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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섬 Three Some (급딸용) 8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607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급딸용) 8화

일부러 낸 느긋한 목소리가 무색하게 저쪽에서 호들갑을 떨어대는 송이 엄마의 커다란 목소리가 귀청을 찢을 듯 다급하게 들려왔다.

 

“저, 정원이 아빠! 찾았어요! 정원이 아빠, 말대로 확인해 보니까 있더라고요!”

 

“호오! 그래요? 그것 참, 잘 됐네요. 그래 친구 분이 찍혔다는 파일에 이름이 뭐라고 붙어있다고 하던가요?”

 

“가, 가만……잠깐만요! 아, 내가 적어놓은 거 그대로 읽어드릴게요. 초, 초강추 ‘XXX 모텔 죽이는 미시 아줌마’ 그리고 뒤에 괄호가 쳐있고, 흐음…… 소장용 이렇게 되어 있대요. 아, 그런데……잠깐만요!”

 

“……”

 

“아, 앞에 초강추라고 써져 있는 부분, 거기에도 괄호로 ‘급딸용’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다른 말은 대충 무슨 뜻인지 알겠는데…… 정원이 아빠, ‘급딸용’ 이게 대체 무슨 말이에요?”

 

물어보는 그녀의 목소리에 호기심이 잔뜩 묻어나 있었다. 크큭. 갑자기 웃음이 비어져 나온다. 나는 천연덕스럽게 대답해주었다.

 

“후후. 그 몰카에 섹스 하는 장면이 찍혔다는 친구 분 말이에요. 굉장히 매력적으로 생기셨나 보네요.”

 

“그 친구의 외모가 꽤 괜찮은 편이기는 한데…… 그, 그게 왜요?”

 

“급딸용, 말 그대로에요. 송이엄마. 급하게 치는 딸딸이, 즉 남자들 자위를 말하는 거예요.”

 

“어멋!”

 

깜짝 놀라는 송이 엄마의 목소리가 내 귀에는 조금 과장되게 들려왔다.

 

“소장용이라는 말에다 그런 말까지 붙은 것으로 보아 동영상 속의 여자가 꽤 볼만하다는 뜻이지요. 뭐. 그쯤 되니 저도 내용이 되게 궁금합니다. 얼마나 괜찮기에 그런 제목이 붙어있는지 저도 송이 엄마, 친구 분을 빨리 확인하고 싶네요. 하하하.”

 

“어휴~ 정원이 아빠! 너무해요. 지금 이쪽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세요? 당사자가 아니니까 그렇지……물론 몸을 함부로 내돌린 내 친구가 백번, 천 번 잘못한 건 분명하지만 그 친구, 옆에서 보기 딱해 죽겠어요. 걔, 말이 길을 가다가도 남자들이 자기 얼굴만 쳐다보는 것 같아서 차마 고개를 못 들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돌아 다니는 게 겁이 나서 집밖에 며칠째 나가지 못했대요. 행여나 남편이 문제의 그 동영상을 우연히 보기라도 하면 어쩌나 그 친구가 얼마나 노심초사 하고 있는 줄 아시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정원이 아빠는.”

 

“아, 제가 실언을 했네요.”

 

그다지 커다란 실수를 한 것 같지도 않은데, 속사포 같이 퍼붓는 그녀의 타박에 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곧바로 사과부터 했다.

 

“미안합니다. 친구 분이 난처한 상황이라는 걸 제가 깜빡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그 동영상에 찍혔다는 분이 그 분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친구 분께서 너무 앞질러 쓸 데 없이 과한 걱정을 하시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 때문에 이렇게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아빠한테 급히 전화 한 거예요.”

 

“……”

 

내 쪽에서 맞받아치는 말이 없자 그녀 쪽에서도 잠시 침묵을 지키다 다시 말을 이었다.

 

“정원이 아빠. 제가 방금 전에 알려 드린 것을 가지고 그 동영상 찾을 수 있을까요?”

 

조금 전에 나를 몰아붙인 게 미안했던지 송이 엄마의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 눈에 띄게 톤이 낮아진 나긋나긋한 그녀의 음성이 마치 솜사탕 같이 달콤하게 들려온다.

 

“아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제목들이 붙은 게 한두 편이 아닌데…… 송이 엄마가 친구 분의 얼굴을 알고 있으니 찾는 건 일도 아니지요. 뭐.”

 

컴퓨터 하드에 따로 저장해 놓은 수도 없이 많은 야동들 틈 속에 그녀가 찾고자 하는 동영상이 끼워 있을 거라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송이 엄마. 어떡하시겠어요? 말씀하신 그거…… 한 삼십 분 안쪽이면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찾아뵐까요?”

 

“……”

 

이번에는 그녀 쪽에서 침묵을 지켰다.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았다. 전화기를 붙들고 망설이는 그녀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어쩔 도리 없이 전업 주부 역할을 해야만 했던 내가 아들 정원이의 과제물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빠진 게 한두 번이 아니어서 도움을 받으러 몇 차례나 제 집 드나들듯 그녀의 집을 방문했었다하더라도 지금은 그게 아닌 거였다.

