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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섬 Three Some (완전 무방비 상태로~~!!) 60화

무료소설 쓰리섬Three Some: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조회 1,485회 작성일

소설 읽기 : 쓰리섬 Three Some (완전 무방비 상태로~~!!) 60화

말을 던져 놓고 나는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숨을 죽이고 나를 바라보던 그녀가 경악스러운 얼굴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슬쩍 벌어져 한동안 다물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입술이 지금 받은 충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사랑 씨에게는 안 됐지만 이미 승부수를 던진 마당에 휘청거리는 그녀를 향해 힘껏 결정타를 먹였다.

 

“자신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아니, 오히려 사랑 씨와 섹스를 하는 것을 도와주겠다고 부추기면서 말이죠. 수경이 아빠는 제가 사랑 씨와 섹스를 하고 한 몸이 된 후에 자신들의 스와핑 모임에 둘 다 가입했으면 한다고 그렇게 말했습니다.”

 

말을 마친 뒤, 슬그머니 사랑 씨의 눈치를 살폈다. 아까 받았던 충격 때문에 그녀는 여전히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생각보다 크게 놀란 것 같지는 않았다. 하긴 그동안 자신의 남편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집요한 요구에 많이 시달렸을 터라 이 정도의 충격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었다. 넌지시 내가 던진 말에도 한참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던 그녀가 흘러내린 앞머리를 손바닥으로 쓸어 올리다가 이마에 손을 갖다 댔다.

 

“어지러워요.”

 

술이 사람을 마신다고 홀짝홀짝 물 들이키듯 마시더니 드디어 취기가 급격하게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사랑 씨. 얼굴 보니까 안 되겠네요. 우리 그만 일어나요.”

 

“후후후. 괜찮아요. 하나도 안 취했어요. 저, 아직 멀쩡하다니까요.”

 

부정하는 말과는 달리 말투는 취기에 의해 혀가 살짝 꼬부라져 있었다.

 

“알아요. 그래도 그만 나가는 게 좋겠어요.”

 

내가 먼저 앉아있던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사랑 씨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사랑 씨가 일어서자마자 힘없이 비틀거렸다. 얼떨결에 손목을 잡았다.

 

“괜찮아요. 정원이 아빠. 혼자 걸을 수 있어요.”

 

나는 잡았던 그녀의 팔을 놓고 카운터로 달려가서 서둘러 계산부터 치렀다. 그러는 동안, 벗어놓았던 신발을 힘겹게 신고 걸어 나오는 그녀의 모습은 한 눈에도 위태위태해 보였다. 밖을 나오니 가게 안에서 바라보았던 하늘은 생각보다 더 어둑해져 있었다. 푸른 바다 저쪽의 저녁하늘은 회색빛으로 가득했다.

 

“가죠. 사랑 씨.”

 

그녀가 대답 대신 동공이 완전히 풀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데 취기로 붉어졌던 얼굴이 몹시도 창백했다. 아마도 속이 굉장히 불편한 모양이었다.

 

나를 의식해 인내심으로 그것을 참아내려는 빛이 역력해 보였다. 해변을 따라 한참을 이쪽으로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야만 하는 그녀에게는 그것이 굉장히 고통스러울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렇게 십 여분 남짓 걸었을 때였다. 아주 느린 속도로 걷는 사랑 씨에게 보폭을 맞추어 걷고 있었는데, 자꾸만 그녀가 갈수록 걸음이 뒤처지고 있었다.

 

“저, 정원이 아빠. 잠깐만요!”

 

그녀의 외침에 앞서가던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사랑 씨가 저쪽으로 다급하게 뛰어가고 있었다. 그녀의 행동에 놀란 나는 냅다 그리로 달려갔다.

 

“우엑!”

 

바위 틈 사이에 몸을 숨긴 그녀가 허리를 꺾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커억! 컥!”

 

순간, 사랑 씨의 입에서 나온 토사물이 바위의 이곳저곳에 함부로 튀었고, 돌발적인 행동에 화들짝 놀란 나는 재빨리 달려가 그녀의 등을 손바닥으로 두들겼다.

 

“사, 사랑 씨! 괜찮아요?”

 

그녀가 손을 뒤로 뻗어 나를 제지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등을 두드렸다. 잠시 후, 한참을 구역질을 하던 사랑 씨가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을 매단 채, 못 볼 것을 보여준 민망한 사람의 얼굴로 내 시선을 피했다.

 

“속은 괜찮아요?”

 

걱정스러운 나머지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네에. 이제 괜찮아요. 정말 미안해요. 정원이 아빠.”

 

그녀가 느린 발걸음으로 걸어가며 비틀거렸다. 술을 마시고 속을 비우면 술이 깨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완전히 맛이 가버리는 사람이 있는데, 사랑 씨의 경우는 후자에 속했다.

 

속을 비우자 더 술기가 올라서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맥이 풀려서 그러는 것인지 그녀는 걷기를 포기한 사람이 되어 바위 위에 주저앉아 버리고 말았다. 치마 밑으로 드러난 다리를 가지런히 겹쳐 포개고 그녀가 무릎 위로 올려놓은 팔위에 고개를 푹 숙였다.

 

“사, 사랑 씨…….”

 

나는 난감했다. 날이 저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우선 하늘이 예사롭지 않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날씨였다.

 

“사랑 씨!”

 

나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낮은 목소리로 불렀다. 그러나 사랑 씨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대로 깊은 잠속에 빠져 든 거였다. 난감해진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살짝 흔들었다. 그새 깊은 잠에라도 빠진 것인지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안 되겠어요. 사랑 씨. 저한테 업히세요. 아무래도 비가 올 것 같아요. 여기서 잠들면 안 된다고요.”

