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25화
무료소설 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3,323회 작성일소설 읽기 : 여동생과 야릇한 동거 (분노를 표출하는 방법) 25화
어느새 세아의 눈매가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
"뭐?"
"위험한 새끼라고.. 니 가슴만 보던 새끼야. 그런 새끼가 널 만나면 무슨 짓을 할 것 같아?"
"내가... 누굴 좋아한다는 거야? 그리고 뭘 먹어?"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더 이상 키스할 수 없었다. 그녀가 시진을 밀어내 버렸다.
"말 그런 식으로 하지 마. 나가."
밀어내는 세아의 손길에 이번만큼은 힘없이 그녀에게서 떨어졌다. 이불로 몸을 감싸고 휙 등을 돌리는 세아를 보며 씁쓸한 기분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빨리 가... 짜증나니까."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쓰라린 고통이었다.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대로 이 방을 나간다면 다시 그녀에게 말을 걸기 힘들 것 같았다. 그녀의 뒤에 누워 한참을 말없이 그곳에 머물렀다. 그 하얀 등을 바라보면서...
그렇게 한 시간도 더 되는 시간이 흘러갔다.
어느새 잠에 들었는지 쌔근쌔근 작은 숨소리만 내고 있는 세아. 여전히 그녀의 뒤에 누워 숨 쉴 때 마다 오르내리는 그녀의 어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손을 뻗어 그 작은 어깨 위에 가만히 손을 내렸다. 부드러운 그녀의 팔을 쓸어내리며 생각했다.
내가 갖고 싶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다.
살이 맞닿을 만큼 가까워진 거리에서 그대로 팔을 둘러 세아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조금씩 강하게 그녀를 감싸안았고, 어느 순간 그녀의 몸을 반듯이 눕혀 놓았다. 그러니 그 아름다운 나신이 한 눈에 들어왔다.
잠든 세아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다 입술에 입을 맞췄다. 혀로 할짝거리는 가벼운 접촉에 이어 그녀의 새하얀 목을 빨아 옅은 키스마크를 남겼다. 어깨에도, 팔에도... 옅게 자국을 남기는 키스가 이어졌다. 그러다 그녀의 가슴에 도달했다.
섹시한 가슴에 감탄하며 그녀의 젖꼭지를 부드럽게 핥아 올렸다. 서서히 혀를 돌리는 시진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도 조심스러웠다. 세아를 깨우지 않아야 했다. 이런 자신을 발견한다면 또 다시 밀어내고 도망갈 테니.
잠든 세아는 조각을 빚어놓은 듯 예뻤고, 섹시했다. 핥아도 핥아도,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다. 이 가슴은 시진을 자꾸만 끓게 만들었다.
잠든 세아의 입 속으로 조심스레 밀고 들어갔다.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칼을 쓸어내리며 숨이 멎을 만큼 그 붉은 입술을 정신없이 탐했다.
한참동안 이어지는 키스에도 세아는 깨지 않았다. 세아의 가슴을 움켜쥐고 또 다시 유두를 빨며 짧게 맛을 본 뒤, 그 방을 빠져나왔다.
옷장에서 가방을 꺼내 옷가지 몇 개를 집어넣었다. 또 다시... 집을 나왔다.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었다. 눈앞에 보이면 안고 싶으니 보이지 않는 곳으로 도망가는 수밖에.
도로를 걷는 동안 핸드폰이 울렸다.
"어."
- 이 새끼야. 넌 잠수를 며칠을 타는 거냐? 진짜 뭔 일 있어?
세아가 좋아하는 남자가 성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더는 성민을 피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왜."
- 얼굴 좀 보자? 바쁘냐?
"아니. 반갑네. 술은 됐고 나 좀 며칠 재워주라.
- 뭐? 쫓겨났어? 세아한테?
"쫓겨나긴. 내 발로 나왔지."
- 뭔 일인데? 와. 나 집이야. 술 사놀까?
"음... 오케."
바로 택시를 잡아 성민의 집으로 향했다. 성민은 가방까지 싸들고 들어온 시진을 보며 혀를 찼다.
