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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커지는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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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50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커지는 존재감

[무료소설] 커지는 존재감

소녀를 재워줘


29. 커지는 존재감


나미와 연구실에서 둘만의 은밀한 시간을 실컷 보낸 뒤, 두 사람은 날이 완전히 저문 뒤에야 느지막이 건물을 나왔다.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겼기 때문인지 교수 연구동 건물은 조용했고, 주차장에도 차가 거의 없었다.


나미가 자신의 홀쭉한 배를 통통 두드리며 태선에게 말했다.


“너무 많이 먹었나봐. 배불러요.”


“그럼 또 운동할까?”


“악! 아저씨 머릿속엔 순 그런 생각밖에 없죠?!”


“같이 배드민턴이나 치자는 얘기였는데? 무슨 생각을 하신 걸까, 우리 아가씨는~?”


“못 됐어, 진짜!”


“푸하하!”


서로 웃고 농담을 주고받으며 둘은 태선의 차에 함께 올랐다. 시동을 걸고 차를 막 출발 시키려는 순간, 태선의 휴대폰 진동이 울렸다.


“여보세요? 엄마?”


- ……나야, 태선 씨.


분명 모친의 전화였는데 수화기 너머에서 들리는 소리는 왜 윤정의 목소리인지. 어쩐지 불길한 예감에 태선의 미간이 좁아졌다.


“네가 왜 우리 엄마 전화로 나한테 전화를 걸어?”


- 일단 진정하고 내 말 잘 들어. 지금 서안 병원 응급실이야. 어머니는 검사받으러 가셨고.


“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모친이 병원 응급실에 있단 소리에 태선의 음성이 높아졌다. 안전벨트를 매던 나미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 당신 집에 가시는 길에 지하철역 계단에서 넘어지셨대. 일단 병원으로 오셨고, 나는 이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가 보고 나한테 알려줘서 먼저 오게 된 거야. 어머니 만나서 휴대폰 받았고.


“하……. 지금 갈게.”


태선은 전화를 끊고 곧장 차를 출발 시켰다. 심상치 않은 듯한 그의 분위기에 나미가 팔목을 붙잡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인데.”


“어머니가 우리 집 오다 넘어지셨대. 지금 병원에 계시다는데, 거기 가봐야 겠……아, 나미 너는 집에 갈래? 너부터 데려다줄까?”


이 와중에 저의 의견을 물어오는 태선의 배려에 나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 나도 아저씨랑 같이 갈래.”


“……그래, 고맙다.”


태선은 병원으로 빠르게 차를 몰았다.


*


응급실 복도를 서성이던 윤정은 함께 걸어오는 태선과 나미를 발견하고 멈칫했다. 그를 만날 줄은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그 되바라진 여자애도 함께 올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왔어?”


“엄마는.”


“이제 곧 나오실 거야.”


“그래, 나 왔으니까 넌 이제 그만 가 봐. 오늘 고마웠다.”


태선은 철벽을 치며 윤정을 지나쳐 가려 했다. 그 끔찍한 무시에 윤정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얘. 너는 사람을 봤으면서 인사도 안 하니?”


그래서 그녀는, 태선 대신 나미를 건드리기로 했다.


윤정의 도발에 걸어가던 두 사람 모두 그 자리에 섰다. 나미가 고개를 돌려 윤정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평화롭게 인사나 할 사이던가요?”


“뭐? 넌 예의라는 게 없니?”


“네. 봐서 안 좋은 사이에서도 굳이 차려야 할 예의는 없네요.”


“저게 진짜……!”


“그만해, 김윤정. 나미 건드리지 마.”


나미에게 달려드는 윤정을 덮어놓고 막아서며 태선이 경고했다. 그를 노려보는 윤정의 눈가로 물기가 막 차오르려던 순간, 간호사가 나와 태선을 찾았다.


“한복자 환자 보호자분?”


“네, 접니다.”


태선은 미련 없이 간호사와 함께 응급실 안으로 들어섰고, 나미 또한 당연하다는 듯 그의 뒤를 따라갔다.


이제 그의 옆자리는 더 이상 제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윤정은 보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실로 충격이었다.


*


의사에게서 모친의 상태를 들은 태선이 침대에 누워 있는 복자에게 향했다. 나미는 그의 뒤를 따르며 조금 긴장한 표정으로 마른침을 삼켰다.


태선의 어머니를, 처음 만나는 자리였다.


