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소설: 여우에게 청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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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92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성인소설: 여우에게 청혼을
[무료소설] 여우에게 청혼을
「떡 하나 주면」
36. 여우에게 청혼을
미호와 문희의 몸이 체액으로 번들거렸다. 벌써 세 번이나 그의 정액을 받아낸 미호의 기력은 모두 회복이 되어 다 죽어가던 얼굴이 활짝 피어있었다.
“아앙! 너무 좋아, 문희야! 더 해줘, 더!”
미호는 교성을 지르며 문희의 양물을 더욱 졸랐다. 문희도 오랜만에 하는 정사에 신이 났는지 쉽게 죽지 않는 몽둥이를 그녀의 안에서 계속해서 흔들며 미호의 겨드랑이를 쪽 빨았다.
“하아, 하아. 이제 완전히 다 나은 것입니까?”
“으응! 그런가봐. 하응!”
물 밖에 내놓은 활어처럼 파드득 튕기는 미호의 몸짓에 문희도 그제야 안심할 수 있었다. 자신의 타고난 체력이 그녀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았다.
이 체력이 아니었으면 그는 그녀와 이렇게 좋은 걸 몇 번 해보지도 못했을뿐더러, 다른 사내들처럼 벌써 죽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쉬지 않고 몇 번을 해도 그는 말짱했다. 아니, 오히려 더 기운이 샘솟는 것 같았다. 다른 인간들과 달리 그녀의 음기가 자신에게도 분명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 으응! 나 이제 갈 것 같아……! 흡!”
“저도, 그렇습니다. 후우.”
그의 허리 짓이 빨라지고 네 번째 절정이 찾아오려 하고 있었다. 문희의 귀두가 미호가 잘 느끼는 안쪽을 비비는 순간 그들은 자신들을 덮치는 벼락같은 희열에 몸부림쳤다.
*
둘 다 만족스러운 정사 후, 미호는 문희의 배를 베고 누워 함께 늘어져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을 찾아 이곳까지 와 준 것에 퍽 흡족해하는 참이었다.
“그런데 너 말야, 우리 집은 어떻게 알고 왔어?”
“그……지난번에 저를 산삼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주었던 토끼가 찾아왔습니다.”
“어? 정말?”
“네. 여우 님 좀 살려달라고……. 무슨 일이 난 건가 싶어서 그 토끼를 따라왔더니, 여기였습니다.”
“아하, 그랬구나. 헤헤, 고거 오래간만에 예쁜 짓 좀 했네?”
미호는 헤실헤실 웃으며 문희의 단단한 근육들을 어루만졌다. 그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이내 탐스럽고 부드러운 미호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여우님은 정말……예쁘지 않은 곳이 없네요.”
“후후. 당연하지. 내가 여기에서 작정하고 꾸미지? 세상 누구보다 뛰어난 미인이 된다고.”
“음……하지만 나는 여우님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문희의 뜻밖의 말에 미호가 몸을 일으키고 그를 쳐다보았다.
“왜? 내가 예쁘게 입고 얼굴에 분도 바르고 머리도 화려하게 장식하면 안 좋을 것 같아?”
“지금보다 더 아름다우시면 저 같은 건 보이지도 않을 것 아닙니까. 온갖 남자들이 여우님한테 들러붙을 텐데요.”
“저기, 그렇다기엔 내가 인간이 아니라서 말이지. 다들 도망간다구. 사내들이 다 너 같은 줄 아니?”
미호는 별것도 아니라는 듯 다시 문희의 배를 베개 삼아 누웠다. 그는 그녀의 말이 왠지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럼 제가 다른 사내들과 다르단 말이네요?”
“그렇지. 나랑 이렇게 많이 하고도 멀쩡히 살아있는 건 네가 처음이야.”
“있죠, 그러면 저랑 같이 살지 않을래요?”
문희가 슬쩍 속내를 고백했다. 하지만 미호의 몸이 조금 경직되는 게 느껴졌다.
“……같이 살자니, 혼인이라도 하잔 얘기야?”
미호는 그를 보지도 않고 답했다. 아, 혹시 화가 난 걸까. 문희는 조금 머뭇거리며 솔직한 속내를 이야기했다.
“……그냥 살만 맞대고 살 수도 있고……언제까지 부정한 사이처럼 이렇게 산속에서만 만납니까. 여우님도 사람이 되고 싶다 하셨잖아요.”
“…….”
