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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프러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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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성인소설: 프러포즈

[무료소설] 프러포즈

소녀를 재워줘


31. 프러포즈


“주문하신 특별식 나왔습니다, 손님.”


“아, 네.”


지배인은 태선의 앞에 접시를 내려놓은 뒤, 천천히 디시 커버를 벗겼다. 은빛으로 빛나는 접시 중앙엔 벨벳으로 만든 반지 케이스가 화려한 꽃 장식과 함께 놓여 있었다. 태선은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듯, 향미를 쳐다보았다.


그때,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윤정의 시선이 그들에게 날아왔다. 향미는 다소 놀란 표정을 짓는 그녀와 눈을 똑바로 마주친 뒤, 태선을 바라보았다.

“나랑 결혼하자, 태선아. 나 지금 너한테 프러포즈하는 거야.”


“……!”


“……?!”


그녀가 한 말은 태선과 윤정 모두에게 정확히 전달되었다. 태선이 황당한 얼굴을 하는 그때 윤정이 드르륵, 의자를 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랜만이에요. 어떻게 여기서 뵙네요?”


태선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윤정을 보며 조금 놀라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를 이 자리로 오게 한 장본인인 향미는 여유롭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 김윤정 맞지? 오랜만이다. 잘 지냈니?”


“덕분에요. 전 약속한 사람이 아직 오지 않아서 그러는데, 잠시 합석해도 괜찮을까요? 태선 씨, 괜찮지?”


방금 전까지 무슨 상황이었는지 빤히 봐놓고도 그녀는 서슴없이 의자 하나를 빼 자리를 차지했다. 태선은 당황했지만 향미는 윤정이라면 충분히 그러리라 예상했기에, 별로 놀라지도 않았다.


“마침 잘 됐다, 윤정아. 내가 지금 홍 교수한테 청혼하고 있었거든. 네가 우리 증인이 되어 줄래? 난 언약식까진 생각 없었는데, 네가 딱 왔으니까 이참에 반지부터 교환하고…….”


“학장님, 잠시만요.”


“어머나. 둘이 언제부터 그런 사이가 되신 거예요?”


향미의 말에 태선은 어이가 없었고, 윤정은 기가 막혔다. 윤정은 태선의 표정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지금 이 황당한 장면은 박향미 혼자 꾸며낸 연극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이다.


윤정의 물음에 향미가 밝게 웃으며 답했다.


“우리? 음, 이제 한 2년 정도 됐지. 너 결혼해서 떠나고, 많은 일이 있었단다. 태선이 교수 된 건 알지? 아, 윤정이 넌 이번에 또 이혼했다며? 저런. 그만하면 이혼도 습관, 뭐 그런 건가?”


“……같은 이혼녀로서 방금 그 말씀은 듣기 좀 그래요, 교수님.”

“미안, 미안. 내가 오늘 프러포즈한다고 좀 들떴나 봐. 호호.”


그 자리에서 웃고 있는 사람은 박향미밖에 없었다. 태선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윤정은 둘 사이에 흐르는 묘한 분위기를 흥미롭다는 눈으로 관찰했다.


거기다 박향미가 누구인가. 좀 반반한 제자들을 따로 취하며 그들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 준다는 이야기는 그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둘이 결혼을 하겠다고?


더구나 윤정은 태선과 나미의 관계 또한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저 늙은 여우는 아직 그 사실은 모르는 듯했다. 그러니 이런 깜찍한 짓을 벌였겠지.


어쨌든 평생 선비길만 걸으며 고고할 줄 알았던 그가 다름 아닌 향미와 모종의 거래 끝에 그녀의 지원을 받으면서까지 교수 자리에 올랐단 사실은 꽤나 충격이었다. 윤정은 태선을 보며 비아냥거렸다.


“내가 다른 남자랑 결혼한 게 그렇게 충격이었어, 태선 씨? 스폰서까지 만들어서 교수 자리를 딸만큼? 나랑 있을 때도 진작 이만한 야망 좀 보이지 그랬어. 그랬다면 내가 자길 버리는 일 같은 건 없었을 거 아냐.”


말도 안 되는 그녀의 궤변에 태선은 금방 피곤한 표정을 지었다.


“…하….”


