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섬 Three Some (그녀의 의미심장한 눈길) 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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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그녀의 의미심장한 눈길) 6화
“이 친구가 절대 그럴 애는 아닌데…… 남편하고 꽤 오랫동안 사이가 무척 안 좋았거든요. 외로운 마음에 채팅을 하다가 밖에서 한 번 남자를 만났나 봐요. 한 번 만나다보니 그게 습관이 되다시피 해서 이 남자, 저 남자를 만난 모양이던데, 그러다가 그런 거에 찍힌 모양이에요. 문제는 어떤 남자가 자신도 모르게 그딴 몹쓸 장난을 했는지 알 수가 없더래요. 내가 그 친구 대신에 확인해주마 했지만 주변에 마땅히 그런 얘기를 터놓고 할 사람이 없어서……문득 정원이 아빠가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괜한 얘기를 한 것 같네요. 정원이 아빠가 그런 쪽에 관심이 없는 줄은 몰랐거든요. 남자들은 그런 거 다 좋아하니까 혹시나 알아봐 주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래서 거짓말을 하더라도 타이밍이라는 게 중요한 거다.
“허허. 관심이 없더라도 말씀하신 그거는 제가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내 말에 송이 엄마의 눈이 반짝거린다. 그녀가 적극성을 띠며 바짝 다가와 앉아 내 앞으로 상체를 수그렸다. 사람들이 하도 돌려 입어 찜질방의 로고가 희미해진 티셔츠의 늘어진 목 부분의 틈 사이로 그녀의 하얀 젖무덤 골이 내 시선을 어지럽혔다.
밖으로 드러난 겉의 피부보다 어슴푸레 비치는 속살이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다. 마누라랑 섹스를 한 지 너무 오래되었다보니 그 정도의 노출에도 넋이 모조리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꼴깍! 제 가슴골을 훔쳐보는 송이 엄마의 시선을 의식해 나는 재빨리 시선을 거두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평범한 송이 엄마의 얼굴이 그 순간, 내 눈동자에 예쁘게 비쳐졌다. 사실 이 여편네도 얼굴만 받쳐 준다면 몸매 늘씬하겠다 꽤 괜찮은 미시에 속할 여자였다.
아, 물론 아무리 예뻐 봐야 우리가 막 나온 게르마늄 방에 홀로 남아 찜질을 하고 있을 수경이 엄마한테 비교할 수는 없었다. 비교라니!! 그건 수경이 엄마를 욕보이는 짓 아닌가! 그리고 늘씬하게 쭉 빠진 몸매도 그렇다.
얼굴 대신에 자신이 내세울 게 타고난 황금비율에 걸맞은 늘씬한 몸매 하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필사적으로 그것을 유지하려는 송이 엄마는 어쨌거나 자식을 낳은 몸이었고, 수경이 엄마는 아직까지 애를 낳아보지 못한 처녀의 몸 그대로였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수경이 엄마에 대한 그녀의 열등감 내지 라이벌 의식은 내 마누라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뒤지지 않았다.
우리가 나왔던 방에 이제 막 들어간 수경이 엄마가 빨리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나는 조금씩 안달이 났다. 이제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점점 더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송이 엄마의 눈치를 살피며 게르마늄 방의 출입문 쪽으로 시선을 주었다. 안달이 나다보니까 눈이 자꾸만 그리로만 쏠렸다.
송이 엄마 몰래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가 나는 수경이 엄마 같은 그런 쌈빡한 여자를 진즉에 만나지 못했단 말인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같은 동, 8층으로 이사를 와 처음 안면을 튼 마누라의 초대로 우리 집에 왔던 그녀를 맞닥트린 순간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그때는 내가 회사를 다니고 있던 시기였다. 퇴근 후,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막 들어서던 나와 거실에 다소곳이 앉아있던 그녀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나는 처음 본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때 심장이 멎어버리는 줄로만 알았다. 어려서부터 결혼하기 전까지 머릿속에만 꿈꾸어 왔던 내 이상형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그녀가 누구인지 몰라 마누라를 슬그머니 쳐다보았는데, 여편네는 남편이 퇴근해 들어오던 말든 살갑게 쳐다보기는커녕, 그 여자를 앞에 두고 평상시처럼 입에 거품을 물고 제 잘난 척을 해대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바깥어른 되시나 봐요. 저는 며칠 전에 8층에 이사 온 사람이거든요.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여자가 나의 등장에 조용히 일어나 정갈한 몸짓으로 고개를 숙였다.
“아, 네에. 그러세요? 안녕하세요.”
나는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느라 그녀처럼 고개를 숙여 인사하지 못했다. 아! 기품 어린 몸가짐과 자연스러운 품위가 밴 고요하면서도 낭랑한 목소리에 나는 그날 이후, 속된 말로 그녀에게 뻑가고 말았던 거였다.
나는 재빠른 시선으로 그녀를 살폈다. 어림짐작으로 키는 162~3cm 쯤 되는 것 같았고, 살짝 웨이브가 져 잘 어울리는 커트 머리 아래로 얼굴크기가 레코드판만한 내 여편네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고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요밀조밀 잘 조화가 되어 있어 한눈에도 여자는 빼어난 미인이었다.
안에는 흰색의 블라우스를 받쳐 입고 겉에는 검정 색의 카디건을 걸친 여자의 가냘픈 상체는 남자들로 하여금 품에 으스러지도록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애처로워 보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남자로 하여금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가녀리고 청초한 외모였다. 긴 주름치마 밑으로 드러난 그녀의 얇은 발목과 불시에 집으로 들어온 나 때문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듯 맞잡아 살며시 비벼대는 두 손의 손가락은 눈이 부시게 하얗고 기다랬다.
