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천박한 비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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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84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천박한 비밀13
[무료소설] 천박한 비밀13
천박한 비밀
천박한 비밀 - 13화
지혜는 SNS를 하던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SNS와 같이 다수의 모르는 사람이 그녀를 본다거나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싫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대학생 때 그녀가 걸레라는, 지혜에 관한 좋지 않은 소문이 학교 전체에 퍼져있었고, 그 상황 속에서 모르는 다수 남성에게 미행당하며 관찰당해왔던 그녀는 자신의 얼굴이나 그녀의 주변 풍경을 남에게 공개한다는 그런 행위를 당당하게 할 여성이 아니었다.
“...”
“응? 왜 그래?”
그녀와 함께 몸을 섞어가며 사랑을 나눈 지, 이틀이 지났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마다 그녀는 아이들을 재운 뒤 SNS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하고 싶어?”
그녀를 뚫어지라 바라보는 그에게 착각한 것인지, 지혜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서준에게 다가가 그의 허벅지를 만졌다.
“...”
잠시 침묵을 지키던 서준은 이내 입을 열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 그거 재미있어?”
“응? SNS 하는 거?”
“...”
“글쎄... 아직은 잘 모르겠어.”
“...”
“요가 하면서 친해진 20대 애들이 있는데, 걔들이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구.”
“그렇구나.”
그녀는 SNS를 시작했다며 서준에게 알려주고, 같이 해보자는 식의 이야기를 전해왔기에 남편 몰래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또한, 무언가를 딱히 숨기는 듯한 행동 역시 없었다.
그래도 서준은 아내의 SNS를 관찰하려는 용도로, 그 역시 SNS에 가입하였다.
남편인 서준 이외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공간을 원한 듯 SNS를 시작한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서준은, 그녀의 친구 목록에 요가 강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있었던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지금 한창 요가를 즐기고 있으며, 그곳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조금은 밝아진 듯 보이는 지혜를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
그렇지만 그녀가 밝아진 이유가, 친구를 사귀며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닌, 요가 강사와의 새로운 사랑을 나누고 있었던 것이 원인이었다면, 당장에라도 그녀에게 요가 수업을 듣지 못하도록 막아서야만 했다.
지혜의 SNS에는 요가 강사와도 사이좋게 댓글을 주고받는 글이 있었지만, 서준의 걱정과는 다르게 아내와 요가 강사 사이의 대화에는 이상한 점은 딱히 없었다.
지혜와 요가 강사가 일부러 서준에게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주고받는다는 경우도 생각할 수 있었지만, 직접적인 대화나 빙 둘러 표현하는 듯한 대화는 없는 것으로 보아, 그 둘은 아직 불륜 행위는 하지 않으리라, 서준은 그렇게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바랐다.
서준은 공허해진 마음으로 출근했고, 일이 끝난 다음 인호의 연락을 받았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와 전화로 이야기를 주고받던 서준은 그에게 함께 간단하게 마시자며 권했고, 인호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형수님 요가 한다고 했지?”
“어. 요즘 기분 좋아 보이더라.”
“그거, 사실 우리 아내도 해보고 싶다고 하던데...”
“...”
인호가 서준에게 연락한 이유는, 인호의 아내도 요가를 하고 싶다고 말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가까운 친구의 아내가 이미 요가를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서준에게 약간의 조언이나 도움을 받고 싶어 했다.
“그거 어디서 신청하는 거냐?”
“글쎄... 인터넷으로 했다던 것 같았는데...”
서준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들고,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잠시만 있어봐, 물어볼게.”
“오, 고마워.”
“...”
서준은, 인호의 아내가 지혜와 같은 요가 강의를 듣게 된다면, 지혜를 관리하기 쉬워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지혜가 만약, 요가 학원에서 강의가 끝나고, 요가 강사와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사라진다면 분명 인호의 아내가 그것을 눈치채며 인호에게 알릴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서준은 고등학교 동창인 인호에게 아내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될 것이었기에, 지혜나 요가 강사인 그 남성이 섣부른 행동을 취할 수는 없게 될 것이 뻔했다.
“...”
