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야단이 났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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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2,015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야단이 났다네
[무료소설] 야단이 났다네
「떡 하나 주면」
12. 야단이 났다네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다,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선희는 갑자기 만난 두꺼비를 떠올리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녀는 평상에 누워 밤하늘을 바라보며 덕분과 문희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이, 참, 이분들이 오늘따라 늦으시네.”
음식은 이미 다 식은 뒤였고, 이제는 잘 시간이 가까워진 때였다. 그런데 집을 나간 식구들은 어찌하여 이렇게들 안 오는 걸까. 슬금슬금 걱정이 밀려오는 차, 사립문을 여는 기척에 그녀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엄마?”
“나다, 선희야.”
“아, 오라버니!”
선희는 내심 안도하며 평상에서 내려섰다. 지게에 나무를 한가득 해 온 문희가 성큼성큼 들어서고 있었다. 아? 선희는 어딘지 달라진 것 같은 오라비의 모습에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선희야?”
“어……왜 이렇게 늦었수?”
“……나무를 다 하고 조금 쉰다는 게, 한숨 자 버렸지 뭐야. 깨어보니 지금이라 얼른 내려왔다.”
그는 분명 저의 오라비가 맞았다. 말투며 목소리며 행동이며, 그녀가 익히 아는 문희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왜일까. 왜 갑자기 그가 낯설어 진 걸까.
선희는 마른침을 삼키며 덕분의 부재를 알렸다.
“……엄마는 아직.”
“뭐? 어머니께서 오늘 늦어진다는 말씀은 없으셨는데.”
“오라버니도 늦고 엄마도 늦어서 나 혼자 무섭고 심심했다고.”
“아기도 아니고 원.”
문희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선희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제 저가 왔으니 안심하라는 것 같았다. 다행히 그의 손길이 닿아오자, 선희는 낯설었던 마음을 조금 떨쳐낼 수 있었다.
안심해. 문희 오라비가……맞아.
“오라버니 저녁은? 내가 부침개를 좀 얻어 왔는데.”
“어머니 오시면 같이 먹지 뭐. 넌?”
“난 너무 배고파서 감자랑 옥수수 남은 거 먹었어.”
“그거 가지고 되겠어?”
“응, 괜찮아. 참! 아까 우리 집에 두꺼비가 다녀갔어, 엄청나게 큰.”
선희는 두꺼비 섬섬이를 만난 이야기를 조잘거렸다. 문희는 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미호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
문희는 이번에도 미호의 안에 그대로 사정했다. 애초에 그건 그녀가 원한 일이기도 했다. 격렬한 절정을 느끼며 미호의 몸이 축 늘어졌다. 극렬했던 쾌감이 사라지고 겨우 이성이 돌아왔다.
문희는 그제야 날이 다 저물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이만 가봐야겠어요.”
“하아, 하아. 이제 그만 하는 거야?”
“……네.”
사실 더 하고 싶었다. 더 하려면 더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사내대장부로서 지켜야 할 여인이 둘이나 있는 몸이었다. 말도 없이 외박할 수 없었다. 그것도 오늘 처음 만난 여인의 품에 빠져 있느라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더더욱 어불성설이었다.
미호는 여전히 알몸인 채로 문희를 느른하게 응시했다. 지친 것은 저뿐인 것 같았다. 어째서 저 사내는 아직도 팔팔한 거지?
“근데 너, 괜찮아? 걸을 힘이 있는 거야?”
“네. 오히려 당신을 만나기 전보다 더 기운이 세진 것 같아요. 상쾌한데요?”
이상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뭐, 그래. 오늘 고마웠다, 살려줘서. 나중에 은혜 갚을게.”
“……저야말로 무사히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나절이 넘도록 내내 몸을 섞었던 사이치고 어색한 끝인사였다. 하지만 어차피 둘의 사이는 이걸로 끝…….
“저, 그런데. 앞으로 당신의 몸이 종종 생각날 것 같아서요.”
“하, 뭐?”
“여기에서 또 만나요, 우리.”
겁도 없이 저와 다시 만나자는 인간의 말에 미호는 말문이 막혔다.
“……이봐.”
“여우님도 내가 싫지 않잖아요.”
“…….”
그건 또한 맞는 말이긴 했다. 인간과 교합을 하면서 황홀경을 느낀 것이 그녀는 거의 처음이었으니까 말이다. 말하자면 그는 미호에게도 귀한 물건이었다. 그녀가 대답을 망설이는 사이, 문희는 서슴없이 미호에게 다가와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읍…….”
