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제의 일기장 (당신도 같이 자) 33화
무료소설 처제의 일기장: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079회 작성일소설 읽기 : 처제의 일기장 (당신도 같이 자) 33화
33화)
상중은 무슨 시체라도 끌듯 도연과 지연을 끌어 현관문 안으로 꾸역꾸역 집어넣었다. 그렇게 어떻게든 도연, 지연 자매를 나란히 현관문 앞에 눕힐 수 있었다.
그 일을 마친 상중이 무릎을 짚은 자세로 고개를 숙이고 개처럼 헥헥거렸다. 말만 한 두 여자를 한 번에 감당하기엔 아무래도 체력이 달리는 나이였다.
“아이고, 우리 차장 신랑님, 고생했네! 이리와! 칭찬해줄게요!”
바닥에 널브러진 도연이 상중을 향해 팔을 앞으로 쭉 뻗었지만 이내 힘없이 쓰러졌다. 쓰러진 팔이 옆에 누워있던 지연의 가슴을 깔아뭉갰다. 지연인 그런데도 미동도 없었다. 술을 거의 혼자 다 마셨으니 그럴밖에… 두 발로 와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다.
상중은 여전히 무릎에 손을 짚고 선 자세로 고개만 들어 바닥에 널브러진 두 자매를 내려다봤다. 특히 오랜만에 취한 아내의 치마 아래 꼬인 다리 사이에 시선이 꽂혔다.
이제껏 익숙해졌던 다리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현듯, 도연이 마지막으로 취했던 10년 전 일이 떠올라버린 것은.
—
10년 전, 소주 한 병에 만취해 버린 도연을 들춰업고 집에 데려다 주는 길이었다. 직장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있더니 결국 그를 만나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소주를 퍼마신 게 화근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몇 걸음 앞에 대문이 보이던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등이 뜨뜻해진다 싶더니… 지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도연이 오줌을 싼 것이다.
아직 정식으로 뵌 적도 없는 마당에 만취한 것도 모자라 오줌까지 싼 딸래미를 데리고 오는 남자…라니…. 그대로는 도저히 벨을 누를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애초에 만취 상태인 여친을 부모님 계신 집에 데리고 온 것부터가 문제였지만….
오줌 싼 도연을 업은 채로 대문 앞에 서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어쩔 수 없이 근처 모텔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그건 정말이지… ‘불가항력’이었다.
여친과 모텔을 가는 게 흠도 아니고, 전 여친과도 종종 가곤 했다지만, 도연과 모텔을 가는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만난 지 6개월이나 됐으면서도 아직 관계 전이었다. 두 사람 모두 처음 본 순간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그런 상황이었다. 도연이 아직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것도 한몫 했었다.
간신히 모텔에 도착해 오줌에 젖은 옷을 벗기고 옷을 빠는 것까진 별 문제가 없었다. 도연이의 소중한 하반신을 그런 식으로 처음 본 것도 꽤 기억에 남는 일이었고 말이다. 옷태로 짐작만 해왔던, 운동으로 다져진 그 완벽한 하체는 차라리 그림이었다. 과장 하나 안 보태고 엉덩이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다리를 그냥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쌀 것 같을 지경이었다. 거기다… 수줍게 음부를 덮고 있는 털까지….
맘 같아선 당장 어떻게든 하고 싶었다. 그러나 첫관계를 인사불성인 상태로 하고 싶진 않았다. 그건 범죄였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도연의 몸에 밴 지린내였다.
그대로 땅바닥에서 재울 수도, 그렇다고 침대에 눕힐 수도 없었다. 그래서 결국 그는 욕조에 물을 반쯤 채우고 도연을 담가 씻기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건 당연한 일이었다.
조심스레 웃옷마저 다 벗겨낸 상중은 그녀의 가슴 모양에 한번 감탄을 하고, 주무르고 싶은 욕구를 간신히 참은 다음 조심히 안아 올렸다. 그러자 미동도 않고 있던 도연이 팔을 그의 목에 감았다. 순간적으로 깬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아니었다. 그저 반사적인 반응일 뿐이었다.
그렇게 안겨오는 바람에 끈적한 맨살, 특히 감탄해 마지 않던 탄력적인 가슴이 그의 가슴을 기분좋게 압박해왔다. 그가 기억하는 한 그 순간이 그의 발기 상태가 평생 가장 극에 달했던 순간 중 하나였다. 그 순간만큼은 지린내까지도 자극적일 지경이었다.
어떻게든 도연을 따뜻한 욕조 안에 집어 넣는 데 성공한 그는 그대로 잠시 동안 도연을 욕조에 담가 놓을 생각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차마 직접 씻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잠깐 서서 욕조에 담긴 도연의 알몸을 내려다보고 있자니, 자기가 무슨 영화 속 살인마가 된 기분이었다. 아니 살인마까진 아니더라도 무슨 변태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개를 휘젓고 뒤돌아서 나오려고 했다.
그런데 그가 뒤돌아선 발걸음을 내딛은 그 순간,
“상중씨….”
너른 욕실 안에 도연의 목소리가 공명됐다. 수분기와 술기운이 적당히 섞인 그 목소리가 그의 피부를 휘감았다.
