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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섬 Three Some (낮거리 한판 어때?) 41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508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낮거리 한판 어때?) 41화

“…….”

 

세영이 엄마는 내 질문에 잠시 대답이 없었다. 똥줄이 타는 기분에 나는 손을 바꿔 핸드폰의 위치를 옮기며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누님!”

 

내가 목소리를 높이며 대답을 촉구하자 곧바로 세영이 엄마가 대답했다.

 

“아니. 그렇다고 했어.”

 

“헛!”

 

이쪽의 애타는 심정도 모르고 어른 말에 잘도 척척 대답하는 어린 계집애 같이 천연덕스러운 대꾸에 나는 기가 막혀 그만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자기야…….”

 

“…….”

 

이번에는 내 쪽에서 침묵을 지켰다. 하루건너 이웃집 유부녀 두 명과 화끈한 밤을 보낸 것이 이 순간, 그토록 후회스러울 수가 없었다. 애정 없는 마누라가 지겨우면 그냥 송이 엄마 하나로만 족했어야 했었다. 말 많은 이 수다쟁이 여편네 때문에 동네방네 소문날 까 나는 그게 몹시 두려웠다.

 

“자기, 지금 사람이 부르는데, 왜 대답을 안 해?”

 

“누님도 참! 아니, 송이 엄마한테 둘이 남 몰래 한 섹스가 뭐 그리 자랑이라고 자진해서 떠벌리십니까? 설사 그쪽에서 눈치를 차렸다 하더라도 그런 일이 없었다고 딱 잡아떼는 게 정상 아닌가요? 더군다나 누님이나 나나 각자 남편과 마누라가 있는 사람들인데…… 조심하면 조심할수록 좋은 거잖아요.”

 

나는 볼멘소리를 내며 역정을 냈다.

 

“어머! 자기가 좋아서 일을 벌려놓고 그쪽에서 먼저 화를 내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그게 아니라요. 어휴~ 참나!”

 

서로 좋다고 한 일에 세영이 엄마한테 자꾸 짜증내기도 뭣해서 나는 아예 말문을 닫고 말았다. 그러자 그녀가 한껏 낮춘 목소리 톤으로 달래듯 말했다.

 

“자기야. 그날 밤, 우리 집에서 두 사람의 몰골을 보면 송이네가 아니라 그 누가와도 의심 받을 만한 상황이었다고. 오히려 잡아떼는 게 더 이상한 거지. 자기, 생각을 해봐. 나도 자기도 화끈한 섹스를 끝내고 긴 한숨 돌리고 있을 때도 아니고…… 자기가 나, 미쳐버릴 만큼 자위 기구로 몰아붙이고 있는 상태였잖아. 분명 그렇지? 둘이 물에 젖어 닦지도 않은 몸에 얼굴은 흥분으로 벌겋게 상기가 돼 있었지, 몸에는 쉴새 없이 땀이 흐르지, 자기가 그때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 그렇지, 욕정에 미쳐 암컷을 사정없이 공격하는 한 마리의 짐승 같았다고. 그런 분위기였는데, 자기는 한 잔 마시는 척하다가 난처했는지…… 이런 말하면 좀 그렇지만 집으로 먼저 내뺀 거잖아. 혼자 남은 내가 얼마나 당황 했는지 알아? 치사하게 자기만 살겠다고 말야.”

 

“쩝!”

 

“자기가 지금 나한테 왜 짜증부리는지 다 알아. 송이네는 걱정할 거 없어. 우리 세 집 여자들 사이가 보통 사이야? 말하자면 우리 같이 친자매처럼 이렇게 친하게 지내는 이웃들 봤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우린 각자의 집에 숟가락, 밥그릇이 몇 개씩 있는지 정말 정확하게 알고 있어. 우리들 사이는 누구보다 자기가 더 잘 알잖아?”

 

그건 맞는 말이었다. 수경이 엄마를 거기다 포함시키기는 그렇지만 아무튼 세 집 여편네들의 우정의 깊이는 정말이지 가늠할 수 없으리만치 깊었다. 남자인 내가 부러워 할 정도로 말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가 자기랑 우리 집에서 며칠 전에 한 번 했다고 정원이 엄마한테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애 엄마 그냥 웃고 말 걸? 못 믿겠지? 나랑 내기 하자고 하면 나는 얼마든지 자신 있다니까. 호호호. 아니, 오히려 자기는 지금 정원이 아빠랑 잠자리 한 지 오래 됐으니까 언니가 애 아빠 좀 상대해줘요 하고 나를 적극 독려해 줄 것 같은데?”

 

“에이! 설마요……”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그녀의 말을 단 번에 잘랐다.

 

“흐응? 내 말이 안 믿겨? 오늘 밤에라도 한 번 애 엄마한테 얘기 꺼내봐. 나, 지금 세영이 엄마랑 떡 한 번 치고 올게 하고 당당히 말하고 나와 봐. 정원이 엄마가 어떻게 나오나 보자고. 내 말이 거짓말인지 한 번 봐 보라니까. 거기다가 정원이 엄마도 떳떳한 구석이 없어 아마 나한테 가겠다는 자기를 말리지 못할 거야.”

 

“그, 그게 무슨 말이에요? 누님.”

 

그녀의 말을 듣다가 마지막 말에 나는 아연 긴장하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기는. 부부간의 성생활 쪽으론 애 엄마도 자기한테 떳떳하지 못하다는 말이지.”

 

“네에?”

 

무슨 말인지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그 마음을 눈치 챘는지 세영이 엄마가 재빠르게 말을 이었다.

 

“설마 자기는 정원이 엄마가 그 동안 자기하고만 섹스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거 아냐?”

