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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소설: 마지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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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읽기 : 성인소설: 마지막 이야기

[무료소설] 마지막 이야기

「떡 하나 주면」


41. 마지막 이야기


갈빗대 서너 대가 부러지고, 전신에 타박상과 찰과상을 입은 문희였지만 천만다행으로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 다만 그의 마음이 죽어버린 것이 문제일 뿐이었다.


“오라버니……. 이것 좀 먹어. 응? 그래야 약을 먹고 얼른 몸이 낫지. 오라버니, 내가 먹여줄게. 그러지 말고 아 해봐, 응?”


선희와 덕분이 번갈아 가며 밤낮으로 매달려 그를 간호했지만, 문희의 텅 빈 눈빛만큼은 도무지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영혼이 스러졌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그날 그 사고 이후 그는 입도 열지 않았다. 충격으로 말을 잃은 것인지, 스스로 말문을 닫아버린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애만 바짝바짝 타들어 갈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문희의 육체는 꽤 많이 회복되었다. 다친 마음이 낫지 않는 것이지, 원체 건강했던 신체이기에 뼈는 하루가 다르게 붙었고, 섬섬네 왕국의 극진한 보살핌 덕에 기력도 금세 돌아왔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상태가 되자 그는 홀로 후원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곳에서 산책했고, 바람을 쐬고, 사색에 잠기곤 했다.


그날도 여느 날과 다름없었다. 아직 문희는 격한 움직임은 무리인지라, 천천히 느긋하게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담고 있었다. 그의 눈에는 미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다.


“문희야.”


그래서 처음에 그는, 자신이 환청을 들은 것인가 했다. 그녀를 너무 그리워한 나머지, 이제 그녀의 음성마저 착각해서 듣는구나. 그는 무너지는 마음을 애써 부여잡으며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그런데 그곳에, 꿈에 그리던 그 여인이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아, 그리운 이가 나를 데리러 왔구나. 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거라면, 당신이 나를 데리러 온 것이라면, 나는 기꺼이 그대를 따라갈 것입니다.


둘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치고, 정자에 앉아 있던 문희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순간 미호가 달려와 그의 품에 안겨들었다.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 있어 줘서, 정말 다행이다, 문희야. 고마워.”


품에 안겨드는 미호의 체온이 거짓말처럼 따듯했다. 이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꼭 살아있는 사람처럼, 어떻게……?


“……여우님? 정말 당신입니까?”


미호가 떠난 후로 닫혀있던 그의 입이 열렸다. 그녀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알고 싶었다. 그러자 미호는 그를 안은 팔에 더욱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나야, 문희야. 옥황상제님께서 나를 다시 돌려보내 주셨어. 그것도 완전히 인간으로, 너와 못다 누린 천수를 마저 누리고 오라고, 상제님께서 내게 큰 은혜를 베풀어주셨어.”


“하…아아…흐윽.”


문희는 그제야 미호가 돌아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는 부서져라 미호를 꽉 끌어안고 서러운 눈물을 터트렸다. 후원에서 들리는 한 남자의 울음소리에, 하인들과 선희와 섬섬, 덕분까지 전부 우르르 쫓아 나왔다.


“문희야! 무슨 일……어?”


“헉.”


“아 – 그리되었군.”


문희가 어느 아름다운 여인을 안고 우는 것을 본 식구들은 어안이 벙벙했지만,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본 섬섬만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문희는 그렇게 미호와 뜨거운 재회를 했다.


*


꽃이 흐드러지게 핀 어느 봄날이었다.


두꺼비 왕국에서 성대한 혼례식이 열리는 날이었다. 문희, 선희 남매가 각자의 짝과 합동 혼인을 하게 되어 온 백성이 축하를 위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덕분은 그 난리 통으로 인해 문희와 선희가 미호와 섬섬과 혼인하는 것을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미호에게 몰래 들으니 그 원흉이 호범과 자신 때문이라 하니, 어미 된 도리로 자식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더는 막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선희와 미호는 신부 대기실에 나란히 앉아 정성스레 치장한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미호야 원래 미모가 뛰어나니 뭐라 형언할 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선희 역시 그녀 못지않게 눈부시게 어여뻤다.


