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두번째 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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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6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두번째 발정
[무료소설] 두번째 발정
소녀를 재워줘
14. 두 번째 발정
“홍 교수, 입맛이 없어?”
박향미와 점심 식사를 하러 나온 참이었다. 향미는 맞은편에 앉은 태선이 좀처럼 먹지를 못하자 걱정스레 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태선은 고개를 흔들었다.
“……네? 아, 아닙니다. 잘 먹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있기는. 거의 손도 안 댔는데, 뭐.”
“…실은 어제 석훈이랑 술을 좀 마셨더니….”
태선은 어설프게 웃으며 아예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렇잖아도 제대로 된 해장도 못한지라 속이 느글거렸는데 일식은 더 이상 무리였다. 거기다 붉은 참치 회는 자꾸만 나미의 빨간 혀를 떠올리게 해서, 불순한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뭐? 언제? 둘이 마셨어?”
“네. 학장님 모셔다 드리고……잠깐 만나서 간단하게 마셨습니다.”
“아쉽다. 다음번에 둘이 또 만나거든 나도 불러. 오랜만에 석훈이 얼굴 좀 보게.”
“……네.”
“자기 오후 수업 또 있던가?”
“네. 이제 슬슬 들어가면 시간 맞을 것 같습니다.”
태선에게 수업이 남았단 소리에 박향미는 대놓고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 사무실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가면 좋겠는데. 무리일까?”
태선이 젓가락을 내려놓자 그녀도 더는 입맛이 없었는지 식사를 그만두었다. 파우치에서 콤팩트를 꺼내 화장을 고치고 립스틱을 다시 바르는 그녀의 의도가 절대 차 한 잔이 아니라는 걸 아는 태선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지금 출발해도 빠듯합니다, 학장님.”
“치. 알았다, 알았어. 맨날 나만 자기한테 안달하지.”
향미는 그렇게 말해도 태선에게 수업이나 학교 관련 업무가 있을 때는 군말 없이 보내주고는 했다. 그런 식으로 태선의 평판을 잘 관리해야 그의 자리를 높게 만들었을 때 뒤탈이 없기 때문이었다.
“안달이라뇨, 무슨 말씀을…….”
“그럼 오늘 저녁에 내 오피스텔에 와.”
식당을 나서며 차에 오를 때 향미가 불쑥 말을 꺼냈다. 아, 오늘은 정말 별론데. 그런 생각을 하며 태선이 옆을 돌아보았다. 그의 허벅지를 서슴없이 쓸어 만지는 그녀의 눈빛은 이미 짙은 정염에 휩싸인 상태였다.
저렇게 저를 따먹고 싶어 애간장이 타고 있는데. 그가 그녀를 거부할 권리 같은 게 있을 리 없었다.
“……네. 갈게요.”
“아유, 요 귀여운 것.”
“하하, 학장님. 전 운전을 좀…….”
“쉬이, 그래. 자긴 운전 조심해서 해야지.”
마치 애완동물을 만지듯 태선의 턱밑을 긁는 그녀였다. 그뿐 아니라 학교에 도착할 때까지 향미의 손길은 태선의 몸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태선은 그녀에게 응해줄 기분이 정말 아니었지만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더구나 그의 입장에서는 그녀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그렇게 간신히 학교에 도착해 향미의 손이 제게서 떨어지자마자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서 벗어났다. 차가 보이지 않을 때쯤 턱 밑이며 옷 여기저기를 거칠게 털어내는 태선의 눈빛은 흉흉했다.
발정난 암캐 같으니.
속으로 수없이 욕을 읊조리는 태선은 걷는 내내 주먹이 아릴만큼 꽉 쥐었다.
*
“읍…흐읍….”
두 사람의 호흡이 갈급하게 뒤엉켰다. 나미는 태선의 목에 두 팔을 그러안아 매달리다시피 했다. 그가 어깨에 걸쳐 준 블라우스는 힘없이 바닥으로 나풀나풀 떨어졌다. 시작은 나미가 먼저였지만 키스를 이끌어가는 것은 태선이었다. 숨이 모자란 나미의 입술이 벌어짐과 동시에 태선의 혀는 거침없이 그 안을 침범했다.
