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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그녀의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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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55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그녀의 끼

[무료소설] 그녀의 끼

“네… 그럼… 조심히 가세요….”


노보영은 애써 꼬인 혀를 들키지 않으려 노력했고 취한 눈을 똑바로 뜨려 노력했다. 난 그런 그녀의 모습이 꽤나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구석이 있었네…’


난 다시 한번 노보영을 훑었다. 짧은 니트와 핫팬츠가 그녀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고 엄지를 제외한 모든 손가락에는 굵은 실버 반지가 끼여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단발머리는 더 짧아진 것 같았다.


“그럼….”


난 한 번 더 가벼운 목례를 하고 뒤를 돌았다. 등뒤로 중얼거리는 노보영의 목소리가 들렸는데, 정확히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난 뒤를 돌아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뭔가 속보이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못들은 척하며 가게문을 나섰다.

나와 친구는 근처 맥주집으로 향했다. 꽤나 분위기가 괜찮은 곳이었다. 아주 세련된… 마치, 독일 자동차의 실내 인테리어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음… 치즈 세트하고 빅웨이브 두병이요.”


내가 주문했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답게 국내 맥주는 팔고 있지 않았다. 생맥주 조차도 외국 맥주였다.

“뭔 카스가 없냐?”


친구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빅웨이브 맛있어. 비싼 맥주니까 조금 먹고 취하지도 않고 좋지 뭐….”


“난 많이 마실 건데? 네가 내는 거잖아.”


“그래… 많이 마셔라 돈 좀 쓰자 오늘.”


그때, 웨이트리스가 맥주 두 병을 내왔다. 그리고는 직접 뚜껑을 열어줬다.


“맛있게 드세요.”


웨이트리스가 말하며 뒤를 도는데, 메이드 복 치마 아래로 보이는 망사 스타킹과 가터벨트가 인상적이었다.

“몸매 죽이다. 그치?”


역시, 친구 놈도 나와 마찬가지로 웨이트리스를 보고 있었다.


“통통하니 좋네… 귀여워… 표정도 상냥하고…”


그때, 친구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 친구는 발신자를 확인하더니, 서둘러 밖으로 나갔고 한참이 지나서도 들어오지 않았다.


“치즈 나왔습니다.”


메이드 복장은 한 웨이트리스가 은색 쟁반에 여러 종류의 치즈를 들고 왔다.


“감사합니다.”


“네… 맛있게 드세요.”


그녀가 생긋 웃으며 자리를 뜨는데, 묘한 향기가 남아 있었다. 난 처음에는 치즈 향인가 싶었다. 하지만 맡을수록 치즈와는 다른 향이었다. 분명 웨이트리스의 하체에서…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팬티 안에서 나는 냄새였다. 아마도 그녀는 지금 생리중인 듯했다.

곧, 친구가 다시 가게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심각해 보였다.


“왜? 무슨 일이야?”


내가 장난끼를 쪽 뺀 목소리로 물었다.


“나 가봐야겠다…”


“누군데? 제수씨?”


“아니…”


“그럼 누구?”


“미안하다. 민섭아. 흐흐흐흐.”


그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미안해… 혼술해… 나 연락 왔다. 지금 좀 보잔다…. 크크크크. 그럼 간다.”


“야!! 간다고? 진짜?”


“그럼 어떻게… 걔가 보자는 데… 그리고 나 너랑 오늘 계속 있었던 거다. 나중에 혹시라도 입 맞춰야 할 상황이 오면 알아서 잘 좀 해…. 오케이? 그럼 간다.”


그는 아주 해맑은 모습으로 가게를 나갔다.


“음…”


난 주문한 맥주는 마시고 들어가자 싶었다. 뭐 사실, 같이 마시나 혼자 마시나, 별반 차이도 없었다. 그저, 말을 하면서 마시냐, 말을 하지 않으며 마시냐 그 정도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난 주변을 살폈다. 젊은 여자들끼리 온 테이블이 대다수였다. 그리고 마치, 미란이 여긴 어딘 가에 있을 것 같았다. 다시 미란이 생각이 나는 것이다. 친구의 새로운 애인 때문에 미란이 생각이 나는 것일수도 있다. 아님, 계속해서 마음 깊은 곳에 미란이 숨어 있던 것일수도 있다.


