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천박한 비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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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75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천박한 비밀25
[무료소설] 천박한 비밀25
서준은, 지혜가 요가 강사와의 불륜을 들키자 이 이상 외도하는 것은 위험할 것으로 판단하여 그만두었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그녀가 요가 강사와 몸을 섞지 않았으리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그는 지혜를 포기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미련이 남아있었고, 자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다.
퇴근하자 서준은, 당연하다는 듯 인호에게 연락했고, 둘은 언제나 그렇듯 술을 마시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
“...”
서준의 이야기를 들은 인호는, 서준의 편에 서서 위로를 해주어야 할지, 아니면 지혜의 편에 서서 확실한 증거도 없으니 아직 결단하기에는 섣부르다고 말해주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둘은 침묵 속에서 술잔만 넘겼고, 이내 우울한 상태로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 인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직접 본 적은 없는 거지?”
“내가 회사에 있는 동안 일어나는 일인데 어떻게 알겠냐.”
“... 그래도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확실해.”
인호는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확실한 증거도 없는데 뭘 확신하는데?”
“...”
순간 서준은, 인호의 아내인 효선이 요가 강사와 술을 마시고 호텔에서 사랑을 나눈 것을 보았기에 확신할 수 있다고 말하려 하였지만, 끝내 그 말은 하지 못했다.
“한두 번도 아니고, 몇 십 통이나 전화 기록이 남아있었던 데다가 내가 연차 쓰고 집에 있었을 때에는 요가 시간이 끝나도 바로 오지도 않고 한참을 밖에 있다가 들어오더라.”
“...”
인호는 그의 말을 듣고는 조곤조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게 불륜을 저질렀다는 증거는 아니잖아? 물론 전화를 받고 밖으로 나가서 그 남자를 만났다면 확실하겠지만, 전화를 받고도 둘이 만나지를 않았으니 그 후로도 계속 전화를 했었다는 이야기 아냐?”
“... 뭐?”
“아니, 만났으면...”
인호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바로 앞에 사람이 있으면 입으로 말을 주고받으면 되지, 굳이 전화로 주고받겠냐고.”
“...”
“그만큼 형수님이 그 사람을 안 만나고 있었다는 이야기 아니겠냐?”
“그거랑은 다르지, 만날 수가 없다 보니 전화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었을 거고, 전화로 나중에 만날 장소나 들어갈 호텔 이야기나 하고 있었겠지.”
“... 너 진짜 형수님 못 믿겠냐?”
이번에는 크게 한숨을 쉬며, 인호가 입을 열었다.
“야, 너, 다시 정신 상담이라도 받는 게 좋지 않겠냐?”
“...”
이제 막 지혜가 요가를 하고 싶다며 서준에게 이야기를 걸어왔을 때, 서준은 그녀를 믿지 못하는 듯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 때문에 인호에게 전화를 걸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날, 인호는 서준을 위로해주었다.
지혜는 너무나도 매력적이기에, 주변에 꼬이는 남성들이 많았을 것이고, 만약 서준을 싫어했다면 진작 버리고 도망갔을 것이라고...
아직도 분명 그녀는 서준을 사랑하고 있음이 틀림없다며 말해주었다.
인호의 위로를 들었던 직후, 서준은 자신의 망상장애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듯, 인호가 방금 제안한 것을, 서준 역시 그날, 생각하고 있었다.
“근데 너...”
서준은 계속해서 지혜를 감싸는 인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그를 노려보며 입을 열려 하다가는, 이내 멈추었다.
“...”
서준은 순간,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눈앞의 고등학교 동창이 불륜을 저지른 지혜를 이렇게나 감싸려고 하는 행동이 수상해 보이기 시작했고, 이내 그의 아내인 효선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분명 효선은 자신의 남편이 먼저 외도를 했었기에 자신도 다른 남성과 몸을 섞었다고 말했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지금의 서준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지혜를 감싸려는 듯 행동하고 서준이 틀렸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인호가 못마땅했다.