“어디 가요…. 이리와 나 씻겨 줘….”
다음날 도연은 미친 거 아니냐면서 자기가 그런 말을 했을리가 없다고 우겼다.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알몸인 걸 확인하고 상중에게 이단 옆차기를 할 기세였으니까… 그런 반응이 당연했다. 상중은 하도 억울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게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그 이후 6개월 만에 상견례를 거쳐 결혼에 이른 것이었다.
—
상중은 그 때 이후, 도연이 술을 과하게 먹는 걸 본 적이 없었다.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르자 상중의 시선은 저절로 치마에 살포시 가려진 도연의 가랑이 사이로 향했다. 다시 오줌을 싸진 않겠지. 그래도 오늘은 그 때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었다.
그래도 역시… 오는 길에 두 사람이 동시에 그의 물건을 붙잡고 실랑이를 벌였던 것은 아찔한 일이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두 자매의 손만큼은 현관문 앞에 설 때까지 그의 물건을 사이좋게 꼭 붙들고 있었다.
지연은 몰라도… 도연이 혹시 그걸 기억해내지 않을까 걱정스럽긴 했지만, 지금 상태로만 보면 전혀 기억할 것 같지 않았다.
그나저나 상중에겐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었다. 두 사람을 현관문 앞에 이대로 놔둘 수는 없었다.
한숨을 푹 내쉬고 일어난 그가 기지개를 켜듯 허리를 뒤로 꺾었다. 척추가 부러지는 것 같은 소리가 났다. 낮동안 사정만 두 번 했을 뿐,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몇 시간 동안 허리를 써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여보, 일어나. 방에 들어가서 자야지.”
상중이 도연의 겨드랑이에 손을 끼면서 말했다. 얇은 원피스 때문에 거의 맨살이나 다름없는 살이 녹아내릴 것처럼 부드러웠다.
도연은 “우웅… 여기서 잘래….” 하면서 평소라면 들을 수 없던 콧소리까지 내며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그 바람에 생각보다 수월하게 안아서 세울 수 있었다.
“하아… 우리 서방님 너무 좋다… 하응…”
도연은 그렇게 말하면서 상중의 귀에 바람을 집어 넣었다. 뿐만 아니라 혓바닥까지 귓구멍 안으로 들어왔다. 갑작스런 침입에 하마터면 균형을 잃을 뻔했다. 그대로 균형을 잃는다면 바닥에 있는 지연의 위로 넘어질 수도 있었기에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겨우 버텨낼 수 있었다.
“응? 여보! 지연이는? 우리 지연이 데리고 와야지!”
다리를 질질 끌면서도 상중을 완전히 끌어안은 채 목을 쭉쭉 빨아대고 있던 도연이 안방문 앞에 닿자 느닷없이 고개를 쳐들더니 그렇게 말했다.
“우리 지연이! 저기! 누가 잡아가면 안 된단 말야! 얼른!”
“응. 여보. 당신 먼저 데려다 놓고, 처제는 내가 방에 데려다 놓을게.”
상중이 뛰쳐나갈 것 같은 기세로 발버둥치는 도연을 달래듯 말했다.
“안 돼 여보! 밖에 무서운 사람 있다잖아! 우리 지연이 데리구 잘 거야 나!”
이제껏 술에 떡이 돼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던 도연이 갑자기 괴력을 발휘해 상중을 뿌리치더니 그대로 지연에게로 갔다.
“야! 이지연! 일어나! 여기서 자면 안 돼!”
도연이 지연의 손을 잡아 어거지로 일으키려 했다. 도연의 괴력 때문인지 상체가 금방 일으켜졌지만, 다시 쓰러졌다. 보다 못한 상중은 한숨을 쉬고 도연을 거들어 지연을 일으킨 다음 안방에 데리고 갔다.
그렇게 고집을 피우는 모습을 보자, 도연이 정말 그 때보다 덜 취했는지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지연을 침대 저쪽 끝자락에 눕히자, 도연이 얼른 들어가 제 동생을 끌어안았다. 상중은 이 둘이 이렇게 사이 좋은 모습을 본 적이 있던가 잠깐 고민해보았다. 만날 티격태격하는 모습만 본 것 같은데….
아내가 처제를 저리도 소중하게 안고 있는 모습을 보니, 잠깐 잊고 있던 죄책감이 밀려들었다. 세상에 어느 개새끼가 사랑하는 아내의 소중한 동생을 범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처제의 마음이 진심이었다 한들… 그래도 되는 것이란 말인가.
그는 제 욕심과 어리석음을 탓하기라도 하듯 입술을 꽉 깨물고는 몸을 돌렸다. 그 때,
“여보! 어디가! 일루 와서 자야지!”
도연이 제 옆을 손바닥으로 팡팡 쳤다.
“아냐, 난 밖에서 잘게. 내 걱정말고, 얼른 자.”
그렇게 말한 상중이 몸을 돌리고 문고리를 잡았을 때, 덥석! 어느새 이불 밖으로 나온 도연이 상중의 손목을 붙잡았다.
“안 돼. 당신도 나랑 같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