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노예 (들어갈 때도 마음대로가 아니었지만...) 2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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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11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축사노예 (들어갈 때도 마음대로가 아니었지만...) 22화
이곳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본능적으로 유정은 지금까지의 상황, 호준의 집에서 있는 상황보다 더욱 비참하고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임을 예측하고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다.
호준의 거친 손에 잡아당겨진 머리카락이 투둑거리면서 뽑혀나가 그녀의 뒷머리에서 피가 흘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정은 그 자리에 멈춰 있었다.
"이런 샹년이!!"
"흐억!"
욕설을 내뱉으며 호준이 유정의 옆구리를 걷어찬다. 하필이면 가장 아래쪽 갈비뼈를 얻어맞는 바람에 유정은 그야말로 숨이 턱하고 막히면서 바닥을 굴렀다.
"이 짐승 보다 못한 년이! 말을 안 쳐들어?! 니가 뭐라고!!"
사람들이 오지 않고 우거진 수풀 때문에 소리조차 잘 새어나가지 않는 이 곳에서 유정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호준의 장화에 짓밟히고 있었다. 장화의 고무깔창에 피부가 벗겨지고 바닥을 구르면서 진흙투성이가 되고 있었지만, 호준은 그것을 불쌍하게 여기거나 하지 않고 더욱 분노하며 그녀를 짓밟고 있었다.
"이게 오냐오냐 해주니까 감히!!"
"으으윽... 제발... 너무 아파요..."
눈물과 진흙에 범벅이 된 얼굴로 바닥에 엎드려 빌고 있는 유정을 보면서 호준은 그녀의 뒤통수를 자신의 장화로 지긋이 눌렀다. 진흙 속에 얼굴이 파묻혀버린 유정은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지만 거의 100kg에 가까운 호준이 발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유정이 머리를 들어올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아까 옆구리를 얻어맞는 바람에 몸이 힘이 안 들어가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차라리 그녀가 잡혀왔던 초창기나, 그나마 잠을 제대로 자고 상처를 치료받았던 때라면 모를까 지금의 그녀는 너무나도 약해져 있었기에 호준에게 제대로 된 반항도 할 수 없었다.
"으븝... 우브브븝...!"
차라리 물이라면 더 낫지 않을까. 진흙은 그녀의 얼굴을 완전히 막아버리면서 고작 20여초도 버티지 못하고 발버둥치게 만들었다. 물고문보다 더한 진흙고문을 하며 지긋이 그녀의 뒤통수를 밟고 있던 호준은 자신의 발을 떼었고, 유정은 다급하게 고개를 들어올렸다.
"파하! 하아... 하아... 하아... 흐으으윽...!"
겨우 숨을 쉴 수 있게 된 유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감정이 폭발하며 그 자리에서 울기 시작했다. 마치 부모님을 잃어버린 어린아이처럼, 어떤 계산이나 부끄러움도 잊은 채 그 자리에서 말이다.
"날 봐. 날 보라고."
호준은 그 자리에 쭈그리고 앉아서 유정에게 자신을 보라고 강요했고, 유정은 꺽꺽 울면서도 호준을 바라보려고 노력했지만 계속해서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눈물과 코피로 범벅이 되어있는 유정의 얼굴. 진흙이 잔뜩 묻어서 흘러내리는 눈물조차 흙탕물이 되어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끅끅거리면서 울고 있는 유정의 얼굴을 손으로 슥슥 닦아주는 호준의 표정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짜증이 올라와 있었다.
"왜 우냐?"
"끄윽... 끄으윽..."
"아니 왜 우냐고. 이 샹년아."
설움이 터져서 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준의 다그침에 유정은 억지로 울음을 삼켜야만 했다. 물론 그러면 그럴수록 지금 상황이 서럽기 그지 없어서 울음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하...... 이 샹년..."
"끄윽... 끄으윽..."
호준은 자신의 주먹에 유정의 목에 걸려있던 사슬을 둘둘 말았다. 마치 강철로 된 장갑은 낀 것처럼 쇠사슬로 묶인 호준의 주먹을 그녀의 코 앞에 들이밀고 호준은 조용히 타일렀다.
"잘 들어."
하지만 그것은 실질적으로 타이르는 것이 아니라 협박하는 것이었다.
"지금 한 대 맞고 기절해서 시체처럼 질질 끌려서 들어갈래? 아니면 그냥 니 발로 들어갈래?"
