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그녀의 첫 경험은 친구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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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7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그녀의 첫 경험은 친구 남편
[무료소설] 그녀의 첫 경험은 친구 남편
피어싱의 모양은 화살 모양이었는데, 마치, 큐피트의 화살이 심장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그녀의 배꼽을 꿰뚫고 있었다. 분명 섹시했고 남자의 마음을 자극했다. 그리고 무언가 기대를 갖게 만드는 구석이 있었다.
“그래서요?”
난 뜸을 들이고 있는 그녀를 재촉했고 그녀는 내 재촉을 은근히 즐기는 지, 더 뜸을 들였다.
“윗머리는 이정도면 되겠죠?”
“네.”
난 그녀의 질문에 가볍게 대답하고는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아무튼 그 친구와 난 아주 오랫동안 통화를 했어요. 별 얘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그리고 끊을 때쯤 되니까, 남편 될 사람까지 포함해서 약속이 잡혀 있더라고요. 뭐 저야, 청첩장도 받아야 하니까... 같이 만나기로 했죠.”
노보영의 가위질에 ‘싹둑싹둑’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우린 값이 아주 비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난 좀 부담스러워서 다른 곳에서 보자고 했는데, 남편 될 사람이 돈을 많이 벌어서 상관이 없다는 거예요. 이럴 때 벗겨 먹어 야지 언제 벗겨 먹어 이러면서 부담까지 덜어주더라고요. 친구 사이라도 계속된 거절은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일단은 승낙을 했죠. 약속한 날이 왔고 난 고급 레스토랑에 간다고 갖고 있는 옷들 중에 가장 비싼 것만 골라서 입었어요. 그리고 거울을 보는데, 진짜 하나도 안 어울리는 거예요. 괜히 기죽기 싫어서 명품이라는 명품은 다 끄집어냈는데 조합이 좋지 않은 거죠. 결국, 포기하고 평소 입던 대로 입었죠. 그러니 오히려 자신감이 생기고 부담스럽던 약속이 가벼워지는 거예요. 됐다 싶었어요. ‘이대로 가자’ 하고 레스토랑에 도착했는데, 인터넷에서 찾아본 것 보다, 더 고급스러웠고 저녁코스 가격이 인당 40만원을 호가하는데, 꽤나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들더라고요. ‘아... 명품입고 올 걸’ 하는 생각도 들고 컨버스는 너무 했나 그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애써 당당하게 입구로 들어갔죠, 그런데 들어가자 마자 직원이 발렛부터 물어보길래 차 없다고 하니까. 묘한 미소를 지으며 날 위아래로 훑는데, 그렇게 모멸감이 들고 부끄러운 거예요… 그런데…”
노보영은 잠시 숨을 골랐다. 난 그녀의 얘기에 꽤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실, 얘기 자체야 별거 없는 이야기였다. (일단 지금까지는…) 하지만 말을 쉬는 템포와 그녀의 생생한 표정이 충분한 흥미를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을 뿐, 이야기를 잇지는 않았다.
싹둑싹둑.
분주하고 혼잡스러운 이 미용실 안에서 그녀의 가위질 소리만이 들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여자의 냄새가 풍겨왔다.
그녀가 내 윗머리를 빠르게 가위질하고 있었는데, 다시 그녀의 마이가 내 얼굴을 덮듯 펼쳐진 것이다.
싹둑싹둑.
가위질 소리는 더욱 분주해졌고 난 그녀의 납작한 가슴…. 아마도 그럴 것이다. 티셔츠위로 봉긋하게 올라와 있긴 하지만 그건 아주 인위적인 모양이었다. 뾰쪽하다고 할까? 그건 속이 꽉 차지 않은 브래지어의 실루엣이었다.
내 얼굴은 그녀의 납작한 가슴과 불가 5cm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향기는 계속해서 올라왔고 조금만 실수하는 척하면 코가 닿을 것 같기도 한 거리였다. 하지만 그 거리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확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결국, 난 마음에도 없는 재촉을 했다.
“네?”
그녀가 시치미를 떼며 내게 반문했다.
“그래서요? 발렛….”
“잠시만요.”
노보영의 가위질이 계속 이어졌다.
