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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발기부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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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성인소설: 발기부전1

[무료소설] 발기부전1

“뭐해? 아...”


우희는 내 페니스에 대해 잊고 있었다. 조금은 섭섭했다. 솔직히 내 페니스는 온전히 내 것만은 아니었다. 우희의 것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병원 가봐야지...’라고 말했던 나처럼 무심했다. 역시 그녀에게는 스페어 페니스가 있는 것이다. 어제부터 품었던 내 의심은 점점 확신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직 죽은 거야? 기다려봐 내가 해볼게...”


우희가 내 잠옷 바지 안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아주 야하고 끈적한 손놀림으로 내 페니스를 주물렀다. 분명 쾌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발기하지는 않았다.


난 그렇게 한순간에 페니스를 잃고 만 것이다.


“어떡해 자기야... 오늘 병원가봐야겠다.”


우희가 말했다. 내가 그에게 한 말이다. 본인의 페니스가 죽지 않는 이상 어떤 누구도 그 심정을 알 수 없는 것이다. 고민을 털어놓았던 그에게 괜스레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이제야 그의 마음이 이해되는 것이다.


“자기 오늘 꼭 병원 가봐. 나 씻는다.”


우희 조차... 남일 말하듯 말했다.


“꼭 가. 알았지?”


우희가 한 번 더 강조하며 신경 쓰는 척을 했고 난 그녀를 어이없게 바라봤다.


“왜? 같이 갈까? 반차 낼까?”


내 기분을 눈치 챘을까? 그녀가 빈말을 던졌다.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근데 너 뭐 신나는 일 있냐?”


“신나는 일? 그런 게 어딨어... 지금 페니스가 사냐 죽냐의 문젠데.”


하지만 그녀는 무척이나 즐거워 보였다.


“그래... 근데 너 즐거워 보인다...”


우희는 노보영 사건이후 점점 변화고 있었다. 좋게 말하면 조신해야 한다는 강박강념에서 벗어나 보였고 나쁘게 말하자면... 사실 나쁜 건 없었다. 그녀는 그렇게 서서히 변화고 있는 것이다. 그저 난 변해가는 그녀의 모습이 조금 어색할 뿐이었다.

“아니야. 왜 내가?”


“그래? 아니 그냥 요즘 뭔가 업 되어 있다고 해야 하나?”


“내가? 내가 업 될게 있겠어? 진심이야? 벌써 잊었다고 생각해?”


우희의 목소리가 한순간 싸늘해졌다.


“아니... 하지마.. 나 지금 발기부전이야...”


“그러니까 가지가지 한다.”


이런 대화였다. 난 우희와 이렇게 대등한 입장에서 대화를 나눠 본적이 거의 없었다. 물론 화가 나있는 상태였기도 했기에 그럴 수 있지만 이정도로 당돌한 모습을 보이는 건 처음이었다.


난 그녀의 몸에 정말로 노보영이라도 들어 왔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병원 가고...”


우희가 내게 말하며 욕실로 들어갔고 곧, 샤워기에서 뿜어 나오는 물줄기 소리가 들렸다. 나도 욕실로 향했다. 벗은 그녀의 몸을 보면 혹시나 발기되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손잡이를 돌릴 수 없었다. 만약 우희의 알몸을 보고도 발기되지 않는다면 난 너무나 실망스럽고 무서워 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대신 욕실 앞에 벗어 놓은 그녀의 속옷을 들었다. 향긋한 살 내음과 온기가 아직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음... 냄새...”


난 놀라웠다. 내 같은 일상이 묘하게도 매일매일 흥분되는 아침이 된 것이다. 만약 그녀가 바람을 피고 있는 것이라면 그 바람은 좋은 바람이었다. 평범하고 안일했던 일상에 자극과 활력을 불어 넣었고 우희는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얼굴이 된 것이다.

다시, 신혼이었다. 아니, 매일이 선을 본 그 날 같았다.


“하아...”


