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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얇은 그녀의 살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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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회 1,62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성인소설: 얇은 그녀의 살갗

[무료소설] 얇은 그녀의 살갗

얼마나 편안하게 목숨을 내놓고 있는 일인가? 지금 시대에나 가능하지, 만약 법이 없는 세상이었다면 누가 가위를 쥐고 있는 사람 앞에서 머리를 내밀고 눈을 감을 수 있겠는가? 난 가위를 잡은 이 앞에서 눈을 감을 수 있는 평화의 시대에 감사했다.


그녀의 가위는 내 머리 살갗과 불과 몇 센티를 사이에 두고 움직였다. 움직일 때 마다 ‘싹둑싹둑.’ 하는 시원한 느낌의 소리가 날 기분 좋게 했다.

“좋은 일 있으세요?”


노보영이 물었다.


“네?”


난 모른 척 반문을 했는데, 사실 짐작 가는 구석은 있었다. 아마,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그 만큼 난 평화의 시대에 감사하고 있었다.


“아니... 계속 웃으시길래...”


“그래요? 좋은 일은 아니고요. 감사하고 있었어요.”


“뭐에요?”


노보영의 손가락이 내 귀를 덮고 그 위로 빠르게 가위질을 했다. 덥수룩했던 옆머리가 잔디처럼 올라가는데, 꽤나 기분이 좋았다. 그때, 가위는 내 살갗과 일 센티 정도 밖에 차이가 없었다.


“시대?”


“시대요?”


그녀는 날 보지 않았다. 그녀의 모든 신경은 내 옆머리에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사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행위가... 행위라고 해야 하나? 뭐 아무튼... 머리를 자르는 게, 어쩌면 참 위험한 일이잖아요?”


“위험?”


위험이라는 단어가 노보영의 관심을 끌었는지, 그녀가 거울을 통해 날 쳐다봤다. 물론, 가위질은 잠시 멈춘 상태였다.


“위험... 사실 노선생님이 마음만 먹으면 절 죽일 수 있는 거잖아요. 난 무기를 들고 있는 사람 앞에 머리를 온전히 노출하고 있고 이게 로마시대나 고려시대? 그런 시대였다면 어땠을까요?”


“아... 그렇기도 하네요.. 그러고 보니, 조선시대나 그 이전의 시대를 보면 양반들은 모두 머리가 길잖아요? 어쩌면 지금 말씀하신 이유일 수도 있겠는데요.”


노보영은 굉장히 똑똑한 사람이었다. 아주 적절한 예인 것이다.


“맞아요... 뭐 그런 걸 생각하고 있었어요.”


“훗.. 민섭씨 재밌는 분이셨네... 이런 재밌는 얘기들 많이 좀 해주세요...”


노보영의 가위질은 옆머리를 넘어 앞머리 쪽으로 흘렀고 그녀의 몸은 내 오른쪽 전방 45도 각도에 와있었다.


“재밌어요? 전 엄청 지루한 사람이라는 말이 많이 듣는 편인데....”


“왜요? 난 이런 얘기들 재밌더라... 보통 미용실에서 그런 감사는 안 하잖아요?”


의자의 높이가 살짝 낮은지, 노보영이 다리를 살짝 벌렸다. 트여진 치마 사이로 그늘진 허벅지 안쪽이 보였고 그 밑으로는 발목까지 오는 검정색 닥터마틴 부츠가 보였다.


닥터마틴 부츠 위로는 하얀 양말이 4센티 정도 나와 있었는데, 꽤나 좋은 패션 센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센스고 뭐고 결국, 내 시야는 그녀의 그늘진 허벅지 안쪽으로 다시 향했다.


보일 듯, 했다. 보이지 않을 게 뻔한 데도 계속해서 그 쪽으로 시선이 집중됐다. 그리고 생각해 봤다. 도대체 난 무엇을 보려고 이러는가? 팬티? 허벅지? 아님 뭐?


답은 없었다. 그저, 그녀가 숨기고 싶은 것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상관없는 것이다.


“그런가요? 음... 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난 그녀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그녀는 내 얘기 때문인지 가위질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다. 그 차가운 금속이 내 살갗에 닿는 걸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이다.