“보고싶다…”


미란은 내 안에서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렇게 믿고 싶었을 뿐인 것이다.


“따릉.”


손님을 알리는 문 소리가 날 때면 난 웨이트리스보다도 빠르게 반응하며 문을 돌아봤다. 혹시… 미란이가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도가니 가게에서 노보영을 만났듯, 미란이 또한 이 술집에 오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가 내 마음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음…”


난 맥주를 홀짝거리며 문소리가 날때마다, 문을 쳐다봤지만 매번 내 기대는 빗나갔다. 노보영처럼 미란이는 내게 오지 않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난 친구의 맥주까지 모두 마셨고 한 병을 더 주문했다. 그럼에도 미란은 오지 않았고 난 더 이상 문소리에도 반응하지 않았다.


‘내가…. 미쳤지. 영준이 새끼 때문에 더 싱숭생숭해졌네…’


속이 빈 것 같이 허무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문소리가 또다시 울렸다. 하지만 난 쳐다보지 않았다. 그저, 남은 맥주를 홀짝일 뿐이었다.


“어? 우린 인연인가 봐요.”


내게 말을 걸었다. 여자의 목소리… 미란이? 난 고개를 들었다. 노보영이었다.


“이쪽으로 이차 오신 거예요?”


“네…. 노선생님도 이쪽으로 왔나 봐요.”


“여기 자주 와요…”


노보영은 여전히 혀가 꼬여 있었다. 하지만 애써 멀쩡한 척하는 그녀의 모습이 더욱 그녀의 취기를 부각시켰다.

“그렇구나… 전 처음 와봤는데…. 분위기가 좋네요.”


“네, 맞아요.”


노보영은 아주 자연스럽게 친구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친구분은?”


“급한일이 있다고 먼저 갔어요….”


“그래요? 그래서 혼자 드시고 있는 거예요? 외롭겠다.”


“이것만 먹고 슬슬 일어나려고요…”

“응? 왜요? 내가 왔는데….”


노보영이 앉은 채로 코트를 벗었다. 마치, 몸에 일부분인 것처럼 니트가 그녀의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가슴이 없었다. 그녀의 상체는 아무런 굴곡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딱 벌어진 어깨와 아주 얇은 아랫배는 매우 예뻤다.

“안 가봐도 돼요?”


난 어차피 일행에게 돌아가야 하는 그녀라는 사실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고 서운하기도 했다.


“아니요… 아까 얘기는 거진 끝났어요…. 난 민섭씨랑 한잔 하고 싶은데… 나 맥주한잔 사주면 안돼요?”


“당연히 사드려야죠.”

“여기 빅웨이브 하나 더 주세요.”


내가 메이드 복을 입은 웨이트리스에게 주문했고 웨이트리스는 아주 빠르게 맥주를 갖고 우리 테이블로 다가왔다.

“퐁.”


맥주 병뚜껑이 아주 경쾌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그 경쾌한 소리는 마치 내가 마음속으로 지르는 소리 같았다. 왠지 오늘밤은 짧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것이다.


“음… 그런데… 쓸쓸해요? 요즘….”


노보영이 내게 물었다. 취한 그녀의 입술은 녹을 것 같이 촉촉했다.


“네?”


난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이혼 하셨다면서요… 얼마나 쓸쓸하겠어….”


노보영이 테이블에 턱을 괴고는 말했다. 그녀의 길고 쭉 뻗은 목덜미가 보였다. 하얗고 역시, 살가죽이 얇었다.


난 나도 모르게 그 얇은 그녀의 목에 손을 뻗을 뻔했는데, 아직 취하지 않은 난 내 행동을 멈출 수 있었다.

“아… 네.. 그냥저냥이요.”


그제야 생각이 났다. 저번 머리 자를 때, 불쑥 입밖으로 나온 내 거짓말…. 그녀는 내 거짓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외로워서 어떻게… 우리 민섭씨… 불쌍하다.”


노보영이 손을 뻗어 테이블위에 있는 내 오른손 손등을 덮었다. 순간, 짜릿한 느낌이 온 몸에 퍼졌다. 하지만 우희에게 죄책감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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