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호랑이와 여우의 두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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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92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호랑이와 여우의 두꺼비
[무료소설] 호랑이와 여우의 두꺼비
「떡 하나 주면」
11. 호랑이와 여우와 두꺼비
그래. 호랑이와 통하는 정은 덕분의 예상보다 더 좋은 기분이었다. 거기다 결계니 뭐니 해서, 마치 모든 것들과 단절된 채 오직 그와 저 둘밖에 없는 세상인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속세의 모든 것을 벗어 던지고 태초의 모습으로 돌아가 본능대로, 이끌리는 대로 행동하는 지금이 덕분에게 진한 쾌감과 해방감을 선사했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진다는 건, 이렇게나 행복한 기분이구나.
“하, 넌 참으로, 야들야들하구나. 아!”
호범은 덕분의 음부를 온전히 느끼며 감탄을 터트렸다. 그 역시 오랫동안 쌓인 욕구를 푸느라 정신이 없었다. 매일 선녀들 목욕하는 거나 훔쳐보면서 홀로 아래를 달랬던 나날에 비하면, 이곳이 바로 극락이나 마찬가지였다. 내내 이렇게 실컷 여인을 안을 수만 있다면, 그깟 천상에 올라가지 않아도 살만할 텐데. 더구나 이 여인은 맡았던 체향만큼이나 덕분의 몸은 음란하고 야하며 부드러웠다. 그는 몹시 만족스럽게 여체에 박음질을 하며 마음껏 욕정을 풀었다.
둘 다 정신없이 헐떡거리면서 엉망으로 뒤엉키는 숨소리와 누구 것인지 모를 끈적한 체액이 이부자리를 금방 눅진하게 만들었다.
“어떠냐? 이렇게, 뒤에서 박는 건? 허윽.”
덕분을 엎드리게 한 뒤 그녀의 엉덩이를 높이 치켜세워 호범은 그 사이로 무자비하게 박아댔다. 중심을 잡을 새도 없이 속절없이 흔들리는 몸뚱이에 덕분은 이불을 입에 물고 방정맞게 튀어 나가려는 신음을 억눌렀다.
“너무, 흐으, 너무 깊, 아흐! 죽을 것, 흣, 죽을 것 같으, 하앙!”
그의 몸짓에 따라 이리저리 출렁거리는 젖가슴을 움켜쥔 호범이 그녀의 상체를 일으켰다. 그리고는 고개를 뒤로 젖혀 입술을 맞댔다. 덕분은 손을 뒤로 돌려 그의 목을 감싼 뒤 게걸스럽게 혀를 얽었다. 사내와 몸을 섞는다는 것이, 원래도 이렇게 좋은 것이었나? 혹은 너무 오랜만이라 그저 황홀할 뿐인가? 아니, 아니다. 이 영물과 정을 통하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다.
덕분은 알 수 있었다. 이 사내가, 확실히 허리를 잘 놀린다는 것을. 여인을 어떻게 다뤄야 기분이 좋아지도록 만들 수 있는지 그것을 잘 아는 것이었다.
……그렇다는 건, 숱한 여인들을 안아봤다는 소리겠지. 아아, 망나니 호랑이구나.
“아으! 갑자기 그렇게 조이면……윽.”
“흐응, 견뎌 보셔요.”
문득 심술이 난 덕분이 일부러 아랫도리를 조이며 그를 도발했다. 답지 않게 웬 질투인지 모르겠지만, 그 순간 그녀는 그랬다.
“하, 오냐. 어디 가보자.”
“아흑! 하앙……!”
호범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그녀의 다리 한쪽을 들더니 더욱 거센 추삽질을 했다.
그의 방안은 오래도록 뜨거운 열기가 가시지 않았다.
*
그리고 여기 이 오두막 또한, 좀처럼 열기가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윽, 인간, 흐, 이제 그만 좀……아흣!”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 미호는 실로 태어나 처음, 체력적 한계를 느끼고 있었다. 거침없이 그녀의 안을 치받고 있는 문희 때문이었다.
그의 백탁액을 벌써 몇 번이나 받았던가. 미호의 내상은 진작 다 낫고도 남은 상태였다. 이 정도면 보통 사내는 진즉에 죽고도 남았을 텐데, 문희는 오히려 하면 할수록 눈을 빛내며 더욱 생기가 넘쳐흐르고 있었다. 이쯤이면 자신이 그에게 음기를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될 지경이었다.
“여우님이 먼저, 아니 된다는 저를, 기어코 꼬시지 않았습니까. 하아. 뱉은 말에 책임을 지십시오. 읏!”
