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의 일기장 (즐긴 거 다 알아요) 35화
무료소설 처제의 일기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6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제의 일기장 (즐긴 거 다 알아요) 35화
35화)
“여보! 일어나! 출근 안 할 거야? 차장 됐다고 벌써 늘어진 거야? 기껏 차장 달아놓고 회사 짤리면 어쩔라고!”
이불이 확 걷히면서 귀를 때리는 도연의 목소리에 상중이 눈을 번쩍 떴다.
“술 먹은 사람은 나랑 지연인데 술도 안 먹은 당신이 젤 늦게 자면 어떡해! 얼른 안 일어나?”
도연은 기어이 상중을 일으켜 앉게 한 다음에야,
“정신 차리고 빨리 나와 밥 먹어. 국 다 식어.”
라는 말만 남기고 나가버렸다.
도연은 평소보다 훨씬 기운이 넘쳐보였다. 어제 술을 먹고 인사불성이었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아직 잠이 덜깬 상중은 폴더처럼 몸을 접은 채 어젯밤의 기억을 더듬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언니! 매번 느끼는 건데 언니 나중에 황태국 장사 해도 될 것 같애. 완전 맛있어!”
“엄마가 알려준 거에 특별한 걸 가미했지. 너도 알려주랴?”
아침부터 사이좋게 수다 떠는 자매의 목소리가 그의 생각을 방해했다. 그러나 자매의 목소리를 듣는 바로 그 순간, 거짓말처럼 간밤에 벌어진 일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지연의 가슴을 만지던 도연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두 자매의 키스… 두 사람이 흘린 신음. 그리고 그 옆에서 얼어붙어버린 자신….
어제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기억을 못하는 건가? 아니면 설마…
“형부!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제 우리 데리고 오느라 고생하셨죠?”
“여보! 밥 차려놨잖아요. 밥부터 먹고 씻어.”
지연의 말을 애써 못 들은척 하고 욕실로 들어가려던 상중이 아내의 불호령에 발길을 돌려 식탁에 앉았다.
“형부 머리 눌린 거봐 완전 웃겨.”
상중이 식탁에 앉자 옆자리의 지연이 손을 들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키득거렸다.
상중이 지연을 흘깃 보았다. 나시를 입은 지연의 겨드랑이에 점처럼 찍힌 털들, 브라를 입지 않아 봉긋 솟은 젖꼭지…
도연은 웬일로 그런 지연의 차림에 아무 타박도 않았다.
?
차장으로서의 첫출근과 함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새롭다 할 만한 업무는 별로 없었고, 과장일 때에 비해 업무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다만 결재, 회의 등 책임져야 할 일의 비중이 늘어났단 걸 깨닫는 하루였다. 앞으로 몇 주간은 더 익숙해져야 할 것 같았다.
그래도 그렇게 일에 치이다보니 출근 전까지 머리 속을 꽉 채우고 있었던 지난 밤의 일을 까맣게 잊고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형부, 평소랑 똑같이 끝나죠?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만 남겨 두고 있던 순간, 지연에게 문자가 왔다. 그와 동시에 지난 밤의 일이 맥주거품처럼 빠르게 되살아났다.
지난 밤,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상중을 냅두고, 엉켜 있던 도연과 지연은 한참 있다가 떨어졌다. 그리고 상중을 한 번 힐끗 쳐다본 지연이 도연의 귀에 뭐라고 속삭였다.
그게 정확히 무슨 말이었는진 모르겠지만, 잠시 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던 도연이 나즈막이 중얼거린 말은 이랬다.
“응 근데 이번만이야. 내 동생이 이쁘니까 주는 거야.”
술취한 8살 짜리 소녀의 입에서 나왔을 법한 말투였다.
“고마워 언니!” 라고 하곤 지연이 몸을 돌렸다.
“언니가 괜찮다고 했어요.”
“뭐…얼?”
상중은 호랑이 앞에 선 강아지 같은 불안한 표정을 지은 채 물었다. 그러나 지연과 도연 둘 중 아무도 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지연은 유혹하는 고양이처럼 다가오고 있을 때, 도연은 마치 그리스 여신이라도 된 듯 도도한 자세로 누운 채 상중을 물끄러미 보며 미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지연은 그렇다치고… 도연의 그런 태도와 자세가 상중에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아내가… 지연과 자신의 관계에 동조를 하다니….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도연이 짓고 있던 그 요염한 표정은 분명… 등에 업힌 도연이 오줌을 싼 날 모텔 욕조 안에서 지은 적이 있던 바로 그 표정이었다.
“김 차장!”
지난 밤의 기억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던 상중을 다시 현실로 끄집어낸 것은 박 차장이었다. 언제 왔는지 책상을 쿵 때리면서 그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상중 근처에 앉은 직원들은 박 차장의 등장엔 관심 없다는 듯 제 업무를 마무리 하느라 바빠보였다.
상중은 제 물건이 불룩해진 걸 느끼고 당황하여 얼른 몸을 책상 위로 기울였다.
“와… 왔어?”
“뭔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나? 차장 괜히 달았나 싶어? 크크.”
