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학교 (창녀)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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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71회 작성일소설 읽기 : 노예 학교 (창녀) 3화
묻고 싶은 건 너무 많았다. 그러나 함부로 입을 열 수도 없었다. 유정은 선하의 몸을 구석구석 확인하고 음부를 제모하더니 시설을 안내했다.
“여기 아래층은 다 교실이야. 그 밑은 손님들 드나드는 곳이고. 경매장은 지하에 있고. 네 방은 여기지만… 교육 끝나기 전까지는 혼자 있게 놔두진 않아. 네 동기들 있는 곳으로 안내할게.”
죄수복을 벗긴 뒤로 유정은 옷을 주지 않았다. 비록 이미 나신을 구석구석 카메라로 보이고 말았지만… 이대로 돌아다니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알몸으로 복도를 걷는 건 절대로 싫었다. 그러나 욕실에서 나가지 않으려고 하다가 여러 대 얻어맞은 후, 선하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흑…….’
최대한 가슴과 음부를 가리고 몸을 움츠렸지만, 어디선가 시선이 따라붙는 기분이었다. 누굴 만나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싶어서 몸이 덜덜 떨렸다. 유정의 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유정이 옷 대신 선하에게 준 건 목걸이였다. 아무리 봐도 개목걸이 같은 디자인의 제법 큰 목걸이였다.
“강아지 짖음 방지 목걸이 종류야. 알아? 뭐… 개처럼 말할 때마다 충격이 오진 않아. 수동이니까.”
‘…정말 사람 취급이 아니구나…….’
“너무 개기면… 그걸로 죽을 수도 있어.”
유정의 목에도 그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유정은 웃었지만, 선하는 웃을 수 없었다. 짖음 방지 목걸이는 성대가 울리는 걸 감지하여 강아지가 짖을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는 목걸이였다. 수동이라니까 아마 선하가 말을 안 들으면 전기 충격을 가하겠다는 이야기겠지…….
쇠창살로 막혀 있는 곳을 여러 번 지나, 유정이 선하를 밀어 넣은 곳은 대여섯 명의 여자가 있는 감옥이었다. 여자들은 모두 벌거벗은 상태였다.
“안녕하세요.”
유정을 보고 일어나서 알몸으로 인사하는 여자들을 보며 선하는 울고 싶었다.
“그래, 안녕? 한 명 더 왔어. 너도 인사해야지.”
“…안녕하세요, 이선하입니다…….”
유정은 더 말하지 않고 선하를 밀어 넣고 문을 잠갔다. 선하는 눈치를 보며 구석에 앉아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다. 눈물은 전염되는 건지 다른 여자들도 울기도 했고, 짜증 나는지 미간을 찌푸리는 여자도 있었다.
“…너, 몇 살이니?”
선하의 옆에 다른 여자가 앉았다. 선하보다는 조금 키가 크고, 얼굴이 유난히 하얀 여자였다.
“2, 21살이요…….”
“어리네……. 나는 차윤주. 25살이야.”
윤주는 선하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였다.
“일주일 전에 여기로 왔어. 넌… 어쩌다 왔어?”
“…전 아무것도 안 했어요. …집에 불이 나서…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서러움에 꺽꺽대며 어차피 소용없을 말을 다시 반복했다. 윤주는 조금 놀란 것 같았지만 선하에게서 떨어지지는 않았다.
“존속살인에 방화? …하긴, 그 정도는 되어야 그 나이에 사형을 받겠지.”
“전… 전 정말 아무것도…….”
윤주는 선하의 말을 믿는 것 같지 않았다. 그렇지만 새삼 그게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그 방에 있는 여자들 중에는 선하처럼 훌쩍이는 여자도 있었지만, 알몸을 다 드러낸 채로도 전혀 가리려고 들지 않고 짜증 나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는 여자들도 있었다. 그나마 선하 옆에 윤주가 있어서 욕지거리가 날아오지 않는 것 같았다.
“…언니는요?”
대뜸 튀어나간 언니라는 말에 윤주는 역시 좀 당황한 것 같았다. 선하의 처연한 얼굴이나 이 순진한 태도는 확실히 연기라면 지나치게 뛰어나고, 정말 무죄라면… 안타깝지만 이미……. 어느 쪽이든 기분이 불편해지는 애였는데도, 윤주는 매달리는 것 같은 선하의 강아지 같은 눈망울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남친을 죽였어.”
“…….”
“쓰레기였거든. …맞다가 지쳐서 죽인 건데… 뭐, 흉기를 든 이상 정당방위도 과잉방어도 성립되지 않았지.”
선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훌쩍이는 소리가 작아지자, 노려보던 여자들은 드디어 시선을 뗐다.
“…여긴 대체 뭐예요…….”
“나도 아직 잘 모르겠어.”
“…교관님이… 경매를 한다고… 손님은 대체 뭐예요? 저… 이제 창녀 된 거예요?”
“…경매? 너, 처녀야?”
작은 소리였지만, 방 안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이쪽을 노려보던 여자가 일어나더니 선하 앞으로 다가왔다.
“짜증 나게 질질 짠다 했더니, 처녀 보지였어?”
“아다 줄 새끼도 하나 없이 여기까지 왔어? 판사한테라도 벌리지 그랬니, 사형은 안 받았을지도 모르는데.”