이내 지혜에게서 연락을 받은 서준이 입을 열었다.
“시청에서 하는 요가라 돈도 저렴하고... 아내가 링크 보내줬는데, 이거 그대로 너한테 보내줄게.”
“야 진짜 고맙다.”
“뭘, 큰일 한 것도 아닌데...”
서준은 이어 말했다.
“그런데 이거, 수업 들으시게 되면 지혜랑 친하게 지내달라고 부탁해줄 수 있어?”
“우리 마누라한테, 네 형수님이랑?”
“어.”
“당연하지, 근데 아마 마누라가 싫어하지 않을까?”
“... 왜?”
“야, 형수님이 얼마나 예쁜지 뻔히 아는데 괜히 그 옆에 섰다가 더 늙어 보이면 얼마나 서글프겠냐.”
인호는, 서준의 아내를 칭찬함과 동시에 자신의 아내 얼굴을 깎아내렸다.
“그러고 보니...”
서준은 인호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말을 이었다.
“요가 강사가 남자라고 하더라.”
“엥?”
인호는 순간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냉정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 뭐, 남자가 할 수도 있지. 그래.”
“젊은 친구인 것 같더라.”
“이야~ 좋겠네. 그런 직업이면 예쁜 여자들 잔뜩 보겠네.”
“...”
서준은 요가 학원을 접수한 학생의 대부분이 40대였다는 지혜의 말을, 굳이 꺼내지는 않았다.
“아내가 걱정되지는 않아?”
“뭘? 젊은 요가 강사한테 넘어가는 거?”
“뭐... 그런 거라든지...”
“내 마누라가 젊은 남성을 꾈 수 있었으면 진작 도망갔을걸?”
인호는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아내를 낮게 평가하고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래도 넌 걱정이겠네. 형수님이 아직도 20대처럼 젊어 보이니...”
“... 조금 불안하지.”
“몇 년이나 함께 지내면서도 아직 그렇게 꿀이 떨어지게 살 수 있는 이유는, 변하지 않는 외모 덕분이냐?”
“...”
만약 외모 때문에 그녀와 지금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었냐고 한다면, 서준의 입장에서는 그것도 한몫했었다고 말할 수 있었지만, 지혜의 입장에서는 늙어가는 남편을 지금까지 쭈욱 봐 오면서도 함께 있어주었기 때문에, 서준은 할 말이 없었다.
“아내가 성격이 좋아서 그렇지.”
“와우, 아직도 깨가 쏟아지는 대답이네.”
깨가 쏟아지는 낯 뜨거운 말이라고는 해도, 그것이 사실이었다.
언젠가, 인호가 서준에게 해 주었던 말처럼, 지혜의 서준을 향한 마음이 식어있었다면 이미 진작 그를 떠나고도 남았을 것이었다.
“...”
그렇기에 지금까지 서준과 함께해준 지혜가 고맙기도 했지만, 어째서인지 요즘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린 그녀의 행동 때문에 안심할 수가 없었다.
마치 지금까지는, 결혼하고 함께 살아온 서준과 맞추어 주며 살던 지혜가, 이제는 다른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 그 사람의 삶에 맞추어 살아보려고 행동하는 듯, 최근 아내의 행동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 인호야.”
“어?”
서준은 이 말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점점 불안해지는 마음을 어찌할 수 없었기에, 그는 결국 입을 열고 말았다.
“네 형수님 전화번호 좀 알려줄 수 있어?”
“... 뭐, 알려줄 수는 있는데...”
서준의 이야기를 들은 인호가 말을 이었다.
"그건 왜?"
"..."
“... 네 아내가 요가 수업받는 거, 감시하려고?”
“...”
인호는 이미 서준의 생각을 읽고 있었다는 듯 말했고, 서준은 그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불안할 수는 있는데...”
인호는 말을 이으려다, 이내 그만두었다.
어쩌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서준과 지혜의 삶 속에서 무언가 이상한 기류가 흐르고 있을 수도 있었기에, 인호는 함부로 판단하여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기, 내 마누라 번호.”
“... 고마워.”
둘은 이후, 조용히 술잔을 넘기며 안주를 먹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