 

나는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그녀의 앞으로 다가가 팔을 잡아당겼다. 그리고 몸을 뒤로 돌려 무릎을 꿇고 앉아 잡아당긴 그녀의 팔을 내 어깨에 둘렀다.

 

“끄응~”

 

잔뜩 힘을 주어 그녀의 체중을 내 등위에 모조리 실었다. 완전히 축 늘어진 그녀의 몸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게다가 내디딜 때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이라 걷는 발걸음은 당연히 더딜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힘이 든 줄도 몰랐다. 사랑 씨가 조심성 없이 상체를 내 등짝에 밀착시키고 널브러지는 바람에 그녀의 젖가슴이 주는 따뜻한 체온이 뒤에서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발을 딛을 때마다 덩달아 흔들리는 사랑 씨의 젖가슴의 물컹거리는 감촉이 등위에서 부드러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두 손바닥으로 그녀의 허벅지를 받쳐 들고 천천히 걸으면서 나는 사랑 씨의 유방 사이즈를 느껴지는 감촉으로 가늠해 보았다. 가녀린 몸과 달리 그녀의 젖가슴은 상당히 큼직한 것 같았다. 나는 자꾸 비어져 나오는 음흉한 미소를 흘리면서 차가 있는 곳을 향해 느긋하게 걸어갔다.

 

“툭! 툭툭!”

 

그런데 그렇게 사랑 씨를 업고 천천히 걷던 내 머리 위로 물방울이 떨어졌다. 하늘빛이 수상쩍더니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 거였다.

 

‘이런 젠장!’

 

어쩔 수 없이 나는 느리게 걷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빗방울이 점점 더 굵어지고 있었다.

 

“헉헉!”

 

아직도 차가 있는 곳에 가려면 한참을 더 가야 했다. 완전히 축 늘어져버린 그녀를 엎고 걷는 것이 갈수록 힘이 부쳤고, 나는 죽을힘을 다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다리를 움직였다. 마침내 차가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업고 걸어온 나도, 그리고 등 뒤에 늘어져 업혀온 사랑 씨도 물에 젖은 생쥐처럼 흠뻑 젖어버리고 말았다.

 

다급하게 조수석 쪽의 문을 열고 사랑 씨를 등 뒤에서 내려 조심스럽게 앉혔다. 한동안 불편한 나의 등짝에 업혀왔던 사랑 씨는 편한 의자에 몸을 기대자마자 편안함을 느낀 것일까 치마가 흐트러진 것도 모르고 더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든 듯했다.

 

완전 무방비 상태로 잠이 든 그녀를 나는 굵은 빗줄기를 맞으며 잠시 내려다보았다. 살짝 말려 올라간 치마 밑으로 무릎 언저리까지 볼 수 없었던 그녀의 허벅지가 내 시야에 완전하게 노출이 된 것이다.

 

하얗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해 눈부시기까지 한 그녀의 왼쪽 허벅지 안쪽을 나는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올라간 치마를 여며주려다가 나는 그대로 두었다. 어차피 치마도 비에 젖을 대로 젖어있어 그것으로 다리를 가려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나는 재빨리 조수석 쪽의 문을 닫고 운전석 쪽으로 돌아왔다.

 

“쿠쿵! 쾅!”

 

검푸른 바다 한 가운데를 쪼개려는 듯 어두운 밤하늘에서 번개가 번쩍거렸고 이어 요란한 굉음을 내며 천둥소리가 연거푸 울렸다. 빗줄기가 장대비처럼 점점 더 굵어졌다. 앞창에 달린 와이퍼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작동을 해도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야를 확보하기 힘들 정도로 차창은 뿌옇게 흐려갔지만 언뜻 보기에도 이런 장관이 없었다. 바라만 봐도 겁이 덜컥 날만큼 커다란 파도가 넘실거리는 회색빛의 저녁 바다 하늘에 울리는 천둥소리, 그리고 줄기차게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에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는 바다에 나와 그녀만이 이곳에 있었다.

 

마치 이 세상에 사랑 씨와 나, 그렇게 단 둘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고개를 돌려 사랑 씨를 바라보았다. 젖어있는 머리카락 사이에서 흘러내린 물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러 내려와 얼굴 위를 흘러내렸다.

 

추위를 느끼는지 팔짱을 낀 그녀는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나는 차에 시동을 켰다. 그리고 차가 열이 받기를 기다린 후, 히터를 낮게 올렸다. 그러자 따스한 바람이 차내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나는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벌써 돌아가야 할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었다. 이왕지사 늦은 거 여기서 조금 쉬었다 가자. 더군다나 사랑 씨만큼은 아니었지만 나, 또한 술을 마신 상태라 이대로 출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그렇게 판단하고 나서 나는 사랑 씨가 편하게 자도록 그녀의 의자 등받이를 뒤로 눕히기 위해 몸을 그쪽으로 수그렸다. 의자 레버를 당기기 위해 어쩔 도리 없이 그녀의 가슴 위로 내 몸을 겹쳐야 했는데, 살짝 맞닿은 사랑 씨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가 내 후각을 강렬하게 자극시켰다. 나는 콧구멍을 통해 길게 그 냄새를 빨아들였다. 그것은 낯설지 않은 냄새였다.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였다.

 

사랑 씨의 집, 욕실에서 빨래 바구니 속에 담겨있던 그녀의 팬티에서 맡아지던 냄새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희미하게 풍겨오는 그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전신을 나른하게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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