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부 9장 그래, 나도 똑같이 해주마 (4) 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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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38회 작성일소설 읽기 : 타부 9장 그래, 나도 똑같이 해주마 (4) 73화
막상 소형 녹음기를 재생하려 하니 겁이 났다. 그것을 만지작거리는 손끝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귀로 똑똑히 들어야 했다. 연수는 남주의 얼굴을 한 번 힐끗거리고 나서 숨을 길게 내쉰 후에 재생버튼을 천천히 눌렀다.
그러자 이상한 소리가 곧바로 흘러나왔다. 어딘가 몸이 아픈 사람이 내는 신음소리 같은 목소리는 여자의 목소리였다. 빗소리인지 물소리인지 아무튼 그런 잡음 소리에 섞여 흘러나오는 여자의 목소리가 낯설지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엄마의 목소리였다.
[그, 그만! 종두 씨…… .아아아아…… 너, 너무 해요…… 하아하아~저, 하고 싶어요…… 네에? 종두 씨의 딱딱하게 발기된 그 물건을 안에 깊숙이 넣고 싶어요.]
“…… ?”
연수는 그 부분에서 자신도 모르게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엄마가 남자의 몸을 노골적으로 갈구하며 음탕한 소리를 지껄이고 있었다. 연수는 재빨리 스톱 버튼을 눌렀다.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이 쾅하고 그대로 폭발할 것만 같았다. 처음에는 자신이 잘 못 들은 게 아닌가 싶었다. 엄마와 목소리가 똑같은 여자가 일부러 연출한 소리가 아니었나 의심이 될 정도로 연수는 큰 충격을 받았다.
연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도 다시 확인하고 싶어 남주를 쳐다보며 물었다.
“누, 누나…… 이, 이 여자…… 정말 우리 엄마야?”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듣고도 모르겠니? 누나 말이다. 아줌마가 하도 얌전하고 착해서 여태껏 그렇게 안 봤는데…… 더 들어보면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다. 우리 아빠를 꼬이는 게 아주 요부가 따로 없더라.”
남주의 빈정거림에 연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아니야! 절대 아니야! 엄마가 먼저 누나의 아빠를 노골적으로 유혹할 리가 없었다. 자신이 아들이라서가 아니었다. 엄마처럼 단아하고 정숙한 여자가 이렇게 섹스에 환장한 여자들이나 내는 신음소리를 내지르는 것을 도무지 믿고 싶지 않았다. 갑자기 술집의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연수는 심한 어지러움을 느꼈다. 연수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다시 녹음기의 재생버튼을 꾹 눌렀다.
[그래요. 여보. 당신 물건을 이 뜨거운 구멍 속에 꽉 차게 넣어 격렬하게 박아줘요.]
젠장! 이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연수는 엄마인 윤정이 자신에게 보낸 심한 배신감이 그대로 가슴을 날카롭게 찔러 그 부분이 뻥 뚫린 듯 심한 허탈감에 빠졌다.
“얘! 소리 좀 줄여. 남들이 들을까봐 겁난다. 연수야!”
잠시 멍하닌 넋이 빠져 있던 연수는 남주의 부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녹음기의 재생을 멈추고 나서 연수가 말했다.
“누, 누나. 난 그래도 정말 믿을 수가 없어. 누나도 잘 알 거 아냐? 우리 엄마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저씨가 먼저……”
연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이야기를 듣는 남주 누나의 표정이 급격하게 싸늘해졌기 때문이었다.
“너는 지금 그걸 제 귓구멍으로 똑똑히 듣고도 그딴 소리를 하는 거니? 집에 가서 마저 들어봐. 들어보면 네 엄마의 뻔뻔한 수작이 다 들어나니까. 나이치고는 얼굴도 젊고 예쁘겠다, 같은 여자인 내가 다 질투심이 날 정도로 몸매도 군살 하나 없이 잘 빠졌겠다, 그걸 무기삼아 우리 아빠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게 틀림없어. 아무리 좋게 생각해봐도.”