어쩌면 그녀는 내가 한말에 오해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절대로 내 몸에 가위를 대지 말라는 말을 내가 우회해서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전 재밌게 들었어요. 또 그런 얘기 없어요?”


그녀가 세밀하게 옆머리와 앞머리로 이어지는 라인을 정리하며 말했다. 대화를 하고 있어도 그녀의 집중력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난 그녀의 집중력 덕에 마음 편하게 치마 안을 훑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런 죄책감도 들지 않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지된 것도 없지만... 서비스의 일종인 것이다.


“또 다른 얘기? 없는 데요. 전 엄청 지루한 사람이라니까요...”


“그래요? 그럼 생각나면 해주세요.... 그런데 사모님은 같이 안 오셨네요?”


“아... 이혼 했어요.”


왜 거짓말을 한지 모르겠지만 난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내 거짓말에 그녀는 몹시 당황하는 눈치였고 미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래요? 죄송해요... 제가 괜한 말을....”


“아니요... 알고 물으신 것도 아닌데...”


내 앞으로 위치를 옮긴 노보영이 앞머리를 분주히 자르는데... 그녀의 마이가 마치 날개처럼 펴져 내 시야를 완전히 가렸다. 마치, 그녀의 품에 갇힌 느낌이라고 할까? 그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아늑했고 안전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향기가 풍겼다.


‘오이?’


은은하게 나던 그녀의 오이향이 굉장히 짙게 내 코를 찔렀다. 난 그 향이 좀 강하다 싶었는데, 내 기분을 알기라도 하듯, 점점 오이향은 사라져 갔다.


사실, ‘사라졌다’고 표현하기보다는 다른 냄새에 ‘묻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녀의 얇은 흰색 티셔츠 위로 살 냄새가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었다.

난 오랜만에 맡는 다른 여인의 살 냄새에 꽤 강한 흥분과 자극을 받았다. 지금까지 한 번 도 노보영 선생을... 속된 말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그녀의 품 안에 안기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는 것이다.


“제가 재미난 얘기하나 해줄까요?”


“좋죠.”


노보영은 말하기도 전에 피식하고 실소를 터트렸다. 하지만 난 그녀가 무엇을 하든 무슨 말을 하든, 귓등이었다. 그저, 살내음을 음미할 뿐이었다. 그녀의 얘기가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사소한 일상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그 내용은 파격적이고 아찔했다.


“이건 제가 몇 년 전에 경험한 얘긴데요...”


앞머리 정리가 끝났는지, 그녀는 내 왼쪽으로 이동했다. 그와 동시에 날개처럼 펼쳐진 마이가 접혔고 그녀의 냄새는 오이향으로 돌아왔다.


난 무척 아쉬웠다. 하지만 그녀의 냄새 대신 그녀의 이야기가 날 다시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 흥분은 지금까지 참아왔던 발기에도 영향을 미쳤고 난 결국 커다랗게 발기했다. 하지만 가운에 뒤덮인 내 거대한 페니스를 그녀가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친구에 관련된 이야기에요... 나랑 동갑인 친구니까... 그 당시, 잠깐만요... 3년 전이니까... 28살 때 이야기죠. 저와 그 친구는 정말 가까운 사이였어요. 우린 중학교 때부터 단짝이었는데, 서로 약속을 했어요. 결혼식 할 때 들러리를 서주기로요. 그 나이 때 그런 약속 많이 하잖아요. 너가 부케를 받아라, 들러리를 서 달라 그런 약속이요. 사실상 성인이 되고 막상 결혼할 때가 되면 그런 약속은 사라지기 일수죠. 연락이 끊길 수도 있고 사소한 다툼으로 멀어지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저와 그 친구는 계속해서 사이를 유지하고 있었고 친구는 결혼을 앞두게 된 거죠. 그래서 여차저차 얘기를 나눴어요. 들러리 서기로 하지 않았냐? 뭐 그런 얘기들이죠. 한참을 정신없이 수다를 떨었어요.”


그녀가 한쪽 팔을 올려 내 윗머리 길이를 가늠했다. 그녀의 팔이 올라가자 그녀의 티셔츠도 위로 올라갔는데, 티셔츠 밑으로 잘록한 허리와 배꼽에 매달린 은색 피어싱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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