"집 나올 정도면 나 이제 세아 못 보는 거네. 안 그래도 맨날 연락 씹혀서 가망도 없었는데 니가 쐐기를 박는구나."
"씹혔다고?"
"어. 다 씹던데? 나도 삔또 상해서 이제 연락 안 하고. 들어와."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던지고 소파 위에 뻗었다.
성민은 눈치껏 소주를 잔뜩 사놓았고, 둘은 그 날 밤 내내 병나발을 불었다. 세아와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자꾸 묻는 성민의 말에 대답 없이 계속해서 술잔을 기울였다.
다음 날 성민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한다며 일찍부터 부산을 떨었다.
"시끄러! 드라이기 쓰지 마... 씨바..."
시진이 부스스한 눈꺼풀을 다시 감으며 소리쳤다.
"얹혀사는 주제에 지랄은."
"돈 많은 부잣집 도련님 새끼가 뭐 한다고 알바를 하냐?"
"심심해서 해봤는데 재밌드라. 너도 이 참에 알바나 해봐. 사람들도 좀 만나고, 새끼야. 보면 참... 존나 심심하게 살아요."
심심하게 살기는... 밤낮으로 이세아 보면서 황홀하게 잘만 살았구만.
지금쯤 세아는 뭘 하고 있을까. 이대로 그녀를 내버려두기로 했으면서 그녀를 느끼던 그 감촉들이 자꾸만 떠올라 그를 고문했다. 세아의 가슴, 그 붉은 입술이 쉼 없이 눈앞을 떠다녔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너도 이 참에 알바나 해봐. 사람들도 좀 만나고, 새끼야.'
만날까...?
만나다 보면 세아에 대한 욕정도, 애정도 지워지려나...?
복학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얼마 전까지는 돈이라도 벌어볼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하지만 부유하신 부모님은 필요한 돈은 충분히 테니 그 시간에 자기계발에 힘쓰라는 조언을 남기셨고, 결국 하던 알바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공부에 딱히 흥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핸드폰을 들었다. 긴 시간 거실 소파에 누워 핸드폰만 보다 유레카를 외쳤다, 이거 괜찮네.
반갑게도 성민의 오피스텔에서 겨우 20분 거리에 위치한 곳이었다. 바로 면접을 봤고, 다음 날부터 출근하기로 말을 마쳤다.
그렇게 2주의 시간이 지나갔다.
눈을 뜨자마자 눈앞을 떠다니는 세아의 얼굴, 그녀의 가슴, 그 환상적인 몸매...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진에게 접근하는 여자들의 얼굴로 세아에 대한 열망을 덮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도리어 그 얼굴들 위로 세아만 겹쳐보였다.
"시진아. 오늘 우리 회식 있으니까 끝나고 남아."
"네."
예전 같았다면 귀찮아서 바로 집으로 향했겠지만, 이젠 집에 들어가 눈을 감으면 세아와 현근의 얼굴만 떠올라 괴로울 시간들이었다. 지금쯤이면 두 사람이 썸을 타든 사귀고 있든 뭔가 지도를 뺐을 것이다. 벌써 그녀를 가졌는지도.
회식 자리에 가자마자 쉴 틈 없이 술을 쏟아 부었다.
함께 일하는 알바생들은 대부분 어디에서 좀 날렸을 법한 여자들이었다. 그런 그녀들답게 클럽에서의 회식을 고집했고 룸을 잡아 부어라 마셔라 새벽까지 술을 부었다.
그러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더는 버티기 힘들 지경이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술이 오르는데 고막까지 괴로우니 자리를 벗어나야만 했다. 자꾸만 팔에 달라붙는 알바생 서현의 팔을 떼어내고 룸을 나왔다.
빙 도는 기분에 홀을 돌아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시던 그 순간, 멀리서 춤을 추고 있는 그녀를 보았다.
거짓말...
춤을 추며 고개를 돌리던 그녀도 오래지 않아 자신을 빤히 보는 시선을 느끼곤 시진을 쳐다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한참동안 맞닿아 있었다.
