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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거기가 좋아요, 도련님 -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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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58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거기가 좋아요, 도련님 - 14화

[무료소설] 거기가 좋아요, 도련님 - 14화

그녀는 나와 단둘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것인지, 공원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가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변에는 많은 카페가 있었고, 우리가 들어온 곳에는 한두 테이블을 제외한 나머지 테이블이 비어있었다.


사람이 많이 없는 곳을 일부러 선택한 그녀는, 나와 함께 그곳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우리들의 관계가 떳떳하지 못하였기에, 사람이 적은 곳을 택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만들었다.


카페에서 마실 음료를 주문하고 테이블에 잠시 앉아있던 우리는, 주변이 너무 고요하여 우리가 만들어내는 자그마한 목소리도 크게 느껴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나마 카페 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덕분에, 개미 같은 목소리로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소곤소곤 이야기해야 함에는 변함없었다.


“그런데, 형수님은 형을 어떻게 만나게 된 거예요?”


“으음...”


그녀는 입을 다물고 묘한 소리를 목으로 내다가 말을 이었다.


“제 전 남자친구에게 쫓겨나고... 퉁퉁 부은 눈으로 집으로 돌아왔었죠.”


“쫓겨나요?”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나를 말하는 것일까.


나는 취직을 하지 못하고, 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책임지지 못한다는 것을 핑계로, 그녀에게 헤어지자고 했었다.


그때 그 상황을 그녀는, 헤어졌다는 것이 아닌, 쫓겨났었다고 말했다.


내 질문에, 그녀는 능글맞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같이 살고 있었는데... 그 정도면 쫓겨난 거 아닌가요?”


“...”


이 이전에 추가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었다.


카페에 들어오고 나서 처음으로 나누기 시작한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형수님은 추가적인 설명 없이 말을 이어갔다.


즉, 그녀가 하는 이야기에 등장한 남자친구라는 사람은, 내가 확실하다는 말이었다.


그러니 방금 형수님이 말한, ‘그 정도면 쫓겨난 거 아닌가요?’라는 말에 대하여 자세한 이야기를 추가하지 않고도, 서로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제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쫓아냈었죠...”


그녀는 나를 힐끗 바라보며, 말괄량이 같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도련님은,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시면,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


형과 어떤 식으로 만났는지에 대해 질문하던 나는, 뜬금없이 과거의 잘못에 관하여 지적을 받았다.


내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그 모습이 우스운 것인지, 그녀는 쿡쿡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더욱 심술궂은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오늘, 도련님께서 면접을 보러 나가시고 방 청소를 해드리고 있었는데, 글쎄 방의 휴지통에서 티슈 뭉치가 나왔더라구요.”


“... 아.”


어젯밤, 형과 그녀의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자위하던 중, 두 사람의 성관계가 먼저 끝나버렸고, 나는 내 방으로 돌아와 잔뜩 흥분해 있는 아랫도리를 진정시킨 후에 잠을 청했었다.


그때 사용하였던 티슈를 휴지통에 넣었었다.


형수님은 이내, 내 쪽으로 몸을 쭈욱 늘어뜨리며, 내 얼굴 가까이에서 속삭이듯 말을 이었다.


“냄새가 너무 강하고, 최근에 자주 먹었던 거라 그런지, 그게 무엇인지 단번에 알아차렸었어요, 도련님.”


“...”


“어제 청소할 때에는 없었던 것 같았는데... 언제 하신 거예요?”


그녀는 내 질문에는 대답해 주지도 않고, 이상한 이야기로 빠져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렇다고 그녀의 질문을 무시할 수도 없었기에, 나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젯밤에요...”


“보셨어요? 도련님?”


“... 네.”


그녀는 내 대답을 듣고서, 피식 웃었다.


“그럼 몰래 말해주셨으면... 도련님을 위해서, 그이가 잠들고 나서 해줄 수도 있었는데...”


형이 들으면 마음이 찢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나 역시 형의 마음을 찢을 소리를 늘어놓았다.


“다음부터는 그럴게요.”


내 대답을 들은 형수님은 다시 고개를 뒤로 빼내었고, 조심스레 본 이야기로 돌아왔다.


“어쨌든, 전 남자친구한테 쫓겨난 뒤로 부모님께서 계시는 집으로 돌아왔고, 저도 취직을 준비했었어요.”