“야, 이미 늦었어. 넌 어느 중년 대머리 돼지한테 존나 보지가 걸레짝이 될 거다. 미친년, 아무것도 안 하긴. 하여간 사람 죽인 년들은 눈빛이 달라요, 눈빛이. 뻔뻔한 게. 썅년아, 그래도 난 부모는 안 죽였다.”
몇 명이 툭툭 던지자 선하는 또 눈물이 고였다.
“그만해, 왜 괜히 텃세야. 애한테…….”
“아, 씨발 차윤주 네년은 비켜! 처녀가 창녀 되는 거 순간이지. 그래, 우리도 잘 모르지만 높은 분들이 뒤에서 몰래 여기 많이 찾아온단다. 뒤탈 없고, 스캔들 날 일 없고, 떼씹을 해도 떼강간을 해도 보지에 뱀을 쑤셔 넣어도, 그러다 죽어도 되는 년들이니 아주 환장을 하고 찾아와. 거기다 다리 쩍쩍 벌리는 게 네 일이고! 계속 그렇게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해보던가. 누가 믿겠냐만!”
“…….”
손님이라는 게 그런 말이었구나. 선하는 고개를 푹 숙였다. 선하 앞에서 소리를 지르는 여자의 음부에도 음모는 없었다. 소리 지를 때마다 여자의 가슴이 출렁거렸다. 윤주가 일어나서 선하의 머리를 툭툭 치는 여자의 손목을 잡았다.
“그만 좀 하라니까. 우리끼리 짜증 내서 뭐가 된다고 그래. 교관 오겠다, 목소리 좀 낮춰.”
“야이 썅년아, 안 놔?! 어차피 갈 데까지 간 처지에 내숭 떠는 거 역겨워서 그런다, 왜?! 진짜 네가 안 죽였으면 부모님이 잘도 이렇게라도 살아남으라고 하겠다!”
선하는 눈물이 왈칵 치밀었다. 주눅이 들어 큰소리를 낼 수는 없었지만, 서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살고 싶었고,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희망 따위는 어디에도 없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기어이 교관이 달려왔다. 나타난 교관은 남자였다. 선하는 기겁해서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구석으로 숨으려고 했지만, 겨우 대여섯 명이 있는 넓은 감옥 안에서는 여의치 않았다. 소리 높여 욕하던 여자는 하얗게 질린 채 입을 다물었다. 교관이 시선이 아직도 눈물이 떨어지고 있는 선하를 향했다.
“…하아……. 내 뒤에 있어…….”
선하 앞을 가로막은 건 윤주였다.
“죄송합니다.”
“차윤주, 또 너야?”
알몸의 여자들을 보는 교관의 시선은 음탕했다. 선하는 정렬하는 여자들의 끝에 머뭇머뭇 서며 조마조마했다.
“네가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지가 무슨 성녀인 줄 알아. 아니면 창녀라서 그런가? 벌 받는 게 좋아서 그러나?”
선하는 드디어 방의 여자들이 윤주에게 한 수 접어주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윤주가 뒤집어써 줬던 거다.
“정말 죄송합니다.”
윤주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다. 교관과 여자들 사이를 가로막는 쇠창살 앞으로 나선 윤주는 몸을 가리려고 하지 않고 똑바로 서 있었다. 꼿꼿한 등이었다.
“하여간 변태년이야. 이걸 확 뜯어내야 좀 기가 죽으려나.”
쇠창살 사이로 교관의 손이 들어왔다. 윤주의 가슴을 움켜쥐고 젖꼭지를 비틀어대는 손은 거침없었다. 보는 선하가 아플 지경이었는데도, 윤주는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았다.
“야, 좋아? 좋지? 변태잖아, 너는. 네가 죽인 남친한테도 맨날 이 짓 당했다며. 익숙하다 이거지? 얼마나 더 아프게 해야 이 썅년이 버릇이 좀 잡힐까 몰라.”
젖꼭지를 마구 비틀던 손이 윤주의 다리 사이로 들어왔다. 한발만 뒤로 물러나면 피할 수 있을 텐데 윤주는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관이 밀어 넣는 대로 다리도 벌렸다.
“예, 좋…아요.”
“…….”
입은 못 열지만 선하를 비롯한 다른 여자들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피해 봤자 문 열고 들어와서 더 험한 짓을 할 거고, 반항해봤자 더 맞을 뿐이다. 그래도 윤주만큼 독하게 눈물 한 방울 떨구지 않고 저 짓에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은 이 중에 아직 없었다.
“걸레 같은 년. 짜증 나게 하네, 진짜.”
교관의 손가락이 윤주의 음부를 헤집었다. 조금 뒤에 서 있는 선하와 여자들에게는 그 행동이 다 보였다. 윤주의 가장 민감한 부분을 무슨 찰흙 덩이를 뭉개듯 마구 쑤셔대는 난폭한 움직임……. 정말 인간 취급이 아니었다.
“…흐…….”
윤주의 입술 사이로 눌러 참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선하는 다리가 덜덜 떨렸다. 이건 아니었다. 죽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애초에 선하가 입을 다물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까? 공포와 죄책감에 견딜 수 없었다.
“뭐하니…….”
그때, 묘하게 색기 어린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