브래지어의 향긋한 살 내음과 달리 팬티에서는 진한 향이 퍼져 있었다. 그 냄새는 날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발기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발기할 수 없었다. 대게의 발기부전 환자도 나처럼 발기할 수 있다 생각할까? 그건 모르는 일이다. 난 발기부전인 그에게 물어보지 못했다. 그저, 병원에 가라는 말뿐이었다. 난 발기부전이라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관심이 없었어야 했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탈모와 뭐가 다른가? 아니, 이건 그보다 몇 십 배는 고통이 컸다.


난 우희의 속옷을 원위치에 놓고는 거실로 나가, 커튼을 쳤다. 온 세상이 뿌연 연기 속에 갇혀 있는 듯했다. 병원에 가야했다.


세상에는 발기부전이 꽤나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병원 예약을 하는데, 오후 늦게나마 겨우 예약이 가능했다.


터벅터벅 걷는 내 발걸음에 직장동료 몇이 ‘무슨 일 있냐?’ ‘어디 아프냐?’ 물었다. 하지만 난 솔직하게 답할 수 없었다. 이건 완전한 자존심 문제였다. 그리고 지금의 감정까지 느끼고 나니, 발기부전이었던 그에게 더욱 미안했다. 그는 어쩌면 날 정말 친구라 생각했었나 보다, 그런 고민은 아무한테나 말할 수 있는 그런 게 아닌 것이다. 이제야 난 알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무심하게 살았는지....


결국, 오후 반차를 쓰고 회사를 나왔다. 발걸음은 무거웠고 병원 예약 시간까지는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뭐할까? 고민했다. 그런데 할 것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회사에 출근하고 집에 오고, 가끔 술 먹고, 바람피고, 우희와 섹스하고, 미란이 생각하고 이게 내 삶의 전부였다. 그중 절반을 넘게 차치하고 있는 섹스가 빠지게 됐고 회상에서 까지 이른 조퇴를 하고 나니, 할 게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난 그냥 눈에 보이는 커피숍에 들어갔다. 거기서도 마찬가지였다.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지나치는 젊은 여자를 힐끗 거렸다.


‘에이...’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름의 인생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뭐가 있겠는가? 노보영에게 메신져를 보냈다.


-보지 보고 싶어.


-사진이 도착했습니다.


내가 메신저를 보내자마자, 털 한 올 없는 노보영의 음부가 회신왔다.


‘뭐지? 이미 벗고 있나?’


난 깜짝 놀라 메세지를 보냈다.


-집이야?


-회사


-그런데....


-어제 밤에 미리 찍어놨어요... 오빠가 보여 달라 할 것 같아서...


-진짜?


-ㅇㅇ


-와우. 대단하네...


-자지 보여줄래?


-나 지금... 밖인데...


-뭐 어때? 화장실 있잖아...


-아...


난 더 이상 노보영에게 답을 하지 못했다. 보여줄 페니스가 없는 것이다. 난 실제 섹스뿐 아니라 폰섹스마저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후로 노보영이 재촉하는 메세지가 몇 개 왔지만 난 ‘미안 바뻐서.. 나중에 연락할게.’라는 말만 남긴 채, 그녀와의 대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러웠다. 발기가 되지 않는 페니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나처럼 서러울까? 하고 생각했다.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난 그렇게 쓸데없이 시간을 죽이다, 병원으로 향했다.


“예약하셨나요?”


두꺼운 화장을 한 간호사가 내게 물었다. 간호사는 그녀 혼자였고 손님또한 나 하나였다.


“네.”


“성함이?”


“김민섭입니다.”


“네, 잠시 기다리실래요.”


그녀의 안내에 따라 소파에 앉았다. 그런데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그녀의 말투가 너무나 친절한 것이다.


친절만 하면 상관이 없는데, 그녀의 친절 안에는 동정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리고 소파에 앉은 날 힐끗힐끗 쳐다봤고 그러다 눈이라도 마주칠 때면 어색한 미소를 짓는데, 그게 그렇게 부끄럽고 창피했다.


“언제부터 그러셨죠?”


“네?”


“언제부터 발기부전....”


그녀가 날 쳐다보며 물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린 죽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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