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성애의 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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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8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성애의 나락
[무료소설] 성애의 나락
소녀를 재워줘
27. 성애의 나락
수업을 하는 내내 지환은 나미만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로 인해 교수님이 수업하다 그를 지적했을 정도였다.
“거기 남학생은 여자 친구 좀 그만 보고 수업에 집중이나 하지 그러나.”
“죄송합니다.”
“저, 얘 여자 친구 아닙니다. 교수님.”
“……허허. 젊음이 좋긴 좋군, 그래.”
무안할 정도로 단호한 나미의 말에 교수도 결국 어설프게 웃으며 넘어가는 일도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수업이 끝난 후, 그녀의 냉대를 참기 힘들었던 지환은 결국 강의실을 나서는 나미의 팔목을 붙잡았다.
“잠깐 얘기 좀 해.”
“난 너랑 할 얘기 없는데?”
“……너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너희 어머니께 연락드릴 수밖에 없어.”
치졸한 지환의 협박에 나미는 기가 막혀 헛웃음을 쳤다.
“그래, 해봐. 나도 너희 어머니께 연락드리면 되니까.”
“야, 반나미!”
“왜!”
지환이 버럭 소리치자 나미는 그보다 더 크게 외쳤다. 지나가는 학생들이 흘깃거리며 돌아볼 정도였다. 지환은 곤란한 얼굴로 미간을 긁으며 한숨을 쉬었다.
“……알겠어, 내가 다 잘못했어. 네 얘기 다 알아들었어.”
“아니? 너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내가 그동안 경고한 게 한 두 번이야?”
“…….”
“그러니까 그냥 우리 모르는 사이로 지내자. 이렇게 그냥 쌩까고 살자고. 나 너 이러는 거 진짜 피곤하고 짜증 나.”
나미는 진심으로 싫증 난다는 얼굴로 지환을 일별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걸어갔다. 지환은 그런 그녀를 끝내 붙잡을 수 없었다.
*
향미는 여유롭게 웃으며 책상에서 내려섰다. 그리고는 태선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태선아. 너 뭔가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제가요? 딱히, 전 잘 모르겠는데요.”
“으응, 아니야. 너 확실히 달라졌어.”
또각, 또각. 향미가 천천히 태선에게 다가가 그의 넥타이를 확 잡아챘다.
“…윽…!”
“너 혹시 윤정이랑 잤니?”
“흡…….”
순식간에 목이 졸린 태선이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가 고통스레 미간을 찌푸렸지만 향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목덜미와 귓가에 코를 대며 킁킁, 냄새를 맡았다.
“하, 정말 기집애 냄새가 나긴 나네? 진짜야? 너 김윤정이랑 다시 붙어먹기로 한 거야?!”
향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숨을 참는 것이 한계치에 다다른 태선이 먼저 그녀의 손을 힘주어 뿌리쳤다.
“콜록, 콜록! 켁, 켁!”
“말해. 홍태선! 당장 말하란 말이야!”
그가 괴로워하며 숨을 고르는 것을 뻔히 보고 있으면서도 향미는 히스테릭하게 태선을 재촉했다. 간신히 제 호흡을 찾은 태선이 붉게 충혈 된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렇다면요? 당신 상상대로 됐다면, 이제 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짝! 날카로운 마찰음이 빈 강의실에 울려 퍼졌다. 태선은 옆으로 돌아간 고개를 느리게 제자리로 돌렸다. 그러자 또 다시 향미의 손이 올라갔다. 그러나 이번에 그는 그녀의 팔목을 낚아챘다.
“놔! 이거 안 놔?! 놔!”
“학장님이 왜 이렇게 흥분하는지 모르겠는데요.”
“하, 뭐라고?”
태선은 그녀의 손목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며 향미의 귓가에 은밀히 속삭였다.
“학장님은……제 스폰서지, 제 마누라가 아니시잖아요.”
“……!”
“사생활에까지 간섭하려고 드는 건, 좀 너무한 거 같은데요. 저 말고도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이 충분히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너, 너 정말- 아!”
향미가 뭐라 하려는 순간 태선이 그녀를 거칠게 밀어 놓았다. 그녀는 간신히 넘어지는 것을 피하고 겨우 중심을 잡았다.
그런 향미를 보며 태선은 싸늘히 조소했다.
“제 몸만 가지세요. 그 이상 저한테 바라지 마시고요.”
