헤죽헤죽 웃었다. 선하는 새파랗게 질렸다. 이 시선들 앞에서 자위를 하라고?

“여러분, 지금부터 11기가 자위합니다. 느긋하게 감상하시고 추후 지명에 참고해 주세요.”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윤주가 다시 한 발 앞으로 나섰다.

“하아…….”

윤주는 자기 손가락을 입술에 머금고 노골적으로 핥아 올리고는,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가운데 망설임 없이 자기 몸을 쓰다듬는 윤주의 행동은 대담하고 섹시했다.

윤주가 자위를 시작하자 하나둘씩 다른 사람들도 자위하기 시작했다.

윤주는 깨끗하게 제모 된 음부를 잘 보이도록 열고, 다리를 벌리고… 무릎을 반쯤 꿇고 앉은 채로 헐떡이며 음란하게 손을 놀렸다. 윤주의 흰 피부 위로 긴 손가락이 춤추듯 움직였다. 입술 사이에서는 달콤한 소리가 새어 나갔다.

“흐… 으읏… 응, 하아… 아……! 아응… 아, 으응!”

무대 위에 광기의 신음이 가득 찼다.

저마다 자신의 은밀한 곳을 쑤셔대는 여자들이 여럿, 그리고 그걸 히죽대며 보는 관객들…….

누워서 다리를 벌린 여자도 있었고, 엎드려서 손만 음부에 가져다 댄 여자도 있었고, 윤주처럼 반쯤 앉은 자세로 온통 몸을 다 보이고 있는 여자도 있었다.

선하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실 선하는 자위 같은 건… 어떻게 하는지도 잘 몰랐다.

우선은 누웠지만, 누우니까 시선이 집중적으로 다리 사이로 꽂히는 기분이라 죽을 것 같았다. 본인은 관객들이 보이지 않는 자세다 보니 수치심은 두 배였다.

그래도 무작정 아래를 매만지긴 했지만 아프기만 할 뿐이었다.

사방에서 울리는 다른 여자들의 신음을 들으며 선하는 멍했다.

정말로… 전부 미쳤다.

미치지 않으면 살 수가 없다. 소영이라는 여자는 이 학교에 대해 입 한 번 못 떼고 그대로 죽을 것이다. 장 교관이 데려간 여자는 어떻게 될까? …정신을 차린다면 다시 돌아오긴 할까?

눈물이 났다.

선하는 기계적으로 신음하며 젖지도 않은 음부를 쑤셔봤다. 하나도 좋지 않았다. 분명히 좋지 않았는데…….

시선이 사방에서 꽂힌다는 생각을 하니 어쩐지 아래가 조금씩 젖었다.

윤주는 다리를 세워 벌리기도 하고, 슬쩍 돌아서 뒷모습을 보이기도 하면서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아흣… 아, 아아! 아, 좋아요……! 좋아요, 주인님… 응, 거기… 아!!”

슬쩍 보기에도 격렬하게 윤주는 가슴을 틀어쥐고 음부를 쑤셔대며 무대에서 가버렸다. 음흉한 시선들은 거의 윤주에게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선하는 주어진 시간 내에 오르가즘을 느낄 수 없었다. 사실 선하는 여태 오르가즘을 느낀 적도 없었으니까…….

“하아, 흐… 하아… 하아…….”

“역시 에이스가 다르죠? 이것 봐요, 보짓물이 줄줄.”

유정이 헤죽헤죽 웃으면서 윤주의 다리 사이를 손으로 비볐다.

“하앙……!!”

윤주는 유정의 의도대로 과도하게 신음을 흘렸고, 관객들은 그걸 키득대며 구경했다. 유정은 몇 명을 지나치고 선하 앞에 서더니 선하의 뺨을 후려갈겼다.

“악……!”

“얘가 처녀였거든요. 처녀 상실 영상은 신청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정말 큰일이네요, 이선하는? 자위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조만간 특별교육 좀 시켜야 할까 봐요.”

“죄송합니다…….”

“자, 그럼 다음 시험…….”

선하는 유정의 눈짓이 뭘 의미하는지 몰랐다. 그러나 윤주는 알아들은 것 같았다. 어쩌면 알아들은 게 아니라 그저 처음부터 선하 옆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11기, 두 명씩 짝 좀 지어봐. 이번엔 동시 진행이 아니라 철저하게 평가할 테니까… 여기서 통과 못 하면 후훗…….”

선하가 나서기도 전에, 윤주가 선하 옆에 섰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유정은 슬쩍 장 교관을 봤다. …어느새 돌아온 걸까? 데려간 여자는 어떻게 된 걸까…….

“…죽겠지? 언제까지나 교육만 시킬 수도 없으니까.”

소름이 끼쳤다. 죽음은 이 학교에서는 너무나 가까이에, 항상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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