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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섬 Three Some (자네도 남의 만누라 따먹지 않았나?) 53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39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자네도 남의 만누라 따먹지 않았나?) 53화

남자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내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로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남자의 그런 태도에 맥이 풀린 가운데에서도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남의 집 마누라를 데리고 지금 뭐하자는 겁니까!”

 

내 격한 물음에 내내 미소를 띠고 있던 남자가 잠시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높아진 내 목소리와는 다르게 높낮이가 없는 차분한 목소리 톤으로 사랑 씨의 남편이 입을 열었다.

 

“허허. 지금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 건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네가 그런 말을 할 입장은 못 되는 것으로 아는데?”

 

남자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를 못해 그에게 대뜸 따지려 입을 열었다가 도로 입을 닫고 말았다. 그의 말에 마음 한 구석이 찔려왔기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사랑 씨의 남편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자네야말로 지금 저 안쪽에 있는 두 여자를 하루 간격으로 연달아 따먹지 않았는가? 내 말투가 너무 노골적이지? 표현을 정중하게, 또는 고급스럽게 포장해서 말 할 생각은 없네. 있는 그대로 얘기할 테니 고깝더라도 그냥 듣게나. 자네가 대답하기 전에 이번에는 내가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보겠네. 자네는 저기 주방 안쪽에 남편이라는 작자가 버젓이 있는 유부녀를 따먹은 일이 있는가, 없는가? 우선 그것부터 답해보게나.”

 

세영이 엄마를 지칭하며 남자가 노골적으로 내게 물었다.

 

“…….”

 

거침없이 몰아붙이는 남자의 말에 나는 잠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왜 대답을 못하나? 자네가 내 묻는 말에 대답을 해야 우리가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겠는가?”

 

사랑 씨의 남편이 내 대답을 재촉했다. 분명 그런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니 발뺌을 할 이유도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었다. 당당히 맞서자고 속으로 다짐하며 나는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이 남자에게 말려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던 거였다. 거기다가 여학교에서 훈장질까지 했던 남자라면 배울 만큼 배웠을 터였고, 말발에서 내가 밀릴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

 

성격 급한 대로 말 나오는 대로 떠벌렸다가는 낭패를 보는 불상사를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말을 섣불리 말을 잇지 못하자 남자가 다시 잔잔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고는 담배를 한 모금 흡입했다. 남자의 입에서 품어진 회색 빛깔의 짙은 연기가 우리가 앉아있는 베란다의 허공에 구름처럼 흩날린다.

 

“자네가 대답을 못 하는 것을 보니 필시 그런 일이 있었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그 마누라가 자신이 지방에서 일하는 주중에 자네랑 뜨거운 몸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을 가지고 지금 남편이라는 작자가 오늘 밤, 자네에게 단 한 마디라도 뭐라고 하던가? 다른 집 같은 경우에는 칼부림이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을 자네도 충분히 알 것이야. 그럼 자네는 남의 집, 유부녀를 마음 내키는 대로 따먹고 집 사람은 다른 남자랑 그 짓을 하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그거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방식 아닌가?”

 

남자의 말을 듣는 와중에 생각해보니 어디서 많이 들었던 어투였다. 남자의 말투가 바로 오늘 낮에 세영이 엄마가 내게 전화로 했던 얘기와 별 반 다르지 않았다. 나는 반격을 시도했다.

 

“아무리 그렇게 말씀하셔도 그건 경우가 다른 이야기지요. 물론 세영이네 말고도 송이 엄마랑 그 여자의 집에서 뜨거운 섹스를 나누었던 것도 분명 숨길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사람들이 보든 말든 적나라하게 베란다에서 두 명의 여자와 한꺼번에 보란 듯이 난잡한 그 짓거리를 할 만큼 뻔뻔하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집에 있는 마누라한테 미안해서라도 그런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요. 오늘 보니……”

 

나는 잠시 말을 끊고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흥분과 함께 턱 밑까지 차오른 분노를 뱉어내기 위해 다시 남자를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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