“홍태선! 너 지금 나한테 이렇게 건방지게 구는 거 정말 후회 안 해?!”
“후회요? 하……후회는 지금도 하고 있는걸요.”
“……뭐라고?”
“그냥 거지같이 사는 한이 있어도, 자존심은 챙기면서 살았던 그때가 더 나았던 것 같아서요.”
태선의 진심에 향미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는 미련 없이 돌아서 그대로 강의실을 나가버렸다.
쾅. 냉정하게 닫히는 문소리를 들으며 향미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홍태선, 사람을 잘못 봤어.
넌 내 거야.
네 모든 것 또한, 내 거야.
*
향미에게서 벗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간 태선은 찬물로 세수를 했다. 두려움으로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에게 졸렸던 목의 느낌이 아직도 선연했다. 잠시 거울을 바라보던 태선은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넥타이를 풀어 쓰레기통에 집어던졌다.
“하아…….”
넥타이 하나 풀어 버렸을 뿐인데 숨통이 다 트이는 것 같았다. 그는 깊게 심호흡을 하며 버거웠던 숨을 편안히 고른 뒤 연구실로 향했다.
향미의 스폰서 제의를 받아들였을 때 자신은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와 더럽게 몸을 섞고 뒹굴면서, 제 영혼은 모조리 파괴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방금 전 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샘솟았는지, 태선 스스로도 의아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의문은 이내 금방 해결되었다.
“아저, 아니, 교수님!”
자신의 연구실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저를 반기는 소녀를 본 순간, 태선은 깨닫고 만 것이었다.
아아. 내가 달라지고 싶었던 이유가 바로 저 아이 때문이었구나.
내가 저 애를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구나.
그래서 더는 비겁하고 초라해지고 싶지 않았구나.
확실하게 알게 된 태선은 나미를 발견한 순간 성큼성큼 다가가 단번에 그녀의 손목을 낚아챈 뒤 연구실 안으로 들어갔다.
띠리릭. 문이 완전히 잠기는 소리는 덤이었다.
*
“아저……웁.”
문이 닫히자마자 태선은 나미를 문에 기대게 한 뒤 그녀의 입술을 삼켰다. 그러면서 손을 뻗어 다시금 잠금장치를 굳게 설정했다. 그 소리에 나미의 허리가 야릇한 기대감과 긴장으로 꼿꼿이 펴지고 아랫배가 알싸해지기 시작했다.
“흐응, 읍…….”
두 사람의 혀가 급하게 얽혔다. 태선은 거침없이 그녀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 다리와 허벅지를 차례로 더듬으며 위로 올라갔다. 나미는 그의 재킷을 꼭 쥔 채 자신을 거칠게 밀어붙이고 있는 태선을 버티기 위해 안간힘 썼다.
“하아, 하으, 아저씨…….”
간신히 입술이 떨어졌지만 태선은 오히려 그녀에게 더욱 몸을 밀착시키며 가는 턱 선과 목선을 훑었다. 그는 나미의 손을 끌어와 자신의 중앙을 문지르도록 시켰다.
“으응, 흥……!”
귓불이 깨물리고 손바닥에 분명하게 느껴지는 단단한 감촉은 나미 또한 달아오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거기다 장소는 바로 교내에 있는 태선의 연구실이었다. 만약 누가 오기라도 한다면, 그래서 자신과 그의 관계가 들통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아슬아슬하고도 위태로운 상황에 더욱 흥분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아, 나미야, 나 지금 너무 하고 싶은데, 하.”
태선이 나미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귓가에 뜨겁게 속삭였다. 짙은 음욕에 휩싸여 허스키해진 그의 음성은 더할 나위 없이 섹시했고, 나미는 온몸의 모든 솜털이 쭈뼛 서는 야한 감각에 휩싸였다.
“몰라요, 난 젖었다고요, 이미…….”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태선의 입술을 혀로 슬쩍 핥았다. 나미의 화답에 반쯤 이성을 잃은 태선은 그녀의 입술을 탐욕스럽게 빼앗으며 훌쩍 안아들었다. 그는 너른 책상 위에 나미를 앉힌 뒤 블라우스 위에 담긴 리본을 풀어 당겼다.
정숙하게 여며져있던 블라우스 앞섶이 순식간에 벌어지며 그녀의 흰 살결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선은 나미의 다리 사이로 몸을 밀어 넣으며 자신의 재킷을 바닥으로 떨어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