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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섬 Three Some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5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4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 5화

나는 고개를 들었다. 아! 그녀다. 온다고 약속했던 그 여자가 드디어 온 것이다. 수줍어하는 그녀의 얼굴을 마주보니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다. 뒤에서 세영이 엄마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경이 엄마! 뭐야? 이제 오면 어떡해? 우린 이제 막 나가려던 참인데.”

 

“죄, 죄송해요. 애가 학원에서 늦게 오는 바람에 그만…… 벌써 가시게요?”

 

여자가 몹시 죄스러워 하는 얼굴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 모습이 한 떨기의 가련하고 청초한 수선화를 바라보는 것 같았다. 그녀가 난처해하자 안쓰러워진 내가 서둘러 입을 뗐다.

 

“아니에요. 안에 오래 있다 보니 땀을 너무 많이 흘려 휴게실에서 맥주로 목 좀 축이려고요. 어떡하실래요? 여기 좀 있다가 이따가 그리로 오실래요?”

 

“네. 그, 그렇게 할게요. 먼저 가 계세요.”

 

나는 그녀가 들어오기 편하게 몸을 옆으로 옮겨주었다.

 

“수경이 엄마가 늦게 온 벌로 맥주 사.”

 

세영이 엄마가 당연하다는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자 수경이 엄마가 고개를 끄덕거리며 손목에 차고 있던 옷장 키를 서둘러 빼주며 나에게 건넸다.

 

“저어, 이걸로 드시고 싶은 게 있으시면…….”

 

“아, 아닙니다. 그까짓 맥주 마시는데, 내가 살 테니까 수경이 엄마는 신경 쓰지 마세요.”

 

마누라에게 쥐꼬리만도 못한 생활비를 받으면서 나는 대범한 척 호기를 부리며 황급히 그녀가 내민 손을 가볍게 밀쳤다. 아! 그녀의 보드라운 온기가 전해지는 살짝 손이 닿자 고압전선에 감전된 사람처럼 나는 찌릿찌릿 온 몸이 저려오는 느낌이었다.

 

“너무 늦게 오는 바람에 미안해서 그래요. 제가 사도록 해주세요.”

 

“정원이 아빠. 그렇게 해.”

 

세영이 엄마가 내 등을 떠민다. 그쯤 되자 나도 더 이상 고집을 피울 수가 없었다. 결국 그녀가 건네준 키를 받아들고 우리는 방을 빠져나왔다.

 

평일 느지막한 오후 시간이라 그런 탓인지 찜질방의 내부는 한산하기 그지없었다. 수경이 엄마가 내게 주었던 키를 가지고 세영이 엄마가 매점으로 향했고 그 사이, 나와 송이 엄마는 구석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세영이 엄마가 매점에서 먹을 것을 이것저것 고르며 서성이는 것을 잠시 쳐다보던 송이 엄마가 기회다 싶었던지 나에게 소곤거렸다.

 

“저기, 정원이 아빠. 아까 말했던 거 있잖아요.”

 

“네에…….”

 

단 둘이 있자 아까처럼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송이 엄마가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꺼낸다.

 

“저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정원이 아빠. 왜 있잖아요…… 사랑하는 사이인지 불륜인지 아무튼 남녀 사이의 그렇고 그런 내용들이 노골적으로 담긴 그딴 것들이 인터넷에 많이 떠돈다는 것쯤은 나도 얘기를 들어서 잘 알고 있거든요.”

 

“흐음. 그런데요.”

 

“저어…… 내 얘기는 아니고요. 친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걔가 자신도 모르게 그런 거에 찍힌 것 같다는 거예요.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 남편이 우연히 야동을 보다가 거기서 내가 말한 친구 비슷한 사람이 나왔다고 넌지시 알려준 모양이에요. 덜컥 겁도 나고 무서워서 자기 눈으로는 못 보겠으니 나더러 확인 좀 해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어휴~걔도 참.”

 

말을 하면서도 마치 자신이 몰카에 찍힌 사람처럼 송이 엄마가 안절부절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저런! 아니, 어쩌다가…… 제가 스스로 원해서 작정하고 찍은 게 아니라면 그런 게 얼마나 무서운 건데요. 조심하시지 않고서. 쯧쯧.”

 

나는 과장되게 혀를 찼다. 가만 있어봐라. 그 당사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지금껏 내가 수도 헤아릴 수 없이 섭렵한 야동 중에 송이 엄마 친구가 나온 것도 있다는 말이야? 갑자기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이 솟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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