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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노예 (삼순이 할머니네) 7화

무료소설 축사노예: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126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축사노예 (삼순이 할머니네) 7화

 


"실례합니다."

호준이 알려준 삼순이 할머니네의 앞에 선 유리는 앞에서 소리를 내보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실례... 합니다?"

별 수 없이 열려있는 대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간 유리는 집 내부에 있는 마당에서 커다란 광주리 위에서 고추를 말리고 있던 한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녀는 허리가 거의 90도로 굽어있고 머리는 말 그대로 눈처럼 하얀, 말 그대로 어린이 동화에서나 나올법한 모습을 가진 삼순이 할머니를 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도시의 할머니들이라고 해도 경로당에서 춤추고 검은 파마머리를 하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아줌마에서 조금 나이 든 사람들이라고 생각하지 이곳에 있는 삼순이 할머니처럼 허리가 꼬부랑한 진짜 할머니 같은 모습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뉘셔...?"

고추를 말리던 삼순이 할머니가 물어보자, 유리는 삼순이 할머니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어떻게 본다면 처음 보는 처녀가 갑자기 재워달라고 하는 상황이라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려? 아이구야... 고마우이... 우리 집에 와 줘서..."

"네? 아니요.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대신 묵는 동안 식비랑 숙박비는 드릴게요."

"아니여. 그런거 필요 없어. 이 할미 혼자 밥 먹는데 같이 먹어주는 것만 해도 고마운겨."

할머니가 몇 개 남지 않은 이빨을 드러내며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외가쪽도 도시 사람들이라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지만, 지금 간접적으로 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 집에 먹을게 없을 텐데... 오늘 장을 봐야겄어..."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 아무거나 잘 먹어요."

"아니여. 손님이 오셨는데 먹을 걸 잘 대접해야 되는겨. 여기 가새가 어디 갔더라......"

그 때였다. 유리는 갑자기 자신의 엉덩이를 찰싹 때리는 손길을 느끼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도망간 그녀가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머리에는 밀짚모자를 쓰고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얼굴에서 때가 꾀죄죄하게 흘러내리고 있는 한 청년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이쁜이 궁뎅이 토실토실하다."

"예끼! 형준이 이노무 새끼! 지금 손님한테 뭐하는 짓이여!"

"할미 밥줘."

"이놈아! 빨리 손님한테 사과 안 혀?"

"할미. 형준이 배고파."

"손님한테 사과 안 하면 밥도 안 줘! 이노무 새끼!"

할머니가 불 같이 화를 내자 오히려 화를 내야하는 유리가 당황할 지경이었다. 원래 갑자기 한창 때인 처녀의 볼기를 손바닥으로 찰싹 때린다면 당연히 성희롱이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형준이라고 불린 청년은 정신적으로 멀쩡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미안합니다. 형준이가 잘못했슴니다."

"아이고 미안혀 아가씨. 이놈이 정신머리가 없어서 그려. 한 번만 용서해 줘."

발음도 어눌하고 눈도 약간 사시로 돌아가 있는 그 모습에 유리는 화를 내기보다는 마치 어린아이가 장난이라도 친 것처럼 너그럽게 용서해주기로 했다. 실제로 그의 정신연령을 보아하면 어린아이랑 다를 바가 없었고.

원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저지른 말썽은 약간의 정상참작이 있는 법이니... 게다가 화를 내도 그는 자신이 왜 혼나는지 이해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성적인 의미가 없이 어린아이가 장난치는 것처럼 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니 화가 난다기 보다는 불쌍하게 느껴졌다.

"괜찮아요. 다음부터는 이런거 하지 마세요."

"형준이 알았다. 형준이 이쁜이 궁뎅이 안 때린다. 헤헤..."

어눌한 말투로 웃는 형준을 보면서 유리는 아직까지 확실히 안심은 되지 않았지만,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형준이 이 놈아, 잘 왔다. 저기 가서 고기 좀 사와."

"형준이 고기 좋아한다. 헤헤."