상중이 손목을 들어 시간을 봤다. 퇴근까지 5분도 남지 않아있었다.
“오늘 한 잔 어떤가?”
오랫동안 뜸하더니 박 차장이 요즘들어 함께 술을 마시자고 하는 날이 많아진 것 같았다. 상중은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들어 지연의 메시지를 다시 확인했다.
“아, 어쩌지… 집에 일이 있어서 당분간 술은 좀 힘들 것 같은데.”
박 차장의 얼굴에 누가 뀐 방구 냄새라도 맡은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리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어련하시겠냐.”
박 차장은 몸을 돌리려다 말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아참, 지난 주 회식 때 제수씨 왔었다면서? 나랑 보자고 할 땐 바쁘다고 그러더니 말야. 제수씨 본지 오래됐는데 언제 데리고 나와.”
상중은 슬리퍼를 구두로 갈아신으면서 도연이 왜 니 제수씨냐 라는 생각을 했다가 이내 박 차장이 말한 회식 때 나왔다는 제수씨가 도연이 아니라 지연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움찔했다.
?
상중이 지연의 사무실 건물 1층 카페에 들어서자 창가 구석 자리에 앉아있던 지연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상중은 그런 지연을 보고도 웃을 기분이 전혀 들지 않았다.
어젯밤에 있었던 일부터 오늘 아침의 일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처제, 어제 일 기억 나?”
자리에 앉은 상중이 웃기는 커녕 대뜸 표정이 굳어서 묻자 지연은 살짝 당황한 듯했다. 카페 치고는 볼륨이 높은 음악소리, 주위에서 시끄럽게 수다를 떨고 있는 사람들 탓에 상중의 목소리 역시 꽤 격앙된 것처럼 들렸다.
“아 어제….”
응? 웃어? 당황한 줄 알았던 지연이 새초롬하게 웃고 있었다.
“음… 다는 안 나고 언뜻언뜻?은 나요.”
그러면서 일회용 잔에 든 빨간 쥬스를 한모금 빨아마셨다.
“도연이가 기억 못해서 망정이지… 내가 그러면 안 된다고 했잖아. 어제 그건 뭐였던 거야? 응?”
“어제 뭐요? 언니랑 나랑… 뽀뽀하고 또… 뭐… 그런 거?”
지연은 쥬스컵을 든 채로 몸을 뒤로 벌렁 기댔다. 그리곤 빨대 끝을 입술에 댄 상태로 장난치고 싶어하는 눈을 들어 상중을 보았다.
상중은 지연의 그런 태도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이렇게 사람이 많은 곳에서 나누기엔 적절한 주제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러나 지연은 오히려 그런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했다.
“형부는 모르고 있었나본데… 난 사실 알고 있었거든요.”
응? 뭘?
“언니 술버릇. 언니 술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
응? 그게… 도연의 술버릇이었다고?
“왜 형부 우리 집에 처음 인사 왔을 때, 형부 막 취해서 몸도 못 가누고 그런 거 기억 나요? 그 때 저 형부 보고서 언니도 저런데 형부까지 저러면 어쩌나라고 걱정했었다니까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천생연분이란 이런 거구나 싶기도 했지만….”
지연이 잊고 있던 옛날 일, 얼마 전 처제의 일기장에서 봤었던 그 일을 상기시키자 상중은 괜히 갈증을 느끼고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아무튼, 언니 그래서 술 잘 안 먹는 거예요. 그나마 다행인 건 그 술버릇을 저한테만 풀었다는 거죠. 엄마 아빠 다 주무시고 있을 때 제 방 와서 막 가슴 만져달라구 그랬었다니까요? 그래도 집에는 기어 들어온 게 어디야.”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지연이 키득거렸다.
“그래놓고 다음 날 되면 기억 하나도 못해요. 그땐 제가 어리기도 했고, 처음엔 당황하기도 해서 그냥 있었는데 그게 몇 번 반복되니까 술버릇이란 걸 알고, 언니한테 얘기해서 술도 자제하기 시작한 거죠.”
그게 언제냐고 묻자 지연은 도연이 대학 다니면서라고 했다. 그 얘기는 지연이 아직 초등, 중학교 때라는 거였다.
상중으로선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0년 동안 살면서 있는 줄도 몰랐던 아내의 술버릇. 아내에게 그런 술버릇이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데, 그 술버릇이 어린 동생에게 몸을 만져달라고 한 거라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언니한테도 어제 별 일 없었다고 잘 말해놨으니까.”
지연은 그렇게 말한 다음 허리를 세우는 듯하더니 상중을 향해 몸을 완전히 기울였다. 그녀의 얼굴은 거의 테이블 가운데까지 와있었다. 덕분에 테이블에 닿은 가슴이 뭉개졌고 단추가 풀어진 블라우스 사이로 가슴골이 터질 듯 솟아올랐다.
“그래도… 역시 좋았죠 어제?”
상중은 가랑이 사이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발을 느끼고 고개를 숙였다. 스타킹을 신은 지연의 발이 그의 사타구니를 찌르려 하고 있었다.
“형부 은근 즐긴 거 다 알아요. 형부 자지, 이제껏 봤던 것 중에 제일 컸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