“……스폰서라니. 윤정아, 보면 모르겠니? 난 지금 홍 교수한테 정식으로- ”


“교수님만 모르셨나 봐요. 태선이 지금 만나는 사람 따로 있는데.”


분위기 파악도 못하고 끼어드는 향미에게 윤정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꾹 눌러 참으며 그녀를 도발했다. 태선은 이제 될 대로 되란 심정으로 손에 턱을 괸 채 사태를 관망했다.


전혀 몰랐던 소식을 알게 된 향미의 얼굴에 빗금이 그어졌다.


“……태선이, 홍 교수가 만나는 사람이 따로 있다니. 윤정아, 장난치는 거라면 그만두는 게…….”


“태선 씨, 아직도 말씀 안 드렸어? 지금 만난다는 사람, 어머니께도 정식으로 인사드렸다고 했잖아.”


“……그랬지. 근데 학장님껜 별로 말씀드릴 필요를 못 느껴서.”


“…뭐…?”


그의 시니컬한 대답에 향미는 기다란 손톱이 손바닥에 패일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의 손등이 새하얗게 질리는 걸 보니 우유처럼 피부가 하얀 나미가 갑자기 보고 싶어진 태선이었다.


“저번에 제가 그랬잖아요. 내 사생활까지 간섭하려고 드는 건, 너무한 거 같다고요. 저한테 만나는 사람이 있는 건, 충분히 제 사생활이고요.”


“어, 언제부터, 네가 언제부터 나한테 그런 걸 따졌다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그 순간부터.”


“……!”


“……!!”


그의 망설임 없는 대답은 그 자리에 있던 두 여자 모두를 얼어붙게 했다. 두 여자가 알고 있던 태선에겐 이렇게 저돌적이고 단호한 모습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가 이렇게 달라진 이유가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이란 말인가. 그것도 자신이 아닌……!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두 여자는 그런 같은 질투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태선에겐 그게 뭐가 됐든 상관없는 일이었다.


“제 대답은 이거면 충분한 거 같은데, 이만 가 봐도 될까요?”


“……가지-!!”


“학장님이 제 와이프가 아닌 것처럼, 저도 학장님 소유물이 아니에요,”


자신을 붙잡으려는 향미를 싸늘하게 쳐다보며, 태선은 항상 하고 싶었던 말을 했다. 영원히 그녀에게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말을……이렇게 툭, 쉽게 내뱉어버린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속이 다 후련했다. 한 100년은 묵었던 체증이 확 내려가는 통쾌함이 그를 사로잡았다.


태선은 미련 없이 그 자릴 벗어났다. 당연하게도, 지금 당장 보고 싶은 사람에게로 가는 길이었다.


“……어떡해요, 교수님. 괜찮으세요?”


윤정이 간신히 웃음을 참으며 향미에게 물었다. 그러나 그녀는 윤정의 말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윤정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런 상황을 꾸몄던 거지만 오히려 스스로 평생 잊을 수 없는 치욕을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향미는 비틀거리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쁜 일이 생겨서, 그럼 난 이만.”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교수님.”


향미는 걸어가는 내내 따라오는 윤정의 웃음소릴 억지로 무시하며,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갔다.


오늘의 청혼이 성공만 했더라면, 이 호텔에서 밤새 그와 사랑을 나눌 거였는데.


그녀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처럼 무너지고 말았다.


*


삑, 삑, 삑, 삑.


갑자기 들리는 현관문의 비밀번호 해제 소리에 냉장고 앞에서 물을 마시던 나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지금 막 샤워를 하고 나와 머리에 수건을 둘둘 감고 타월 재질의 가운을 입고 있는 상태였다.


“누구세……아저씨?”


거실로 나와 태선의 얼굴을 확인한 나미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달려가 안겼다. 태선은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이내 입술을 내려 입을 맞췄다.


“읍, 흡……!”


아, 또였다. 숨 막히고 격정적인 키스. 이번엔 또 무슨 일이기에 이렇게 제게 달려드는 걸까. 나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의 혀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태선의 커다란 혀가 한참 동안이나 그녀의 입안을 구석구석 헤집었다. 그와의 키스에 취해 가운이 슬그머니 내려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녀의 정신이 점점 몽롱해질 무렵.


태선이 입술을 떼고 나미의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온 마음을 가득 담아 말했다.


“결혼하자, 나미야. 나랑 결혼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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