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남자가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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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51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남자가 말하는데…
[무료소설] 남자가 말하는데…
우희는 비디오방 문 앞까지 와서도 들어가질 못하고 있었다.
“왜? 그냥 영화 보는 거야... 요즘 비디방은 예전에 그런 곳이 아니야....”
난 우희를 설득하면서도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나이 서른여덟에 비디오방 들어가는 것을 설득해야 하다니... 그 만큼 우희는 보수적인 여자고 남의 눈을 굉장히 의식하는 여자인 것이다.
“나 처음인데....”
“응? 뭐가?”
“비디오방... 처음이라고요.”
우희가 존댓말을 했다. 긴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 그럼 더 잘됐다. 요번에 가보면 되지...”
“그냥 집에서 보면 안 돼?”
“집? 여기까지 왔는데...”
유리 도어 앞에서 옥신각신하고 있는 우리를 비디오방 아르바이트생이 흥미롭다는 듯, 힐끗힐끗 쳐다봤다.
“쳐다보잖아... 여기서 이렇게 떼를 쓰니까...”
“오늘은 안 갈래요.”
끈질긴 내 설득에도 우희는 단호했다.
‘저 고집...’
우희는 어느 한 부분에서는 굉장히 고집이 셌다. 거의 내 의견에 따랐지만 간혹, 지금처럼... 아주 가끔 고집을 부렸는데, 그 고집을 꺾는 것은 불가능 했다.
“그래... 가자...”
내가 살짝 자증을 내며 생하니, 돌아 먼저 계단을 내려갔다.
‘또각또각’
우희의 구두소리가 빠르게 들렸다. 그리고 어느새 내 곁으로 다가온 우희가 내 팔짱을 꼈다.
“미안해요. 나 저런데 못 가겠어...”
“아니야... 내가 미안해 근데 너 오바야. 저런데 라니? 저거 아무데도 아니야 그냥 영화 보는 데지...”
“고등학교 다닐 때, 친구한테 얘기 들었거든... 비디오방에서 첫 경험 했다고...”
우희의 볼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래? 지금은 아니라니까...”
내가 우희에게 말했다. 하지만 우희는 날 믿지 못하는 듯, 야릇한 미소를 지었고 내게 속삭였다.
“집에서 해... 우리 둘만의 공간에서...”
“둘만의 공간?”
“아까처럼... 그런데서 그러지 말고... 나 당황했잖아...”
“왜? 싫었어?”
“몰라...”
우희는 부끄러운지,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은 더 이상 입 밖에 내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하지만 그때, 생각을 하니 달아오르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우희는 지금 내 손바닥을 손가락으로 긁고 있었다.
“훗.”
난 웃음이 나왔다. 그녀가 손바닥을 긁는 이유를 난 누구 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고지식한 우희의 유일한 신호인 것이다. 그 신호는 바로 섹스를 의미했다.
“왜 웃어? 집에나 가자.”
우희가 계속해서 내 손바닥을 긁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 들지 않았다.
“커피나 한잔하자.”
“집에 안가고?”
“영화 봐야지....”
“아까는 당장 보고 싶다면서? 집에서 보면 되는데....”
발그레진 우희의 볼에서 난 우희의 아쉬운 마음을 느꼈다. 하지만 우희는 더 이상 조르지 않았다. 혹시라도 자신을 천박한 여자라 생각할까 두려운 것이다. 우희는 그런 여자였다. 섹스에 관해서는 뒤틀린 가치관을 갖고 있는 것이다.
*
카페는 손님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고 주문 줄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한 끼 식사 가까운 금액을 내고 커피를 먹는 거에 난 묘한 거부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깊숙이 삶속에 파고 든 것이다.
그 선두에는 아주 큰 커피 프렌차이즈 기업이 있었고 그 기업이 커피 문화를 주도했다. 각종 신용카드와 통신사 제휴를 통해 마켓팅 전략을 세웠고 고급화 이미지를 구축해갔다. 그리고 잠잠히 기다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기준은 그들의 기준으로 향하게 되고 주위는 어느새 거대 프랜차이즈로 둘러싸이게 된다.