"흐윽... 흐으윽... 잘못했어요..."
"뭘 잘못했는데?"
"제가 다 잘못했어요... 앞으로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이곳에 들어가는 순간 무언가 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유정은 직감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잘못한 것이 없음에도 양손을 들어올려서 싹싹 빌었으나 이미 호준의 마음은 떠난 상태였다.
"너 같은거 필요 없어. 샹년아."
호준의 솥뚜껑만한 손이 유정의 머리채를 움켜쥐었다. 유정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더 이상 버티지 않고 호준의 손에 끌려서 축사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음머어어~"
소들이 우는 소리가 들린다. 보통 이런 축사에서 자신들을 돌봐주는 주인이 오게 되면 소들이 주인을 알아보고 밥을 달라거나 아니면 반갑다고 다가와서 얼굴을 내밀게 되어 있는데, 이상하게도 호준이 지나가면 소들이 고개를 피하거나 눈치를 보면서 구석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물론, 그런 이상한 상황을 유정은 확인할 여력이 없었다. 호준의 손에 이끌려간 그녀는 가장 구석에 놓여있는 축사로 끌려 들어갔다.
"여기는 그나마 살만할겨."
그가 유정을 집어넣으려는 곳은 바로 축사. 그야말로 방금 전까지 소가 있었던 것처럼 발자국이 남아 있는 곳으로 바닥은 제대로 청소도 되지 않은 콘크리트였고 짚더미만 몇 개 있으며, 벽도 바람을 막기 위해서 설치되어 있는 곳이 아니라 소들이 도망가지 못하게만 막아둔 곳이었기에 바람도 솔솔 들어오는, 그야말로 집의 최소여건도 갖추지 못한 곳이었다.
지금까지 그녀가 지냈던 창고가 인간으로써의 집으로써는 최저였다면, 지금부터 지내라고 하는 장소는 인간으로써는 도저히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야. 들어가. 들어가라고!"
호준이 손을 들어올리자 유정은 그 자리에 주저앉아 다시 한번 울면서 빌기 시작했다.
"싫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앞으로는 밥도 잘 먹고,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지, 지금이라도..."
유정이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호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으로 호준의 지퍼를 열려고 했다. 마치 버림받는 애완동물이 재롱을 부리면서 버리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호준이 좋아하는 행동을 알아서 해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듯한 필사적인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호준에게 있어서 자신이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잘라서 엉망진창이 되게 떡진 머리카락과 관리를 하지 못해 갈라진 입술, 진흙과 먼지가 묻은 피부, 계속 울면서 실핏줄이 터져서 빨갛게 충혈된 눈동자에 처음에는 그리도 고왔던 목소리는 쩍쩍 갈라져서 마치 마녀의 웃음소리처럼 들렸기에 극도의 혐오감만이 느껴지고 있을 뿐이었다.
"제, 제가 기분 좋게 해드릴게요. 앞으로 버릇없게 안 굴게요. 자, 지금도......"
필사적으로 매달리면서 호준의 지퍼를 열고 그의 남근을 잡으려고 하는 유정을 내려다보고 있던 호준은 냉정하게 자신의 옆에 있는 쇠파이프를 용접해서 만든 축사의 문을 닫았다.
최신식 잠금장치가 걸려 있었기에 축사의 문은 호준만이 아는 비밀번호를 통해 자동으로 잠겨버렸고 유정은 순식간에 갇혀버리고 말았다.
"꺄아아악!!"
유정이 손을 뻗고 있는 상황에서 문을 닫았기에 강철로 이루어진 문에 왼쪽 손가락이 끼면서 관절이 부어버렸다. 유정이 비명을 지르자 그대로 문을 꾹 누르면서 가학적인 웃음을 짓고 있던 호준은 유정이 고통으로 혀를 깨물고 입에서 피가 배어나오기 시작하자 그제야 문을 다시 살짝 열어주었고 유정이 비명을 지르면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아... 아아아아..."
왼손의 검지와 중지가 뒤로 꺾여 있었다. 순식간에 피멍이 들고 부어오르는 자신의 손가락을 보면서 고통에 머리가 새하얗게 변하고 있는 유정을 재밌다는 듯이 낄낄거리면서 보고 있던 호준이 몸을 돌렸다.
"잠시만, 잠시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