“우리 사람처럼 살아요. 나 동네방네 여우님이 제 여인이라고 자랑하고 싶어요. 여우님하고 알콩달콩 어여쁜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문희는 말하면서 스스로 벅차오르고 있음을 느꼈다. 그녀와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꿈같고 행복할 수 있구나. 그것은 그가 살면서 한 번도 그려 보지 못했던 종류의 그림이었다.
그러니까, 누군가와 가정을 꾸려야 한다면- 그게 미호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문희가 보지 못하는 그녀의 표정은 어둡고 심란했다.
“나는……잘 모르겠다, 문희야.”
“네? 왜요?”
“우리 그냥 지금처럼 지내면 안 될까? 나는 여우고……너는 인간이잖아.”
“……그게 문제가 되나요?”
문희의 말에 오히려 당황한 쪽은 미호였다. 여태 그녀가 만났던 많은 사내는 그녀가 여우라는 것을 못 미더워했고, 무서워했으며 불온하게 여겼다. 취할 것은 다 취했으면서 말이다. 그런 사내들의 반응에 미호 역시 긴 시간 살아오며 상처를 적잖게 받았던 터였다.
그런데……되레 그게 문제가 되냐고 묻는 인간 사내라니. 미호는 문득 명치끝이 뜨끈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너 진심이야?”
미호가 미심쩍다는 얼굴로 그를 보며 물었다. 문희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당연히 진심이죠. 있잖아요. 여우님이 인간 세상에 섞여 사는 게 싫으면, 이대로 살아도 좋아요. 내가 산으로 들어올게요.”
“……뭐?”
“인간 세상에 가야 하는 일이 생기면 나 혼자서도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으니까. 그럼 우리 둘만 살아도 되잖아요.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어때요?”
문희의 제안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힘으로, 권력으로, 단지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녀를 휘두르고 강압적으로 꿇리던 사내들이 득시글한 세상을 오래 살아왔던 그녀에게 문희의 말은 정말 꿈처럼 들렸다.
“거짓말 같아. 다른 사람 얘기 같아. 인간 사내들은 항상……나를 자기 아래로 봤거든.”
“마음이란 건 둘이 같이 나눠야 하는 건데 어떻게 한 사람만 우위에 있을 수가 있어요. 여태 당신을 그렇게 대했던 그 사람들이 나쁜 거야.”
미호는 코끝이 시큰거려왔다. 자기편을 들어주는 그의 한 마디에 오랜 세월 가슴 속에 먼지처럼 쌓였던 해묵은 감정들이 따뜻하게 위로받는 기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문희야.”
“……싫어요? 내가 이러는 게 싫으면 - .”
문희가 다급히 말머리를 돌리려 하자 그녀는 그의 손을 꼭 붙잡았다.
“아니, 싫지 않아. 좋아. 너만 좋으면 다 좋아.”
“다행이다. 나도 당신만 좋으면 다 좋아요.”
둘은 서로 이마를 맞댄 채 장난스레 미소를 주고받았다.
“실은, 내 동생이 두꺼비 왕국의 왕자와 혼례를 올리겠대요. 나는 당신과 앞으로 함께하고 싶고. 우리 어머니가 아시면 까무러치시는 거 아닌지 몰라.”
“두꺼비 왕자? 아…….”
섬섬이라면 미호도 알고 있긴 했다. 다만 속내를 잘 알 수 없는 이여서, 정확히 어떻다고 정의를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 음흉한 이가 문희의 동생과 혼례를 올린다고? 그건 좀 의외였다.
“저도 처음엔 동생을 말렸거든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이 계속 불편했어요. 그런데 전 아마 그때부터 여우님과 이리될 줄 알았나 봐요.”
“…….”
“당신과 함께할 거라서, 동생을 말리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던 거예요. 나 또한 그 애와 같은 길을 갈 거니까.”
미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했던 고민이 무엇이었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제게 온 지금, 문희의 고민은 완전히 끝난 걸 넘어 결심마저 단단히 선 상태였다.
그녀는 문희의 손에 깍지를 끼며 그의 손등에 쪽, 입을 맞췄다. 그러자 문희도 쥐고 있는 손을 당겨 똑같이 그녀의 손등에 쪽, 입을 맞췄다.
“당신을 우리 가족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요.”
“……어?”
“어머닌 좀 더 설득해야겠지만, 아마 동생은 나를 이해해 줄 거예요. 내가 그 애를 이해하는 것처럼.”
기대감으로 반짝거리는 문희의 눈빛을 보며, 미호는 좀 전까지와는 다른 긴장감으로 마른침을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