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내 마음을 흔든 여자
무료소설 :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18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내 마음을 흔든 여자
[무료소설] 내 마음을 흔든 여자
“머리하시게요?”
그 중 안경을 쓴 미용사가 내게 물었다. 나에겐 문제가 하나 있는 데, 낯을 가린다는 거였다. 물론, 낯을 가릴 수 있다. 그게 문제가 되서는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내 경우는 극심한 차이에 있었다. 낯을 가리는 시간이 지나게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거다.
“아니…”
내가 말끝을 흐리며 미용실을 둘러봤다. 어서 빨리 우희 곁으로 도피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우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머리 하실 거면?”
살짝 살집이 있고 미니스커트를 입은 20대 후반쯤 보이는 여자가 말했다. 그녀의 말투와 표정은 굉장히 친절했으나, 다리를 꼬고 앉아 삐딱하게 날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친절과는 다른 도발적인 모습이었다.
“아니…”
난 또다시, 주위를 둘러보는 과장된 행동을 취했다. ‘난 머리를 하러 온 게 아니라 누구를 찾아왔다’ 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누구 찾아오셨나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는 여자가 재차 물었다.
난 그녀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두툼하게 자리잡고 있는 그녀의 허벅지가 미니스커트 안을 꽉 채운 채, 보이는 것이다. 난 그 아찔함에 말문이 막혔다.
그녀의 허벅지는 어떠한 빈공간도 제공하지 않고 타이트한 미니스커트를 메꾸고 있었다. 하지만 왼쪽 허벅지 위로 올라간 오른쪽 허벅지 밑으로 아주 미세한 틈이 보였고 그 틈으로 허벅지와 연결된 엉덩이살이 조금이지만 보이고 있었다. 딱 엉덩이와 허벅지를 구분 짓는 경계, 그 곳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물론, 허벅지와 엉덩이 사이에 금이 그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확실한 경계라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누가 봐도 알 수 있었다. 그곳은 남에게 보여서는 안되는 부위라는 것을….
난 그녀의 그 살집에 눈을 뗄 수가 없어, 자꾸만 의식적으로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부메랑처럼 내 눈은 다른 곳을 향했다 가도 언제나 마지막은 그녀의 허벅지 밑으로 돌아왔다.
“누구 찾으시는 거지? 혹시, 우희 언니 찾아요?”
웃는 눈으로 그녀가 내게 말했다.
“네… 맞습니다. 어디 있죠?”
난 또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내 눈은 금세 다시, 그녀의 허벅지 밑으로 향했다.
“지금 샴푸 중이니까… 저기서 조금만 기다려 주실래요?”
배시시 웃는 그녀의 얼굴이 어딘가 낯이 익었다. 가슴이 살짝 두근거리는 것을 느꼈다.
‘어디서 봤더라?’
난 낯익은 그녀의 얼굴에서 애써 기억을 끄집어내려 했으나, 결국, 그럴 수 없었다. 낯은 익었지만 분명 처음보는 얼굴인 것이다.
“저기…”
“네?”
“아닙니다.”
난 ‘누굴 닮았다는 소리를 들은 적 있냐?’ 라고 묻고 싶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괜한 오해를 살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와이프까지 옆에 있는 상황에서 수작을 부릴 만큼 그녀는 대단한 미인은 아니었다.
그녀는 동그란 얼굴에 눈이 컸고 코는 작았다. 그리고 나이 답지 않게 두꺼운 화장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외모는 길을 지나치다 ‘우와’ 하며 뒤를 돌아보게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친구의 친구라 든 지, 친구의 여자친구 자격으로 어느 술자리에서 만난다면 꽤 수작을 부리고 싶게 만들 정도의 매력은 있었다. 그런데 난 왜? 자꾸만 그녀가 신경 쓰이는지 모르겠다.
그녀의 두꺼운 화장에 피부가 좋지 않은가? 담배를 피나? 여러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여자에게 갖을 관심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고 그렇게 미인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자꾸만 내 신경을 건드렸다.
남자친구가 있나? 붉게 칠한 저 립스틱을 누군가가 매일같이 먹고 있을까? 두서없이 여러 생각이 들었다.