아무리 동생이래도 당사자의 아들 앞에서 아무런 주저 없이 함부로 입을 놀리는 남주를 보고 연수는 배알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그런 연수의 끓어오르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주가 계속 떠벌렸다.
“…… 이건 내 생각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윤정이 아줌마가 아빠에게 접근한 것은 딱 한 가지야. 그것 밖에는 달리 생각할 게 없어.”
“…… .”
“지금 아줌마가 일을 나가는데도 없고 또 경제적으로 궁색하고 어렵다보니까 돈을 목적으로 우리 아빠”
더는 들어줄 수가 없었다. 연수는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입 닥치지 못해! 확 여기서 그냥 확 옷을 찢어버리고 강간해 버리기 전에!”
“어멋! 여, 연수 너…….”
청천벽력 같이 느닷없는 고함소리를 들은 남주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연수를 바라보기만 했다.
연수는 아차! 싶었다. 아무리 듣고 있는 와중에 화가 났다하더라도 그간 사이좋게 지내왔던 남주 누나에게 결코 해서는 안 될 말을 내뱉고 만 것이었다. 연수는 몸 둘 바를 몰라 그녀의 시선을 회피했다.
마치 속에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대신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인 것 같았다. 연수를 바라보는 남주의 얼굴에서도 그대로 쓰여 있었다. 순간, 연수는 이런 감정을 어디서 한 번 느껴본 것 같아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리고 곧바로 생각해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정우의 애인인 슬기의 집에서였다. 연수에게 다리 한 번 벌려주라고 하자 서운해 하던 슬기가 정우에게 질투심을 끌어내기 위해 그가 보는 앞에서 연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는데, 그것을 본 체 만 체, 막상 정우가 밖으로 나가버리자마자 연수를 그때부터 똥 친 막대기 취급하며 함부로 대했었다.
황당해진 연수는 한 마디로 꼭지가 돌아 폭력으로 그녀의 몸을 완전하게 굴복 시킨 적이 있었다. 어렴풋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연수는 몹시 당황했다.
“너…… 어,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하도 황당하고 분한 나머지 눈가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매단 남주의 얼굴을 보자 정말 미안했지만 연수는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럼 누나는 남의 자존심을 그렇게 짓밟아도 되는 거야? 아무리 엄마가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그렇지, 이 동네에서 제일 친하게 지내는 친구의 남편을 돈 때문에 유혹했다는 거야?”
연수의 울분에 찬 항변에 그제야 살짝 미안한 마음을 담을 얼굴로 남주가 볼멘 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 녹음기를 자꾸 되풀이해서 듣다보니까 그런 확신을 가졌던 거야. 너도 집에 가서 확인해 보면 알 거 아냐?”
“알았어. 그건 내가 확인해 보면 되는 거고…… 그런데 말이야. 아저씨와 우리 엄마의 목소리가 담긴 이 녹음기가 어떻게 해서 정우 방에 있었을까?”
연수가 진즉에 궁금했던 게 바로 그거였다.
“낸들 아니? 뭣 좀 찾으러 걔 방에 들어갔다가 보니 이게 있지 않겠니? 호기심에 틀어봤더니…… 세상에.”
“누나 말이야. 혹시 이 녹음기의 내용, 나 말고 누가 알고 있어?”
그러자 남주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너한테 처음 말한 거야. 어휴~지금도 가슴이 벌렁벌렁 거린다. 얘. 이걸 어쩌면 좋니? 사실 엄마한테 말하려다 네 생각을 듣고 싶어 오늘 너를 만난 거야.”
“잘 했어. 일단 이렇게 해. 누나. 당분간 이 내용은 누나와 나, 그렇게 단 둘이만 알고 있자. 내가 이걸 어떻게 녹음했는지 정우를 먼저 만나볼게. 먼저 그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게 순서일 것 같아.”