할머니에게서 받아든 꼬깃꼬깃한 5천원을 들고 신나서 달려가는 형준을 바라보고 있던 유리는 할머니가 안방에서 이불을 가져와 유리가 머물만한 작은 방에 깔아주는 것을 보고 자신이 들어가서 이불을 받아들었다.

"제가 할게요. 그냥 아무 이불이나 주셔도 되는데..."

"아니여, 아니여. 이거 손님용으로 갔다 놓은겨. 그냥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있다가 가면 이 할미는 아무 것도 바랄게 없어."

이것이 시골의 정이라는 것일까. 유리는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 * *

강금리에 밤이 찾아오고, 유정은 풀벌레의 소리만 들리는 숨겨진 방에서 추위에 벌벌 떨고 있었다. 아무리 열대야가 한창인 더운 밤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옷조차 입지 않고 알몸으로, 그것도 바닥에서 차가운 기운이 올라오는 콘크리트 바닥에 알몸으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그녀의 체온이 위험할 정도로 떨어지는 것이 당연했다.

배고픔과 추위, 정신적인 피로로 인해서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비몽사몽인 상황에서 유정은 지금 자신이 이런 꼴이 된지 며칠이나 지났는지, 얼마나 자신이 굶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 때 문이 열리면서 호준이 안으로 들어왔다. 흐릿한 시야 너머로 유정은 호준의 얼굴을 올려다보려고 했지만 계속 울면서 눈이 퉁퉁 부어버리면서 눈 앞이 깨끗하게 보이지 않았다. 단지 커다란 그의 덩치와 손에 들려있는 네모난 상자만 알아볼 수 있었을 뿐이었다.

"어디보자... 상처는 괜찮나?"

들어오자 마자 호준은 그녀의 뒤로 돌아가 손을 뻗었다. 자신의 사타구니로 쑥 들어오는 큰 손길에 유정은 몸을 부들부들 떨었지만 지금 그녀로써는 그에게 반항할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젖어있는겨? 음탕하기 그지 없구먼."

구급상자를 들고 들어온 호준은 유정의 사타구니를 만지작거리며 소독해두었던 상처를 살펴보았다.

"어디... 보자..."

LED플래시를 켜서 자신의 음부를 살펴보고 있는 상황은 아무리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너무나도 굴욕스러운 광경이라 뒤에 있는 호준을 걷어차고 싶었지만, 다리에 힘을 줘서 들어올릴 여유조차도 없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산에서 길을 헤매면서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하고 피로도 풀지 못한 상황에서 뒤통수를 얻어맞고 잡히고, 그 뒤로도 호준이 언제 무슨 짓을 할지 긴장하고 불편한 자세로 묶여있는 지금 상황에서는 제대로 쉴 수 있을리가 없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한계에 달해있던 유정은 그가 자신의 몸으로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저 묵묵히 당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거 바르면 덜 아플겨. 호랭이 뼈를 갈아서 만든 연고여."

간지러웠던 상처 부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을 바르기 시작하고, 유정은 낮에 긁혔던 상처에 피가 돌기 시작하며 간질간질한 감각을 느꼈다. 한참을 자신의 음부에 난 상처를 치료하던 호준은 구급상자를 들고 나가더니 잠시 후 따끈따끈하게 잘 익은 밥과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제육볶음을 가져왔다.

"흐읍......"

길을 잃은 날, 기절해있는 동안, 그리고 오늘 하루까지 거의 3일 가까이 굶은 유정은 그 냄새를 맡는 순간 눈이 돌아가버릴 것만 같았다. 자신을 묶고 있는 결박을 잊은 채 밥으로 달려가려 했으나 그녀를 묶고 있는 밧줄은 너무나도 두꺼웠다.

"자. 이제 밥 먹어야지?"

재갈로 묶인 입에서 흘러나오는 침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유정은 필사적인 눈으로 호준을 올려다 보았고, 호준은 그런 유정을 내려다보면서 웃었다.

그리고 자신의 지퍼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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