왜? 그녀와 내 사이가 뭐라고? 지금 겨우 몇 마디 섞었을 뿐인데…. 내 상태가 이상했다. 그리고 갑자기 우희에게 죄책감이 들었다. 노보영과의 끈적하다면 끈적한 시간을 보냈음에도 들지 않았던 죄책감이 지금 와서 들고 있는 것이다.
“커피 드실래요?”
앉아만 있던 그녀가 의자에서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그녀와 나의 거리는 점점 좁혀 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머리 길 건너 샵에서 하신다면 서요? 언니한테 들었어요.”
“그래요?”
그녀와 나의 거리는 이제 1m안으로 좁혀 졌다.
“여기 앉으세요…”
난 그녀의 안내대로 길게 늘어진 창가 바 테이블 앞에 앉았고 멀찌감치 보이는 사람들을 내려 봤다. 그때, 내게 다가오는 그녀의 모습이 창을 통해 흐릿하게 보이는데, 향수 냄새가 진하게 내 코를 찔렀다.
싸구려 냄새였다. 하지만 온전히 싸구려 같지만은 않았다. 그녀처럼 섹시와 싸 보이는 중간쯤 있는 것이다.
“물이라도 갖다 드릴게요. 잠시 기다리세요.”
그녀의 얼굴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입김이 내 귀를 간지럽 필 정도로 그녀와 나의 거리는 굉장히 좁아 진 것이다. 이제 그녀와 나의 거리는 10cm 안이었다.
“굳이… 안 그러 셔도 되는데…”
“손님 뺏으려면 서비스가 좋아야죠. 물 드시고 다음부터는 저에게 오세요. 잘해드릴게요.”
생긋 웃으며 그녀는 떠났다. 하지만 그녀의 그 짙은 향수 향은 남아 있었다. 난 멍했다. 아무 뜻이 없이 뱉은 그녀의 말들이 잔잔한 내 가슴에 돌을 던진 것이다. 그 작은 돌에서 시작된 파장은 점점 넓어지는 것이다.
‘저에게 오세요? 잘해드릴게요?’
무슨 말이지? 유혹인가? 아님, 말그대로 인가? 왜 이런 생각이 들지? 난 스스로에게 여러 차례 물었다. 하지만 답은 하나였다.
문이 열리고 종 소리가 들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순간부터 그녀의 뉘앙스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뉘앙스는 분명, 나를 향해 있었다.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또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어폐가 있었다. 만약 내 추측이 맞다는 가정하에 그녀가 추파를 던지고 있다해도 그것 만으로 날 이렇게 흔들 수 없는 것이다.
‘그럼 뭐지? 왜?’
난 혼란스러웠다. 사실, 왜 그런지 알고 있었기에 혼란스러웠던 것이다. 난 내 자신까지 속이고 싶었다. 하지만 머리는 속여도 몸을 속일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내 가슴이 무참히 뛰는 것이다.
곧, 그녀는 우희와 함께 다시 나타났다.
“어떻게 조금 기다려야겠다. 배고플텐데….”
우희가 미안하다는 듯, 내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괜찮아… 좀 기다리면 되지.”
난 우희의 손을 잡으며 말하는데, 그 행동은 무척 어색했다. 마치, 쇼윈도 부부가 기자 앞에서나 할 법한 금슬 좋은 부부 행세인 것이다. 확실히 의식적인 행위였다.
난 그녀에게 ‘난 아내가 있는 남자다.’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럴까? 정말로?’
문득 난 내 자신에 의심이 갔다. 정말로 아내가 있는 남자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일 뿐이었을까? 정말 그거 한 가지? 유치하지만 질투심을 이끌려고 하는 게, 아니라?
“금방 끝나요.”
그녀가 내 앞에 물잔을 올리며 나와 우희의 대화에 끼어 들었다. 그 행동은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일수도 있었지만 충분한 월권 행위인 것이다.
난 그녀의 행동에 정말 질투가 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 옆에 앉아요 언니. 이제 말 거예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녀가 우희를 내 옆자리에 앉히고는 어디론가 사라지는데, 그녀의 뒷모습에 난 또 다시, 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