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아슬아슬한 섹스) 49화
무료소설 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04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아슬아슬한 섹스) 49화
계곡으로 향하는 내내 뒷자리에 끼어 앉아 떠들어대는 사촌 동생들 역시 더할 나위 없이 거슬렸다. 긴긴 시간 고막 터지게 참 많이도 떠들어댄다. 웬만하면 잠 좀 잘 것이지, 이세아 손 한 번 잡아본 게 대체 몇 시간 전인 건지 모르겠다.
시진은 이제 지끈거리기 시작하는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맑은 계곡물 소리와 청량한 풀 내음에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긴 했지만, 커다란 바위 위에 돗자리를 펴고 둘러앉았을 때부터 시진의 이마에 열십자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자신을 유난히도 예뻐하는 할머니와의 담소는 늘상 그렇듯 따뜻하고 좋았지만 대체 저 놈은...
"누나. 남자친구 진짜 없어? 진짜야? 왜? 누나가 어디가 어때서? 누나 직장엔 남자가 없나?"
저 놈은 대체 뭘 하는 자식인지...
사촌 누나인 세아의 곁에 바짝 붙어 앉아 침을 흘리는 놈. 한 달 전 제대한 윤지혁. 놈은 시진의 레이더망에 잡히자마자 뒷덜미가 잡힌 채 돗자리에서 끌려나와야만 했다.
"누나한테 이상한 거 묻지 말고 가서 준혁이나 물에서 건져와. 저 놈 혼자 놀다 큰일 난다."
그렇지 않아도 이다웅 저 조그만 자식이 한 시간 전부터 세아의 품에 안겨 옴짝달싹을 못 하게 하는 통에 울화통이 터지기 직전이었는데 지혁이 불을 지핀 것이다.
"아, 세아 누나랑 얘기 중이었는데 왜 끌어내! 형. 세아 누나 남친 있대? 형은 알지? 말해봐. 남자 있대?"
"그래, 있다. 없으면 니가 어쩔 건데."
"하. 역시... 없을 리가 없지. 저 얼굴에 저 몸매에 남자 없으면 그 주변 남자들이 싹 다 게이 새끼인 거지. 근데 나한텐 왜 없다고 뻥 쳤지? 얼마나 잘 생겼.."
"엄청 잘 생긴 놈이고 돈도 겁나 많은 놈이야. 니 상상을 초월해."
"뭐야... 진짜?"
눈에 띄게 풀 죽은 표정에 내심 흐뭇했다. 그래, 진짜다. 나 엄청 잘 생기고 지갑도 빵빵하잖냐.
"그니까 닥치고 물에 들어가서 니 동생이나 건져오라고."
"잘만 놀고 있는 놈을 왜 자꾸 건져오래? 여기 폭포가 있어 뭐가 있어? 형 아까부터 나 보는 눈이 이상한 게... 혹시 내 거 라이터 부러워서 그래? 근데 아까 안 빌려줬다고 심술 부리는 거야?"
딸깍 딸깍, 챙- 금테 두른 지포라이터를 까딱거리 윤지혁. 지랄도 병이라지. 놈을 발로 세게 밀어 물속에 빠트려 버렸다.
"아악! 김시진!"
저 변태같은 놈.
덥다고 고집부리며 끝끝내 반바지가 아닌 핫팬츠를 입은 세아의 다리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저 놈. 오늘 다시 봤던 그 순간부터 심히 거슬리던 놈이었다.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보기 좋아 씩 웃으며 돗자리에 돌아가자, 세아가 자연스레 시진의 입에 자신이 먹던 수박을 밀어 넣었다. 그 수박을 받아 먹다 순간 멈칫 하며 굳어버렸다. 두 사람 모두.
아차 싶었다...
시진의 입에 물린 수박을 쥐고 있던 세아가 재빨리 주변의 눈치를 살폈지만 유난히도 친밀해 보이는 이 남매 사이를 이상하게 의심하는 눈길은 조금도 없었다. 다행히도. 제각기 저들 대화에 바쁘신 어르신들.
하지만 갑자기 울리는 할머니의 웃음소리에 소름이 쭈뼛 돋았다.
"으흐흐흐흥. 아유, 예뻐 죽겠네. 지 오빠 챙기는 건 동생 밖에 없구나. 누가 보면 꼭 서방님 챙기는 새색시인 줄 알겄어, 세아야."
"예?"
"말도 안 돼요!"