“인간이 되는 거, 생각보다 복잡한 일이구나.”


하지만 이런 절차고 뭐고 다 귀찮았던 미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투덜거렸다. 좋으면 그냥 같이 살면 되지 굳이 이런 복잡한 식을 올려야 하는 걸까.


선희는 그런 미호가 귀엽다는 듯 웃으며 답했다.


“그래도 아름답기만 하신걸요.”


“그건 나도 알지. 내가 원래 같은 여우들 사이에서도 미모로 대장 먹고 그랬거든. 아! 나 이제 여우 아닌데 자꾸 걔네랑 비교한다. 어머니 앞에서 또 실수하면 어떡해?”


“다 이해해 주실 거예요. 엄마가 언니 무지 예뻐하시잖아요.”


“음……. 그냥 어쩔 수 없어서 넘어가는 거 같던데.”


두 여인이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그때, 밖에서 신부를 데리러 왔다는 기척과 함께 문이 열렸다.


그들은 나란히 하인들의 도움을 받아 바깥으로 향했다.


*


무사히 혼례식이 끝난 뒤 날이 어두워지고, 두 연인의 첫날밤이었다.


문희는 제 앞에 평소와 달리 다소곳하게 앉아있는 미호를 보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여우님, 갑갑하지 않으십니까?”


그녀가 자유로운 영혼임을 아는 그였기에 지금 저 혼례복이 얼마나 답답할지 걱정이 되었다. 그러자 미호가 뭘 묻느냐는 듯, 새침하게 눈을 흘겼다.


“말해 뭐해. 빨리 이것들 다 벗겨주기나 해줘. 무겁고 너무 치렁치렁해.”


“풉. 알겠습니다.”


문희는 불면 날아갈까, 쥐면 터질까. 조심스럽고 소중하게 미호의 옷을 한 겹씩 벗기기 시작했다. 그의 손끝이 제 몸을 스칠 때마다 미호도 움찔하며 긴장했다. 그것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각이었다. 그녀가 인간이 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합방 일이었으니, 어느 때보다 두근거리고 떨렸다.


이제 둘 다 남은 옷이 하나밖에 없었다. 문희는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어엿한 제 부인이 된 미호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여우님, 아니, 이제 부인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까?”


“……응. 그럼 나는……서방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


“저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부인하고 백년해로를 할 수만 있다면, 뭐라 불려도 상관없습니다.”


“으응, 근데 우리 빨리하면 안 돼? 나 아래가 너무 뜨거운데.”


미호가 몸을 베베 꼬며 문희를 유혹했다. 다정했던 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정욕으로 물들며 미호를 덮쳤다.


“아무렴요. 부인이 원하는 대로 해드릴 것입니다.”


“아앙! 너무 좋아, 문희야!”


문희와 미호가 서로 입부터 맞추며 몸을 달구어 가는 그 시각, 여기 또 한 쌍의 부부는 이미 공기가 뜨겁게 더워진 지 오래였다.


“하윽! 서, 서방님, 하응, 거기……아!”


섬섬은 이제 선희가 어디를 어떻게 만져주고 핥아주면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아서, 그녀의 음순 안을 질척한 소리를 내며 빨고 있었다.


그의 혀가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음핵을 뭉근하게 문지르고 굴리자 선희는 허리를 휘며 쾌락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아, 서방님이라니. 세상에 이렇게 듣기 좋은 소리가 또 있을까 싶구려.”


섬섬은 약한 절정의 여운에 젖어있는 선희를 내려다보며 만족스럽게 웃었다. 선희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벌써 물기 어린 눈으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흐으, 서방님……흐응.”


“이제 평생 그 소릴 듣고 살 생각을 하니, 아래 끝이 저릿할 정도라오. 그러니 그대가 어서 달래주어야 할 수밖에.”


“아흑!”


섬섬의 거근이 마침내 선희의 음부를 꽉 채웠다. 그녀는 저를 안정감 있게 누르는 남성의 목에 매달리며 그의 것을 조였다.


그렇게 두 쌍의 첫날밤은 왕궁을 오래도록 잠 못 들게 할 만큼 뜨겁고, 요란했다고 한다.


<떡 하나 주면>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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