쪽, 쪼옥. 그러고도 둘의 혀는 한참을 뒤엉켰다. 이러다 또 그녀의 음부에 제 것을 넣고 싶어질 것 같아 문희는 가까스로 음욕을 누르며 미호에게서 떨어졌다.
“또 만나요, 여우님.”
문희는 싱긋 웃어 보이고는, 미호를 홀로 남겨둔 채 오두막을 나섰다. 정사 후 저를 혼자 남겨두고 누군가 먼저 떠나는 모습을 보는 것 역시, 그녀에게는 무척이나 생경한 장면이었다.
“……흐음, 진짜 보통 사내가 아니네.”
아직도 거대하고 굵은 몽둥이가 쑤시고 있는 것처럼 아랫도리가 얼얼한 것을 느끼며 미호는 뒤늦게 배부른 미소를 지었다.
*
“오라버니? 내 얘기 듣고 있어?”
“……어, 응? 뭐라고?”
“아이, 뭐야. 오늘 엄청나게 크고 신기한 두꺼비를 만났다니까. 부엌에 갑자기 나타나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너 친구도 없는데 잘됐네. 그 두꺼비랑 잘 사귀어 둬.”
“엑. 나빠. 나 친구 많거든?!”
동생의 핀잔에 문희는 웃고 말았다. 그런데 어머니는 왜 아직도 안 오시지. 벌써 밤이 꽤 깊었는데. 문희도 슬슬 불안해지려는 찰나, 누군가 그들의 사립문을 흔들었다.
“문희, 문희! 안에 있는가?”
대장간을 운영하는 쇠돌이였다. 문희와 선희는 쪼르르 나와 그를 맞이했다.
“어, 쇠돌 아저씨? 안녕하세요.”
“아저씨 안녕하세요.”
“저기, 그 너희 어머니, 혹시 집에 돌아오셨니?”
“네? 아니요, 아직…….”
덕분이 아직 귀가 전이란 소리에 쇠돌의 얼굴 또한 창백하게 질리고 말았다.
“허, 참. 이거 정말 야단이 나도 단단히 났구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야단이라뇨?”
“오늘 귀넘이 마을에서 김 진사가 대낮에 웬 여인 하나를 보쌈해 갔다는데, 그게 아무래도 떡분네인 것 같아서 말야…….”
“네?!”
아이들은 동시에 경악하고 말았다.
*
덕분은 제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호범이 그 위에 그녀를 올려놓고 골반을 흔들었던 것까지 기억나는데, 그 이후로 생각이 안 났다. 눈을 뜨니 여전히 단단한 남정네의 품에 꼭 갇혀 있는 채였다.
어지간하면 몰래 빠져나오려고 했건만, 팔뚝을 무슨 돌로 만들었는지 덕분의 힘으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잖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데, 단단한 몸뚱이를 밀어낼 기력 따위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는 하는 수 없이 호범을 깨우기로 했다.
“나으리, 나으리…….”
“…음….”
“밖이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저도 이제 집에 가봐야 할 듯싶은데…….”
덕분이 집에 가야 한단 말에 호범은 천천히 눈을 떴다.
“어딜 간다고?”
“……집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흐응, 그 몸으로?”
호범이 나른한 표정을 지으며 덕분을 응시했다. 그러고 보니 하체에 아무런 감각이 없는 것이, 걸을 수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뒤늦게 밀려왔다.
덕분은 얼굴을 붉히며 호범의 가슴팍을 살짝 쳤다.
“나, 나리께서 너무 하셔서 그런 것 아닙니까…….”
“칫, 자기도 좋아 죽는다고 할 땐 언제고.”
“제, 제가 언제……!”
“얼씨구. 앙큼하기는.”
호범은 마치 덕분이 자기 마누라라도 된 양 그녀의 물컹한 엉덩이를 주물렀다. 눈 뜨자마자 또 손을 놀리는 그 때문에 덕분은 척추로 신경이 몰리는 듯했다.
“이, 이거 이제 그만 놓아주셔요. 가봐야 합니다.”
“하……보내기 싫은데.”
“나으리…….”
호범은 덕분을 보낼 생각을 하자 입안에 군침이 고이는 걸 느꼈다. 이 야들야들한 여체를 영영 놓아주기 싫어서였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하고 가면 안 되냐?”
“……!”
호범은 음흉하게 웃으며 그녀의 가슴팍을 덮고 있던 이불을 젖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