 

그때처럼 아무리 늦어도 늦은 오후나 저녁 무렵이 아니라 한밤중, 그것도 시간은 자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늦은 밤이었다. 거기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남녀의 질펀한 섹스가 담겨있는 음란물을 절친한 이웃 남편과 같이 봐야 하는 입장이어서 그녀가 판단을 못 내리고 한참을 머뭇거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송이 엄마를 다시 한 번 설득시키려고 입을 열려는데, 때마침 그녀 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정원이 아빠. 저도 빨리 그것을 확인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어떡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행여나 내일 낮에 만나자고 할까봐 애가 탄 나머지 나는 그녀의 말을 서둘러 잘랐다.

 

“송이 엄마. 지금 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그 친구 분께서는 한잠도 이루지 못하고 송이 엄마의 전화를 눈이 빠져라 기다기고 있는 게 아닐까요? 송이 엄마가 노심초사하고 있을 그 친구 분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제가 찾아서 금방 그리로 달려갈게요. 그렇게 하도록 해요.”

 

마지막 말에 힘을 주어 단호하게 말했더니 얼떨결에 그녀도 승낙하고 말았다.

 

“아, 알았어요. 그럼 오세요.”

 

“송이 엄마. 좀 이따 봐요. 그럼.”

 

혹시 그녀가 다른 소리를 할까봐 나는 서둘러 전화를 끊고 재빠른 동작으로 창틀을 넘어와 책상에 눌러앉았다. 그리고 컴퓨터에 몰래 숨겨놓았던 음란물이 담긴 파일을 끄집어냈다. 그녀가 말한 파일 제목이 붙은 음란 동영상은 꽤 많았다.

 

어림짐작으로 송이 엄마의 친구가 등장했을 거라는 느낌을 주는 국산 음란물을 추려보니 대략 8편 정도였는데, 그 자료들이 내가 A급이라는 이름을 붙여 다 따로 분류해 놓은 것들이었다. 설사 그 속에 찾고자 하는 그 동영상이 끼워있지 않다하더라도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오늘 밤, 아까 베란다에서 망원경으로 세영이 엄마의 터질 것 같은 나체를 훔쳐본 뒤로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욕정에 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잠시 후, 가지고 갈 동영상으로 송이 엄마와 어떤 계기를 마련할 기회가 주어진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좋았다.

 

빠른 손놀림으로 서둘렀지만 파일의 복사가 더디어 나는 똥줄이 탔다. 행여나 송이 엄마가 마음을 바꿔 먹지나 않을까 자꾸만 휴대전화 쪽으로 시선이 갔다. 그때였다.

 

“뭐해?”

 

퇴근해 집으로 돌아온 마누라가 방문을 냅다 열고 다짜고짜 물었다. 느닷없는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데다가 술이라도 한 잔 마신듯 얼굴이 불콰해진 여편네를 보니 살짝 짜증이 일었다.

 

“야! 너, 지금 시간이 몇 시냐? 열 두 시다. 열 두 시! 이 여편네가…… 돈 좀 번답시고 허구한 날 이렇게 늦게 싸돌아 다녀도 되는 거냐?”

 

“얼씨구! 우리 남편 떠벌이는 말투를 들어보니 완전 가정주부 다 됐네. 호호호. 지금 니가 하는 말, 옛날에 내가 너한테 매일 떠들었던 소리 아니니?”

 

생각해보니 마누라의 말이 조금도 틀린 부분이 없기에 짜증이 인 와중에도 괜히 실없는 웃음이 나왔다. 달리 할 말이 없어 나는 여편네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 얼굴이 약간 이상했다. 하루의 노곤한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피곤에 절은 사람 같아 보이지가 않았고, 목욕이라도 하고 나온 사람처럼 얼굴이 깨끗했으며 거기다 막 화장을 끝낸 여자처럼 얼굴에 방금 손을 댄 흔적이 엿보였다.

 

그때 낌새를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빨리 송이 엄마의 집으로 달려가고픈 마음에 나는 그날 마누라의 이상스러운 기운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당신, 막 퇴근하고 집으로 온 거야? 아니면 지금 회사에 출근하는 거야?”

 

나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마누라를 노려보았다.

 

“나, 지금 무진장 피곤하거든. 그러니까 괜히 시비 걸지 마. 아흐흐흐. 피곤해 죽겠네. 그리고 너 말이야. 나는 밖에 나가 하루 종일 고생하면서 돌아다니는데, 넌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집구석에서 이딴 거나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냐? 지금 또 눈이 벌겋도록 야동 보는 거지?”

 

마누라가 크게 기지개를 켜며 내 쪽으로 다가와 서서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타박을 주었다.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냐. 뭐 좀 알아볼게 있어서 그러는 거라고. 피곤하다며? 빨리 방으로 들어가. 피곤하지 않으면 우리 모처럼 한 판 당길까? 여보, 당신 생각은 어때?”

 

방에서 뭉그적거리고 있는 마누라를 빨리 내보낼 생각에 나는 제의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여편네가 섹스 한 판 때리자는 말에 정색을 한다.

 

“넌 허구한 날 머릿속에 그 짓하는 거 말고 다른 생각은 없지? 자꾸 이딴 것만 들여다보니까 만날 섹스 생각만 하는 거라고. 콩 심는데 콩 나지 팥이 나는 거 봤어? 야! 너, 그러다 정말 뼈 삭는다. 인간아! 늦잠 자느라 아침에 허둥대면서 부산떨지 말고 빨리 자빠져 자. 애, 학교는 제대로 보내야 할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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