기겁하며 버럭 소리를 지르는 두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번갈아 보는 어르신들의 눈길에 시진은 바로 먹던 수박을 뱉어버렸고 세아는 손에 들린 수박을 등 뒤로 날려버렸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수박이 근처의 바위 사이에 무참히 쳐박혔다.
"아이구, 어머님. 이것들 둘이 붙여놓으면 서로 물고 뜯고 난리도 아니에요."
어머니가 쯔쯔 혀를 차며 세아와 시진을 번갈아 보았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 무슨 서방님..."
그렇죠. 못 먹어서 안달이죠, 엄마.
지금도 그렇고요.
"왜, 우리 옛날에 보면 그 닭 잡으러 달려 다니는 아저씨들 있죠? 딱 그 꼴이야. 한 놈이 도망가면 한 놈이 잡으려고 꽥꽥거리면서 달려가고. 이제 다 커서 둘이 살다 보니까 그나마 서로 좀 챙기는 거죠. 아니면 밖에 나왔으니 좀 다정한 척을 하는 거던가. 안 그래, 김시진?"
"맞아."
즉각 대답하자 세아도 질 세라 입을 열었다.
"이 오빠는 오빠가 아니에요. 그냥 철 없는 남동생... 아니, 동생 삼고 싶지도 않은 그런 남자에요."
"아, 내가 그 정도냐?"
"응! 오빠 맨날 양말 벗어서 소파 위에 올려두는 거 때문에 이가 바득바득 갈려."
새초롬하게 쳐다보는 세아의 말에 어쩐지 진심이 담겨있는 것 같았다. 그게 그렇게 불만이셨어요? 저 귀여운 입에 뽀뽀 한 번 해주고 싶은데... 아, 정말 미칠 노릇이다. 그 충동을 누르고 세아의 말을 받아쳤다.
"그러는 누구는 제때제때 빨래 열심히 하는 모양이네."
"뭐야... 너네 그러고 살았어? 엄마가 니네 그렇게 드럽게 살라고 둘이 내보낸 줄 알아? 일하느라 바빠서 세 달에 한 번 정도 들르니까 아주 집 꼴이 그지 꼴이 따로 없나보구나? 야. 너네 그럴 거면 그냥 집으로 들어와!"
"됐어!"
"싫어!"
재깍 대답한 두 사람은 이번만큼은 묘한 시선들에 사로잡혔다. 분위기가 더 이상해지기 전 세아가 바로 입을 열었다.
"지,집이랑 학교랑 너무 멀어. 나 또 1학년 초 때처럼 그렇게 힘들게 다니고 싶지 않아. 우리가 깨끗이 치우고 살게... 미안해, 엄마."
"사실 세아 빨래 잘 해. 너무 자주 해서 내 까만 옷이 다 회색 옷이 될 지경이지... 하하."
멋쩍게 웃으며 입가를 쓸었다. 이렇게 긴 시간 수다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저 지겨운 다웅이 놈은 세아의 품에 거머리처럼 붙어 안겨 떨어질 줄을 몰랐다.
잠깐... 저 자식 방금 이세아 가슴에 얼굴 비빈 거야? 저 자식이, 썅!!
"아, 시원하다!"
다웅의 이마를 밀어버리려던 순간 등 뒤에서 달갑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치 않았던 입수였지만 나름 괜찮았어. 누나. 누나도 같이 들어갈래? 엄청 시원해."
지혁의 목소리에 시진이 입술을 깨물었다.
"정말? 그렇게 시원해?"
오랜만에 서로의 안부를 묻겠답시고, 한 시간 동안 겨우 발 한 번 담근 채 돗자리에만 잡혀있던 세아였다. 그러니 지혁의 제안에 혹한 모양이었다. 엉덩이를 떼고 다웅과 함께 일어나려는 세아의 팔목을 잡아 다시 앉히며 심각하게 노려보았다. 저 놈 따라 가면 넌 오늘 밤 곱게 잠 못 잘 줄 알아.
"아... 됐어. 그냥 여기 다웅이랑 있을게..."
시진의 지독한 눈초리에 세아가 꼬리를 내린 것 같았다.
"왜? 이 틈에 남자랑 한 번 놀아봐야지. 누나 그러다 노처녀로 늙어죽는다?"
"쟤 봐라? 누나한테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지혁의 말을 듣고 있던 어머니가 세아에게 수박 한 쪽을 내밀며 눈을 빛냈다.