“아, 아이고, 나 죽네…읍…!”
미호는 여우 살려, 하고 외치고 싶었지만, 곧 입술이 먹혀서는 말도 쉽게 할 수 없었다. 이래서야 구미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지만, 그런 생각도 머잖아 전부 사라졌다.
그저 문희가 주는 쾌락에 모든 이성이 모래 바람처럼 흩어지고 말았다.
*
그러므로 제일 먼저 집에 돌아온 사람은 당연하게도 선희였다.
“엄마! 오라버니! 아직 아무도 안 왔나?”
두 사람이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상상도 못 한 채, 시장해진 그녀는 일단 부엌에서 오늘 아침 먹고 남은 옥수수와 감자를 꺼내 허기를 채웠다.
친구네에서 일하고 얻은 품삯과 전 몇 점은 식구가 모두 모여야 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식기 전에 먹어야 맛있을 텐데.”
천으로 덮어놓은 광주리를 흘끔거리며, 선희는 찐 감자를 마저 먹었다. 그러다 고개를 돌린 그녀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두꺼비를 보고 놀라 뒤로 나자빠지고 말았다.
“아, 깜짝이야!”
사람이 저를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는데도 두꺼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에겐 흔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크기도 어지간한 항아리만 한 것이, 왠지 보통 두꺼비가 아닌 듯했다. 선희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세상에, 이렇게 큰 두꺼비도 있나? 얘, 너 여기까지 어떻게 왔니?”
“…….”
당연하게도 두꺼비는 말이 없었다. 그저 온순하게 선희와 눈을 맞추고 있을 뿐이었다. 왠지 신묘한 두꺼비에게 호기심이 생긴 선희는 조금 더 그에게 다가섰다. 두꺼비 등에 독이 있다는 얘긴 들었는데, 만져 볼 수는 없겠지? 잠자코 그와 눈을 맞추던 선희는 두꺼비에게 자신이 먹던 옥수수 낱알을 뜯어 그 앞에 던져 주었다.
“너 배고픈 것 같은데, 그거라도 먹을래?”
그러자 신기하게도 두꺼비가 옥수수 알을 먹는 것이었다. 정말 먹을 줄은 몰랐던 선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본격적으로 그 앞에 자리를 잡았다.
“아, 귀여워. 잘 먹네? 감자는? 감자도 줄까?”
두꺼비는 자신을 귀엽다고 말한 그녀가 의외라는 듯,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한 번 보더니 다시 우물우물 옥수수 알을 씹었다. 선희는 해맑게 웃으며 그에게 감자도 작게 조각내 앞에 두었다. 두꺼비는 그 또한 마다하지 않고 오물오물 씹어 삼켰다. 그게 흥미롭고 재미있어 선희는 저 먹을 몫까지 전부 그에게 양보했다.
“자, 너 이거 다 먹어. 너 먹는 거 보니까 내가 다 배부르다.”
신묘한 두꺼비, 섬섬은 고작 자신이 뭐 먹는 모습을 저렇게 기뻐하며 쳐다보는 소녀를 보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가 찾아온 이유는 소녀의 오라비와 모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였다. 지금 둘이 각각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아냐고. 서로 호랑이랑 구미호랑 눈이 맞아 배를 맞대고 있단 소식을 전해주려고 왔더랬다. 그런데 막상 소녀의 말간 눈동자와 해사한 미소를 마주하고 있자니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거기다 징그러운 자신의 외형을 보고 귀엽다고 말해준 이도, 자신에게 선뜻 먹을 것을 내어준 이도 그녀가 처음이었다.
섬섬은 왠지 그녀에게 모친과 오라비의 진실을 얘기해주기가 싫어졌다. 분명히 이 해맑은 소녀가 충격을 받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일단 선희가 제 몫으로 던져준 음식을 다 먹어 치운 뒤, 느긋하게 돌아섰다. 그러자 그녀가 물었다.
“어, 가게?”
“…….”
섬섬이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었다면, 그는 분명 눈썹을 들어 올리며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두꺼비 모습인 관계로 그는 고개만 돌려 선희를 바라보았다. 또다시 섬섬과 눈을 마주친 선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 두꺼비……아무래도 내 말을 다 알아듣는 것 같단 말이지.
“아, 아니야. 잘 가라고, 조심해서.”
“…….”
“다음에 배고프면 또 와. 보다시피 가난해서 퍽 맛있는 건 못 주겠지만, 감자나 옥수수는 얼마든지 줄게.”
섬섬은 답하지 않고 돌아서 가버렸다. 대신 그는 마음속 깊이 그녀의 말을 새겼다.
네가 분명, 다시 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