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섬 Three Some (누가 보던 말던~~!!) 49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484회 작성일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누가 보던 말던~~!!) 49화
저, 저 자식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 정말이지 황당한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우리가 술을 마시던 주방 안쪽에서는 지금 내가 서 있는 욕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거실은 훤하게 보인다.
당연히 세영이 아빠의 눈에도 지금 자신의 마누라가 무슨 짓을 당하고 있는지 그곳에서 자세히 들여다보일 터였다. 그의 눈에는 지금 사랑 씨의 남편의 저 음탕한 수작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말인가!
아무리 술을 많이 마셨고 심한 주사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웃집 유부녀에게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을 서슴없이 하고 있지 않느냐는 말이다. 물론 나도 그런 말을 할 입장은 못 된다. 하지만 사람을 지척에 둔 눈앞에서……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 씨의 남편은 누가 보든 말든 남의 집, 유부녀의 엉덩이를 거침없이 꽉꽉 주물러대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어깨에 살포시 기댄 그녀의 얼굴을 애무하면서 귓가를 혀로 핥는 것도 모자라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가며 도에 지나친 애정행각을 펼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와 자신의 마누라인 사랑 씨를 번갈아 쳐다보며 몹시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사랑 씨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입술을 꼭 깨물면서 고개를 급히 내 쪽으로 돌리고는 수건을 쥔 손을 한 번 내밀었다.
“네.”
나는 그것을 받아 쥐었다. 그런데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러려고 했는지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가락을 매만지고 있었다. 부드럽지만 차가운 그녀의 살결이 설핏 닿는가 싶더니 무언가 내 손에 다른 이물질이 느껴졌다. 나는 사랑 씨를 쳐다보았다.
그녀가 춤을 추고 있는 남편을 한 번 흘낏거리더니 다시 나를 쳐다보고는 고개를 떨어트렸다. 이게 뭐지? 엉겁결에 그것을 수건과 같이 잡았다. 수건을 건네준 사랑 씨가 현관 쪽으로 느릿느릿 걸어갔다. 그리고 그쪽에 딸린 작은 방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들어갔다.
“금방 나올 거지?”
다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에 나는 그쪽으로 돌아보았다.
“네, 손만 닦고 바로 나올 겁니다. 하하하.”
괜히 계속해서 겸연쩍고 민망스러운 얼굴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 사실 어젯밤, 송이 네 베란다에서 보여준 저들의 작태를 되새겨보면 방금 전에 본 행위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바로 불과 몇 발자국 앞에 서 있는 나를 전혀 개의치 않고 버젓이 그런 음탕한 짓거리를 벌이는 이들에 대해 내 쪽에서 주눅이 들거나 밀릴 필요가 전혀 없었다. 나는 사랑 씨의 남편에게 목젖이 보이도록 크게 한 번 웃어주고는 욕실 문을 닫았다. 그리고 서둘러 수건 밑에 같이 딸려 있던 것을 꺼내 들었다.
사랑 씨가 남편 몰래 내게 몰래 준 그것은 다름 아닌 곱게 접은 쪽지였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나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빠른 손길로 그것을 펼쳤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짧은 글귀가 써져 있었다.
[정원이 아빠. 내일 아무 때고 시간이 되시면 저에게 전화 주세요. 기다릴게요.]
나는 사랑 씨가 종이에 남긴 글자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고 나서 그 쪽지를 바지 주머니에 곱게 접어 넣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그녀의 쪽지에 왠지 가슴이 설레는 기분이었다. 무슨 일인지는 알 수가 없었어도 남편의 일과 무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그녀에게 받은 쪽지 때문에 무언가의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라 나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가 내뱉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 후에 마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곧장 욕실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