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낯선 공간은 색녀로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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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63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낯선 공간은 색녀로 만들어…
[무료소설] 낯선 공간은 색녀로 만들어…
“일시불로 해드려요?”
“네….”
아주 잠시, 난 그녀의 손가락을 잡았다. 살짝 손가락을 굽혀 그녀의 손가락을 감은 것이다. 그러자, 이게 웬걸? 그녀도 같이 손가락을 구부렸다. 그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는데, 그녀의 눈은 웃고 있었다. 아주 야릇한 미소였다.
그녀는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그녀와 난 우희를 농락했고 가엾게도 우희는 자신이 농락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었다.
‘저게 진짜? 미쳤나?’
이 무슨 모순된 인간인가? 자신이 먼저 잡아 놓고는 난 그녀를 탓하고 있었다.
‘안돼… 안돼….’
참으로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와 죄책감이 밀려오는 것이다. 난 참으로 간사하고 이기적이고 시시각각 변하는 아주 질 나쁜 인간인 것이다.
내 표정은 차갑게 변해 있었다. 억지로라도 그녀에게서 벗어나려 하는 것이다. 그 나약한 인간의 얼굴이 거울을 통해 보이는데, 난 그 역겨운 얼굴에 토를 할 것만 같았다.
‘병신…. 진짜….’
난 서둘러 그녀에게서 손을 뺐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날 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아… 제가 명함 드렸나요?”
그녀가 우희에게 물었고 우희가 받지 못했다고 하자, 주머니에서 지갑을 꺼냈다.
“자…. 인터넷으로 예약하지 마시고 이쪽으로 전화 주세요. 제 개인 번호예요. 그리고…. 저기 남편분도…”
“저도요? 전 와이프 있으니까… 보고 같이 할 게요.”
“그러실래요?”
그녀가 내게 건네려던 명함을 다시 지갑에 넣었다. 그게 어찌나 아쉽던지… 하지만 좋은 판단이었다. 굳이, 긁어 부스럼 될 만한 일은 하지 않으면 좋은 것이다. 특히, 그럴 일이 생길 만한 작은 원인도 미리 차단하는 것은 아주 올바른 선택이었다.
이걸로 끝.
난 더 이상 거울에 비친 역겨운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다시는 이 미용실에 내가 올 일은 없을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나와 우희가 그녀에게 인사를 건네고 밖으로 나왔다.
“귀여운 것 같아…”
“응? 누구?”
난 우희의 말에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미란 선생님.”
“미란 선생? 그게 누구야?”
“나 머리해준 선생님.”
“아… 그래? 귀여운가?”
난 마란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우희에게 어필이라도 하 듯, 되 물었다. 우희도 날 떠본 거였는지, 내 대답을 들은 이후로는 미란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밥이나 먹자. 배고파.”
“응. 배고프다.”
나와 우희는 정말이지 배고 가파 미칠 지경이었다. 노보영 선생의 배에서 나던 소리가 화음을 맞추듯, 번갈아 가며 나와 우희의 배에서 나고 있었다.
“자기… 엄청 배고픈가 보지?”
내가 우희를 놀렸다.
“자기도 나면서…. 치.”
우희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몸에서 어떤 소리가 날 때면 무척이나 부끄러워했고 특히, 내가 자신의 생리적인 소리를 듣는 걸 극도로 싫어 했다.
4년을 살면서 난 우희의 방귀소리 한번 들어본 적이 없었고 동갑인 데도 불구하고 가끔 내게 존대를 하기도 했다. 그 이유는 딱 두가지였다. 내가 남자고 남편이기 때문이었다.
우희는 아직도 전주 최씨 가문의 셋째 딸로 자란 양갓집 규수의 면모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교육은 문신처럼 몸에 베고 습관처럼 남아, 머리로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해도 몸이 알아서 반응하는 것이다.
