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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마지막은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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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4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마지막은 언제나

[무료소설] 마지막은 언제나

소녀를 재워줘


35. 마지막은 언제나


갑자기 벌어진 사고에 사람들 모두가 우왕좌왕했다. 쉬이익. 멈춰 선 차에서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하아, 나미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태선이 아비규환 속에서 나미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달려와 안겨들었다.


“오빠! 괜찮아요?”


“난 괜찮아. 넌? 어디 다친 데 없어?”


“응, 나도 괜찮아. 근데…저기….”


나미가 가리킨 곳엔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채 발작하듯 몸을 튕기며 피를 쏟아내고 있는 윤정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펑!!


엄청난 굉음과 함께 사고 난 차량이 폭발하고 말았다.


*


차를 운전한 사람은 박향미였다. 그녀의 혈중 알콜 농도는 1.8%를 훨씬 넘긴 위험한 수준이었다. 거기에 차량 폭발로 즉사해 버리고 말았다.

태선이 나간 후 이성을 잃은 그녀가 양주 한 병을 마시면서 태선을 미행했고, 나미를 본 순간 그대로 돌진해서 생긴 일이었다.


하마터면 그대로 차에 치일 뻔한 나미를 구하려는 태선을 본 윤정이 그를 밀쳤고, 그녀는 차에 부딪힌 뒤 땅에 떨어질 때의 충격으로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여러 장기가 손상을 입게 되었다. 목숨이 위태로웠지만 병원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응급처치가 빨라서 다행이었다.


태선과 나미는 약간의 찰과상과 타박상을 빼고는 아주 무사했다.


“하……. 어떡해요, 오빠.”


윤정이 들어간 수술실 앞, 나미는 발을 동동거리며 태선의 팔을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손등을 토닥이며 자신 또한 마음을 진정시켰다.


“괜찮아, 잘 될 거야.”


“……휴.”


둘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윤정의 수술이 부디 무사히 끝나기만을 고대했다.


*


◆ 2년 후


<켈리.B 작가의 신작 전시회>


그녀의 화가 데뷔 전시회를 열었던 뉴욕의 그 갤러리에서 이번엔 사랑과 애정에 관한 연작 시리즈인 'Dear, My Lover'가 성대하게 열렸다.

사람들은 2년 만에 화려하게 복귀한 작가의 그림에 열렬한 환호와 호응을 보내며 찬사가 끊이지 않았다.


태선은 감개가 무량한 마음으로 자신과의 사랑을 테마로 그린 나미의 그림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그녀가 그려낸 자신의 모습은 실제보다 더욱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마치 제가 아닌 듯한 기분도 들었다.


“나는 오빠가 이렇게 자기애가 강한 사람인 줄 몰랐지.”


한참 그림을 들여다보며 감상에 빠져있는 태선의 허리를 부드럽게 안으며 나미가 속삭였다. 그는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내가? 왜?”


“자기 그림 있는 공간에만 빠져 살잖아요. 다른 데는 잘 보지도 않고.”


“푸핫. 내가 그랬나? 아닌데. 두루두루 전부 다 보고 있었는데.”


“치. 아니거든요? 내가 오빠만 보고 있었는데 무슨 소리.”


“사람들하고 인사하느라 정신도 없었으면서.”


티격태격하는 듯했지만 그들은 이내 이마를 맞대고 미소 지었다. 사랑스러운 그들의 모습 자체가 화젯거리라는 듯 전시회를 찾은 기자들은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기도 했다.


“야, 꼭 여기까지 사람을 불러야겠냐?”


그때 익숙한 한국어와 함께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둘이 동시에 돌아보니 석훈이 윤정과 함께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다. 태선이 웃으며 그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와줘서 고맙다. 특히 석훈이 너는 먼 길 오느라 고생했고.”


“비행기 표에 숙박까지 책임져 준다니까 온 거야. 전시회 축하드려요, 나미 씨.”

“감사합니다.”


“나도 축하해요.”


석훈과 윤정은 차례로 나미에게 꽃다발을 내밀었다. 태선이 그것을 대신 받아 꽃다발을 보관하는 곳에 두고 왔다.


끔찍했던 사고가 있던 날로부터 벌써 두 해가 지났다. 윤정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그녀가 무사히 회복하는 것을 본 뒤 나미와 태선은 뉴욕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두 사람은 아직 식은 올리지 않고 함께 사는 중이었다. 나미 모친의 반대가 생각보다 더 심했기 때문이었다.


“여긴 태선이 그림만 있는 덴가 봐. 맞죠?”


“네, 맞아요.”


