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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노예 (나갈 수가 없다) 23화

무료소설 축사노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243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축사노예 (나갈 수가 없다) 23화

 

필사적으로 문에 달라붙어서 호준을 부르고 있는 유정은 그야말로 살고 싶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제발... 제발... 네?"

울면서 빌고 있는 유정의 손가락은 두 개가 부러지면서 삐딱해져 있었지만, 호준은 불쌍하다거나 가엾다는 생각을 느끼지 못한 채 유정을 바라보고 있었다.

"흐음... 어떻게 할까..."

다시 몸을 돌려 호준이 돌아오는 것만 보더라도 유정의 표정이 밝아졌다. 절망에는 더 큰 절망이 있는 법, 유정은 정말 이곳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필사적이었다.

"젖 내밀어봐."

"네?, 아, 네!"

쇠파이프로 이루어진 문으로 가슴을 내밀자 호준은 양손으로 그녀의 가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꽤 큰 볼륨을 가지고 있는 유정의 가슴이 호준의 손길을 따라 이리저리 주물러지고 있었지만 유정은 아픈 표정도 내색하지 않기 위해 그의 앞에서 애써서 웃고 있었다.

눈물을 머금은 채 웃고 있는 그 얼굴은 속으로 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웃을 수밖에 없는 슬픈 삐에로처럼 보였다.

"어디 보자......"

호준이 그녀의 양쪽 유두를 손가락으로 움켜쥐고 세게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마치 젖소에게서 젖을 짜는 듯한 움직임이었지만 실제로 젖소에게서 손으로 착유를 할 때에도 이렇게 강하게, 그리고 유두만 콕 잡아서 하지는 않고 무엇보다 호준네 축사는 젖소는 키우지 않고 고기용 육우만 키우는 축사였기에 지금 호준이 하는 행위는 그야말로 장난이나 다름이 없었다.

"으윽...!"

육체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가만히 주무르기만 해도 멍이 들 것인데 이렇게 약한 인체의 말단부위를 양손으로 꼬집듯이 잡고 잡아당기고 있었으니, 유정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이 고통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보가 된 것처럼 호준의 앞에서 웃고 있었다.

"이거 꽤 좋은데."

"고, 고마워요. 더 만지셔도 되요. 마음껏 만지시고, 또......"

"......흠..."

약간 흥미가 동한 것일까. 호준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축사의 문을 다시 열어주고는 축사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안으로 들어오자 유정은 마치 주인을 맞이하는 애완동물처럼 그 자리에서 넙쭉 엎드렸다.

"......"

기본적으로 덩치가 꽤 있는 호준이었지만, 이렇게 엎드리고 신체능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마주하는 호준은 그야말로 거대한 곰처럼 느껴질 정도로 위압감이 있었다. 바닥에 넙쭉 엎드려서 벌벌 떨고 있는 유정을 보면서 호준은 문을 반쯤 열어두고 안으로 들어온 뒤, 유정의 턱을 붙잡고 강제로 자신을 보게 시켰다.

"눈이 완전 시뻘겋잖어?"

유정 본인이나 호준은 잘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그 동안 계속해서 울기도 하고 더러운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는 상황에서 제대로 세수도 하지 못한 유정의 눈은 지금 눈병이 나 있었다. 제대로 치료받고 안약으로 소독한다면 며칠만에 나을만한 정도였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것이 가능할리가 없었다.

"입 벌려."

드디어 호준이 평상시 시키던 일을 하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이번에는 유정이 순순히 입을 벌려주었다.

"으읍......"

하지만 그녀의 입에 들어온 것은 호준의 커다랗고 냄새나는 남근이 아니라, 딱딱하고 목구멍까지 찌르며 들어오는 단단한 플라스틱 재질의 무언가였다.

"으급!"

유정이 기겁하면서 피하려고 했지만 그녀에게 재갈, 그것도 평소보다 더욱 입을 크게 막아버리는 재갈을 물리고 있는 호준의 눈치를 보다가 조용히 그것을 입에 물었다.

"우윽......"

목구멍 깊숙하게 들어오는 그 재갈은 겨우 숨을 쉴 수 있게 작은 구멍이 뚫려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다. 게다가 목젖을 재갈이 찌르면서 계속해서 구역질이 나고 있었지만 그녀는 참고 있었다.