나는 조용히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내 여자친구였던 그녀는 그날을 회상하며 입을 계속 움직였다.


“... 그러다가 그이를 만나게 되었어요.”


“...”


갑작스레, 이야기가 너무 뛰어넘어간 느낌이 들었다.


취직을 준비했었고, 그러다가 내 형을 만나게 되었다고?


중간에 생략된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그 순간, 우리가 주문했던 음료가 나왔고, 나는 그 음료를 챙긴 뒤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이야기를 곱씹기 시작했다.


“...”


취직 준비를 했었다는 그녀의 말 뒤로 생략된 이야기는 아마, 취직에 성공한 뒤 형과 같은 회사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가 일부러 그 이야기를 생략한 이유는, 아마 내가 열을 내고 있던 취직이라는 행위를, 그녀가 너무나도 간단하게 성공해내었기에, 그것이 내 심기를 건드리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 듯했다.


딱히 별다른 생각은 없었지만, 그녀 나름 신경 써주고 있다고 생각하며, 형수님에게 계속 질문했다.


“제 형인 거는 모르셨을 거잖아요? 알고 나서 어땠어요?”


그녀는 내 질문을 듣고서는, 홀짝거리며 자신의 음료를 마셨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기울인 채, 잠시 시간을 보내었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확실히 말로 설명하기가 애매해요, 도련님.”


“...”


“놀라웠고, 좋기도 했었고, 싫기도 했었고, 화가 나기도 했었고...”


그녀는 여러 감정을 늘어놓다가, 이내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정말 이어지지 못하는 운명이구나, 싶기도 했었죠.”


“... 그러게요.”


이미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 마셨었지만, 나는 카페에서 새로 구입한 음료를 또 들이켰다.


그런 내 모습을, 자신의 아이를 바라보는 듯한 부모의 얼굴처럼,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던 형수님이 입을 열었다.


“그이가 자리를 만들어 줬었잖아요? 저희 셋이 만나는 자리를...”


“그랬죠.”


“그 이후로 그이는 도련님의 이야기를 엄청나게 했었어요... 그이는 정말 도련님의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그녀는 한숨을 푸욱 쉬더니 입을 열었다.


“어느 날 저에게 그런 말도 하더라구요... ‘동생이 취직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데, 이곳에 같이 살면서 도와줄 수 없겠냐’라고요.”


“...”


“전, 솔직히... 처음에는 싫다고 말했었어요.”


형이 나에게 같이 살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분명, 형수님도 허락해 주었다고 했었다.


물론, ‘처음에는 싫다고 말했었어요.’라는 그녀의 말에서, 나중에는 허락해 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던 것만큼 그녀가 나를 반기지 않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내 앞에서 그녀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금 그이를 좋아하게 되었던 것도, 사실 도련님이랑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서였거든요.”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눈이 커지고 말았고, 그녀는 쉼 없이 말을 꺼내었다.


“그이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그이에게서 도련님의 모습이 겹쳐서 관심이 갔었던 거고... 그러다가 좋아하게 되어 버렸는데, 그 상황에서 도련님과 함께 생활하게 되어버리면...”


그녀는 입으로 확실한 단어를 선택하지는 않았지만, 형을 나의 대체품 정도로 느꼈던 것 같았다.


“물론 그이를 사랑했으니 결혼한 거예요. 그이만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결혼식에서 확실하게 도련님을 마음속에서 버리겠다고 다짐했었죠.”


내 생각을 읽은 듯, 그녀가 다급하게 변명했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렇지만, 도련님이랑 같이 생활하게 되면, 옛정이 떠오르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분명... 정리했던 제 마음이 복잡해질 것 같았고, 그래서 도련님과 함께 살고 싶다는 그이의 요구를 거절했었어요.”


“...”


“그래도 그이는... 도련님이 정말 소중했었나 봐요. 끈질기게 부탁하더라구요. 그래서 결국 저도 허락하고 말았구요.”


형수님은 자신의 음료를 다시 쭈욱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그렇게나 부탁하니 제가 열심히 참아보자는 식으로 다짐하고, 허락했었죠.”


그녀는 쿡쿡 웃다가, 이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말했다.


“결국 이렇게 되어버렸지만요, 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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