남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연수는 남주와 헤어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궁금하고 말고 할 게 없었다. 어떻게 엄마와 아저씨의 비밀스러운 섹스 행위를 이 녹음기에 녹음을 할 수 있었는지는 알 수는 없었지만 이것을 가지고 놈이 그 동안 엄마를 협박한 게 틀림없었다.
주머니 속에 든 녹음기를 쥔 연수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연수는 빌어먹을 정우 새끼가 엄마의 육체를 이미 취했다고 믿고 있었다. 가뜩이나 가녀린 엄마의 얼굴과 몸이 날이 갈수록 초췌해져갔고 시도 때도 없이 허공을 멍하니 초점 없는 눈으로 오랫동안 바라보던 모습을 연수가 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엄마의 아름답던 얼굴과 몸이 그 때려죽일 개새끼 때문에 점점 더 황폐해져가는 것을 본다는 것은 아들로서 참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연수는 그날 이후로 밤에 나가는 알바 일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일을 나가는 척하며 먼저 집밖으로 나가 엄마의 동태를 살폈다. 연수가 일을 바로 그만 둔 다음 날, 늦은 밤에 윤정이 집을 나서는 것을 보고 연수는 엄마의 뒤를 조심스럽게 따라갔다.
엄마가 도착한 곳은 동네의 번화가인 유흥가였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모텔 촌 안에 있는 어느 화려한 간판이 인상적인 모텔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들어가는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연수는 현기증이 일어나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다.
친구의 엄마를 따먹고 흡족한 웃음을 짓는 놈의 흉물스러운 얼굴에 진저리를 치던 그때, 연수의 머릿속에 놈의 엄마인 은숙의 농염한 육체가 떠올랐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모텔 촌의 길가에서 얼어붙은 듯 서 있던 연수의 마음속에 그 단어가 강렬하게 깊숙이 파고들었다.
그 후로도 오랜 시간 동안 연수는 그 자리에서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었다. 연수는 고개를 들어 엄마가 들어간 모텔을 올려다보았다.
몇몇 객실의 창에서는 방안의 흐릿한 불빛이 켜져 있었다. 분명 저 방의 어느 한 곳에 홀딱 벗은 알몸인 정우 놈과 마찬가지인 상태일 게 분명한 엄마가 있을 것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귓속에서 엄마의 색정적인 신음소리가 메아리를 치기 시작했다.
남주 누나가 준 소형 녹음기를 몇 번이나 되풀이 재생해서 들었는지 모른다. 김종두와 섹스를 할 때, 냈던 그 처절한 신음 소리를 아들의 친구인 그 개새끼 품안에서 또 내지르고 있을 엄마를 떠올리니 연수는 환장할 것만 같았다.
괴로움이 이파리를 천천히 갉아먹는 벌레처럼 연수의 심장 바깥에서 점차 안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방금 엄마가 이곳에 들어갔으니 금방 나오지는 않을 것이었다.
연수는 한숨을 길게 내쉬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조금씩 옮겼다. 힘없이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는 발이 천근만근의 무게를 지닌 것처럼 버겁게 느껴졌다. 모텔 촌을 빠져나와 큰길가를 향해 나오던 연수는 문득 생각이 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잠시 발을 멈추어 어느 건물을 향해 시선을 응시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연수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 건물의 3층은 노래방이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연수는 잠시 망설였다. 건물 안에 들어오기 전에 굳은 결심을 했었지만 그 결심은 막상 노래방 입구에서 봄 햇살에 눈 녹듯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연수는 그런 자신이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애초부터 이런 나약한 성격을 지닌 탓에 엄마를 지켜주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 노래방의 입구 문 앞에서 서성거리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연수는 굳은 얼굴로 조심스럽게 노래방의 문을 열었다.
그곳은 바로 더러운 놈의 엄마인 은숙이가 운영하는 노래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