지금 되돌아오면 스스로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그때 여자의 섬세하고 가느다란 흰 손가락을 보면서 그 손가락이 내 단단하게 발기된 페니스를 부드럽게 자위해 주면 무슨 느낌일까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정말 정원이 아빠가 알아봐 주실 수 있겠어요?”
송이 엄마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나는 그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 그럼요. 근데 문제는 제가 문제의 몰카에 찍혔다는 그 친구 분의 인상도 모르잖아요. 친구 분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제가 송이 엄마랑 수도 없이 많은 파일을 일일이 다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것을 보았다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아마 대충 알아볼 수 있을 거예요. 왜 예전에도 연예인 음란 동영상 불법 유출이 되었을 때도 무슨 양, 무슨 양 비디오라고 해서 버젓이 이름이 붙었잖아요. 그것처럼 문제의 동영상에도 제목이 붙어있을 거예요. 그래야 찾아보기 쉽지 않겠어요? 무슨 뜻인지 아시겠죠?”
“네. 그래요. 제가 알아보고 나서 이따 전화 드릴게요.”
“그러세요. 그리고…… 집으로 전화하지 마시고 이따가 밤 10시쯤에 제 핸드폰으로 전화주세요.”
내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때마침 제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고 세영이 엄마가 품에 가득 먹을 것을 잔뜩 사가지고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돌아왔다. 땀을 흘리고 난 후, 마시는 맥주 맛은 꿀맛 같았다.
“정원이 아빠. 집에서 주부 생활한 지 얼마나 됐지? 해보니까 어때? 할 만 해? 가정주부라는 게 겉으로 보기에는 할 일 없이 노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막상 해보니까 힘들지?”
벌컥 벌컥 들이키느라 차가운 맥주거품이 묻은 입가 주변을 훔치며 세영이 엄마가 물었다. 그녀의 얼굴을 보면 재혼과 이혼을 반복하다시피 한 원로 여배우의 얼굴이 떠오른다.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고 불리었던 여배우의 이미지와 정말 비슷했다.
그 여배우가 한 시절 뭇 사내들의 가슴을 녹였던 세월이 있었던 것처럼 결혼 전의 세영이 엄마의 시원시원하게 생긴 외모와 화통한 성격에 반해 오줌깨나 지렸던 남자들도 여럿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네요. 벌써 넉 달째 접어들고 있는데, 아직 서툴고 상당히 어렵습니다요. 누님이 옆에서 도와주지 않았으면 혼자서 쩔쩔 맸을 겁니다. 하하하. 앞으로도 많은 도움 부탁 드려요.”
“도움은 무슨? 모르면 서로 돕고 살아야지 안 그래? 그나저나 정원이 아빠. 나, 운전 가르쳐 준다는 건 도대체 언제 가르쳐 줄 거야? 치이~ 정말 만날 말로만 그러기야?”
“아, 미안해요. 늘 상 생각은 하고 있는데, 자꾸만 까먹네요. 조만간에 같이 날 잡자고요.”
따놓은 운전면허가 10년이 넘었지만 운전은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아 장롱면허인 세영이 엄마가 연수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한 게 꽤 오래 전이었다. 귀찮아서 그때그때 다른 핑계거리를 대고 넘어갔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거절을 할 염치가 없었다.
다른 것은 대범하고 화끈한데 이상하게 운전대만 잡으면 온 전신이 부들부들 떨려온다는 게 그녀의 말이었다. 한 캔의 맥주가 다 비어질 무렵, 드디어 찜질방 내부의 열기에 양 볼이 익어 붉게 살짝 상기가 된 수경이 엄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가 세영이 엄마의 맞은편에 앉았다.
“어서 와. 덕분에 잘 먹고 있네.”
소금을 찍은 삶은 계란을 잘라 베어 물지도 않고 커다란 입 속에 한 번에 털어놓고 우걱우걱 씹으며 세영이 엄마가 수경이 엄마에게 말했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운지 수경이 엄마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왜 먹을 거 좀더 사시지 않고요?”
“아냐. 이거면 됐지 뭐. 어차피 좀 이따 저녁 먹어야지. 컥컥.”
사례가 들린 듯 세영이 엄마가 제 가슴을 주먹으로 연달아 치며 급하게 대꾸했다. 미소를 짓느라 드러난 가지런한 새하얀 치아를 덮고 있는 수경이 엄마의 붉은 입술을 혀로 빨면 도대체 무슨 맛이 날까 나는 궁금했다. 꽤 많은 나이 차 때문에 밤마다 그녀의 입술을 핥을지 어떨지 모를 그녀의 남편에 대해 새삼 시기심이 일었다.
“우리 그만 일어날까요? 가게에 나가봐야 하는데, 조금 늦은 것 같네요. 아님 저, 먼저 갈게요.”
송이 엄마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는 대학가 근처에서 꽤 규모가 큰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알바생에게 온종일 가게를 맡겨놓을 수는 없을 터였다.
“사람이 왜 그래? 치사하게…… 가면 다 같이 가야지. 가서 또 저녁 해야겠네. 에구! 지겨워.”
할 수 없이 우리 넷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수경이 엄마의 얼굴을 조금 더 마주하고 싶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찜질방에서 나오자 송이 엄마가 의미심장한 눈길을 내게 보낸다.
그날 밤, 마누라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아들 정원이가 제 방에서 자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컴퓨터를 켜놓고 나서 으레 그렇듯 감추어놓은 쌍안경을 집어 들고 창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