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부 1장 아줌마는 구멍은 너무 뜨거워 (18) 18화
무료소설 타부: 보고 들으면서 쉽게 읽는 소설감상
작성자 무료소설 조회 1,550회 작성일소설 읽기 : 타부 1장 아줌마는 구멍은 너무 뜨거워 (18) 18화
“알았다. 알았어. 나중에 힘이 들면 말할게. 은숙아. 나, 그만 일어나야겠다. 연수도 올 때가 됐고 저녁 밥 해놓고 또 일 나가야 돼.”
“그래. 그럼 가고 나중에 또 보자.”
“얘, 뭐 하러 따라 나오니? 그냥 있어.”
윤정은 같이 일어서려는 은숙을 만류하고 서둘러 방을 나섰다. 허겁지겁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윤정은 마당 한 구석에 담배를 피우고 있는 정우를 발견했다.
자신을 노려보는 정우의 뱀같이 차가운 눈초리와 잠시 마주쳤다. 이빨 사이로 침을 찍찍 내뱉으면서 끈적끈적 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의 몸을 훑어보는 게 하도 소름이 끼쳐 윤정은 재빨리 대문 밖으로 나왔다.
아들이 기다릴세라 마음이 급해져 윤정이 서둘러 돌아가는 사이, 알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연수는 저녁 준비가 안 되어있자 왈칵 짜증부터 일었다.
연수가 가장 참지 못하는 게 바로 배고픔이었다. 하나뿐인 자식인지라 윤정이 워낙 곱게 키운 탓에 무엇이든 인내심이 부족한 연수가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때마침 윤정이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 씨~밥이 없잖아! 나, 배고픈 거 정말 못 참는 줄 뻔히 알면서 씨이……”
연수가 볼 멘 소리를 늘어놓자 윤정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미, 미안. 우리 아들, 배 많이 고프지? 잠깐 어디 갔다 오느라고 늦었네. 조금만 기다릴래? 엄마가 빨리 차려줄게.”
“에이, 진짜! 빨리 해. 나, 밥 먹고 또 일 나가야 하는 거 몰라서 그래?”
투덜거리는 아들을 뒤로 하고 윤정은 재빨리 주방으로 나갔다. 그리고 바쁜 마음만큼 빠른 손놀림으로 저녁준비를 했다.
아들 연수는 알바를 두 군데 나가고 있었다. 낮에 나가는 한 군데는 PC방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밤에 나가는 알바는 윤정이 몇 번씩이나 물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잠시 후, 급한 대로 차려놓은 밥상을 든 윤정은 아들 연수 앞에 다소곳하게 갖다놓았다. 곧바로 밥상을 마주한 연수는 엄마한테 먹어보라는 말 한 마디 없이 저 혼자 허겁지겁 입 속에 밥을 꾸역꾸역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들의 맞은편에 앉아 윤정은 뿌듯한 심정으로, 또 한편으로는 측은한 마음으로 연수가 빠른 속도로 손을 놀리고 있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았다.
밥그릇의 밥이 절반가량 비워졌을 때쯤에 윤정은 가슴 속에 꾹꾹 눌러놓았던 말을 목구멍까지 끌어올렸다. 연수가 밥을 다 먹고 나면 꺼낼 작정이었지만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다. 윤정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작심한 듯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여, 연수야……”
양 볼이 미어터질 정도로 밥을 입 속에 우겨넣은 연수가 제 엄마를 향해 힐끔거렸다.
“너, 말이야. 집 키……”
거기까지 말하고 나서 윤정은 입을 닫았다. 연수가 성가시다는 얼굴로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뭔데 그래? 왜 말을 하다가 말아. 집 키가 뭐?”
“너, 전에 엄마가 집 키 누구 함부로 주지 말라고 한 거 기억하지? 혹시 집 키를 누구 준 적 있니?”
“응. 정우가 집 키를 달래서 복사해서 줬는데? 그게 왜?”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연수의 모습 때문에 윤정은 부아가 치밀어올랐다. 집 키를 아무 생각 없이 함부로 밖에 내돌린 탓에 그 망할 놈의 정우가 몰래 들어온 거였고, 그래서 자신이 몹쓸 짓을 당할 뻔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아까 낮에 자다가 봉변을 당했을 아찔했던 기억이 떠올라 윤정은 몸서리를 쳤다.
“정우한테 준 키, 도로 달라고 해. 알았지?”
냉엄한 얼굴을 한 윤정이 단호한 어투로 말하자 연수가 의아한 얼굴로 대답했다.
“갑자기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들놈이 밥상 위에 숟가락을 내려놓고 자신을 빤히 쳐다보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윤정은 당혹스러운 얼굴로 말을 얼버무렸다.
“아, 아니. 아무 일 없었어. 그냥 다른 사람이 우리 집, 키를 가지고 있다는 게 엄마가 불안해서 그래. 그냥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정우한테 키 도로 받아놔. 나중에 엄마가 받았는지 꼭 확인할 테니까. 그리고……”
윤정은 잠시 말을 끊었다가 한숨을 내쉬고 다시 말을 이었다.