“흐으…….”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 정복해오는 태선 때문에 나미는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오랜 시간 마음에 품었던 남자와의 첫 키스는 짜릿하고 황홀했으며 뱃속이 대번에 당겼다. 온 몸에서 힘이 빠져 나갔지만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받치고 있는 남자의 단단한 팔뚝 때문에 주저앉을 수도 없었다. 뒤이어 태선의 손바닥이 본능처럼 나미의 토실한 엉덩이를 움켜쥐는 순간, 나미의 아랫도리가 그의 앞섶에 바짝 달라붙었다.
“읍……!”
얇은 천들 위로 둔덕에 선명하게 느껴지는 남성의 단단함에 나미는 숨이 턱 막혀오는 것 같았다. 그것은 남성이 자신을 여자로서 분명히도 원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하아, 아저씨……!”
나미의 야릇한 신음성에 태선의 이성의 경계가 아슬아슬해졌다. 지금 자신이 안고 있는 여자가 누군지 망각할 정도로 그는 그녀의 체향에 취해 넋을 놓았다. 그의 입술이 나미의 턱과 목선을 지분거리며 스르르 아래로 내려갔다. 그녀의 뽀얀 살결에는 태선의 타액이 묻어났고 나미는 가쁜 숨을 조절하지 못해 연신 헐떡거렸다.
“하읏, 아저, 아저씨…으응…!”
나미는 발을 동동 구르며 태선에게 더 매달렸다. 그는 눈앞에 드러난 그녀의 맨살을 핥고 취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던 그가 마침내 손을 뻗어 브래지어 후크를 풀려는 순간 -
지이잉. 지이잉. 지이잉.
요란하게 울리는 태선의 휴대폰 진동에 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하아, 하아, 하아…….”
마치 마법에서 풀려난 사람처럼 태선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나미의 쇄골에 얼굴을 묻은 그는 그 상태로 천천히 숨을 골랐다. 그녀와 키스를 시작한 후로 정신 줄을 놓다시피 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자 창피함이 몰려왔다. 박향미 덕분에 욕구가 쌓일 틈도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이성을 놓아버릴 수가 있는지. 태선은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미 역시 벅찬 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칼에 입술을 묻은 채 조용히 심호흡했다.
저 진동이 아니었다면, 아마 태선은 나미의 브래지어 후크를 풀고 여기서 일을 치렀을 지도 몰랐다.
“미안… 미안하다, 나미야…….”
얼마간의 침묵 후, 태선이 고개를 들었다. 나미의 속눈썹이 그 사이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뭐가 미안한 건데요?”
“……너를, 더 아껴줬어야 했는데. 이런 식으로 파렴치하게 굴어서는 안 됐어.”
“아저씨…….”
“미안해. 미안하다, 정말.”
태선이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치마와 블라우스를 주워 천천히 입혀주었다. 가만히 그가 하는 대로 있던 나미는 블라우스 단추가 다 채워지자 손을 들어 태선의 두 뺨을 양 손으로 감쌌다.
둘의 시선이 기꺼이 진솔하게 부딪혔다.
“난 괜찮아요. 아니, 솔직히 기뻐요.”
“…….”
“아저씨가 누구보다 나를 여자로 원한다는 걸 알았잖아.”
“…아….”
“그거면 됐어요. 난 이제 아저씨 거예요.”
“……나미야.”
“그러니까 아저씨도 내 거 해요. 더 고집 부리지 말고.”
자신을 응시하는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에 태선의 마음이 흔들렸다. 내가 너를, 내가 너의, 네가 나의, 우리 사이가 그런 관계가 되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태선은 그녀의 시선을 피해 눈을 내렸다.
*
“교수님? 다 읽었는데요.”
창밖을 내다보며 아까 나미와의 일을 떠올리던 태선은 학생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 강의실 안에 있는 모든 학생들의 이목이 자신에게 쏠려 있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칠판 한가운데로 돌아와 섰다.
“강의 계획서에 나와 있다시피, 앞으로 이 수업은 유인물과 토의 위주로 갈 생각입니다. 과목 특성상 조별 과제가 많을 예정이니 한 학기 동안 수업을 같이 진행할 파트너들을 잘 골라야 할 겁니다. 그렇죠?”
“아아~ 교수님~”
“다음 시간까지 4인으로 각자 조를 구성해올 것. 오늘 오티는 여기서 끝.”
“아아~ ”
학생들의 야유에도 태선은 여유롭게 미소 지었다. 번복은 없다는 그의 태도에 학생들은 결국 체념 후 수긍했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수업이 끝났고, 그의 얼굴은 또 다시 차갑게 굳어졌다.
약속대로 박향미의 오피스텔에 가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