"그러고 보니까 우리 세아는 왜 여태 소식이 없니? 대학 생활 내내 남자친구 없다고 하더니... 왜 연애를 안 해? 남자들이 너 싫다든? 김시진. 우리 세아 그렇게 인기가 없니? 같이 사는 너는 다 알지? 말 좀 해봐."
재촉하는 어머니의 말에 세아가 볼을 붉혔다.
"남자들이 날 왜 싫어해? 나 남자친구 가끔 있었는데 엄마한테만 말 안 한 거야. 엄만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새빨간 입술을 삐죽이는 세아가 귀여워 당장에 밀어 눕히고 싶었다. 새하얀 다리를 드러내고 앉아 머리를 귀 뒤로 쓸어 넘기는 그 모습이 요염해 당장에 안고 싶었다. 아삭아삭 수박을 먹으며 오물거리는 저 입술을 집어 삼키고 싶었다.
하지만 모두 참아야 한다. 이럴까봐... 가족들과 같이 여행 오기 싫었다고.
"이세아 지금도 있어, 남자친구."
"뭐?"
"진짜냐? 몇 살인데."
시진의 대답에 아버지까지 가세해 물어왔다. 이모들도 눈을 반짝이며 이름이며 직업이며 사진 등을 요구했지만 차마 지금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우리 오빠가 내 애인이다 말할 수 없는 세아였으니, 대답 없는 질문 세례만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친남매도 아니고 호적상으로도 문제없는 남남인데, 그냥 확 까버릴까 생각했던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상식 밖의 일이라며 재차 말리던 세아가 생각나 겨우 참아왔다. 그래. 그건 미친 짓이지... 숨겨야지. 숨기는 게 맞지.
대신 손을 뒤로 밀어 넣어 슬쩍 세아의 엉덩이를 더듬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자리를 옮겼다. 귀여워 웃음이 터졌다.
옷이 얇아 오늘따라 유난히도 선명한 가슴의 실루엣... 그것이 시진을 못 견디게 만들었지만 저 황홀한 품안에 안긴 것은 여전히 자신이 아닌 다웅이었다. 이다웅. 저 썩을 놈을 도대체 어떻게 떼어내야 할까. 말없이 다웅을 째리고만 있으니 놈이 새초롬하게 고개를 돌려 시진을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봐? 내 얼굴에 뭐 묻었어?"
내 얼굴에 뭐 묻었냐고?
다섯 살짜리가 그런 말은 대체 어디서 배워와서.
"안 묻었어. 그니까 이제 니 엄마한테 가라. 누나 다리 아프겠다."
"나 괜찮은데?"
수박을 오물거리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자신을 보는 세아의 볼을 잡아 늘이고 싶었다. 내가 안 괜찮잖아, 자기야.
"세아야. 누구 만나냐니까. 말하기 부끄러우면 엄마한테만 말해볼래? 근데 너 이번이 첫 번째 남자친구니?"
"아니야.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무슨 핵폭탄도 아니구..."
"그러니까 하는 말이야. 너처럼 이쁜 애가 왜 남자 얘길 한 번을 안 해?"
"이세아. 너 이제 직장 다니고 있고, 그 정도 나이면 아무나 만나선 안 되는 거 알지? 좀만 정들면 결혼까지 그대로 가는 거야. 처음부터 상대를 잘 골라야지."
"학교는 어디 졸업했어? 학생이야, 직장인이야? 돈은 좀 있니?"
"아우... 엄마 속물! 도대체 그런 게 뭐가 중요한대?"
세아가 불만스레 소리치자 곁에 앉아 수박씨를 뱉고 있던 이모가 부산을 떨며 거들었다.
"아가씨. 내가 오십 년을 살아본 결과 돈 많은 남자가 최고더라. 너 평생의 고민거리 구십 프로가 사라지는 건데 얼마나 좋니? 이왕이면 능력 좋은 놈 만나."
"듣자듣자 하니까 내 욕 같네. 그래서. 넌 그렇게 사는 게 힘들었냐?"
이모부가 눈을 부라리며 언성을 높이는 틈을 타 세아의 손목을 끌고 돗자리를 빠져나왔다.
"누나! 어디 가!" 외치며 쫄래쫄래 따라오는 다웅의 이마를 밀어버리고 그녀를 데리고 바위를 넘어갔다.
"뭐야? 우리 어디 가?"
"멀리."
"오빠랑 나만?"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