 

“아니, 그럼 누님 말씀은 마누라가 저 말고 다른 남자랑 그 짓을 했다는 말이에요? 지금.”

 

물론 마누라한테 따지다가 직접적인 얘기를 들은 건 아니었지만 그날 밤, 분위기상 그런 줄은 알고 있었어도 나는 아무것도 모른 척 세영이 엄마한테 되물었다.

 

“어라? 나한테는 그렇게 얘기하던데? 그 쪽으로는 이미 정원이 아빠랑 각자의 사생활은 간섭하지 않고 프리하게 지내기로 했다고. 그런 거…… 아니었어?”

 

“아! 마, 맞아요. 하하하. 그냥 한 번 해 본 소리예요. 그런데 혹시 누님…… 정원이 엄마, 섹스 상대……말이에요. 혹시 누님은 누군지 아세요? 뭐, 서로 간섭하지 않고 프리하게 지내기로 한 것은 맞아요. 그래도 제 딴에는 남편인지라 상대방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몹시 궁금한 건 어쩔 수가 없네요. 하하하.”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다 못해 갈증이 몰려오고 있었다.

 

“후훗…… 자기도 참,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대답이 왠지 석연치 않았다. 마누라와 모든 것을 공유하는 세영이 엄마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때야 나는 느낌으로 어렴풋이 알 수가 있었다. 세영이 엄마도 마누라도 모두 한 통속이라는 것을 말이다. 송이 네는 확신할 수 없지만 두 사람과의 관계로 보아 역시 따로 빼놓기에는 무리가 있을 터였다.

 

“참, 내 정신 좀 봐. 내가 다른 것 때문에 전화 한 게 아니고…… 내일 말이야. 왜 전에 얘기 했던 거 있잖아? 나중으로 미뤘던 수경이 엄마 생일…….”

 

“아! 네에…….”

 

수경이 엄마의 이름이 나오자 나는 재빨리 대답했다.

 

“연기했던 모임을 내일 밤에 수경이 엄마 집에서 하기로 했어. 내일 밤, 자기 시간 되지?”

 

“그, 그럼요. 집에 하루 종일 있는 놈이 남는 게 시간인데요. 뭐.”

 

“시간 약속은 잡히는 대로 내가 내일 따로 얘기해 줄게. 그리고 우리 집에서 나랑 있었던 일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마. 송이한테 얘길 잘 해 놓았어. 비밀 꼭 지켜 달라고.”

 

갑자기 머릿속에 송이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저기…… 누님. 혹시 말이에요. 그날 송이 엄마가 누님한테 저에 대해서 무슨 얘기 안 하던가요?”

 

나는 그녀의 대답 속에서 진심을 알고 싶었다. 필시 송이 엄마 또한 자신의 집에서 나랑 몸을 섞을 것을 세영이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물어본 말이었다.

 

“뭐? 무슨 말을?”

 

“아, 아니에요. 그냥 실없는 소리였어요.”

 

“자기야. 오늘 밤에 우리 집에 오지 않을래? 오늘따라 유난히 아랫도리가 허전하고 근질근질 한 게 막 하고 싶은 거 있지?”

 

세영이 엄마의 노골적인 추파에 그 새, 또 마음이 뒤바뀌어 은근히 마음이 동한다.

 

“글쎄요……”

 

“아이 씨, 자기도 하고 싶다며? 당장 이리로 올래? 집에 아무도 없을 거 아냐? 우리 낮거리 한 판 화끈하게 하자. 응? 어때?”

 

그녀의 적극적인 채근에도 나는 주저했다.

 

“지금은 좀 그렇고요, 이따 밤늦게 상황 봐서 전화 드릴게요. 아셨죠?”

 

“흐응~ 그래? 그럼 할 수 없지. 뭐. 자기야. 난 항상 열려있는 몸이라는 거 알지? 아무 때도 섹스 하고 싶으면 눈치 볼 것 없이 이리로 달려와. 알았지?”

 

“네. 알았어요. 누님.”

 

통화는 그렇게 끊어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날 밤, 늦은 밤이 찾아왔어도 나는 세영이 엄마한테 가지 않았다. 아니, 의도적으로 가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다. 마누라와 아들놈인 정원이는 각자 제 방에서 이제 막 깊은 잠 속으로 빠져 들어있을 만큼 야심한 시간이었다.

 

나는 그저 내 방에서 할 일 없이 흐르는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세영이 엄마나 송이 엄마한테 달려가서 온 몸에 끓어오르는 뜨거운 욕정을 잠재우고 싶었다. 무언가 내 주변에서 흐르는 이상한 분위기가 나의 본능을 힘겹게 제어하고 있었다.

 

휴우! 나는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방에서 서성거리던 발걸음을 옮겨 습관처럼 창틀을 넘어섰다. 그리고 뒤 베란다에 서서 바로 맞은편 앞 동에 시선을 주시했다.

 

내 시선이 먼저 간 곳은 우리 집과 같은 높이인 맞은 편 7층, 세영이 엄마의 집이었다. 거실에 불은 켜져 있었지만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문득 맞은편의 그 집이 세영이 엄마의 집이 아니라 수경이 엄마의 집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다면 그토록 보고 싶은 얼굴을 비록 망원경으로나마 매일 훔쳐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물 밀 듯 밀려온다.

 

하필이면 바로 우리 집 위층에서 그녀가 살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어서 나는 잠시 혼잣말로 말도 안 되는 불평을 투덜거렸다. 수경이 엄마가 맞은편에 살았다면 내가 이렇게 남의 집안을 들여다보는 것을 마누라도 알고 있는 마당에 더 당당하게 훔쳐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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