"흐음......"

얌전히 자신의 가슴을 강하게 주무르고, 멍이 들 것처럼 아팠음에도 마치 배를 드러내고 복종하는 개처럼 누워서 가만히 호준을 올려다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호준은 아까처럼 불쾌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다시 데려가 줄 거야'

"음머어~"

"음무......"

이미 굴욕적이라는 생각은 머리에 남아있지 않았다. 이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소들과 함께 남아있는 것보다는 창고에 있는 것이 나았다.

호준은 그녀의 눈 위에 손가락을 얹고, 마치 눈을 감겨주는 것처럼 서서히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을 쓸어내렸다.

"잠시 눈을 감아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지금의 유정은 그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받아 줄 생각이었다. 눈을 감고 잠시 그대로 있는 그녀.

짤그락거리는 사슬 소리가 들린다. 불안했지만 유정은 그가 시킨 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말이다.

그리고, 잠시 후.

"!!!!!!"

덜컹, 하면서 축사의 문이 닫히는 소리에 유정이 놀라면서 눈을 떴다. 잠시 후 전자음이 나면서 완전히 닫히고, 유정이 깜짝 놀라면서 다시 문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그녀의 목을 잡아당기는 사슬 때문에 다가갈 수 없었다.

"으읍...... 우으으으윽......!"

숨을 제대로 들이킬 수가 없어서 읍읍거리는 소리조차 크게 낼 수가 없었다. 유정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지만 호준은 냉정하게 그녀를 떠나고 있었다.

"으... 으으읍......!"

필사적으로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지만 재갈에 막혀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앞으로 가서 문에 손을 대고 싶었지만, 그곳까지 사슬이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았다.

목이라도 잘려서 목걸이를 벗지 않는 이상, 그녀는 문에 닿을 수가 없었다.

"으으으으으읍...... 으으으윽......"

절망에 섞인 비명소리를 지르고 있는 유정을 뒤로 한 채, 호준은 축사를 나섰다.

* * *

"아, 어서오세요. 누추하지만......"

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호준이 문을 열어주자, 유리는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호준의 집 안으로 들어갔다.

"......우으..."

유리의 짐을 들고 온 형준은 무언가 불편한지 계속 옴싹달싹을 못하고 있었고, 유리도 그런 형준이 신경쓰여서 일단 호준이 안내해준 방으로 들어갔다.

"원래 이곳은 소들에게 쓰는 약품이나 사료를 놓는 곳인데, 손님들이 오거나 친구들이 놀러오면 자는 방으로도 내주고는 했습니다."

"혹시 이곳에서 된장을 만들거나 비료를 숙성시킨 것은 아니죠?"

"우리는 비료 안 씁니다."

"그거 다행이네요."

"......"

"농담이에요 농담. 다른 하실 얘기는 없나요?"

"혹시라도 샤워실을 쓰시려면 저곳을 쓰시면 되는데, 미리 이야기를 해주셔야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제가 아무래도 땀을 많이 흘리다보니 아침과 저녁에 자주 씻기는 하는데, 얘기해주신다면 시간을 나눠서 들어가겠습니다."

"시간이 겹치게 된다면 그냥 같이 목욕하면 되죠."

그 말에 호준은 흠칫하면서 놀랐다.

"후후... 이것도 농담이에요."

순진하게 그런 말에 화들짝 놀라는 호준을 보면서 유리는 즐거운 웃음을 짓다가, 문득 한 곳에 있는 창고에 시선이 갔다.

"그런데 저 작은 창고는 뭐에요?"

"창고요?"

"네. 지난번에 왔을 때 저기서 무슨 소리가 들렸었는데......"

"아, 저기는 송아지들을 돌봐야 할 때 데려다 놓는 곳인데..."

"송아지요? 한 번 볼 수 있을까요?"

눈을 빛내며 묻는 유리의 말에 호준의 표정이 굳어버렸다.

"뭔가 숨겨둔 것이라도 있나요?"

"......아니, 궁금하시다면야......"

호준이 창고로 다가가서 잠겨있는 문을 열었다. 호준이 반쯤 열고 유리의 눈치를 보자, 유리가 먼저 다가가서 창고의 문을 열면서 안으로 들어갔고 호준이 잠시 후 주변을 살펴보고는 그 뒤를 따라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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