난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 재촉을 한 것이기도 했지만, 사실, 지금 내가 느끼는 기분이나 감정 혹은 아주 작은 뉘앙스가 혹시라도 그녀에게 전달될까 그게 두려웠다.
그렇기에 난 그녀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재촉한 것이다. 즉, 내 재촉의 의미는 ‘빨리 이야기를 해줘.’ 보다, ‘너의 냄새와 몸은 관심이 없어, 난 너의 얘기에 관심이 있을 뿐이야.’ 라는 의미인 것이었다.
꼬르륵.
그때, 그녀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분명, 배가 고플 시간이었다.
꼬르륵.
그녀의 배에서 또 다시, 소리가 났다. 난 순간, “배고프신가봐요?”라며 너스레를 떨 뻔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만약 내가 그 말을 꺼내 버린다면 나와 그녀의 몸이 좁은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일깨우는 행위가 될 것이고 그녀는 의식적으로 나에게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말하지 않아도 그녀의 몸은 자연스럽게 떨어졌다.
“제가 어디까지 했죠?”
그녀가 무표정하게 날 보며 말했고 난 거울을 통해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발렛…”
“아… 그러니까… 그때, 어떤 남자가 걸어오는 거예요. 그리고는 직원을 쏘아보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생각보다는 형편없는 곳이네요.’ 그러니까 직원 눈이 동그래지며 화들짝 놀라는데, 꽤 고소하면서도 쓸쓸했어요… 난 저 사람처럼 힘이 없구나 하는…. 그런 느낌?”
“뭔 지 알 것 같아요.”
그녀가 느낀 감정은 누구에게나 존재했다. 아무리 높은 곳으로 올라가도 항상 그 위에는 누군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감정의 소모는 올라갈수록 횟수가 적어질 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법이다.
싹둑싹둑.
다시, 가위질 소리가 들렸다. 노보영은 이제 내 머리를 마무리하려는 듯, 라인을 다듬고 있었다.
“그러니까요… 그런데 진짜 중요한 건 이제 부터예요. 그 남자를 자세히 보는데… 고등학교때 사귀었던 남자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혹시 병철이 아니야?’ 했더니, 그가 날 쳐다보더니, 씨익 웃어요. 그리고 ‘보영이?’ 이러는데, 심장이 멎을 것 같았다니까요. 아주 멋진 남자가 되어 있는 거였죠. 그리고 그가 바로 제 친구의 남편이 될 사람이었죠. 참 세상 쿨 해요. 친구도 다 알고 있었어요. 저와 병철이가 사귀었던 사이란 걸, 하긴 고등학교때 셋이 만난적도 한 두어 번 되니까요. 그때는 꼭 데이트할 때 친구를 데리고 오고는 하잖아요.”
“그래요? 깊은 사이는 아니었나봐요?”
내가 물었다.
“그렇다면 그렇죠…. 헤어짐도 아주 자연스러웠고요 병철이가 서울로 대학을 가면서 멀어졌거든요. 그래도 첫사랑이고 첫사람 이긴 했죠.”
그녀가 옆머리에서 윗머리 쪽으로 가위를 옮겼고 그녀의 배가 의자 팔걸이에 올려진 내 팔꿈치에 살짝 닿았다.
순간, 난 움찔 하면서도 팔을 피하지 않았고 그녀 역시, 피하지 않았다. 짜릿한 촉감이 올라왔다. 하지만 난 태연한 척했고 그녀 역시, 아무 일도 없는 듯, 내 윗머리를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첫사람? 그건 무슨 말이예요?”
내가 물었다.
“음… 이런 말을 손님한테 해도 몰라…”
그녀의 표정이 약간 야릇하게 변했고 그녀의 배는 내 팔꿈치에 더욱 바짝 붙었다. 그때, 그녀의 배에서 또 다시, “꼬르륵.”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에 맞춰 그녀의 뱃살이 쿨렁하는 느낌이 전달됐다. 그 느낌은 무척 생생했다. 마치, 그녀의 티셔츠 안으로 손을 넣고 있는 느낌이랄까?
다시, “배가고프신가봐요?”하고 너스레를 떨까? 했지만 역시 그만두기로 했다. 지금 상황을 그딴 너스레로 종료시키고 싶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