술이 올라 어지러운 정신에도 어느새 그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오는 시진을 보며 멍하니 굳어있던 세아를, 곧장 품안에 끌어안았다.
환상이 아니다... 진짜 이세아였다.
"오빠..."
세아의 목소리...
긴 시간을 그녀를 끌어안고 있다 세아가 슬쩍 밀어낼 때쯤 그녀를 떼어놓았다. 여전히 홀로 차지하고 싶을 만큼 예쁜 여자였다.
말없이 세아를 내려다보며 그녀의 입술을 찬찬히 어루만졌다. 그녀와의 키스가 얼마나 그리웠는지... 설명할 수조차 없다.
"오빠... 술냄새 너무 심해. 얼마나 마신 거야?"
이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의 머리를 끌어당겨 진하게 입을 맞췄다. 끈적하게 밀려들어오는 시진의 혀를 느끼면서도 세아는 밀어내지 않고 얌전히 눈을 감았다. 그녀도 취한 걸까?
술을 너무 많이 들이부어 몽롱한 정신이었기 때문인지, 세아와의 키스였기 때문인지, 시진은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야 키스를 끝낸 듯한 기분이었다. 자신을 올려다보며 작게 숨을 내쉬고 있는 세아에게 다시 한 번 짧게 입을 맞췄다. 오랜만에 세아를 만지고 그녀를 보고 있으니 이제야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었다.
세아의 두 볼을 조심스레 감싸 쥐고 귓가로 다가갔다.
"여기서 뭐 하는데."
"오빤... 뭐 했는데?"
"안 들려. 이리 와."
세아의 손을 끌고 비어있는 룸을 찾았다.
"뭐 해... 그렇게 막 열어보면 어떡해!"
룸의 문을 벌컥 벌컥 열다 결국 비어있는 룸을 찾아냈다.
그녀를 룸 안으로 당기고 문을 닫았다. 클럽의 음악 소리는 아직도 시끄럽게 그를 괴롭혔지만 더는 고역이 아니었다. 세아로 인해 뒤엉켜 있던 모든 것이 잔잔히 가라앉은 기분이었다.
"누구랑 왔어."
낮게 깔리는 그의 목소리에 세아가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숙였다. 두 손을 꼼지락 거리는 걸 보니 마음이 불안해졌다. 말 못할 이유라도 있는 건가?
혹시 김현근과 온 건가? 내가 싫어하는 그놈이랑 같이 와서 이래?
하지만 사귄지 얼마 되지 않은 커플이 클럽에 함께 올 리 만무했다.
"누구랑 왔는데 말을 못 해. 남자야?"
"그게... 난.... 그냥 심심해서..."
"진짜 남자냐?"
시진의 언성이 높아지며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자신이 듣기에도 날카로운 목소리에 순간 멈칫했지만 세아가 이런 옷을 입고 남자와 클럽에 올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열이 받았다. 잠시 가라앉았던 술이 더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이리도 가슴이 큰데, 검정색 시스루 원피스만 입고 가슴골을 훤히 드러내 보이고 있는 그녀가 다른 놈과 이 꼴로 몸을 부비적댔을 생각에 열이 뻗쳤다.
"말 해. 그 새끼 누군데. 밑에 있어?"
세아가 여전히 대꾸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왜 내 눈치를 보는 걸까. 내가 너한테 뭐라고...
클럽에 같이 왔다면 애인일 것 같진 않았다. 그냥 친구라면 그럭저럭 적당히 참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대답이 없는 걸까.
소파에 걸터앉아 세아의 두 손을 끌었다.
"대답 안 하는 이유는 뭔데... 친구지?"
그렇다고 대답해주길 바라는 마음에 물은 건데, 여전히 눈도 보지 않고 입은 열릴 줄을 모른다. 자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사실에 두려워졌다. 내가 싫어 이러는 건지 아니면 눈치를 보는 건지...
그녀를 좀 더 당겨 곁에 앉혔다.
"혼 안 내. 너 걱정돼서 물어보는 거야. 말해봐."
살짝 흘러나온 세아의 머리카락을 그녀의 귀 뒤로 넘겨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그러니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