그렇게 나도 아무 위화감 없이, 아주 자연스럽게 매일 커피를 찾는 것이다. 이제는 문화인 것이다.
“나 자리맡아 놓고 있을게...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주문해줘.”
우희가 말했다. 그리고는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처럼 카페를 어슬렁어슬렁 거렸다. 그리고는 자리를 잡는데, 우희는 마치, 복권이라도 된 냥. 환히 웃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귀여워...’
서른여덟 살의 우희. 솔직히 여자 나이치고는 적잖은 나인데... 아직 애가 없어서 그런지, 아님 태어날 때부터 마음도 외모도 동안인지 해맑고 예뻤다. 난 그 해맑은 우희의 표정에 또 다시, 죄책감을 느꼈다.
‘저렇게... 예쁜 애를 두고 내가...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내 머릿속엔 미란이 가득했다. 난 지금도... 우희와 대화를 나눈 모든 순간에도 미란의 음부를 상상했다. 그렇기에... 비디오방이든, 어디 든, 섹스를 할 수 있는 밀폐된 공간을 찾은 것이다. 우희의 질과 가슴, 혀에 미란을 지우고 싶었고 벗어나고 싶었다. 난 지켜야할 가정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설렘과 자극은 지우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난 불타고 있는 감정을 억제하며 우희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헌데 불타고 있는 것은 나 뿐 만이 아닌 듯했다. 우희의 목소리에도 묘한 떨림이 있었다. 아마, 미용실에서 느낀 내 손길의 온도가 아직도 우희를 뜨겁게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맛 본 야외에서의 짜릿함에 우희는 불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미란의 묘한 뉘앙스에 불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린, 아무렇지 않은 척했고 그저, 커피 잔을 달그락 거리며 일상 얘기를 이어갔다.
거진 대화의 주축은 우희였고 난 듣는 쪽이었다. 우희는 뭐가 그리 할 얘기가 많은지, 그 작은 입을 쉬지 않고 종알거렸는데, 마치, 이름 모를 작은 새가 구애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귀여웠다.
“그러니까... 박이사가 그러는 거야... 너무 어이없었는데... 그냥 참았지...”
점점 난 우희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우희의 그 작은 입술에 정신이 쏠려 우희의 말에 집중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오물오물 움직이는 우희의 입술이 마치, 항문 같았다. 그 주름과 붉은 색이... 난 그 항문을 핥는 상상을 했다.
“거긴 부끄러워.”
상상 속 항문의 주인이 날 돌아보며 말했다. 유감스럽게도 주인은 우희가 아니었다. 미란이었다.
‘미란의 항문... 쫄깃하겠지... 다음주에... 머리 자르러 갈까?’
내겐 우희의 입술조차 미란의 항문으로 보이는 것이다. 죄책감이 들다가도 주체 못할 성욕에 그녀 생각이 나는 것이다.
“자기?”
“응?”
“내 얘기 듣고 있는 거야?”
“응? 듣고 있지... 박이사가... 걔가 이상한 놈이네...”
“오늘 왜 그래? 좀 이상한 거 알지?”
“내가? 그런 거 없는데...”
“아니야 확실히 이상해. 왜 그럴까?”
“왜 그래? 너야말로 남자가 아무 일 아니라고 말하면 그런 줄 알아야지.”
내가 혼을 내듯, 우희에게 말했다. 우희에겐 ‘남자가...’ 이 말이 직방이었다. 이 말만 나오면 우희는 언제나 얌전한 고양이처럼 몸을 움츠렸다. 미안했다. 야비한 방법인 것이다. 그녀의 그릇된 가정교육을 이용하는 행위 인 것이다.
“네...”
우희는 좀 더 꼬치꼬치 묻고 싶은 게 있어 보였지만 ‘남자가...’라는 말에 자신의 의심들을 갈무리 했다.
“나가자. 영화 시간 다됐네...”
난 미안함에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그리고 오늘에 대해 계속 말해봐야 좋을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