우희는 어렸을 때부터 남자 알기를 하늘로 알고 지냈고 그때, 벤 습관이 아직도 우희에게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난 솔직히 그런 우희가 좋았다. 귀엽기도 했고 사실, 요즘같은 세상에 남자를 하늘처럼 우러러보는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남녀가 평등한데…. 하지만 우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서 온 여자처럼 순종적이었다.
“미안해… 내가 또 놀렸다. 맞지?” 자기가 싫어 하는 건데.”
난 우희의 순종적인 태도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날 우러러보는 것만큼 나도 우희를 편하게 해주려 많이 노력하는 편이었다. 일부러 장난도 많이 치고 농담도 많이 하려 했다.
“몰라요…”
우희는 부끄럽거나, 당황할 때면 내게 존댓말을 하고는 했다. 몸에 벤 습관 중 하나인 것이다.
“미안 미안… 장난이야. 빨리 가서 뭐 좀 먹자.”
우린 너무 허기가 져서 맛집이고 뭐 고 상관없이 곧장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들어간 식당은 나주곰탕 집이었는데, 그렇게까지 맹한 곰탕 국물은 처음이었다. 이런 곳은 장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허기에 장사 없다고 난 국물까지 모두 비웠고 우희는 반 정도 남겼다.
우희는 맛있는 식당이었어도 그렇게 반 정도를 남겼을 것이다. 남자 앞에서 국물까지 모두 들이 키는 것은 상스러운 여자라 교육받은 것이다.
“맛없지?”
내가 우희에게 소근거렸다.
“완전~”
우희가 혀를 빼꼼 내밀며 말했다. 귀여웠다.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귀여운 것이다.
“커피 먹으로 가자. 케이크도 사줄 게.”
“진짜요?”
우희가 내게 말했다.
“응. 그 대신 여긴 자기가 계산해.”
“치…”
가부장적 가정교육을 받은 우희는 여자가 돈을 계산하는 것에 굉장히 어려워했다. 마치, 남자의 권리를 침해한 여자의 월권 행위라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계산은 남자가 해야 지…. 자…”
우희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내게 내밀었다.
“그래.”
난 우희에게 카드를 주인장에게 건넸다. 주인장은 현금이 아닌 카드로 계산하는 것이 꽤나 싫은 지, 툴툴거리며 카드를 받고는 신경질적으로 카드기에 카드를 긁었다.
그런 주인장의 행동은 가게의 운명을 시사하고 있었다. 곧, 이 곳은 문을 닫을 것이다. 이런 음식에 이런 서비스로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생각을 하니, 미란이가 생각났다. 그녀의 서비스는 독보적이었다.
왜? 저 불친절한 식당 주인에서 미란의 생각까지 미쳤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이미 내 머리는 그녀의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일까? 난 두려워졌다. 어쩌면 내가 생각한대로 가벼운 하루의 짜릿함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난 그녀의 생각 때문인지, 불쑥 성욕이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미란의 팬티를 내렸다. 그녀의 팬티는 아주 심플한 면 팬티였다. 엉덩이에는 귀여운 곰까지 그려져 있었다.
내가 팬티를 내리자, 수줍은 듯, 그녀가 내게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그건 연기일 게 뻔했다. 왜냐하면 그 수줍은 미소와 달리 그녀의 손은 자신의 음부를 벌리고 있는 것이다.
“하… 보지….”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입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소리는 작았고 거리의 소음은 컸다.
“네?”
우희가 내게 물었다.
“몇 시 영화지?”
“5시…”
“그래? 세 시간이나 남았네…. 영화 보고 싶은데…. 지금 당장… 우리….”
난 주위를 둘러봤다. 비디오방이든, 모텔이든 상관없었다. 난 지금 당장 우희와 섹스를 해야 했다. 미란이 생각 때문에 치밀어 오른 성욕 때문은 아니었다. 내 마음을 확인해야 했다. 그리고 다짐도 필요했다.
“저기 가자… 저기서 영화 보자. 세 시간은 못 기다려…”
앞 건물에 비디오방 간판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