서준은 분명, 인호 역시 숨기는 무언가 있기에 같은 처지의 지혜를 감싼다며 생각을 굳혔다.
‘설마...’
그리고 그는 얼마 전, 자신이 효선과 요가 강사의 불륜을 목격하고도 모른 척하겠다고 했던, 스스로의 모습이 떠올랐다.
서준은 계속 생각했다.
어쩌면 서준과, 인호의 아내인 효선과의 관계처럼...
인호와, 서준의 아내인 지혜의 관계도 그런 식으로 엮여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서준은 말없이 조용히 인호를 노려보았다.
“효선 씨가, 너 바람피운다고 하던데?”
“... 뭐?”
인호는 뜬금없는 그의 말에 발끈하며 입을 열었다.
“내 마누라가 너한테 그런 말을 했다고? 언제?”
“...”
서준은 그대로 사실을 말할 뻔했지만, 지혜의 정보를 알려준, 같은 동맹관계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효선을 쉽게 배신할 수는 없었고 그는 거짓말을 하였다.
“내가, 지혜가 바람피우는 것 같다고 말하니, 너도 그러는 것 같다고 하소연하던데?”
“... 무슨 생각이지...?”
인호는 자신의 아내가, 인호가 바람을 피운다는 말을 서준에게 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느껴졌다.
애초에 불륜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호는 어째서 효선이 그런 말을 서준에게 전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
서준은 효선을 배신할 생각은 없는 듯했지만, 이미 효선이, 자신의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을 인호에게 말한 시점에서, 서준은, 인호와 효선의 사이를 갈라놓는 발판을 마련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야, 내 마누라가 농담 식으로 이야기를...”
“아냐, 진지했었어.”
“...”
인호는 효선이 불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가며 불륜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 아직까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도, 효선 씨의 말이 진짜인 것 같은데?”
“... 무슨 뜻이냐?”
조용히 생각하는 인호의 앞에서, 서준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왜 지혜를 그렇게나 감싸려고 하냐?”
“...”
서준은 인호의 과거 행동이 모두 수상하게 느껴졌다.
인호는 항상 서준의 아내인 지혜의 외모를 높게 평가하며, 그와 동시에 자신의 아내인 효선의 얼굴을 낮게 평가했었다.
서준은 그의 행동을, 마치 지혜를 노리고 있었기에 그런 식으로 말을 했었던 것은 아닐까, 하며 생각하기 시작했다.
“너 진짜 돌았냐?”
서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던 인호는 붉어진 얼굴로, 서준을 쳐다보았다.
술기운 때문에 얼굴이 붉어진 것이 아닌, 명백히 화가 나 얼굴이 붉어진 인호는 자신의 화를 꾸욱 누르며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너 진짜로 다시 정신 상담이라도 받아라...”
“...”
서준과 인호는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빤히 바라보기만 했고, 이내 인호가 먼저 일어나 자리를 뜨는 것으로 둘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정신 상담 같은 소리 하고 앉았네...’
서준은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천천히 생각했다.
‘저렇게까지 당황하는 걸 보니... 분명 지혜랑 몰래 만나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은데...’
그는 추리 만화의 주인공이라도 빙의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취한 몸을 비틀비틀 움직였다.
그리고는 인호가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간 것을 회상했고, 이내 후련한 기분이 그를 감쌌다.
‘역시, 역시 맞았어...’
자신의 아내가 다른 남성과 성행위를 나누었다고 생각하면 불안하고 화가 나야 정상이었지만, 마치 자신은 처음부터 그럴 줄 알고 있었기에 별다른 상처를 안 입었다는 듯, 쿨한 척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다.
‘남편의 친구한테도 다리 벌리는 걸레 년...’
이내 그는 자신의 집 앞까지 도착했고, 문을 열어 집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