“야, 홍태선이 이렇게 잘생기진 않은 거 같은데?”


석훈이 그림을 보며 태선을 놀렸다. 태선은 그를 흘겨보았지만 자신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바였으므로 딱히 더 뭐라 하지는 않았다.


“제 눈엔 이것보다 더 멋있는데요? 내가 우리 오빠를 이렇게밖에 표현 못하는 게 아쉬워요.”


“하…하하…네.”


대신 나미가 나서서 한마디 하자 석훈은 어색하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너 목마르지 않아? 뭐 마실 거 좀 갖다 줄까?”


태선이 나미의 컨디션을 기민하게 살피며 물었다. 전시회를 찾아오는 손님들과 지인들을 맞이하느라 쉴 틈 없이 바쁜 그녀를 걱정해서였다. 나미가 괜찮다며 고개를 흔드는 그때였다.


“와, 반나미. 네가 기어이 이 전시회를 여는 구나.”


“구지환!”


지환이 외국인 여자 친구와 함께 나미에게 아는 체를 했다. 그와 나미는 이제 친구 사이로 완전히 돌아왔고, 지환은 새로운 여자 친구와 행복한 연애를 하는 중이었다.


“내가 이 그림들 한 세 개? 쌓였을 때 본 거 같은데……인간 승리네.”


“언제 봤어? 너 내 작업실 몰래 염탐했냐?!”


“흠, 어흠. 그림 구경이나 해 볼까~?”


나미의 핀잔에 그는 딴청을 피우며 제 여자 친구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나미가 씩씩거리자 태선은 그녀의 입에 얼른 초콜릿을 하나 까서 넣어주었다.


“단 거 먹고 기분 풀어. 어차피 이렇게 만천하에 공개됐는데.”


“저 음흉한 놈. 저것도 친구라고 진짜…….”


분노에 젖어 파르르 떠는 나미를 태선은 귀엽다는 듯 바라보았다. 태선의 모친까지 와서 전시회를 한바탕 구경한 뒤, 이제 슬슬 뒷정리를 할 시간이 찾아왔다.


“오늘 수고 많았어. 피곤했지?”


“내 자식들 내놓는 자린데 내가 신경 쓰는 건 당연하죠. 오빠가 더 피곤했을 것 같은데. 괜찮아요?”


나미와 태선이 서로 어깨를 주물러주며 하루 종일 수고 많았다 다독여주었다. 지인들이 있어 얼른 정리를 하고 가야겠다며 움직임을 빨리하는데 입구에서 누군가의 인기척이 들렸다.


“오늘 전시는 끝났……엄마?”


“……기집애. 내가 너 전시하는 걸 신문보고 알아야겠니?”


태선과의 결혼을 허락받지 못한 이후 나미는 과감하게도 모친과의 연락을 거의 끊고 살다시피 하는 중이었다. 태선이 그녀의 등장에 허겁지겁 나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하아. 네, 안녕하세요.”


“그림 천천히 보세요. 저는 나가 있을게요.”


“오빠가 왜 나가요? 그냥 여기 있어요.”


“……지긋지긋한 기집애.”


나미의 모친은 여전히 태선을 탐탁지 않아 했지만 넓은 전시장을 가득 채운 태선을 향한 나미의 마음을 본 순간,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크고 깊이 저 남자를 사랑한다는데, 자신이 뭐라고 그녀의 사랑을 훼방 놓는단 말인가. 엄마의 손길이 가장 절실했을 때 상처만 주었던 자신이 아니던가. 자신 역시 멋대로 살았으면서 딸의 사랑을 허락하지 않을 자격 같은 것은 없음을, 그녀는 깨닫고 말았다.


“……정말 대단하다. 너 저 사람이 그렇게 좋아?”


“이 작업들을 보고도 모르겠어?”


“……해, 결혼.”


갑자기 튀어나온 허락에 태선과 나미는 동시에 얼어버렸다.


“뭐?”


“하라고, 결혼. 언제까지 동거만 할 거야. 그리고 이렇게까지 온 세상 사람들한테 광고했는데, 내가 뭐라고 끝까지 반대를 해.”


“엄마! 사랑해!”


감격에 겨운 나미가 모친의 목을 끌어안았다. 태선 또한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


전시회를 기념하는 파티장으로 떠나기 전, 나미는 전시회장의 불을 끄고 문을 잠근 뒤 태선의 손을 잡았다.


“사랑해요, 오빠.”


“내가 더 많이 사랑해.”


거리를 걷던 둘의 입술이 부드럽게 맞닿았다. 그들의 머리 위로 보드라운 눈송이가 쏟아지고 있었다.


<소녀를 재워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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