“엄마, 괜찮아요?”


왼쪽 다리 무릎까지 통으로 깁스를 하고 있는 복자에게 다가가며 태선이 걱정스레 물었다. 그의 모친은 갑작스러운 아들의 등장에 놀란 얼굴을 했다.


“아니, 네가 어떻게……. 아아, 윤정이가 연락했구나. 그렇지?”


“그런 일이 생겼으면 바로 저한테 연락을 하셨어야죠. 쭉 말씀도 안 하실 생각이었어요?”


“하려고 했지. 그런데 윤정이가 어디서 나타나서 나도 깜짝 놀랐지, 뭐니. 연락은 자기가 너한테 할 테니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검사받으라고. 그래서 그렇게 된 거야, 태선아.”


태선은 여전히 불편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는 터져 나오려는 한숨을 삼키고는, 보란 듯 제 옆에 선 나미를 더 가까이 당겨 어머니 앞에 내보였다.


“요즘 제가 만나는 사람이에요, 엄마.”


“아, 안녕하세요. 반나미라고 합니다.”


“……태, 태선이 너!”


복자는 자신에게 인사하는 나미의 자태를 본 순간, 딱 봐도 태선에 비해 한참은 어려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그런 모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듯, 태선은 화제를 돌렸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인 줄 아세요. 허리나 머리라도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그러니까 서울 올 때는 택시 타시라고 했잖아요.”


“……택시 타는 돈이 세상에서 제일 아까운 거 모르냐.”


“후. 병실 나는 데로 입원실로 올라가실 거예요. 한 달은 입원하셔야 해요.”


“무슨 입원이야! 이런 건 한 의원 가서 침 몇 대 맞으면……!”


“엄마 나이를 생각하셔야죠. 뼈가 부러졌는데 그깟 침으로 해결될 것 같아요?”


“오빠아.”


태선의 언성이 조금씩 높아지려 하자 나미가 그의 팔짱을 잡아당겼다. 아, 저를 부르는 ‘오빠’라는 단어에는 마성의 힘이 있는지 그는 순간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나미는 그의 옷깃을 끌어당기고는 제가 앞으로 나섰다.


“어머니, 많이 놀라셨죠? 그래도 당분간은 입원하시면서 푹 쉬셔야지 다리도 빨리 붙고 낫는데요. 요즘 병원이 좋아져서 간호사가 24시간 케어도 해주니까 이참에 마음 편히 놓고 쉬세요.”


태선을 막고 사근사근 제게 말을 건네는 나미의 모습에 복자는 굳었던 마음이 조금 풀어지는 것 같았다. 더구나 아들이 늘 윤정에게 기도 못 펴고 사는 걸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보는 두 사람 사이에서는 전혀 그런 기운을 찾아볼 수 없어 좋은 것도 있었다.


“그, 그래도 그게 다 돈이…….”


“보험 드셨죠? 그쪽에서 다 알아서 처리해 줄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 아드님이 이렇게 능력 있는 교수님이신데 무슨 걱정이세요. 어머님은 그냥 편안하게, 다리 낫는 거에만 집중하시면 좋겠어요. 지금 제대로 안 나으면 나중에 더 크게 고생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태선은 붙임성 좋게 복자에게 말을 건네는 나미를 보며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더구나 그런 그녀의 모습에 모친 역시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마음을 여는 것이 보이기도 했고 말이다. 대체 어디서 이렇게 예쁜 천사가 제게 떨어졌나 싶어 그는 손등으로 입을 막고 남몰래 미소 지었다.


*


복자가 입원을 하고 그녀가 편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나미와 태선은 곁을 지켰다. 면회 시간이 완전히 끝나고 나서야 두 사람은 병원을 나섰다.


“피곤하지 않아? 갑자기 우리 엄마도 만나고.”


“당연한 건데요, 뭘. 근데 아저씨 은근히 철없더라? 엄마한테 막 화내고.”


“와, 우리 엄마 앞에서는 오빠, 오빠, 잘도 하더니 나 또 아저씨 된 거야? 아이구, 힘 빠져라.”


“풉, 그렇게 오빠 소리가 좋아요?”


그렇게 둘이 나란히 걸으며 차로 향하는 그때, 익숙한 인영이 벤치에서 일어나는 것이 보였다.


“잠깐 얘기 좀 해, 태선 씨.”


그 시간까지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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